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STEVE HAN

테크프론티어 에반젤리스트. 카이스트에서 인공지능을 전공하고 현재 컴퓨터과학과 인문사회학을 결합한 소셜컴퓨팅 분야에서 다양한 사회적, 학술적 이슈를 연구하고 있다. 20여 년 동안 대기업과 인터넷 기업에서 전략 수립을 했으며 두 번의 창업을 경험했고 여러 대학에서 강의를 하였던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의 신규 사업 전략과 정부 정책을 자문하고 여러 매체에 기고하고 있다. 사진과 영화, 와인을 좋아하며, 에이콘출판사의 소셜미디어 시리즈 에디터로 다양한 책을 소개하고 있다. 페이스북에서는 facebook.com/stevehan를 통해서 만날 수 있다.

밴쿠버에 있는 세계 최초 비트코인 ATM에 대한 짧은 경험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 ATM이 캐나다 밴쿠버에 설치되었다는 기사가 지난 해 10월 와이어드에 실렸었고 이후 많은 매체에서 보도했다. 설치된 후 11월 초 일주일 만에 10만불 규모의 거래가 이루어졌다는 보도가 밴쿠버 선에 실리기도 했다.

밴쿠버 방문 중에 한 번 가봐야겠다는 생각에 설치 장소를 찾아보니 다운타운에 있는 웨이브즈(Waves) 커피숍이었다. 여기는 비트코인 미트업이 자주 열리는 곳이라고 한다.

밴쿠버 다운타운에 있는 웨이브즈 커피숍

밴쿠버 다운타운에 있는 웨이브즈 커피숍

들어가는 입구에 보니 비트코인을 사용할 수 있다는 표시가 되어 있었다.

비트코인 사용 가능 표시

입구에 붙어있는 비트코인 사용 가능 표시

커피를 주문하면서 물어봤다. 비트코인으로 지불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종업원은 전용 태블릿을 꺼내서 이를 통해서 지불이 가능하다고 하면서 실제 지불 과정을 설명해줬다. 현재 비트코인과 캐나다 달러와의 교환율은 1비트코인당 819.90 불이나 되었다. 하루에 몇 명이나 비트코인으로 지불하는냐고 물어보니 점원의 얘기는 2, 3건 정도이고 오늘은 별로 없어서 한 건만 있었다고 한다. 

비트코인 결제를 위한 단말기

비트코인 결제를 위한 단말기

화면처럼 4불을 낸다면 0.00487864 비트코인을 가게에 지불하게 된다.

들어오는 입구 근처에 비트코인 ATM이 서 있었다. 가서 보니 비트코인을 사거나, 팔거나, 구입을 위한 티켓을 프린트할 수 있는 메뉴 세 가지가 있다.

캐나다 밴쿠버에 있는 비트코인 ATM

Waves 카페에 있는 비트코인 ATM

데모 비디오에는 손바닥 스캔을 하는 것으로 나오지만, 그 건 최대 거래 한도 3천불일 경우에만 하는 듯 했다.

구입을 위한 단계를 수행해 보니, 모바일 폰에 있는 지갑이 필요했으나 실제 구입을 하지 않아서 티켓을 프린트 해 보았다. 판매는 내 비트코인을 화면에 나오는 QR 코드를 스캔해서 보내는 것으로 나온다.

비트코인 구매를 위한 화면

비트코인 주소를 스캔하거나 지갑을 생성하라는 화면

비트코인 주소를 스캔하거나 지갑을 생성하라는 화면

거래를 위한 여러가지 스캐너, 바코드 스캐너, 손바닥 스캐너, ID 스캐너

거래를 위한 여러가지 스캐너, 바코드 스캐너, 손바닥 스캐너, ID 스캐너

 

구매용 티켓

구매용 티켓

잘 이해가 안되는 경우가 있어서 보니 옆에 설명을 위한 직원이 앉아있었다. 그녀의 이름은 Allison Farrell. 하루에 몇 명이나 와서 사용하느냐 했더니 대답을 회피했다 (회사에서도 이는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는다는 기사가 있다). 다만 오는 사람의 95% 이상이 사용법을 물어본다고 한다. 구입 티켓은 1회 용이라서 매번 구입때마다 새로 프린트해야 한다고 한다. 한 번 있었던 일화는 TV에서 이를 취재하고 리포터가 구입한 후 티켓을 화면에 보였는데, 누군가 이를 캡처해서 사용해 버렸다는 웃기는 얘기를 전해줬다. 현재 거래는 현금으로만 가능하고 신용카드는 보안 문제로 받지 않을 계획이라고 한다. 앞으로 더 확장해봐야 직불카드 같은 데빗카드 정도 사용이 가능할 것이라 했다.

비트코인 ATM 사용 설명을 해주는 앨리슨 파렐

비트코인 ATM 사용 설명을 해주는 앨리슨 파렐

잠시 앉아서 지켜보는데 약 10분 동안 두 팀이나 와서 ATM을 사용해 보고는 계속 앨리슨에게 물어보기만 했다. 다들 구매나 판매는 안하고 기계 작동에 대한 문의만 하는 모습을 보였다.

