레티나 디스플레이란 무엇인가

레티나 디스플레이(Retina Display). 애플이 2010년 아이폰4에 처음 탑재한 이후 다양한 제품에 확대 적용하고 있는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의 통칭이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그리고 맥북 프로의 새 모델을 통해 이미 많은 소비자들이 익숙하게 이용하고 있다. 그런데 과연 우리는 레티나 디스플레이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적지 않은 독자들이 갖고 있는 의문 중에 한 가지는, 레티나 디스플레이의 패널을 삼성이나 LG 등이 공급하고 있으니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애플의 기술이 아니라 사실상 삼성이나 LG의 기술이 아니냐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주 틀린 주장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결코 맞는 얘기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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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패드 레티나 디스플레이(출처 : 애플코리아 홈페이지)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에서 디스플레이 패널은 핵심 요소임에 분명하다. 고해상도 IPS 패널이 없었다면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처음부터 등장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애플이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선보이기 전까지 삼성이나 LG 등 앞선 디스플레이 기술을 가진 업체들이 자사의 모바일 기기에서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시도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모바일 기기의 디스플레이 성능이 빠르게 발전하는 추세지만 아직까지 애플의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능가한다고 단정지을 수 있는 제품은 나오지 않았다.

비밀은 애플의 iOS와 OS X 운영체제에서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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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맥북 프로 레티나 디스플레이(출처 : 애플코리아 홈페이지)

고해상도 디스플레이가 제 성능을 십분 발휘하기 위해서는 운영체제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많은 독자들이 과거 윈도우 PC를 모니터에 연결해 이용할 때 모니터의 최대 해상도를 이용하지 않고 중상 정도의 해상도로 낮춰서 이용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고해상도는 선명함과 같은 화면에 더 많은 정보를 담아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지만 화면의 개체가 그만큼 작게 표현되는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초고해상도 모니터에서 웹 브라우저를 통해 포털 등 웹사이트를 띄웠을 때를 떠올려보면 쉽다. 화면은 선명해 보이지만 글자와 아이콘은 너무 작고 레이아웃에서 빈 공간이 많아진다. 20인치 이상의 대형 모니터에서는 개체가 조금 작게 표현돼도 어느 정도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모바일 기기에서는 그렇지 않다. 아이콘이나 하이퍼텍스트 크기가 절반으로만 줄어들어도 손가락을 버리고 다시 스타일러스펜을 이용하던 감압식 터치 시대로 돌아가야 할 지도 모른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운영체제가 크게 다음 세 가지 기능을 적절하게 지원해야 한다. 첫째는 당연한 얘기지만 고해상도 출력을 지원해야 하고, 둘째는 애플리케이션이나 각종 개체의 레이아웃을 해상도에 맞게 적절히 재배치 해줘야 한다. 마지막으로 고해상도에서 개체의 크기가 너무 작게 표현되지 않도록 적당한 크기로 배율을 조정해 확대해서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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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developer.android.com

안드로이드의 경우 화면 크기를 xlarge, large, normal, small 네 가지로 분류하고, 인치당 도트수(dpi)를 총 여섯 가지로 분류한 후 기기의 화면 크기에 따라 도트 밀도를 다르게 처리해주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개발자들은 자신이 개발하는 안드로이드 앱이 모든 화면에서 잘 작동하게 하기 위해서 각기 다른 화면 크기에서 어떤 도트 밀도로 화면을 보여줄 것인지를 코드의 최상단에서 지정해줘야 한다(참고 : developer.android.com). 그러나 안드로이드 기기의 화면 크기가 4가지로 통일돼 있는 것도 아니고 해상도도 기기마다 제각각이어서 모든 환경에서 100% 완벽하게 동작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일일이 다양한 기기를 사용해 테스트를 해야 하며, 갤럭시 시리즈 등 많이 팔린 기기 중심으로 최적화를 할 수 밖에 없다.

