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없이는 못살아!”… 2012 Y세대 실태조사

기상을 울리는 알람 소리에 눈을 뜨면, 일명 ‘Y세대’라 불리는 요즘 젊은이들은 무엇을 가장 먼저 할까?

시스코가 12월12일, 일명 ‘Y세대’라고 불리는 젊은 성인들의 스마트 기기 사용 실태를 조사한  ‘2012 시스코 커넥티드 월드 테크놀러지 보고서(2012 Cisco Connected World Technology Report, 이하 2012 CCWTR)’을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인사이트익스프레스와 함께 전세계 18개국에서 18세에서 30세 사이 대학생 및 직장인 1,8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Y세대들이 주변 세계와 자신을 연결해주는 인터넷과 모바일 기기를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중점을 뒀다.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Y세대의 90%는 최신 이메일, 문자 메시지 또는 소셜 미디어를 확인하기 위해 침대에서 빠져 나오기도 전에 스마트폰을 찾는다고 답했다. 이에 더해 Y세대는 스마트폰을 ‘신체의 일부’로 여길 정도로 삶의 중요한 요소이자 항상 지니고 있어야 할 것으로 인식했다. 응답자의 40%는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지 않으면, “매우 초조하고 나 자신의 일부를 잃어버린 것 같다”고 답할 정도였다.

특히, 우리나라는 응답자의 97%가 스마트폰을 확인하면서 하루를 시작하고, 온라인 쇼핑몰은 물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과 소셜 미디어 등을 적극 활용하는 면에서 모두 전세계 평균을 넘어서는 응답률을 기록했다. 우리나라는 경제 규모에 비해 스마트폰이 유독 늦게 출시된 편이지만, 스마트폰이 전세계 어느 국가보다 빠르게 일상 속으로 파고 들고 있는 셈이다.

또한 보고서는 스마트폰, 센서, 비디오 카메라, 모니터 등 연결된 기기들이 매일 만들어내는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신세대가 어떻게 생성하고, 접근하고, 보호하는지도 함께 보여준다. 이처럼 신세대들이 적극 사용하는 모바일 기기들에 더해, 가까운 미래에는 더 많은 기기, 센서, 심지어 살아있는 생물까지, 일상의 모든 것들이 인터넷에 연결되고, 그에 따른 데이터의 크기와 가치도 폭발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번 조사 결과를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아침에 일어나서 가장 먼저 하는 , ‘스마트폰 확인

설문 응답자들은 아침에 일어나서 가장 먼저 스마트폰을 확인한다고 답했으며, 응답자 4명 중 3명은 심지어 침대에서 빠져 나오기도 전에 스마트폰부터 확인한다고 답했다. 하루를 시작하기 전 문자 메시지와 이메일, SNS 등을 확인해 그 날의 해야 할 일들을 놓치지 않는다는 것. 이 같은 조사 결과는 Y세대가 항상, 실시간으로 정보와 연결된 세상에 살고 있음을 시사한다.

o 90%의 응답자가 매일 아침 등교나 출근 전에 스마트폰을 확인한다고 답했다. 한국의 경우, 97%의 응답자가 스마트폰 확인으로 하루가 시작된다고 답했으며, 응답자 5명 중 4명은 침대에서 빠져 나오기 전 스마트폰부터 확인한다고 답했다.

o 즉, 이들 Y세대는 향후 이전 세대들보다 더욱 정보 습득 및 피드백이 빠른 근로자가 될 것임을 알 수 있다.