ATM기를 살펴보는 사람들

ATM기를 살펴보는 사람들

 

사용 설명을 하는 모습

사용 설명을 하는 모습

다들 흥미로워하지만 워낙 비트코인이 높은 가격이 되어서 (처음 설치할 때는 약 200불 정도였다), 다들 주춤하는 모습들이었다. 첫 번째 보인 사람들은 모바일 지갑이 있고 비트코인 구매 경험이 있다고 했다.

많은 시간이 없어서 일단 짧게나마 어떤 기기이고 카페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 사람들이 관심이 있어 하는지 보러 갔는데, 생각보다는 관심은 많았고, 점원도 잘 알고 있었고 (가게 주인이 비트코인 거래 회사인 Bitcoiniacs의 투자자라고 한다), 설명을 위한 직원이 나와 있는 것을 보니 매우 적극적이기는 하지만, 아직 사람들에게 보다 더 많은 경험과 안내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나 역시 800불이 넘는 비트코인을 이 시점에 구매할 생각은 전혀 없기 때문에 실제 구매하지 않았지만, 다음에 적절한 가격이 되면 구매나 판매를 ATM을 통해서 할 생각이다.

페이스북에서 떠나는 이유

dislike

 

여러 매체에서 청소년이나 20대 초반이 페이스북에서 떠나고 있다고 경쟁적으로 보도한다. 그런 이유를 정리한 글 중에서 허핑톤포스트의 바이럴 콘텐트 편집인인 르네 자크(Renee Jacques)가 올린 글이 흥미롭다.

제목은’ 2014년에 페이스북을 끝내야 하는 11가지 이유

1. 아무도 당신이 뭘 하는 지 실제로 관심이 없다

2. 페이스북은 우리가 ‘프라이빗’한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게 한다

3. 당신 부모(또는 조부모)가 당신이 하는 행동 하나 하나를 들여다 보고 있다

4. 또는 부모가 당신이 남들에게 절대로 보여주고 싶어하지 않는 사진을 올린다

5. 페이스북은 당신이 하지 않은 것 조차 추적해낸다

6. 페이스북은 당신의 삶에 대해 긍정적이지 않게 만든다

7. ‘친구 추천’은 내가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이랑 친구 맺으라고 한다

8. 1,000 명의 친구 중에서 내가 알거나 신경쓰는 사람은 단지 20 명이라는 것을 깨우치게 된다

9. 당신의 친구가 계속 약혼 소식으로 올린다

10. 지나친 광고가 전반적인 경험을 망치기 시작 한다

11. 실연을 극복하기 정말 힘들게 한다.

 

몇 개나 동의하시나요?

포스퀘어 시리즈 D 투자로 3천5백만 불 추가 확보

포스퀘어 공식 블로그에 따르면, 지난 4월에 6억불 가치로 4천 1백만 불 투자를 전환 사채 방식으로 받은 포스퀘어가 다시 시리즈 D로 3천5백만 불 투자를 받았다고 한다. 회사 가치 평가는 얼마인지 알려지지 않았다.

페이스북의 현재 성과는 등록 사용자 4천5백만 명, 50억 개의 체크인, 4천만 개의 팁을 확보하고 있다. 지오소셜(Geosocial) 서비스에서 소셜 검색과 추천 서비스로 변신하고 있는 포스퀘어는 지속적으로 변신을 취하고 있는데, 최근에 가장 많이 보여지는 모습은 지오태킹 플랫폼이면서 위치 기반 마케팅 플랫폼으로 변신하려고 하는 모습이다.

현재, 포스퀘어의 API를 사용하는 개발자는 5만 명이 넘으며, 많은 앱에서 위치를 활용하는 기능을 사용할 때 포스퀘어의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투자는 DFJ Growth 펀드와 캐피털 그룹의 SMALLCAP World Fund가 주도했다. 이미 2011년 6월에 5천만 불 투자를 받을 때 6억불의 평가 가치를 인정 받았으나, 지속적인 트래픽 하락과 사용자 증가세 둔화로 2013년 4월에 같은 가치로 평가 받았다. 그러나 모바일 영역의 폭발적 성장으로 이번에는 좀 더 희망적인 모습으로 투자가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있다.

왜냐하면 사용자들이 체크인 하는 비중은 일년 전에 18%에서 12%로 줄었으나 (더 퓨 인터넷 조사), 소셜미디어 사용자의 30%가 하나 이상의 계정에서 위치 정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조사가 나왔고, 스마트폰 사용자의 74%는 길 안내를 받거나 다른 정보를 제공받기 위해 위치 정보를 사용한다는 조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청소년의 16%는 늘 포스팅에 위치 정보를 포함하고 있다고 한다.

즉 체크인 같은 위치 태깅이나 지오소셜 기능은 줄어들어도 위치 정보를 이용한 마케팅이나 광고 특히 지오펜싱(geofencing)이나 지리인지 타겟팅은 점점 확대되고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포스퀘어가 축적해 놓은 장소와 위치 정보 등은 앞으로 가치 평가를 다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후속 기사들:

Why Do People Keep Giving Foursquare Money? by TechCrunch

2014: The Year Foursquare Will Finally Be In The Right Place At The Right Time by RWW

세상의 가장 큰 문제 풀어보자 – 구글의 솔브 포 엑스

구글의 무인 자동차, 글래스, 프로젝트 룬(Loon)은 모두 세르게이 브린이 직접 지휘하는 구글 X 프로젝트에서 수행하는 과제들이다. 현재 100 여개의 과제를 진행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와 별도로, 2012년 구글은 TED 같은 형식으로 세상의 거대한 문제를 같이 논의하고 풀어보기 위한 웹 사이트 ‘솔브 포 엑스(Solve for X)’를 론칭했다. 웹 사이트 설명에 의하면 ‘글로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급진적인 기술 아이디어에 대해 듣고 토의하기 위한 장소’라고 하고 있다.

