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LTE 데이터쉐어링 요금제 출시… KT, LG U+와 비교해보니

SK텔레콤이 LTE 스마트폰의 기본 제공 데이터를 다른 데이터 기기에서 나눠 쓸 수 있는 ‘LTE 데이터 함께쓰기’ 요금제를 12월31일 출시한다고 밝혔다. KT와 LG 유플러스가 지난 12월12일 LTE 데이터쉐어링 요금제를 출시한 데 이어 SK텔레콤도 데이터 함께쓰기 요금제를 신설하면서, 통신 3사가 모두 LTE 데이터쉐어링 요금제를 제공하게 됐다.

SK텔레콤의 LTE 데이터 함께쓰기 요금제는 LTE34 이상 스마트폰 요금제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하며, 하나의 스마트폰 회선에 최대 5개까지 기기를 연결해 이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 LTE의 요금제의 기본 제공 데이터를 공유하는 베이직 요금제 이외에도 데이터량을 늘려서 이용할 수 있는 1GB/2.5GB 요금제가 추가적으로 제공되는 것이 특징이다. 단, LTE 팅 요금제 이용자는 제외된다.

LTE 데이터 함께쓰기 베이직 요금제는 월 8천원(24개월 약정 시)을 내고 LTE 스마트폰 데이터량을 공유해 쓸 수 있다. 1GB(24개월 약정 시 월 1만5천원)/2.5GB(24개월 약정 시 2만2,500원,) 요금제는 월 1GB, 2.5GB의 데이터가 추가적으로 제공되며, 해당 데이터량을 모두 소진하면 연결된 이동전화의 잔여 데이터량에서 사용량이 차감되는 방식이다. 24개월 약정을 하지 않을 경우 베이직 요금제는 월 9천원, 1GB 2만4천원, 2.5GB 3만5천원으로 요금제가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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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의 데이터 함께쓰기 요금제를 앞서 출시된 KT와 LG 유플러스의 데이터쉐어링 요금제와 비교해보자.

KT는 월 7500원에 1개의 기기를 데이터 쉐어링 요금제에 추가할 수 있으며, LG 유플러스는 월 7천원으로 가장 저렴하다. 24개월 약정을 하지 않았을 때를 기준으로 KT가 SK텔레콤에 비해 월 1500원, LG 유플러스는 월 2천원 저렴한 수준이다.

가격은 LG 유플러스가 가장 저렴하지만 현재 추가할 수 있는 기기가 1대에 불과하다는 것이 단점이다. 2013년 1월15일부터는 2대로 늘어나지만 다른 통신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파수에 맞춰 출시된 기기가 적기 때문에 데이터 쉐어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기기가 많지 않다. 사실상 이달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 카메라를 위해 출시된 요금제라고 봐도 무방하다.

SK텔레콤과 KT는 LG유플러스에 비해 다소 요금이 비싸지만, 상대적으로 데이터 쉐어링 요금제에 가입할 수 있는 기기가 다양한 편이다. 아이패드와 갤럭시탭 시리즈, 갤럭시 카메라 등 다양한 기기를 추가할 수 있으며, SK텔레콤은 최대 5대, KT는 고객별 등급에 따라 최대 9대까지 적용할 수 있다. 올레 와이파이 무료 제공(KT), T와이파이존, T맵 무료이용(SKT) 등 기존 LTE 요금제 혜택도 동일하게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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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3사가 모두 LTE 데이터 쉐어링 요금제를 제공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분명 반가운 소식이다. 우리나라는 어떤 국가보다 빠른 속도로 스마트폰이 확산됐지만, 태블릿 PC 등 데이터 전용 기기의 보급은 상대적으로 더딘 편이다. 여기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비싼 데이터 전용 요금도 다양한 스마트 기기 확산을 가로막는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다.

데이터 쉐어링 요금제는 여러 기기에서 각각 데이터 요금을 부담해야 하는 부담을 해소시켜 줄 수 있기 때문에 태블릿 PC 등 스마트폰을 제외한 다양한 스마트 기기 확산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통신 3사의 LTE 데이터쉐어링 요금제의 면면을 살펴보면, 과연 와이파이 전용 기기의 수요를 LTE 기기로 끌어들이고 태블릿 PC 등 데이터 전용 기기와 통신사가 윈-윈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낼 수 있을 지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가장 결정적인 문제는 가격 부담이다. 3G 스마트폰 요금제에서 월 3천원 선에서 데이터 쉐어링 요금제를 쓸 수 있었던 것과 비교하면 3사 모두 LTE 요금제로 넘어오면서 가격이 2.3배에서 3배 가량 올라간 셈이다. ”내 스마트폰 데이터를 공유해 쓰는데 월 7~9천원이나 내라는 말이냐”,  “여전히 에그가 진리”라는 반응이 나올 만 하다.