때부터 때까지온라인

o 29%의 설문 응답자들은 시시때때로 스마트폰을 확인하며, 하루에 몇 번이나 확인하는지 헤아릴 수 없다고 답했다.

o 또한 응답자 5명 중 1명은 이메일, 문자메시지, SNS 업데이트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적어도 10분마다 스마트폰을 확인한다고 답했으며, 3명 중 1명은 매 30분 간격으로 스마트폰을 확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건지, 스마트폰이 나를 사용하는 건지

o 응답자의 60%는 이메일, 문자메시지, SNS 업데이트 상황 등을 확인하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혹은 강박적으로 스마트폰을 확인한다고 답했다. 성별을 기준으로 답변을 분류해 본 결과 여성응답자의 85%, 남성응답자의 63%가 스마트폰을 강박적으로 확인한다고 답해 이러한 경향은 여성에게서 좀 더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한국에서는 응답자의 77%가 강박적으로 스마트폰을 확인한다고 답했다.

o 응답자의 40%가 스마트폰을 지속적으로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할 경우 ‘나 자신의 일부를 잃어버린 듯한 불안감’을 느낀다고 답했으며, 이들 응답자들의 60%가 그러한 강박관념을 느끼지 않기를 원한다고 답했다.

IT 전문가일수록 더더욱스마트폰 홀릭

o 설문에 참가한 IT 전문가 응답자 3명 중 1명은 스마트폰을 ‘언제나’ 확인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40%는 매 10분마다 스마트폰을 확인한다고 답했다.

스마트폰, 화장실에도 들고 간다?

설문 응답자들은 일상 속 어떤 순간, 어느 장소에서든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에 익숙한 것으로 드러났다. 스마트폰 사용을 통해 항상 ‘연결’돼 있고자 하는 Y세대들의 이러한 경향은, 언제 어디서나 업무 상황이나 이메일 확인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개인의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의 구분 역시 흐리고 있다. 즉, 일하는 날과 쉬는 날, 일하는 낮 시간과 쉬는 밤 시간의 구분이 점점 무의미해지고 있는 것.

o 로맨스는 죽었는가? :전세계적으로, 응답자 4명 중 3명이 침실에서도 스마트폰을 쓴다고 답했다.

o 씻고 나오는 잊지 마세요 :응답자 1/3 이상이 화장실에서도 스마트폰을 쓴다고 답했다.

o 손엔 숟가락, 나머지 손엔 스마트폰 : 전세계적으로, 응답자의 46%가 가족들이나 친구와 식사 중에도 스마트폰을 사용한다고 답했다.

o 운전 스마트폰 사용 돼요~: 응답자의 20% 가량이 운전 중에도 스마트폰을 사용한다고 답했다.

앱이 없으면 스마트가 아니다

o 70%의 응답자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 일상 속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답했다. 한편 한국의 경우 89%의 응답자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 일상 속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답했다.

o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주로 게임이나 엔터테인먼트를 위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한다고 답했으며, 응답자의 27%만이 업무를 위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한다고 답했다.

자주 쓰는 앱은 정해져 있다

매일 수천 개의 애플리케이션이 마켓에 올라오고 또 다운로드 되고 있는 현상과는 달리, 정작 사용자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애플리케이션의 숫자는 매우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o 전세계적으로 응답자의 60%가 일상적으로 쓰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의 숫자가 10개 미만이라고 답했으며, 20%의 응답자만이 10개에서 25개의 애플리케이션을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한국의 경우 10개 미만의 앱을 상용한다는 응답자는 64%, 10개에서 25개의 앱을 상용한다는 응답자는 26%로 나타났다.

친구들을 만날 , ‘온라인 vs오프라인’

o 전세계적으로 응답자의 40%가 온라인에서 친구들과 어울리는 시간이 실제로 친구들과 어울리는 시간보다 더 많다고 답했다. 성별을 기준으로 답변을 분류해 본 결과, 남성응답자의 38%, 여성응답자의 29%가 실제로 친구들과 어울리는 시간이 온라인에서 어울리는 시간보다 더 많다고 답했다. 한편 한국의 경우 절반 이상의 응답자들이 온라인에서 친구와 어울리는 시간이 더 많다고 답했다.