솔브 포 엑스 웹사이트 화면

급진적이라는 의미는 수백만 또는 수십억의 사람을 돕거나 마치 공상 과학과 같은 대담한 제안을 의미한다. 이런 아이디어가 세상에 나올려면 정말 의미있는 기술 혁신이 이루어져야 하는 수준의 문제들이다.

이런 문제에는 교육을 혁신하는 문제, 농업 생산성을 5배 증가하는 방법, 화석 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전기를 만들어 내고 이를 통한 지능형 전기 도로를 만드는 법, 화학적 치료가 아닌 방식으로 암을 치료하는 방법, 글로벌 물 부족을 해결하는 방안 등이 제안되었다.

이 프로젝트는 2012년 2월에 구글의 에릭 슈미트, 바디미디어 창업자이며, 작가, 과학자인 아스트로 텔러, 구글 X의 부사장인 미간 스미스 이렇게 세 사람이 50 명을 초대한 3일짜리 컨벤션을 통해 제안했다.

구글은 이후 유튜브에 이런 아이디어 제공이나 논의, 다양한 이벤트 영상을 올려놓았고 관심있는 사람들이 구독해서 보게 만들었으며 (http://www.youtube.com/user/wesolveforx), 구글 플러스에도 계정(https://plus.google.com/+SolveforX/posts)을 만들어서 사람들과 공유하고 소통하고 있는 중이다. 현재 솔브 포 엑스에는 160 개의 거대 문제를 비디오로 제안한 사람들이 다양한 채널에서 협력과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논의하고 있다.

TED가 사람들에게 아이디어, 경험, 교훈을 제공하는 글로벌 플랫폼이라면 구글의 솔브 포 엑스는 과학 기술에 초점을 맞추고, 문제 제안 뿐만 아니라 글로벌 팀워크를 실행하고자 하는 목적이 있다. 그러나 솔브 포 엑스는 TED와 연계해서 TED에서 발표한 거대한 문제 해결에 관련된 콘텐트를 같이 보여주고 있다.

구글은 각 지역에서 워크숍, 발표 등 다양한 이벤트를 개최하며 (구글 X 이벤트) 그 내용을 온라인에서 다시 공유하고 있다. 지난 11월에는 와싱톤 DC에서 과학 기술자 뿐만 아니라 의원들과 스태프들을 초대해서 행사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MIT의 비트와 아톰 센터에서 미국에 제조업을 다시 부흥하기 위한 팹랩(FabLabs) 설립 제안, 나노새티스파이에서 학생들이 과학 실험을 위해 저렴한 개인 위성에 직접 접근하는 방안과 과학, 기술, 엔지니어링, 수학 (STEM) 교육의 혁신 방안, 크리스 르위키가 제안한 소행성에서 천연 자원을 캐내는 방안 등이 논의되었다.

지난 11월 미국에서 구글 캠퍼스를 들렀을 때, 구글 X와 솔브 포 엑스에서 일하는 카리시마 샤(Karishma Shah)의 발표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구글 X에 대한 소개를 한 그녀는 곧 솔브 포 엑스를 소개하면서 우리들에게 제안하고 싶은 X가 무엇이냐고 물어봤다. 나는 ‘브레인 컴퓨터 인터페이스’를 제안했으며 그녀의 대답은 앞으로도 10년은 더 걸릴 분야라고 대답을 했던 경험이 있다.

이와 같이 누구든지 솔브 포 엑스에 제안하고 싶은 ‘당신의 X’가 있으면 이력, 현재 하고 있는 과제, 같이 협력하고 싶은 문제 등을 기술해서 제출하면 된다.

TED처럼 세상 사람들이 아이디어, 방안, 경험, 지식을 나누는 것 뿐만 아니라, 세계가 직면한 다양한 대규모 문제를 보다 혁신적이고 급진적 방안으로 해결하고자 노력하는 구글의 노력은 사람들이 어떤 문제를 전세계 사람들의 협력으로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새로운 크라우드소싱 방식이다. 동시에 인간 사회 문제를 정부나 대기업 뿐만 아니라 과학자, 기술자, 혁신적 사고자와 다양한 배경을 갖는 사람들의 다양한 시각과 접근을 풀 수 있다는 새로운 희망이기도 하다.

 

최근 내가 읽은 에단 주커만의 ‘재연결(REWIRE)’라는 책에서도 이런 다양성과 서로 다른 문화, 견해가 연결될 수 있는 방안으로 디지털 기술 활용을 재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바로 솔브 포 엑스는 이런 방식의 새로운 디지털 하부구조라고 생각할 수 있다.

스타트업 위한 아시아 테크허브 만들자

[2013년 11월 28일자 전자신문 ET칼럼에 기재된 글]

최근 글로벌 K스타트업 프로그램 멘토 자격으로 런던과 실리콘밸리를 2주간 다녀왔다. 선발된 5개 스타트업과 함께 해외 투자자,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인큐베이션 센터, 새로운 생태계 구성을 위해 노력하는 전문가들을 만나는 일은 그 자체로 신선한 도전이고, 의미 있는 일정이었다.