데이터 기기 한 대당 7천원에서 9천원을 지불해야 하는 데이터 쉐어링 요금제와 달리, 와이브로 주파수를 와이파이로 전환해서 이용할 수 있는 와이브로 라우터(KT 에그, SKT 와이브로 브릿지 등)를 이용하면 월 1만원에 10GB 가량의 데이터를 기기 대수에 관계 없이 이용할 수 있다. 2011년에 통신사들이 경쟁적으로 와이브로 라우터를 월 5천원 선에서 프로모션 하던 것과 비교하면 가격이 올라갔지만, 데이터쉐어링 요금제와 비교하면 여전히 저렴한 수준이다.

물론 스마트폰에서 LTE 전용 요금제를 이용하면서 태블릿 PC 등 단 1대의 데이터 기기만 이용하는 소비자라면 통신 3사의 데이터 쉐어링 요금제도 한번쯤 고려해 볼 만하다. 그러나 2대 이상의 데이터 기기를 데이터 쉐어링 요금제로 이용하려면 부가세를 포함해 월 요금 부담이 최소 1만5천원을 넘어간다.

가정과 사무실 등 주로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는 공간에서 생활하고 데이터 쉐어링 요금제가 다소 부담되는 이용자라면, LTE/3G 태블릿보다는 와이파이 기기를 구입한 후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없는 지역에서는 스마트폰으로 LTE/3G 테더링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저렴한 방법이다.

이동 시에 데이터 이용이 중요하고 여러 데이터 기기를 이용하는 사용자라면 데이터 쉐어링 요금제보다는 월 1만원 수준에서 이용할 수 있는 와이브로 라우터를 이용하는 것이 현명하다. 2대 이상의 데이터 기기를 이용하거나 1대 이상의 데이터 기기와 노트북에서 데이터를 함께 이용해야 할 경우에 가장 적합하다. 물론 와이브로의 경우 전국망 수준인 LTE에 비해 커버리지가 대도시 주변으로 다소 제한적이기 때문에, 주로 생활하는 반경이 와이브로 커버리지에 포함되는지 미리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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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SK텔레콤은 ‘데이터 함께쓰기’ 요금제 출시에 맞춰 데이터 전용기기용 요금제도 함께 개편한다고 밝혔다. 단말 구분 없이 요금제를 하나로 통합하고 요금제 단위도 더욱 세분화했다. 기존 2.5GB, 5GB 두 가지에 더해 소량 데이터 이용 고객을 위한 1GB가 새롭게 추가됐다. 24개월 약정 시 월정액 요금은 1만5천원에서 3만원이다.

T와이파이 유료 상품 요금도 인하했다. T와이파이 월 정액권의 경우 월 7500원에서 5천원으로 2500원 저렴해졌으며, 기존 1시간에 1천원, 1일에 3천원, 1달에 7천5백원이던 일시권 상품도 각각 3시간에 1천원, 1일에 2천원, 1달에 5천원으로 다소 저렴해졌다.

또한, SK텔레콤은 조만간 데이터 전용 기기 대상 선불식 데이터 충전 요금제도 새롭게 출시할 예정이다. 충전 데이터 단위는 300MB~4GB이며, 필요한 만큼의 데이터를 선불로 충전해두면 최대 90일 간 해당 용량 내에서 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물론 추가 충전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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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이 카카오톡 잡을 승부수라고?

[UPDATE. 12월26일 14시45분]

아직 조인이 잘 다운로드 되지 않는다는 문의가 많아 각 통신사에 문의해 현재 상황을 점검해봤다.