윈도우는 고해상도 모니터를 연결할 경우 개체 크기가 현격히 작아졌기 때문에 PC 환경에서 고해상도 모니터를 전문가들의 영역으로 제한하고 윈도우 태블릿이 고해상도를 탑재하지 못하도록 막아온 장본인이다. 다행히 윈도우8부터는 완전히 달라졌다. 윈도우8은 최소 1024×768에서 최대 2560×1440 해상도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1366×768을 기준 해상도로 정하고 해상도에 따라 레터박스로 채워 넣거나, 레이아웃을 해상도에 따라 자동 조정하거나, 배율 조정을 하는 등 다양한 옵션을 제공한다. 고해상도에서도 적절한 크기로 개체를 보여주기 위해 100%, 140%(HD 태블릿 등), 180%(쿼드-XGA 태블릿 등) 세 가지 배율로 개체를 확대해준다. 또한 해상도와 화면 크기에 따라 적절한 배율이나 레이아웃에 대한 가이드를 제공해 서로 다른 기기에서 가장 나은 디스플레이 성능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참고 : 윈도우8 공식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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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윈도우8 공식 블로그

반면 애플은 안드로이드나 윈도우와는 사뭇 다른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2010년 6월 공개된 아이폰4 레티나 디스플레이의 해상도는  960×640으로, 아이폰3GS 480×320에서 가로, 세로 픽셀수가 정확히 두 배로 늘어났다. 2012년 3월 공개된 아이패드 3세대의 해상도는 2048×1536으로 역시 전작인 아이패드2(1024×768) 해상도의 정확히 두 배다. 올 6월 출시된 맥북 프로 레티나 디스플레이 15형은 2880×1880(전작은 1440×900), 10월 출시된 13형은 2560×1600(전작은 1280×800)이다. 여기서 공통적으로 찾을 수 있는 키워드는 ’2배’이다.

121217 retina_4그렇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통합해 제공하는 애플은 윈도우나 안드로이드처럼 다양한 해상도와 화면 크기를 고려할 필요가 없었다. 애플이 찾은 해법은 ‘×2′였다. 해상도를 두 배로 늘리는 동시에 운영체제에서 스케일 배율을 2배로 확대한 것이다(왼쪽 사진 – 출처 : http://www.anandtech.com). 정수 배의 스케일 배율은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에서 매우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 애플의 경우에는 가로 세로 픽셀 수를 두 배로 맞췄기 때문에 과거 하나의 픽셀로 표현됐던 점을 2×2=4개의 픽셀로 표현하게 된다. 정수배가 아닌 소수점이 있는 배율에서는 디스플레이의 픽셀 수와 도트수가 일치하지 않아 별도의 보간법(interpolation)이나 필터링을 적용해야 하지만, 애플 레티나 디스플레이처럼 정수 배로 똑 떨어질 경우에는 별도의 보정 처리 없이 최상의 화질을 제공할 수 있다.

보간법이나 필터링이 적용된 화질과 정수 배로 정확히 확대한 화질의 차이는 심각할 정도로 크지는 않지만, 육안으로 어렵지 않게 구분할 수 있는 수준이다. 맥북 프로 레티나 디스플레이 제품을 쓰는 이용자라면 디스플레이 설정에서 ‘Retina 디스플레이에 최적화’ 옵션이 아닌 다른 해상도로 바꿔보면 바로 알 수 있다. 레티나 맥북 프로의 경우 다른 해상도로 변경하면 일단 레티나에 꼭 맞는 2배 배율로 화면을 스케일업한 다음, 이를 다시 화면 크기에 맞도록 부동 소수점 필터를 활용해 일정 비율로 확대하거나 축소해서 보여준다. 이를 적용해보면 레티나 디스플레이 최적화 옵션과 비교해 선명도가 소폭 떨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상시로 필터를 적용해야 하기 때문에 시스템 자원을 지속적으로 잡아먹는 단점도 생긴다.

애플이 960×640(아이폰), 2048×1536(아이패드), 2880×1880 혹은 2560×1600(맥북 프로 레티나 디스플레이) 등 다른 제조업체에서 잘 쓰지 않았던 다소 생경한 해상도를 들고 나온 것도 바로 2배의 규칙을 지켜서 최대한의 선명도를 제공하기 위함이었다. 이는 엔드-투-엔드 통합의 또 다른 장점이며, 애플이 가장 먼저 일반 소비자 시장에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적용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 안드로이드나 윈도우 등 운영체제 따로 하드웨어 따로 개발되는 플랫폼에서는 쉽게 적용할 수 없는 전략이다.