런던과 실리콘밸리는 모두 스타트업 지원을 위한 훌륭한 환경을 갖추고 있지만 실천방법에서는 차이가 많았다. 런던은 형성돼가는 생태계를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는 테크시티 프로그램을 통해 정책적 지원과 민간의 자발적 참여가 어우러져 있지만, 실리콘밸리는 오랜 기간 민간 중심으로 형성된 환경에 의해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런던은 자국 스타트업뿐 아니라 유럽 각국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자 하는 인력들을 유입시켜 유럽의 디지털 허브를 꿈꾼다. 이스트 런던 지역은 기존의 디지털 미디어나 창조적 전통을 바탕으로 이미 1300여개의 회사들이 클러스터를 형성해 나가고 있다. CBS가 인수한 라스트에프엠, 트위터가 인수한 트윗덱, 미국 유명 벤처캐피털 세콰이어가 투자한 송킥, 야후가 인수한 섬리 등이 이 지역에서 만들어진 주요 기업이다. 중요한 것은 구글이 지원하는 `캠퍼스런던`이라는 공동 작업 공간이 중심에 있다는 점이다. 캠퍼스런던에는 매일 저녁 다양한 모임과 워크숍이 열리고, 시드캠프라는 훌륭한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가 존재한다.

실리콘밸리에는 뛰어난 인재들, 훌륭한 투자자들, 스타트업을 위한 스타트업들, 인큐베이터와 전문가 네트워크가 있고, 매일 미트업과 워크숍, 세미나가 열린다. 많은 나라에서 실리콘밸리의 모습을 보고 배우고, 자국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방문하고, 지원 센터 등이 속속 만들어지고 있다. 이미 실리콘 밸리는 수많은 순례자들이 다녀간 세계 IT 산업의 성지다.

필자가 이번에 얻은 학습은 첫째, 스타트업 생태계에는 정부보다는 민간의 역할, 특히 선도 기업의 참여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이다. 정부 지원은 민간 역량이 활성화 됐을 때 그 효과가 나타난다. 우리나라처럼 민간의 지원 역량과 대기업 참여가 부족한 상황에서는 정부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의미 있는 결과를 나타내기 어렵다. 네이버나 삼성전자 같은 선도 기업이 우리나라 스타트업 활성화에 의미 있는 참여와 환경 제공을 할 필요가 여기 있다.

두번째는 시장이 함께 제공돼야한다는 점이다. 런던은 테크시티에 있는 많은 스타트업 곁에 금융이나 유통, 미디어 대기업이 있어 스타트업들에 기업 시장을 열어주고 있다. 영국 정부 역시 공공 시장에 중소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세번째, 스타트업도 이미 글로벌 경쟁에 돌입했다. 해외 투자자도 좋은 스타트업을 찾기 위해 테크허브에 해당하는 도시에 속속 지사를 만들고, 액셀러레이터들도 글로벌 체계를 만들고 있다. 우리 기업들이 이들의 눈에 띄기 위해서는 현재 이뤄지고 있는 환경에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그 중 핵심이 피칭(pitching) 능력이다. 30초, 5분 안에 자신의 사업을 설명할 수 있는 능력, 슬라이드 없이 말로 얘기할 수 있는 능력은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뿐 아니라 다양한 네트워크를 구현하고, 좋은 인재를 찾는 데 매우 중요한 경쟁 요소이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인재 활용이다. 이제 더 이상 한국 창업자와 한국 엔지니어로만 구성된 팀이 아닌, 세계 각국 인재를 끌어들여 함께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는 K팝이 보여주고 있는 다국적 인력 구성, 해외 작곡·작사가, 프로듀서의 참여를 통한 글로벌화에서 배워야 할 점이다.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서울이 어떻게 아시아의 테크 허브가 될 수 있을 것인가를 곰곰이 생각했다. 우리가 노력함에 따라 아직 비어 있는 이 위치를 선점할 기회가 남아있다.

테크 시티 (Tech City) – 런던의 테크 허브를 가다

이스트 런던 테크 시티 지역은 영국 런던 테임즈강 북쪽에 있는 쇼딧치(Shoreditch) 지역 즉, 올드 스트리트부터 퀸 엘리자베스 올림픽 파크 지역까지를 의미한다. 2000년대 후반부터 이곳에 미디어와 하이테크 기업이 올드 스트리트 주변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회사가 도플러나 라스트FM이었다. 이로 인해 올드 스트리트는 실리콘 라운드어바웃이라는 애칭을 갖게 된다.

2013-11-04 12.21.41실리콘 라운드어바웃이라고 부르는 올드 스트리트

테크 시티 소개 비디오: http://www.youtube.com/watch?v=GPAmtzuhjKY

2007년 라스트FM이 CBS에 2억8천만 불에 매각되는 성공 사례가 나오면서 이 지역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자연스럽게 스타트업 에코 시스템이 형성되어 왔다. 현재 이 지역에서 인수되거나 주목 받는 회사는 트위터가 인수한 트윗덱, 야후가 인수한 섬리, 리드 엘제비어가 인수한 멘델레이(Mendeley), 유명 벤처 캐피털인 세콰이어가 영국에 처음 투자한 송킥(Songkick), 그 밖에도 허들, Conversocial 등이 있다.