‘온라인에서의 나’와오프라인에서의 나’는 서로 다른 사람?

o 응답자의 81%가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각각 다른 정체성을 갖는다고 믿고 있으며, 한국인 응답자의 경우 86%가 온라인과 오프라인 상에서 사람들의 정체성은 다르다고 믿고 있다.

o 또한 전세계적으로 응답자의 33%가 사람들의 온라인 정체성과 오프라인 정체성은 매우 다르다고 답한 반면, 한국의 경우 응답자의 46%가 매우 다르다고 답했다.

o 그런 반면, 응답자 스스로의 온라인 정체성과 오프라인 정체성은 얼마나 일치하는지 물었을 때, 전세계적으로는 44%의 응답자가, 한국에서는 50%의 응답자가 ‘일치한다’고 답했다.

업무 처리할 , ‘스마트폰 vs 노트북

o 만약 한 가지 기기만을 선택해야 한다면, 전세계적으로는 스마트폰을 선택하겠다는 응답자와 노트북을 선택하겠다는 응답자는 각각 1/3로 비슷하게 나온 반면, 한국에서는 54%의 응답자가 스마트폰을 선택했고 4%의 응답자만이 노트북을 선택했다.

o 전세계적으로 스마트폰이 데스크톱PC보다 2배 더 선호하는 업무 처리용 기기로 드러났으며, 태블릿보다는 3배 더 선호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상연결된’ 상태를 원하는 근로자들

개인 기기이든, 회사에서 지급한 기기이든, 하나의 단일한 모바일 기기로 업무를 처리하려는 Y세대들의 등장은, 기업 내 IT 담당자들에게 또 다른 도전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o 응답자 5명 중 2명은 회사의 IT 정책 상 회사가 지급한 기기를 업무 외적인 일로 사용하는 것이 금지돼 있으며, 거의 80%에 가까운 응답자가 이러한 정책을 준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한편 한국의 경우, 회사가 지급한 기기를 업무 외 용도로 사용하는 일이 금지돼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19%였으며, 응답자 5명 중 4명이 그러한 회사 정책을 준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o 반면 설문에 참가한 IT 담당자들은 많은 근로자들이 회사 정책 준수에 소홀하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이런 일이 실제로 얼마나 만연한지는 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IT 담당자들의 절반 이상이 근로자들이 회사 기기를 업무 외 용도로 이용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 한국의 경우 33%의 IT 담당자들이 근로자들이 회사 IT 정책을 준수하고 있다고 믿고 있었다.

o 한편 66%의 응답자가 개인의 온라인 활동에 대해 회사가 ‘추적’해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10 9명이온라인 쇼핑

o 응답자의 90%가 온라인 쇼핑을 한다고 답했으며, 58%가 온라인 쇼핑 시 온라인에 올라와 있는 구매 후기 등에 의존한다고 답했다. 또한 응답자의 28%는 정기적으로 구매 후기를 참고한다고 답했다. 한국의 경우 응답자의 98%가 온라인 쇼핑을 한다고 답했으며, 96%가 온라인의 구매 후기 등에 의존해 온라인 쇼핑을 한다고 답했다.

o 57%의 응답자가 할인 행사 등의 정보를 받기 위해 온라인 쇼핑몰에 자신의 이메일 주소를 공유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전화번호나 주소 등 그 이상의 정보를 공유하는데 있어서는 소극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끝없이 데이터를 생산해내는 Y세대

o 응답자의 90%가 공유나 저장의 목적으로 인터넷 사이트 등에 사진을 업로드 한다고 답했으며, 응답자의 62%가 영상을 업로드 한다고 답했다. 한국의 경우 각각 92%, 75%의 응답자가 사진, 영상을 업로드 한다고 답했다.

o 전세계적으로 87%의 응답자가 페이스북 계정을 갖고 있다고 답했으며, 한국의 경우 그 비율이 88%로 나타났다. 한편 전세계적으로 10%의 응답자가 항상 페이스북을 업데이트한다고 답했으며, 하루에 여러 번 업데이트 한다는 응답자는 32%, 적어도 하루에 한 번은 업데이트 한다는 응답자는 41%로 나타났다.

o 전세계적으로56%의 응답자가 트위터 계정을 갖고 있다고 답했으며, 21%의 사용자가 적어도 하루에 한 번은 트위터를 업데이트 한다고 답했다. 한편 한국의 경우 63%의 응답자가 트위터 계정을 갖고 있었으며, 39%의 응답자가 하루에 한 번씩은 트위터를 업데이트 한다고 답했다.