서드파티 개발자들은 애플이 제공하는 API를 이용해 손쉽게 레티나 디스플레이에 대응할 수 있다. 모든 벡터 기반의 이미지와 텍스트들은 애플 API가 알아서 정수 배로 확대해준다. 비트맵 이미지의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선형 보간법을 적용하게 되는데, 만약 레티나 디스플레이에 맞춘 4배 크기의 별도의 이미지를 준비했다면 운영체제가 자동으로 고해상도 이미지로 대체해서 선명하게 출력해준다. 레티나가 아닌 제품과 레티나 제품 두 가지를 지원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늘어난 셈이지만, 수많은 해상도와 화면 크기를 고려해야 하는 안드로이드와 비교하면 여전히 양반이다.

이용자의 입장에서는 4배 선명해진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서도 이전 제품들과 동일한 크기로 모든 레이아웃과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해상도가 4배 높아졌지만 모든 객체가 가로, 세로 각 2배씩 4배 크게 보여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2048×1536의 아이패드 4세대의 경우 선명도에만 차이가 있을 뿐 애플리케이션의 모든 구성은 아이패드2(1024×768) 동일하다. 픽셀수만 2048×1536이지 화면에서 개체가 표현되는 크기는 전작의 1024×768 해상도와 정확히 일치한다. 소비자들은 달라진 크기와 레이아웃에 새로 적응해야 할 필요 없이 레티나의 고해상도만 즐기면 된다.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도 전작들을 ‘오징어’로 보이게 할 만큼 강력한 매력을 자랑했지만, 특히 맥북 프로에서는 그 가치가 더욱 극대화된다. 특히 사진, 영상 편집 등 전문가들의 작업에서 위력을 발휘한다. 사진 편집 프로그램인 어퍼쳐(Aperture)나 아이무비(iMovie), 파이널 컷 HD(Final Cut HD) 등의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해보면, 메뉴 등 UI 요소는 스케일업해서 처리되지만 사진과 영상 등 편집 대상은 스케일업 처리를 하지 않고 원본 픽셀 그대로 표시되도록 제작된 것을 알 수 있다. 맥북 프로 레티나 15인치 모델의 경우 해상도가 2880×1880에 달하기 때문에 각종 도구목록을 띄워놓은 상태에서도 1080p 동영상을 풀사이즈로 띄워놓고 작업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애플 레티나 디스플레이라고 해서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이폰4나 아이패드 3세대가 처음 출시됐을 때 확인했듯이, 레티나 API를 적용하지 않은 애플리케이션의 경우 오히려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아닐 때보다 더 흐릿하게 표시되는 단점이 있었다. 억지로 2배로 확대해서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현저히 객체가 작아 보이더라도 1:1 배율로 표현하는 방법과 억지로라도 2배로 확대해서 이전과 동일한 크기로 보여주는 방법 사이에 선택의 문제가 있었고, 후자가 차라리 나은 선택이었던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많은 서드파티 앱이 레티나를 본격적으로 지원하면서 이러한 문제는 상당 부분 해소되는 추세다.

진짜 아쉬운 점은 애플리케이션보다는 웹에서 발생한다. 사파리를 포함해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지원하는 웹브라우저에서 웹사이트를 열어보면 텍스트는 믿지 못할 정도로 선명하게 표현되지만, 억지로 확대된 이미지들은 심각하게 흐릿하게 보이는 경험을 하게 된다. 레티나 디스플레이 이전보다 더욱 흐리게 보일 정도다.