이 곳은 런던의 중심가에 비해 거주 비용이 적게 들었고, 미디어와 금융 대기업이 있는 위치에서 가까웠으며, 임페리얼 칼리지 같은 유수 대학이 근처에 있다. 2010년 11월 영국 수상 데이비드 캐머런은 이 지역을 세계 유수의 기술 센터로 만들겠다고 선언하면서 ‘테크 시티’라는 프로그램이 시작하게 된다. 당시 200 여여 개의 디지털 기업 수가 현재 1,300 개가 넘게 늘어난 것은 이 프로그램이 매우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증거이다.

캐머런은 2012년 12월에는 올드 스트리트 라운드어바웃에 5천만 파운드를 투입해 스타트업을 위한 새로운 빌딩을 짓겠다고 발표했다.[1] 400 좌석의 강당, 협업   공간, 다양한 장비를 제공해서 만 명의 인력을 훈련시킬 수 있는 규모의 새로운 장소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 지역에는 마이크로소프트도 기술 개발 센터, 시스코, 톰슨, UCL은 아이디어런던이라는 이노베이션 센터를, IBM도 창업자 프로그램을 론칭한다고 발표할 정도로 창업 지원과 새로운 비즈니스 인큐베이션을 위한 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질 예정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사건은 2011년 9월 구글이 7층 건물을 구입해 만든 캠퍼스 런던의 설립이다. 여기에는 시드캠프(Seedcamp)와 같은 액셀러레이터, 센트럴 워킹(Central Working)이라는 지하 공간에는 많은 워크숍이나 발표, 공동 작업을 위한 공간이 마련되었다.

캠퍼스 런던 소개 비디오: http://www.youtube.com/watch?v=eL_APnjE_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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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캠퍼스 런던의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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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럴 워킹의 내부 모습

이 밖에도 테크스타즈 런던, 스타트업 위켄드, 와이라, 더 베이커리, 옥시젠 등의 다양한 인큐베이터, 액셀러레이터가 존재하며 투자 펀드도 속속 형성되거나 이 지역에 자리잡기 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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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스타즈 런던이 입주해 있는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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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캠프와 스타트업 위켄드

런던의 테크 시티 프로그램의 특징은 자연스럽게 형성되던 창업 에코 시스템에 정부가 매우 의욕적인 프로그램을 제시하고, 여기에 다양한 IT 대기업의 적극 참여가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또한 프로그램을 단지 영국의 스타트업만을 위한 것이 아닌 유럽 전역에서 창업 의지를 갖는 재능 있는 인력이 몰려들어 런던을 명실 상부한 유럽의 테크 허브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영국 정부는 이를 위해 법인세를 2015년까지 20% 수준으로 낮추는 것 뿐만 아니라, 특허로 얻은 이익에는 10%의 세금만 적용하고, 연구개발에 의한 세금 절감, 초기 기업 투자에 대해서는 천만 파운드 이익까지는 10%의 세금을 내게 하는 등 다양한 세제 혜택을 제시하고 있다. 나아가서 창업자와 투자자에 대한 비자 제공을 위한 이민법을 개정했다.[2]

또한 주변에 있는 미디어, 금융, 리테일 대 기업이 스타트업의 소프트웨어를 구매하고 활용함으로써 조기 시장을 제공하고 있으며, 영국 투자 기술처가 다양한 해외 시장 개척이나 영국 진출 테크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또 런던 앤 파트너는 많은 전문가를 네트워크로 연결해 이들에 대한 자문이나 전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직 런던이 미국 실리콘 밸리에 비해 더 뛰어난 환경은 아니지만, 영국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 내기 위한 기회를 ICT 분야에서 찾고 있고, 그 핵심에는 창업가 정신을 고취하면서 다양한 국가의 인재를 흡수하려고 하는 정책과 이에 적극 참여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협력이 테크 시티 프로그램이라는 이름으로 추진되고 있음을 이번 방문 기간 동안에 확인할 수 있었다.


[책읽는 즐거움] REWIRE: Digital Cosmopolitans in the Age of Connection by Ethan Zuckerman

“현재 연결된 시대의 가장 핵심의 패러독스는 세상의 서로 다른 분야에서 정보와 시각을 공유하는 것이 더 없이 쉬워진 반면, 우리는 종종, 덜 연결된 시대보다 세상에 대한 협소한 그림을 마주치게 된다는 것이다.”

“정보는 글로벌로 흐를 수 있다. 그러나 우리 관심은 아주 지역적이고 부족적이다. 우리는 우리와 그룹 정체성을 공유하는 사람에 대해 깊은 관심이 있고, 먼 ‘타자’에 대해서는 매우 관심이 적다.”

“더 넓은 세상을 만나기 위해서는 미디어를 바꾸는 것과 친구 서클을 넓히는 방안에 대해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지금 미디어가 연결 시대에 필요한 방식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재연결’해야 한다.”

“인터넷이 재 연결되어야 하는 세가지 영역은 언어, 개인 연결, 그리고 발견이다. 글로벌 보이스 교훈에서 우리가 추구해 볼 세가지 아이디어는 투명한 번역, 브리지 인물, 기술로 만들어진 세렌디피티 방식이다.”