한편, 시스코는 조사 결과와 함께 내용을 축악한 프리젠테이션 자료와 인포그래픽도 함께 공개했다. 프리젠테이션 자료는 기사 상단 슬라이드쇼에서 볼 수 있으며 아래 링크에서 내려 받을 수도 있다. 함께 공개된 인포그래픽은 아래 첨부했다.

▶ 시스코 2012 CCWTR 자료 내려 받기 링크

UPDATA : 시스코 2012 CCWTR 슬라이드 자료 가운데 한국 시장에만 초점을 맞춘 슬라이드를 입수했습니다. 맨 위에 공개된 글로벌 슬라이드 자료와 비교해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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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코 2012 CCWTR Focus on : Korea 슬라이드

▽ 시스코 2012 CCWTR 인포그래픽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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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을 위한 변명 – [도구는 도구다]를 연재하면서

게으른 내가 블로그를 새로 만들자마자 ‘도구가 나를 위해 일하게 하라’는 주제로 연재를 해보겠다고 무리수를 뒀다. 그것은 아마도 최근 부각된 ‘스마트폰이 우리의 대화를 단절시키는 주범이고, SNS가 우리에게 정보의 과잉과 피로감을 불러일으킨다’는 담론이 내게 본능적인 거부감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일 것이다.

미디어 빅뱅의 시대에 스마트 기기와 소셜 미디어의 부작용을 짚고 넘어가는 것도 충분히 의미는 있는 주장이다. 그런데도 이러한 주장에 내가 알러지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아마 고등학교 시절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 같다.

나는 90년대 후반에 기숙사 생활을 하는 고등학교에 입학했다. 휴대폰이 대중화되는 시점이었다. 통신사들은 학생용 요금제를 출시하며 마케팅에 열을 올렸다. 전교생이 기숙사 생활을 했기 때문에, 자녀와 연락이 어려웠던 학부모들이 자녀들에게 휴대폰을 사주기 시작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전교생이 학교에 단 두 대 있는 공중전화로 부모님과 안부를 주고 받아야 했다. 쉬는 시간이면 공중전화 앞에 줄이 길게 늘어서는 풍경이 연출됐다.

학생들 사이에 휴대폰이 조금씩 보급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이따끔씩 수업 중에 벨소리가 울렸고 그때마다 수업 분위기가 흐려졌다. 자연스럽게(?) 학내 규정에 두발과 복장 단속에 이어 휴대폰 단속이 추가됐다.

문제는 선생님들이 수업 중에 이용하다가 걸린 학생의 휴대폰 뿐만 아니라, 기숙사 방을 구석구석 뒤져서 얌전히 보관하고 있던 휴대폰까지 압수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학생들의 휴대폰은 점점 음지로 숨어들었지만, 반대로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수업 중에 전화벨이 울리면 수업을 멈추고 당당하게 전화를 받았다. 당시만 해도 지금처럼 휴대폰 에티켓이 자리잡지 않은 상황이었다.

학생들은 에티켓을 지켜서 휴대폰을 이용하는 것조차 금지된 반면 선생님들은 수업 중에도 거리낌 없이 전화를 받는 모순된 상황은 혈기왕성한 사춘기 소년의 뚜껑을 열리게 하기 충분했다. 그래서 18살의 나는 치기어린 과격한 방법(?)으로 학내에서 휴대폰 이용 자유화를 주장했고(여기에 두발 자유화까지 물고 늘어졌다), 하마터면 학교를 떠나게 될 뻔했다.

