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함께 일하던 후배 기자가 노트북을 맥북 에어로 바꿨을 때의 일입니다. 당시만 해도 맥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지나가다가 호기심에 매장에서 잠시 체험해보거나 지인 것을 잠깐 만져본 정도가 전부였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맥북 에어로 바꾼 후배가 마우스 없이 트랙패드만으로 기사 작업을 하는 것을 보게 됐습니다. 기사 마감으로 한시가 바쁜 상황. 옆에서 지켜보다 답답해서 결국 한 마디 했습니다.
“마우스 없니? 기사 빨리 마감해야 되는데?”
“마우스요? 트랙패드가 더 편한데요?”
마우스보다 트랙패드가 더 편하다니, 대체 말이나 되는 소린가요? 후배가 이것 저것 애플 제품을 늘려가더니 드디어 애플병이 들어도 심하게 들었구나 생각했습니다. 본격적으로 맥북을 써보게 되면서 마우스를 서랍 속에 고이 모셔두게 된 것은 한 참 후의 일입이다.
애플, 터치스크린이 꼭 필요해? 트랙패드면 됐지!
애플은 2010년에 공개된 맥 OS X 10.7 라이언에서 멀티 터치 제스처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멀티 터치를 지원하는 매직 마우스나 매직 트랙패드, 맥북에 내장된 트랙패드에서 멀티 터치 제스처로 OS X의 각종 기능을 손쉽게 쓸 수 있도록 해주는 기능입니다. 클릭이나 스크롤은 물론이고, 두 손가락을 오므리거나 벌려서 화면을 확대 혹은 축소하거나 두 손가락을 회전시켜 사진을 회전시키거나, 심지어 뒤로 가기, 앞으로 가기, 데스크톱 전환하기, 런치패드 실행 등 다양한 작업을 모두 손가락 만으로 할 수 있습니다.
트랙패드 자체의 성능이나 터치감도 다른 윈도우 계열 노트북이나 액세서리 업체들이 쉽사리 따라잡지 못할 정도로 훌륭하게 만들어졌습니다. 애플은 이후로도 OS X 10.8 마운틴 라이언으로 이어지는 업데이트를 통해 마우스나 트랙패드만으로 더욱 다양한 작업을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능을 추가해 나가고 있습니다.
iOS의 멀티 터치 기능을 노트북과 일체형 PC에 최적화된 형태로 옮겨 온 셈입니다. 중요한 것은 맥북이나 아이팩에 터치스크린을 탑재하지 않고도 멀티 터치 기능을 십분 이식했다는 점입니다. 윈도우 기반의 노트북들도 멀티 터치 트랙패드를 내장하기 시작했고, MS도 직접 터치 인터페이스를 지원하는 마우스를 출시하기도 했지만 운영체제와의 궁합 면에서는 아직 OS X에 미치지는 못하는 수준입니다.
MS, 터치스크린이 미래… 윈도우 뜯어 고쳐!
시간이 흘러 드디어 윈도우8이 출시됐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8을 선보이면서 기존 윈도우 UI에서 터치 패드의 활용성을 강화하기보다는, 아예 한 발 더 나아가 터치스크린을 염두에 두고 타일 형태의 모던 UI를 만들어냈습니다. 윈도우폰에서 처음 시도해 참신한 평가를 받았던 메트로 UI를 그대로 PC로 가져온 것입니다.
사실 MS는 태블릿 PC의 원조격입니다. 약 10년 전, 빌 게이츠 회장은 컴덱스 2001 기조연설에서 펜 입력이 가능한 태블릿 PC를 소개했으며, 이듬해에는 “태블릿 PC가 5년 내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PC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며 태블릿 PC의 전도사로 나섰습니다. 이어서 출시된 윈도우 XP에서는 태블릿 PC 에디션을 발표했고, 컴팩, 도시바, 에이서, 후지쯔, HP 등 많은 PC 메이커들이 태블릿 PC를 잇따라 출시했습니다.
그러나 2010년 애플이 아이패드를 출시하기 전까지 게이츠 회장의 발언은 현실화되지 못했습니다. 실패의 원인으로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윈도우 운영체제 자체가 태블릿 PC에서 활용하기에 적합하지 않았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번에 MS가 윈도우8을 출시하면서 모던 UI를 선보인 것은 드디어 윈도우의 인터페이스를 터치스크린에 걸맞게 뜯어고치면서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과연 윈도우8은 태블릿에서 이용하기에는 기존 윈도우보다 훨씬 나은 경험을 보여줍니다. 과거 윈도우 기반 태블릿들이 감압식 터치스크린에서 손톱 만한 아이콘을 스타일러스펜으로 꾹꾹 찍어 눌러야 했던 것을 감안하면 격세지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윈도우8, 과연 터치스크린 없이도 쓸 만 한가?