“인터넷이 연결된 미래를 거침없이 가져올 것이라는 가정은 잘못이다. … 우리가 하나의 믿음에 확신을 갖는 것보다 견해의 다양성에 가치를 두는 세상을 원한다면, 많은 사람의 소리가 특별한 소수와 균형을 이루는 세상을 원한다면, 많은 견해가 이슈를 복잡하게 만들어 더 새로운 해결을 요구하는 세상을 원한다면, 그런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하버드 대학의 버크만 센터 펠로우였고 MIT 시민 미디어 센터의 디렉터인 에단 주커만은 미디어 학자, 블로거, 인터넷 행동가이다. 그의 신간 ‘재연결(Rewire)’ 은 그가 현재 인터넷이 과연 세상에 대해 다양한 견해와 서로 다른 문화에 대한 접근이 쉬워졌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그런 디지털 유토피아적 상황이 왜 일어나지 않는 가에 대한 질문에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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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크만 센터에서 수행한 ‘글로벌 보이스’ 프로젝트를 통해서 얻은 교훈과 그가 실제로 아프리카 가나 등에서 체험한 경험이나 다양한 통계와 조사 자료를, 많은 미디어 학자, 사회 학자, 블로거, 인터넷 행동가의 사례를 통해 문제에 접근하고 정확한 상황 인식과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global voice

전염병 사스의 확대와 대응 과정을 보면 연결된 세상이라는 것이 양면성을 가짐을 알 수 있다. 마르코니, 테슬라, 라인골드는 기술에 의한 평화나 공정성 확대, 진정한 글로벌화를 예측했고 인터넷의 등장은 사이버유토피아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

그러나 많은 실제 데이터는 우리는 점점 더 다른 나라의 문화, 뉴스,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다. 뉴스 사이트를 통한 미디어 소비, 영화나 책과 같은 문화 상품 소비, 여행하는 사람들의 상황 모두 매우 지역적이고 부족적이다. 이는 동질성과 사회적 폐쇄성이 디지털 시대에서도 계속 작용하고 때로는 더 강화되기도 하는 문제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더블클릭 자료를 통해 확인해보면, 2010년 기준으로 미국인은 93.9%가 자국 뉴스사이트에 접근한다. 프랑스나 일본은 98%, 한국은 98.8%가 자국 뉴스 사이트다. 언어 장벽의 문제가 아니다.  영국과 인도는 서로의 뉴스를 보지 않으며 미국 뉴스 사이트를 방문하지도 않는다. 남미 각 국이 스페인 뉴스사이트를 이용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넷플릭스의 경우도 미국 외 영화는 1999년 렌탈의 5.3%였고 2006년에는 5.8%에 불과하다. 출판의 경우도 출간된 책의 3%만이 번역한 책이며, 소설과 시를 보면 1% 미만이다.

미디어 이론의 어젠다 설정, 문지기 이론을 넘어서 소셜 시대에는 독자의 힘이 강화되면서 독자의 관심과 집중이 미디어 소비를 주도하게 된다. 네그라폰테의 데일리 미 개념에 대해 강한 비판을 한 서스타인 교수 얘기처럼, 하이퍼 개인화된 사회는 사람들이 극심한 동질성을 갖는 반향실 효과로 블로거 역시 정보 코쿤에 살고 있다.

앨리 패리서가 ‘필터 버블’에서 주장했듯이 개인화 기술은 우리가 우연히 알게 될 기회를 줄이고 우리가 기대하는 것보다 더 좁은 세상을 제시하는 것이다. 소셜 미디어의 발견 기능을 활용할 수로고 과거 큐레이션을 기반으로 한 미디어 보다 다양한 견해를 얻는 것이 더 어려워질 수 있는 것이다.

주커만은 이러한 문제를 풀어보기 위한 프로젝트로 전 세계 참여자를 활용해 ‘글로벌 보이스’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각 국에서 의미 있는 뉴스와 얘기를 모아서 번역하고 이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였다. 100여개국에서 900 여명의 참여자가 있었으나 이 프로젝트는 원하는 만큼 성공하지 못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저널리스트, 더 복잡하고 장기간의 얘기보다는 자연 재해나 폭력을 알리고, 사건에 영향을 받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직접적으로 전하지 못한다는 측면에서 잘못된 부분이 있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세상이 국제 뉴스에 관심이 없는 것은 충분히 보도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가정했고, 낯설지만 매우 흥미로운 나라의 풍부한 이야기는 그 것이 얼마나 낯설고 멋진 이야기라는 것을 독자가 알게 도와주지 않으면 읽히지 않는다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주커만은 이를 통해 세상의 연결 방식을 재구성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결론을 낸다. 이게 이 책의 제목이 ‘재연결’인 까닭이다. 인터넷이 재 연결되어야 하는 세가지 영역은 언어, 개인 연결, 그리고 발견이며, 글로벌 보이스 교훈에서 우리가 추구해 볼 세가지 아이디어는 투명한 번역, 브리지 인물, 기술로 만들어진 세렌디피티 방식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투명한 번역으로는 TED와 같은 협업에 의한 방식을 사례를 들고 있지만 동시에 문맥에 대한 이해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를 해결할 방법이 두 문화의 경험을 갖고 연결할 수 있는 브리지 인물이다.
그러나 브리지 인물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외국 문화와 사람에 대해 매우 호의적이고 개방적이며 다양성에서 영감과 창조적 에너지를 찾는 제노파일의 역할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세렌디피티를 제공하는 기술의 중요성은 브리지 인물과 제노파일이 아이디어 교환에는 중요하지만 미디어 자체가 갖는 단점을 수정하고 우리 견해를 바꾸게 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주커만의 흥미로운 제시는 도시의 구성과 기능이 세렌디피티를 경험하는데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설명이다. 그런 측면에서 페이스북의 페이지와 트위터의 트렌딩 토픽이 갖는 긍정적 측면을 인정하고 있다.
온라인 공간에서 임의적 구조를 통해 새로운 연결을 발견하는 것과 많은 의도적 방황을 하게 만드는 일은 도시가 주는 기능과 유사하게 우리에게 뜻밖의 정보와 재미를 제공해주는 세렌디피티를 경험하게 해 주는 것이다.