현재 SK텔레콤 T스토어에서는 오후 12시 이후 링크를 통해 정상적으로 다운로드가 가능하고, KT 올레마켓은 오전 중에는 정상적으로 다운로드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링크를 통해 들어가보면 ‘판매 중지된 상품’이라고 안내가 되고 있다. KT에 문의한 결과 “사용자가 급증하면서 조인 서버를 업데이트 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하며, “오후 4시 이후에 다시 정상적으로 다운로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LG 유플러스의 경우에는 지원되는 단말기에서 유플러스 스토어 앱을 통해 직접 다운로드 받야아 한다. PC에서 웹브라우저를 통해 유플러스 스토어에 접속하거나 지원되지 않는 단말기에서 검색할 경우 조인에 대한 정보를 찾을 수 없다. 지원되지 않는 단말기에서 내려받는 혼동을 방지하기 위해 검색이 되지 않도록 막아뒀다는 설명이다. 당초 LG 유플러스는 옵티머스 G외 4종의 단말기에서 오늘부터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확인 결과 지원 단말기에도 다소 변경이 있었다. LG유플러스 가입자 가운데 현재 조인을 설치할 수 있는 단말기는 옵티머스 LTE, 옵티머스 뷰, 갤럭시S3, 베가 EX 등 4종이며, 당초 밝혔던 옵티머스 G는 다소 적용이 지연되고 있다. LG 유플러스는 “오늘 조인을 다운로드 할 수 있는 단말기는 4종이지만, 며칠 내에 십수 종으로 확대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통신 3사 자체 스토어 외에 구글 플레이에도 올라갈 예정이지만, 14시45분 현재 등재되지 않은 상황이다. 구글 플레이에서 joyn으로 검색하면 해외 통신사들이 등록한 조인 앱을 몇 개 확인할 수 있지만, 아직 국내 통신사의 앱은 찾아볼 수 없다. 조인은 USIM 인증 방식으로 사용자를 인증하기 때문에 본인이 사용하는 통신사에서 배포한 앱을 설치해야만 서비스를 정상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iOS 버전은 내년 초에 출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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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3사가 12월26일 이른바 RCS(Rich Communication Suite) 서비스라는 ‘조인(Joyn)’을 일제히 출시했다. 언론에서는 “카카오톡을 잡을 승부수를 띄웠다”며 호들갑이다. 댓글에서는 “통신사들이 중소기업인 카카오톡 등을 때려잡기 위해 연합했다”, “무료로 프로모션을 해서 시장을 뺏은 다음 유료화를 하려는 수작이다”라며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과연 ‘조인’은 카카오톡을 잡을 승부수가 될 수 있을까? 이를 따져보기 전에 먼저 통신사들이 선보인 조인 서비스를 자세히 들여다보자.

조인은 기존 휴대폰에서 제공하던 단문(SMS)과 장문(LMS), 멀티미티어(MMS) 메시지에 더해 파일 및 위치 전송과 영상 및 미디어 실시간 공유를 지원하는 RCS(Rich Communication Suite) 서비스다. GSMA(Global System for Mobile Communications Association,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에서 제공하는 표준 규격을 따르고 있으며, 통신사 간 연동으로 3사 가입자간 자유로운 채팅과 파일 전송, 통화 중 실시간 영상 공유를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마디로 말해 문자메시지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리치 커뮤니케이션을 표방한 만큼, 조인의 특징은 ▲리치 콜, ▲리치 메시징, ▲리치 폰북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리치 콜은 고객들이 통화를 하면서 영상과 사진, 위치 정보 등을 통화 도중에 서로 공유할 수 있도록 해준다. 리치 메시지 기능을 이용하면 실시간 및 그룹 채팅을 주고 받을 수 있으며, SMS, MMS와 연동해 메시지와 스티커, 기프티콘 등을 주고 받을 수 있고, 음성 쪽지나 동영상, 사진 등 각종 멀티미디어 파일도 전송할 수 있다. 리치 폰북 기능으로는 지인들의 사진과 상태메시지 및 조인 가입 여부 등을 주소록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통합 UI를 통해 휴대폰 주소록에 저장된 친구라면 조인 사용 여부와 관계 없이 문자 및 실시간 채팅이 가능하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상대방의 조인 설치 유무에 따라 채팅과 일반 문자로 메시지를 알아서 구분해 전송해준다. 메시지는 한번에 최대 5천 자까지, 파일 전송은 건당 100MB가지 가능하다. 또한 SK텔레콤의 경우 내년 1분기에 PC 클라이언트를 출시할 계획을 갖고 있는 등 RCS 표준을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추가하면서 확장해나갈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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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joyn.T 서비스 화면

조인이 가진 최대 강점은 통신사로부터 나온다. 통신 3사의 단말기 장악력과 마케팅을 등에 업고 다른 어떤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보다 시장에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는 안드로이드 2.3 버전 이상의 최신 단말에 한해 통신사 스토어 및 구글 플레이에서 내려 받아야 이용할 수 있지만, 통신 3사는 내년부터 출시되는 모든 안드로이드폰에 조인을 기본 탑재할 방침이며, 내년 초에는 iOS 버전도 선보일 예정이다.