물론 웹사이트의 경우에도 레티나 디스플레이에 맞춘 고해상도 이미지를 별도로 제공하도록 개발하면 선명하게 볼 수는 있다. 애플 공식 웹사이트와 오픈소스 프로젝트 사이트인 기트허브(Github)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일부 웹사이트를 제외하면 일부러 레티나를 지원하는 웹사이트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애플이 앱스토어 생태계에 발휘하는 영향력과 웹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력은 천지차이다. 레티나를 지원하는 웹사이트가 iOS나 OS X 애플리케이션처럼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앞으로도 한참 동안 레티나 디스플레이에서는 흐릿한 웹 이미지를 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평범한 사례는 아니지만 웹사이트에서 레티나 지원을 고려한다면 기트허브 사례를 참고하는 것도 방법이다

비록 100% 완벽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애플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운영체제의 지원과 고해상도 IPS 패널이 유기적으로 맞물리면서 최고 수준의 디스플레이 성능을 뽐낸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색재현율과 색상 정확도, 명암비 등에서 동급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제품이 거듭되면서 유리 부분을 최대한 얇게 하고 커버 유리와 LCD 사이의 공기층을 제거해서 디스플레이 두께를 줄이고 반사율을 낮추는 등 개선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121216 HTC DROID DNA

HTC 드로이드 DNA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언제까지나 최고의 디스플레이 자리를 유지하라는 법은 없다. 특히 2013년에는 모바일과 PC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고해상도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윈도우8은 전작들의 아쉬운 해상도 지원에서 벗어나 고해상도 지원 기능을 충분히 갖췄으며 앞으로 다양한 고해상도 윈도우8 태블릿들이 속속 선보일 예정이다. 안드로이드 진영에서는 태블릿 뿐만 아니라 5인치 대 크기에 풀HD(1920×1080) 해상도를 탑재한 제품들이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 이미 샤프와 LG가 5인치 대 풀HD 해상도를 갖춘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를 발표한 바 있으며, 최근 샤프 아코스(SH930W)와 HTC 드로이드 DNA가 풀HD 스마트폰의 첫 테입을 끊었다. 내년 초에는 LG전자와 삼성전자에서도 풀HD 스마트폰이 공개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하다.

한 가지 걱정되는 점은 해상도 경쟁이 실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선명도가 아니라 스펙 경쟁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같은 값이면 해상도는 높을 수록 좋다지만, 4~5인치 수준의 스마트폰 화면에서 1280×720(갤럭시S3)나 1280×768(옵티머스G)를 넘어 1920×1080 풀HD 해상도가 꼭 필요한 지, 현재 안드로이드의 고해상도 처리 방식에서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을 정도의 차이를 제공할 수 있을 지도 꼼꼼히 따져볼 부분이다.

앞서서 고해상도 시대를 개척한 애플의 레티나 디스플레이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점은, 단지 픽셀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주어진 해상도에서 최고의 선명도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부분까지 챙겨야 한다는 점이다. 2013년 본격화될 풀 HD 경쟁이 단지 또 하나의 스펙 경쟁으로 변질되지 않고, 실질적으로 소비자들의 편리함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삼성전자, 세계 최초 LTE 지원 ‘갤럭시 카메라’ 국내 출시

삼성전자가 11월29일 서울 서초사옥 딜라이트에서 ‘갤럭시 카메라 국내 런칭 행사’를 개최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카메라를 ‘세계 최초 LTE 카메라’라고 소개하며, ‘커넥티드 카메라’의 새로운 장을 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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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카메라 사양(출처 : 삼성전자 공식 블로그)

갤럭시 카메라는 1640만 화소에 광학 21배 줌을 지원하는 23mm 광각 렌즈를 장착했다. 안드로이드 4.1(젤리빈)을 탑재해 각종 사진 애플리케이션과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다양한 안드로이드 앱을 활용할 수 있다. 와이파이 뿐만 아니라 LTE를 지원해 언제 어디서든 네트워크에 연결할 수 있는 커넥티드 카메라의 장점을 살렸으며, 촬영과 동시에 주변기기로 사진을 전송하는 ‘공유 촬영’ 기능, 촬영한 이미지를 클라우드에 자동 저장하는 ‘오토 업로드’ 기능 등 다양한 특화 기능을 내장했다.

삼성전자는 2010년 구글이 공식적으로 5인치 대 이상의 대화면 호환성 테스트를 지원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일찌감치 갤럭시탭 7인치를 출시하며, 안드로이드 태블릿 시장을 개척한 바 있다. 갤럭시탭 7인치는 국내 시장을 제외하고는 큰 호응을 불러일으키지 못했지만, 이후 삼성전자 태블릿 라인업의 시발점이 된 제품이다.