주커만의 ‘재연결’은 인터넷과 디지털 시대의 연결이 세상의 많은 다양한 정보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에 우리가 흔히 생각하듯이 사람들이 다양한 견해와 문화적 차이를 즐기고 이를 통해 코스모폴리탄적 사고를 갖게 될 것이라는 미신을 부정한다.

나 역시 이 책을 보면서 내가 갖고 있던 여러 가정이 그가 제시한 데이터를 통해 통렬히 무너짐을 느꼈다. 현재 소셜 미디어의 위치와 영향이 더욱 강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학계나 언론에서 논의하는 동질성과 그룹사고, 편향성 등의 문제점을 이 책은 보다 체계적이면서 자신의 경험을 통해 보다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그는 제시하는 방식은 때로는 우리 태도와 행동의 변화를 요구하면서, 조직이나 국가 차원에서 노력해야 하는 이슈를 제기하기도 한다. 또한 기술적 변화를 통해 미디어 소비의 편협성을 극복하자고 제시하기도 한다.

명확하고 체계적인 방식을 제공 하기보다는, 효과를 거두었던 사례들을 통해 가능성이나 숙고한 방법론을 제시하는 점이 어찌 보면 이 책의 한계이기도 하다. 이미 사람들은 인터넷으로 연결된 사회가 궁극적으로 평평하고 공정한 세상을 만들지는 못하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사회가 이런 문제점을 공유하고, 어떻게 현재 우리가 갖고 있는 한계를 직시하고, 디지털 유토피아적 사고에서 벗어나게 할 것인가? 좀 더 창의적이고 다양성에 가치를 두는 방식으로 특별한 소수와 다수의 목소리가 균형을 이루는 세상, 이를 통해 보다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를 풀어갈 것인가? 이런 질문을 던지는 것이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메시지이다.

인스타그램 ‘모바일 비디오’의 시대를 열다

인스타그램 비디오 화면

2013년 6월 14일 주요 언론 매체에는 또 한 번 페이스북이 보낸 초대장이 도착했다. 6월 20일에 ‘작은 팀이 큰 아이디어에 대해 일해왔다’며 그 결과를 공개하겠다는 것이었다.

여러 추측이 벌어졌지만. 나중에 여러 미국 매체는 인스타그램에 비디오 업로드가 발표될 것이라고 추측했다. 예상 대로 6월 20일 인스타그램이 그 동안 언급되어 왔던 비디오 업로드 기능을 공개했다.

창업자 시스트롬은 이 발표에서 인스타그램의 새로운 통계를 발표했는데, 현재 액티브 사용자가 1억 3천 만명이고 (페이스북이 인수할 당시 5천만 명에 비해 거의 3배에 가까운 성장이다), 지금까지 공유된 사진이 160억 장이며, 하루에 10억 개의 ‘좋아요’가 생성된다고 한다.

트위터의 바인(Vine)과 달리 비디오의 길이는 최대 15초까지 허용된다. 비디오 촬영을 위한 UI도 바인과는 차이가 있다. 특히 비디오 촬영시 녹화 버튼을 누른 상태로 화면의 다른 부분으로 초점을 맞추게 할 수 있는 기능과 13개의 필터, 중간 프레임을 삭제하거나 커버 이미지를 선정할 수 있는 기능들이 다른 비디오 용 앱과 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매셔블은 기능이 공개된 24시간에 이미 5백만 개의 비디오가 올라왔다고 보도했다.

왜 15초일까? 바인에서 6초로 제한한 비디오를 15초로 늘리는 것은 페이스북이 곧 공개할 비디오 광고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벤처비트의 존 코에치어가 분석했다. 인스타그램의 매출원을 만들면서 페이스북 비디오 광고를 노출하기 위한 전초적인 스텝이라는 것이다. 비디오 광고는 사용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며, 참여도도 높고 그에 따라 효과가 크다는 것이고, 바인의 6초 짜리 보다는 15초가 광고에서는 더 의미있는 길이라는 것이다.

최근 트위터의 바인(Vine) 서비스가 인기를 끌면서 급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인스타그램의 비디오 업로드 기능은 예상할 수 있는 것이었고 그 시점만이 문제였다. 바인은 콤피트닷컴의 조사에 의하면 2013년 5월 기준으로 360만 UV를 기록하고 앱데이터의 조사에서는 미국에서만 1300만 번 다운로드가 되었다.