비슷한 케이스로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기본 탑재된 챗온(ChatON)을 꼽을 수 있지만, 챗온의 경우 삼성전자가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중소기업 시장에 진출한다’는 비판을 의식해 국내 마케팅을 소홀히 하면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그러나 조인의 경우는 다르다. 기존 문자 메시지 서비스를 고도화한다는 명분이 있기 때문에 훨씬 과감한 마케팅을 펼칠 것이 예상되며, 최소한 국내에서 챗온 보다는 더 나은 성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조인이 카카오톡이나 틱톡, 라인, 마이피플 등 기존 서드파티 모바일 메신저들을 몰아낼 정도로 강력한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지는 불투명하다. 조인을 설치하지 않는 사용자에게도 문자 메시지를 통해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는 점은 기존 모바일 메신저와 비교해 분명 큰 장점이다. 파일 전송 용량도 기존 메신저 대비 5배 가량 많은 수준이다.

그러나 몇 가지 소소한 비교 우위 만으로 지난 2년간 누적된 시장 판도를 하루 아침에 바꿀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카카오톡의 경우 국민 메신저라고 불릴 만큼 대부분의 스마트폰 이용자를 선점한 상황이고, 이미 카카오톡을 쓰지 않는 지인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파일 전송 용량 등 다른 차별점도 경쟁 서비스가 어렵지 않게 따라잡을 수 있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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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 서비스를 이용하면 통화 중에 실시간 영상 공유를 할 수 있다

거대 통신사를 등에 업었다는 것은 조인의 최대 강점이지만, 반대로 최대 약점이기도 하다. 통신 3사 뿐만 아니라 전세계 주요 통신사들이 표준화를 통해 만들어나가는 서비스인 탓에 시장의 요구의 발맞춰 빠르게 진화해 나갈 수 있을 지 의구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주요 11개 통신사들과 제조사들이 모여 차세대 메시징 플랫폼 표준을 구성하기 위해 처음 RCS Initiative를 구성했던 때가 무려 2008년 2월이었다. 이후 글로벌 이동통신 사업자 연합체인 GSMA 내로 편입돼 국제 표준화 논의를 거치고 사용화를 준비하기까지 3년이 넘게 걸렸다. 국내에서는 2011년 5월부터 TTA(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내 RCS 협의체가 발족되면서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했고, 올 10월부터 통신 3사간 RCS 서비스 연동시험을 진행하며 상용화를 준비해왔다. RCS 진행 과정을 놓고 실패로 끝난 글로벌 통합 앱스토어(WAC)를 떠올리는 것은 너무 앞서간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진행 상황을 놓고 볼 때 거대 통신사 연합체의 움직임은 결코 날렵해 보이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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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 서비스 개발 연혁

RCS 프로젝트가 상용화까지 4년이 넘는 시간을 보내는 동안, 불과 2년 전 본격적으로 등장한 모바일 메신저들은 게임과 전자상거래, 콘텐츠 공유 등 다양한 부분에 걸쳐 영역을 확대하면서 빠르게 진화해왔다. 특히 선두 주자로 꼽히는 카카오톡의 경우 한 때 수익 모델 창출의 부담과 후발 주자의 추격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어느덧 ‘게임하기’ 등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 내면서 차별화와 수익 모델 확보,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데 성공했다. 메신저를 넘어 플랫폼으로 자리매김 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에 설령 조인 사용자가 급격히 늘더라도 조인만 쓰면서 카카오톡을 삭제하는 사용자는 많지 않을 것이다.

조인의 경우에도 GSMA 차원에서 개발자 경진대회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시도하고 있지만 수십 개의 공룡들이 움직이는 표준 모델이 과연 스타트업과 대형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는 속도를 따라잡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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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조인 서비스 도입 현황

만약 조인이 통신 3사의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모바일 시장에서 어느 정도 입지를 다지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카카오톡 등 기존 모바일 메신저를 몰아내는데 까지는 성공하지 못했다고 가정해보자(현재로서는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다). 그럼 조인이 카톡을 몰아내지 못했으니 실패했다고 평가해야 할까?