이번에도 LTE를 지원하는 안드로이드 카메라를 세계 최초로 출시하면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활용해 가장 많은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동시에 다양한 시도를 선도하고 있다. 안드로이드의 선두주자로 불리우기에 손색이 없다. 니콘 등 카메라 전문 기업들도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카메라를 속속 출시하며 가능성을 엿보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지난 수년간 다양한 안드로이드 제품을 출시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SW 안정성 면에서 비교 우위를 가져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갤럭시 카메라를 비롯해 3G/4G 네트워크를 탑재한 ‘커넥티드 카메라’ 제품군이 실제 카메라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킬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이미 많은 소비자들이 우수한 카메라를 갖춘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DSRL과 미러리스 카메라 등 비교적 하이엔드 제품들을 제외한 일명 ‘똑딱이’ 카메라 시장은 이미 만만치 않은 카메라 성능을 갖춘 스마트폰의 공세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카메라로서는 처음으로 LTE를 탑재해 통신사를 통해 유통된다는 점은 흥미로운 부분이다. 갤럭시 카메라가 소정의 성과를 거둔다면 카메라 유통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는 성과를 거둘 수 있다.

그러나 이미 스마트폰을 이용하고 있는 소비자들이 추가적인 통신 요금을 내면서까지 LTE 카메라를 구입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와이파이나 블루투스를 활용한 다양한 네트워크 기능을 제공한다면 굳이 LTE를 탑재해 별도로 통신 요금을 내지 않아도 각종 무선 통신 기능을 충분히 이용할 수 있다.

이러한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LTE를 탑재한 것이 통신사들의 요구인지, 삼성전자의 기술 테스트인지, 이미 안드로이드 카메라와 와이파이 카메라가 출시된 상황에서 세계 최초 타이틀을 선점하기 위한 방편인지는 확실치 않다. 갤럭시 카메라는 해외 시장에서는 LTE가 아닌 3G 버전으로 출시된다.

최신 스마트폰과 비교해 갤럭시 카메라의 장점은 1640만 화소라는 성능과 광학 21배 줌, 몇 가지 특화된 기능 정도가 될 것이다. 시도는 반갑지만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이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75만원 짜리 LTE 카메라일지, 더 좋은 카메라 성능을 갖춘 스마트폰일지는 곰곰이 따져볼 필요가 있다. 내년쯤에는 삼성전자에서 더욱 강력한 카메라 성능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스마트폰도 하나쯤 출시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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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카메라 관련 인포그래픽(출처 : 삼성전자 공식 블로그)

미 최대 쇼핑 시즌, 아이패드의 활약과 안드로이드 수수께끼

애플 아이패드가 미국 최대 쇼핑 시즌인 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에 가장 많은 온라인 쇼핑 트래픽을 발생시킨 모바일 기기로 조사됐다. 올 들어 아이패드의 태블릿 시장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지만, 매출을 발생시키는 플랫폼 파워 측면에서는 여전히 독보적인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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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이 11월24일(미국 현지시간) 발표한 ‘블랙 프라이데이 리포트 2012′에 따르면, 아이패드는 블랙 프라이데이에 발생한 미국 온라인 쇼핑 트래픽 가운데 9.8%를 유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다른 모든 안드로이드 기기의 총합(5.5%)보다도 2배 가까이 높은 수치이며, 심지어 같은 iOS를 탑재했으면서 판매량은 더 많은 아이폰(8.7%)도 근소한 차이로 따돌렸다.

태블릿끼리만 비교해보면 아이패드의 쇼핑 트래픽 점유율은 무려 88.3%로 뛰어오른다. 2위를 차지한 누크(3.1%), 3위 킨들(2.4%), 4위 갤럭시 시리즈(1.8%)를 비교도 안될 정도로 압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같은 결과는 올 들어 안드로이드 태블릿이 빠른 속도로 아이패드의 시장 점유율을 빼앗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놀라운 것이다.