바인은 기본적으로 트위터가 지향하는 뉴스, 정보 전달 네트워크에서 빠른 비디오 뉴스를 지향하고 있다.  물론 아직 많은 재미와 흥미 위주의 콘텐트가 만들어지고 있지만, 향후 지향점은 뉴스 소스일 수 있다. 그러나 페이스북의 인스타그램은 보다 정서적으로 공감을 이끌어 내고,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콘텐트 중심의 비디오를 지향할 것이다.

그동안 누가 모바일 시대의 유튜브가 될 것인가 하는 논의가 있어왔고 소셜캠(Socialcam)이나 비디(Viddy)가 이런 후보에서 거론되었으나, 이제 경쟁은 트위터의 바인과 인스타그램의 비디오가 될 것이다. 둘이 지향하는 방향은 다르더라도 사람들은 이제 훌륭한 품질의 비디오를 스마트폰을 통해 직접 생성하고 공유하고 전파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웹 시대에 유튜브가 미디어 플랫폼의 왕좌를 차지했다면 모바일 시대에서는 과연 누가 가장 강자가 될 것인가를 지켜보는 것은 아주 흥미로운 싸움이 될 것이다.

웹 시대 사진의 중심을 플리커에서 모바일시대에는 인스타그램이 그 자리를 차지한 이유는 사진에 필터를 통해 감성을 입히고 소셜 기능을 강화했으며, 태생부터 모바일이었다는 점이 작용했다.   이제 태생부터 모바일인 서비스가 비디오 영역에서 어느 만큼의 파이를 유튜브에서 가져올 것인가 하는 질문이 필요하다. 이는 구글이 다시 긴장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플리커(Flickr)의 새로운 도전

이제 웹에서 가장 큰 사진 공유 사이트는 페이스북이며, 모바일의 인스타그램 등의 등장과 급속한 성장으로 플리커 시대가 저물고 있음을 많은 사람들이 논해왔다. 그러나 야후의 새로운 CEO 마리사 메이어는 이러한 예측을 넘어서 플리커에 새로운 전환을 마련했다. 2013년 5월 야후는 완전히 변화된 플리커를 세상에 선 보였다. 1테라바이트의 무료 저장 공간을 제공하면서 새로운 UI를 통해 이전의 플리커에서 아주 세련되고 이미지 중심의 모습으로 탈 바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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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새로와진 플리커 화면 (이미지는 필자의 플리커 홈 모습)

플리커는 부부 사이인 스튜어트 버터필드와 카테리나 페이크에 의해 루디코프라는 밴쿠버 지역의 게임회사에서 시작했다. 초기 버전은 다중 사용자를 위한 사진 공유 기능이 있는 채팅 방 기능이었으나, 곧 사진의 저장과 공유 중심으로 바꿨다.

2005년 야후는 3천5백만불에 회사를 인수하고 모든 데이터를 미국으로 이전했다. 2008년 부터 비디오 업로드 기능을 시작하였고 2009년 3월에는 HD급 비디오를 업로드하고 재생할 수 있도록 하였다.

플리커는 전형적인 프리미엄(Freemium) 사업 모형을 갖고 있다. 기본 기능은 무료이지만 좀 더 많은 공간이 필요하거나 기능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유료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번 변화로 이제는 광고 없는 버젼은 1년에 49.99불을, 2 테라바이트로 용량을 늘리는 경우는 일년에 499.99불을 받는 것으로 나와 있다.

플리커는 2011년 6월 기준으로 5천 백만 명의 등록 사용자를 갖고 있으며 전 세계 기준으로 8천만 명의 UV를 갖고 있었다. 또한 2013년 5월 기준으로 60억 장의 사진이 업로드 되어 있다고 발표했었다. 이번에 새로 발표한 통계는 현재 8천9백만 명의 사용자가 80억 장의 이미지를 저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야후 임원 조차 잘 사용하지 않는 분위기에서 플리커 역시 그 성장 동력을 상실하였다. 2008년 두 창업자는 야후를 떠났고, 이후에 지속적인 감원이 이루어졌으며, 야후는 인수 이후에 딜리셔스와 마찬가지로 플리커의 성장 기회를 놓쳤다는 비판을 받는다.

야후는 한 때 웹 2.0 회사들을 적극적으로 인수하면서 소셜 미디어 시대를 대비하는 대 변신을 꾀한다고 인정 받았으나, 실제로는 인수한 대부분의 회사들이 내부 경영진의 무관심을 극복하지 못하고 자생력을 잃고, 인수된 주요 인력이 회사를 떠나는 실패의 길을 보여주었다.

나중에 등장한 사진 중심의 소셜미디어 사이트에 비해서 이제 가장 강점으로 내세울 수 있는 저장 공간과 고화질 사진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사진의 베이스 캠프로서 플리커와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소셜 네트워크에 접근하게 하는 전략을 추진해 나갈 것으로 생각된다. 이번에 인수 선언한 텀블러와의 연계 역시 이러한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고, 이러한 움직임의 기반에는 한 번 자기의 콘텐트를 저장하는 기반으로 사용하게 되면,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비용 때문에 쉽게 옮기지 못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미 오래되어 빛 바랜 브랜드로 여겨졌던 서비스를 새로운 감각으로 재 탄생시킬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 것이 플리커의 변신의 가장 큰 의미라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