결코 아니다. 조인의 실제 노림수는 카카오톡이 아니기 때문이다. RCS 프로젝트가 카톡이 등장하기 훨씬 전인 2008년에 시작됐다는 점만 봐도 애초부터 조인의 목표가 카톡이 아니었다는 점을 쉽게 알 수 있다.

2010년부터 기존 문자 메시지 이용자들이 모바일 메신저로 빠르게 이동한 데에는, 물론 무료였던 점이 크게 작용했지만 다른 이유도 있었다. 문자 메시지 서비스 자체가 워낙 시대에 뒤쳐졌기 때문이다. 메시지 전송의 신뢰도가 높다는 중요하지만 유일한 장점을 제외하고는 딱히 마음에 드는 구석을 찾을 수 없었다. 멀티 메시지로 사진을 첨부해서 문자로 보내다 보면 이게 대체 스마트폰 시대에 쓸 만한 서비스인지 참담한 마음까지 들 정도다.

RCS 표준은 바로 이러한 문자 메시지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 등장한 서비스다. 조인의 일차적인 목표도 이용자의 스마트폰에서 카카오톡을 몰아내는 것이 아니라, 기본 문자 메시지 앱의 자리를 꿰차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통신사들의 조인을 당분간 무료로 제공하면서도 한시적인 프로모션으로 못 밖은 이유도 바로 이 때문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의 경우 5월31일까지 기존 LTE/3G 스마트폰 월정액 요금제(34 이상) 및 LTE/3G 청소년, 실버, 장애인 전용 요금제 가입자가 조인에 가입할 경우 채팅 및 문자 메시지 발신을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채팅 메시지 수발신 시 발생하는 데이터 통화료도 차감하지 않는다. 다만 사진 영상 등 각종 멀티미디어 파일 전송은 가입 요금제 별 데이터 과금 기준에 따라 과금된다. KT와 LG유플러스의 경우에도 5월31일까지 무료로 제공할 방침이지만, 이후 어떤 요금제를 구성할 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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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조인 서비스 요금제. 결코 카톡과 경쟁하는 모델이 아니다

프로모션 대상 요금제를 이용하지 않거나 프로모션 기간이 만료될 경우 기존 문자와 동일하게 건당 20원이 과금된다. 통화 중 영상 공유 서비스도 가입한 요금제의 영상 통화 과금 기준에 따라 기본 음성 제공량에서 차감되거나 초당 0.6원이 과금된다. 사실상 기존 문자메시지 과금 체계와 큰 차이가 없는 것이다. 유료 서비스로는 결코 무료 서비스를 몰아낼 수 없다. 과금 체계에서도 통신사들이 카톡을 몰아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조인이 비록 카카오톡을 따라잡지 못하더라도 기존 문자 메시지 이상의 수익이나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모바일 메시징 시장에서 통신사의 파이를 유지시켜주는 것 만으로 제 역할을 다했다고 보면 된다. 직접적인 메시징 수익은 물론, 데이터 사용량을 늘리거나 기본료에 포함해 가입자당매출(ARPU)를 끌어올리는 등 다양한 활용 방안이 있을 수 있다. 특히 차세대 메시징 서비스라는 명분은 일각에서 꾸준히 제기됐던 문자 메시지 무료화 요구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좋은 카드가 된다.

그 밖에도 조인은 통합 UI를 통해 실시간 채팅 뿐만 아니라 기존 문자 메시지도 한꺼번에 보내고 확인할 수 있는 등 기본 문자메시지 앱을 대체할 수 있는 기본 요건을 갖추고 있다. 국내외 다수 통신사들이 동일 규격 기반으로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는 것에서도 향후 상호 호환은 물론 문자 메시지와 유사한 보편적인 통신 서비스로 자리매김 시키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언젠가 통신사들이 기존 문자 메시지 앱을 제거하고 조인만 기본 탑재하더라도 결코 놀라운 일은 아닐 것이다.

조인의 성패를 가늠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카카오톡은 잊어라. 앞으로 프로모션 기간인 5개월 동안 과연 기존 문자 메시지 앱을 제치고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첫 화면을 꿰찰 수 있느냐, 조인의 운명은 여기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