이달 초 IDC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아이패드의 태블릿 시장 점유율은 50.4%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바로 전 분기에 65.5%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보면 상당히 큰 폭으로 점유율이 하락한 것을 알 수 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와 아마존, 아수스 등 안드로이드를 주력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제조사들의 점유율은 큰 폭으로 늘어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안드로이드 태블릿은 실제 소비자들의 사용 시간이나 웹 트래픽 면에서 시장 점유율 만큼 빠른 속도로 치고 올라오지 못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돼 왔다. 이것은 안드로이드 태블릿이 출하량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지만 실제 소비자 판매는 상대적으로 더디게 진행되고 있거나, 혹은 판매는 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활용 빈도는 아이패드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거나, 둘 중에 적어도 한 가지 문제를 앉고 있다는 점을 반증한다.

지난 9월 아이폰5 발표 행사에서 팀 쿡 애플 CEO는 “아이패드가 태블릿 트래픽의 92%를 차지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아래와 같이 비꼬아 말하기도 했다.

“나는 다른 태블릿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 제품들은 창고 속이나 판매점 선반 위에 있거나, 혹은 아마도 혼수품을 보관하는 맨 아래칸 서랍 속에 들어있는 게 분명하다.(I don’t know what these other tablets are doing. They must be in warehouses or store shelves or maybe in people’s bottom drawer.)”

이는 과거 스티브 잡스 전임 CEO가 그러했듯, 많은 안드로이드 관계자와 팬들을 분노케 할만한 발언이지만, 이번 IBM의 조사 결과를 통해 적어도 근거 없는 발언은 아니라는 점이 다시 한번 입증된 셈이다.

물론 이와 같은 지표들은 최근 판매량보다는 과거 판매량을 포함해 현재 사용중인 기기의 총합과 더 밀접하게 연관돼 있기 때문에, 최근 시장 점유율과 웹 트래픽 혹은 쇼핑 트래픽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다소 비약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점을 감안하더라도 안드로이드의 각종 사용 수치는 출하량에 비해 터무니 없게 낮게 조사되는 것이 사실이며, 이는 비단 태블릿 뿐만이 아니라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 전반적에서 제기돼 온 현상이다. 이를 두고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안드로이드의 수수께끼”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물론 그렇다고 엄청난 판매량에 바탕을 둔 안드로이드 플랫폼의 위력을 평가절하할 수는 없을 것이다. 최근 페이스북 본사 게시판에는 직원들에게 안드로이드로 교체할 것을 종용하는 포스터가 붙었다고 한다. 포스터는 2016년까지 아이폰과 안드로이드의 예상 출하량을 그래프로 보여주면서 직원들이 스마트폰을 안드로이드로 교체해서 ‘드로이드푸딩(도그푸딩-자사 제품을 내부에서 테스트하는 것-의 변형)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세계 최대 SNS 기업인 페이스북이 그만큼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중요하게 평가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더군다나 안드로이드가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국내 시장에서는 상황이 많이 달라질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드로이드를 개발하는 구글과 안드로이드 제조사로서는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 점유율에만 안주하지 말고, 이 참에 왜 안드로이드 기기가 iOS 기기와 비교해 점유율 대비 사용량에서 큰 차이가 나는지를 진지하게 따져볼 시점이 아닌가 싶다. 만약 구글이 직접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제조사 가운데 이 수수께끼를 풀어내는 쪽이 장기적으로 안드로이드의 제왕 자리를 굳히는 데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게 될 것이다.

한편, IBM의 ‘블랙 프라이데이 리포트 2012′에 따르면 올해 블랙 프라이데이 매출은 전년 대비 20.7% 증가했으며, 온라인 매출 가운데 16.3%가 모바일 기기에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모바일 기기 중에서는 스마트폰(58.6%)의 쇼핑 트래픽이 태블릿(41.4%)보다 더 많았지만, 가장 많은 트래픽을 유발한 기기는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아이패드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밖에 온라인 매출 가운데 34%가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SNS를 통해 유입된 소비자를 통해 발생했다는 점도 흥미롭다.

이번 조사 결과는 IBM의 디지털 애널리틱스 벤치마크를 통해 미 전역 500개의 소매점에서 1백만 건 이상의 전자상거래 결과를 분석해 조사된 것이다. IBM 블랙 프라이데이 리포트 전문은 아래 링크에서 볼 수 있다.

관련 링크 : IBM 블랙 프라이데이 리포트 2012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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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이 함께 발표한 인포그래픽(출처 : PR Newswi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