다행히 여러 선생님들이 나를 제자로 품어주신 덕분에 사태는 잘 마무리됐다. 한편으론 교사의 권위에 도전한 대가로 일부 선생님들을 교사가 아닌 인간으로 경험하게(?) 되면서 마음의 상처와 교훈도 많이 었었다. 생전 처음 자식이 다니는 학교를 들락거리게 된 아버지와 사춘기 아들이 많은 대화를 하면서 정신적인 교감을 나누게 된 것은 보너스였다.

어린 시절의 경험은 깊게 각인된다. 당시 사춘기 고등학생의 문제 의식을 이제와서 30대의 마음으로 차분히 옮겨보면, 앞으로 휴대폰이 점점 우리의 일상으로 파고들 것이 뻔한데 교육 현장에서조차 올바른 에티켓을 가르치키는 커녕 무조건 쓰지 말라고 강제하는 것이 납득이 가지 않았던 것이다. 10년이 훌쩍 넘게 지나 스마트폰과 SNS의 부작용을 집중 보도하는 일부 미디어의 모습을 보면서 내가 과도한 알러지를 일으키는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일 것이다. 

한 남자가  스마트폰으로 비발디 <사계>를 들으며 뉴욕 거리를 걸어가고 있다
(출처 : flickr.com 저작권 : 저작자표시비영리동일조건변경허락 Ed Yourdon님이 일부 권리를 보유함)

“스마트폰과 SNS가 우리의 인간됨을 갉아먹고 있으니 인간은 기계에서 해방될 지어다”라고 외치는 것은 ‘쿨’해 보인다. 이 주제는 흔히 말하는 ‘먹히는’ 기사고, 그 동안 기사와 광고를 통해 ‘스마트폰 사라’, ‘SNS 써봐라’하고 부추겼던 그들이 마치 중립적인 입장인 양 균형을 취하게 해주는 좋은 방편이 된다. 그러나 그들이 ‘스마트폰 사라’로 시작해서 ‘스마트폰에서 해방되라’로 끝맺는 동안, 어떻게 해야 스마트폰과 SNS를 현명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얼마나 주목을 했던가.

나는 스마트폰이 우리의 대화를 가로막는 주범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대화의 회복은 스마트폰을 내려놓는 데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에 대한 관심을 회복하는 데서 출발한다. 스마트폰 때문에 대화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할 말이 없어서 스마트폰을 집어드는 것이다. 스마트폰을 내려놓는 것은 대화의 원인이 아니라 관심의 결과다.

SNS도 마찬가지다. SNS의 속성이 우리에게 피로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아니다. 필요성을 못느끼면서도 유행이라니까 목적 의식 없이 의무감에 따라하다 보니 피로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도구는 도구일 뿐이다. 우리는 단지 이 도구가 나에게 필요한지 아닌지, 필요하다면 어떻게 하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지만 고민하면 된다. 진짜 ‘해방’은 도구를 집어던지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도구를 도구로 바라보는 것에서 시작한다.

굳이 문제의 원인을 따지자면 일개 도구에 불과한 스마트폰이나 SNS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필요하지도 않은 사람까지 스마트폰을 사도록 부추기는 통신사의 마케팅 행태나 이에 동참하지 않으면 뒤쳐지는 것처럼 부추기는 미디어, 그리고 도구를 도구로 보지 못하고 유행 따라 휘둘리는 당신에게 있다.

만일 여러분이 1년간 인터넷을 끊겠다고 선언한 더버지의 폴 밀러 처럼 과감히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SNS를 떠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내가 왜 이런 도구를 활용해야 하는지 목적을 뚜렷히 하자. 남들이 쓰는 방식을 의무감에 따라하지 말고 나만의 방법을 찾아 도구가 나를 위해 일하게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