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 시티 (Tech City) – 런던의 테크 허브를 가다

이스트 런던 테크 시티 지역은 영국 런던 테임즈강 북쪽에 있는 쇼딧치(Shoreditch) 지역 즉, 올드 스트리트부터 퀸 엘리자베스 올림픽 파크 지역까지를 의미한다. 2000년대 후반부터 이곳에 미디어와 하이테크 기업이 올드 스트리트 주변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회사가 도플러나 라스트FM이었다. 이로 인해 올드 스트리트는 실리콘 라운드어바웃이라는 애칭을 갖게 된다.

2013-11-04 12.21.41실리콘 라운드어바웃이라고 부르는 올드 스트리트

테크 시티 소개 비디오: http://www.youtube.com/watch?v=GPAmtzuhjKY

2007년 라스트FM이 CBS에 2억8천만 불에 매각되는 성공 사례가 나오면서 이 지역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자연스럽게 스타트업 에코 시스템이 형성되어 왔다. 현재 이 지역에서 인수되거나 주목 받는 회사는 트위터가 인수한 트윗덱, 야후가 인수한 섬리, 리드 엘제비어가 인수한 멘델레이(Mendeley), 유명 벤처 캐피털인 세콰이어가 영국에 처음 투자한 송킥(Songkick), 그 밖에도 허들, Conversocial 등이 있다.

이 곳은 런던의 중심가에 비해 거주 비용이 적게 들었고, 미디어와 금융 대기업이 있는 위치에서 가까웠으며, 임페리얼 칼리지 같은 유수 대학이 근처에 있다. 2010년 11월 영국 수상 데이비드 캐머런은 이 지역을 세계 유수의 기술 센터로 만들겠다고 선언하면서 ‘테크 시티’라는 프로그램이 시작하게 된다. 당시 200 여여 개의 디지털 기업 수가 현재 1,300 개가 넘게 늘어난 것은 이 프로그램이 매우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증거이다.

캐머런은 2012년 12월에는 올드 스트리트 라운드어바웃에 5천만 파운드를 투입해 스타트업을 위한 새로운 빌딩을 짓겠다고 발표했다.[1] 400 좌석의 강당, 협업   공간, 다양한 장비를 제공해서 만 명의 인력을 훈련시킬 수 있는 규모의 새로운 장소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 지역에는 마이크로소프트도 기술 개발 센터, 시스코, 톰슨, UCL은 아이디어런던이라는 이노베이션 센터를, IBM도 창업자 프로그램을 론칭한다고 발표할 정도로 창업 지원과 새로운 비즈니스 인큐베이션을 위한 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질 예정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사건은 2011년 9월 구글이 7층 건물을 구입해 만든 캠퍼스 런던의 설립이다. 여기에는 시드캠프(Seedcamp)와 같은 액셀러레이터, 센트럴 워킹(Central Working)이라는 지하 공간에는 많은 워크숍이나 발표, 공동 작업을 위한 공간이 마련되었다.

캠퍼스 런던 소개 비디오: http://www.youtube.com/watch?v=eL_APnjE_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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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캠퍼스 런던의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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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럴 워킹의 내부 모습

이 밖에도 테크스타즈 런던, 스타트업 위켄드, 와이라, 더 베이커리, 옥시젠 등의 다양한 인큐베이터, 액셀러레이터가 존재하며 투자 펀드도 속속 형성되거나 이 지역에 자리잡기 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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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스타즈 런던이 입주해 있는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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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캠프와 스타트업 위켄드

런던의 테크 시티 프로그램의 특징은 자연스럽게 형성되던 창업 에코 시스템에 정부가 매우 의욕적인 프로그램을 제시하고, 여기에 다양한 IT 대기업의 적극 참여가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또한 프로그램을 단지 영국의 스타트업만을 위한 것이 아닌 유럽 전역에서 창업 의지를 갖는 재능 있는 인력이 몰려들어 런던을 명실 상부한 유럽의 테크 허브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영국 정부는 이를 위해 법인세를 2015년까지 20% 수준으로 낮추는 것 뿐만 아니라, 특허로 얻은 이익에는 10%의 세금만 적용하고, 연구개발에 의한 세금 절감, 초기 기업 투자에 대해서는 천만 파운드 이익까지는 10%의 세금을 내게 하는 등 다양한 세제 혜택을 제시하고 있다. 나아가서 창업자와 투자자에 대한 비자 제공을 위한 이민법을 개정했다.[2]

또한 주변에 있는 미디어, 금융, 리테일 대 기업이 스타트업의 소프트웨어를 구매하고 활용함으로써 조기 시장을 제공하고 있으며, 영국 투자 기술처가 다양한 해외 시장 개척이나 영국 진출 테크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또 런던 앤 파트너는 많은 전문가를 네트워크로 연결해 이들에 대한 자문이나 전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직 런던이 미국 실리콘 밸리에 비해 더 뛰어난 환경은 아니지만, 영국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 내기 위한 기회를 ICT 분야에서 찾고 있고, 그 핵심에는 창업가 정신을 고취하면서 다양한 국가의 인재를 흡수하려고 하는 정책과 이에 적극 참여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협력이 테크 시티 프로그램이라는 이름으로 추진되고 있음을 이번 방문 기간 동안에 확인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