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최대 쇼핑 시즌, 아이패드의 활약과 안드로이드 수수께끼

애플 아이패드가 미국 최대 쇼핑 시즌인 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에 가장 많은 온라인 쇼핑 트래픽을 발생시킨 모바일 기기로 조사됐다. 올 들어 아이패드의 태블릿 시장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지만, 매출을 발생시키는 플랫폼 파워 측면에서는 여전히 독보적인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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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이 11월24일(미국 현지시간) 발표한 ‘블랙 프라이데이 리포트 2012′에 따르면, 아이패드는 블랙 프라이데이에 발생한 미국 온라인 쇼핑 트래픽 가운데 9.8%를 유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다른 모든 안드로이드 기기의 총합(5.5%)보다도 2배 가까이 높은 수치이며, 심지어 같은 iOS를 탑재했으면서 판매량은 더 많은 아이폰(8.7%)도 근소한 차이로 따돌렸다.

태블릿끼리만 비교해보면 아이패드의 쇼핑 트래픽 점유율은 무려 88.3%로 뛰어오른다. 2위를 차지한 누크(3.1%), 3위 킨들(2.4%), 4위 갤럭시 시리즈(1.8%)를 비교도 안될 정도로 압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같은 결과는 올 들어 안드로이드 태블릿이 빠른 속도로 아이패드의 시장 점유율을 빼앗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놀라운 것이다.

이달 초 IDC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아이패드의 태블릿 시장 점유율은 50.4%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바로 전 분기에 65.5%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보면 상당히 큰 폭으로 점유율이 하락한 것을 알 수 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와 아마존, 아수스 등 안드로이드를 주력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제조사들의 점유율은 큰 폭으로 늘어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안드로이드 태블릿은 실제 소비자들의 사용 시간이나 웹 트래픽 면에서 시장 점유율 만큼 빠른 속도로 치고 올라오지 못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돼 왔다. 이것은 안드로이드 태블릿이 출하량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지만 실제 소비자 판매는 상대적으로 더디게 진행되고 있거나, 혹은 판매는 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활용 빈도는 아이패드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거나, 둘 중에 적어도 한 가지 문제를 앉고 있다는 점을 반증한다.

지난 9월 아이폰5 발표 행사에서 팀 쿡 애플 CEO는 “아이패드가 태블릿 트래픽의 92%를 차지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아래와 같이 비꼬아 말하기도 했다.

“나는 다른 태블릿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 제품들은 창고 속이나 판매점 선반 위에 있거나, 혹은 아마도 혼수품을 보관하는 맨 아래칸 서랍 속에 들어있는 게 분명하다.(I don’t know what these other tablets are doing. They must be in warehouses or store shelves or maybe in people’s bottom drawer.)”

이는 과거 스티브 잡스 전임 CEO가 그러했듯, 많은 안드로이드 관계자와 팬들을 분노케 할만한 발언이지만, 이번 IBM의 조사 결과를 통해 적어도 근거 없는 발언은 아니라는 점이 다시 한번 입증된 셈이다.

물론 이와 같은 지표들은 최근 판매량보다는 과거 판매량을 포함해 현재 사용중인 기기의 총합과 더 밀접하게 연관돼 있기 때문에, 최근 시장 점유율과 웹 트래픽 혹은 쇼핑 트래픽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다소 비약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점을 감안하더라도 안드로이드의 각종 사용 수치는 출하량에 비해 터무니 없게 낮게 조사되는 것이 사실이며, 이는 비단 태블릿 뿐만이 아니라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 전반적에서 제기돼 온 현상이다. 이를 두고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안드로이드의 수수께끼”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물론 그렇다고 엄청난 판매량에 바탕을 둔 안드로이드 플랫폼의 위력을 평가절하할 수는 없을 것이다. 최근 페이스북 본사 게시판에는 직원들에게 안드로이드로 교체할 것을 종용하는 포스터가 붙었다고 한다. 포스터는 2016년까지 아이폰과 안드로이드의 예상 출하량을 그래프로 보여주면서 직원들이 스마트폰을 안드로이드로 교체해서 ‘드로이드푸딩(도그푸딩-자사 제품을 내부에서 테스트하는 것-의 변형)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세계 최대 SNS 기업인 페이스북이 그만큼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중요하게 평가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더군다나 안드로이드가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국내 시장에서는 상황이 많이 달라질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드로이드를 개발하는 구글과 안드로이드 제조사로서는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 점유율에만 안주하지 말고, 이 참에 왜 안드로이드 기기가 iOS 기기와 비교해 점유율 대비 사용량에서 큰 차이가 나는지를 진지하게 따져볼 시점이 아닌가 싶다. 만약 구글이 직접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제조사 가운데 이 수수께끼를 풀어내는 쪽이 장기적으로 안드로이드의 제왕 자리를 굳히는 데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게 될 것이다.

한편, IBM의 ‘블랙 프라이데이 리포트 2012′에 따르면 올해 블랙 프라이데이 매출은 전년 대비 20.7% 증가했으며, 온라인 매출 가운데 16.3%가 모바일 기기에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모바일 기기 중에서는 스마트폰(58.6%)의 쇼핑 트래픽이 태블릿(41.4%)보다 더 많았지만, 가장 많은 트래픽을 유발한 기기는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아이패드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밖에 온라인 매출 가운데 34%가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SNS를 통해 유입된 소비자를 통해 발생했다는 점도 흥미롭다.

이번 조사 결과는 IBM의 디지털 애널리틱스 벤치마크를 통해 미 전역 500개의 소매점에서 1백만 건 이상의 전자상거래 결과를 분석해 조사된 것이다. IBM 블랙 프라이데이 리포트 전문은 아래 링크에서 볼 수 있다.

관련 링크 : IBM 블랙 프라이데이 리포트 2012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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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이 함께 발표한 인포그래픽(출처 : PR Newswi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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