그러나 문제는 윈도우8이 과연 터치스크린을 지원하지 않는 기존의 노트북이나 데스크톱에서도 유용할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터치스크린이 없는 PC에서 윈도우8을 쓰다보면 기존의 데스크톱 모드를 기본으로 이용하면서 가끔씩 타일 형태의 윈도우8 스타일 모드를 보조로 이용하게 됩니다. 이는 맥 OS X에서 종종 런치패드를 이용하는 것과 보여지는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단지 가끔씩 윈도우8 스타일 모드를 쓰기 위한 목적으로 윈도우7에서 윈도우8으로 갈아타야 할까요? 실제로 기존 PC에서 윈도우8으로 업그레이드를 했다가 다시 윈도우7으로 돌아가는 이용자들이 많다고 합니다. 특히 시작 버튼이 사라지고 대신 매번 윈도우8 스타일 모드로 이동해야 하는 점은 많은 이용자들을 혼란케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터치스크린이 되는 노트북이나 일체형 PC에서는 어떨까요? 분명 키보드와 마우스/터치패드 뿐만 아니라 제3의 새로운 인터페이스가 추가됐다는 점은 나쁘지 않은 소식입니다. 그러나 그로 인한 가격 상승까지 감내할 만큼 매력적인지는 따져봐야 합니다. 굳이 비싼 터치스크린을 탑재하지 않아도 터치 인터페이스를 트랙패드에서 모두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을 애플이 이미 2010년에 OS X 라이언을 통해 입증해냈습니다.
노트북이나 PC에서는 사용자와 디스플레이의 거리가 스마트폰이 태블릿에 비해 다소 먼 편입니다. 손바닥 바로 밑에 있는 멀티터치 트랙패드가 훌륭하게 작동한다면 굳이 멀리까지 손을 뻗어 화면에 지문을 칠해야 할 필요가 없습니다. 화면을 터치하려면 마우스나 키보드에서 손을 떼야 하기 때문에 작업 능률면에서도 좋지 않습니다. 터치스크린을 탑재한 윈도우8 노트북을 접해보지 않았더라도 기존에 아이패드나 안드로이드 태블릿에 도킹 키보드나 블루투스 키보드를 연결해 노트북처럼 이용해보려고 시도해봤던 소비자라면 키보드/마우스와 터치스크린을 동시에 사용하는 것이 사실 그다지 편리하지 않다는 것을 간파할 수 있을 것입니다.
태블릿 따로 노트북 따로 살래, 하나로 합쳐서 쓸래?
윈도우8의 터치스크린 기능이 가치를 십분 발하는 순간은 기존의 정형화된 노트북 폼 팩터보다는 키보드 액세서리나 스위블 혹은 슬라이드 방식으로 태블릿과 노트북으로 자유롭게 변신할 수 있는 제품들은 이용할 때입니다. 노트북으로 이용할 때에는 키보드와 마우스, 트랙패드에서 테스크톱 모드로 이용하다가, 화면을 분리하거나 돌려서 태블릿처럼 이용할 때에는 터치 인터페이스로 이용하는 것입니다. 태블릿과 노트북을 모두 구입하기에는 다소 부담되는 소비자에게 환영받을 제품입니다. 노트북과 태블릿을 한 번에 구입하면서 MS 오피스까지 쓸 수 있으니 금상첨화입니다.
문제는 가격입니다. 태블릿 수준의 성능에서 윈도우를 구동하려고 해도 최소 80만원대(ARM 프로세서를 탑재한 서피스RT 등)에서 110만원(아톰 프로세서를 탑재한 삼성 아티브 스마트PC, LG전자 탭북 등)이나 지출해야 합니다. 태블릿에서 오피스를 이용하는 비용 치고는 만만치 않은 셈입니다. 노트북까지 대체할 수 있는 인텔 코어 i5 프로세서 이상의 제품을 구입하려면 150만원에서 200만원까지 써야 합니다. 아이패드나 넥서스7 등 태블릿 PC에 쓸만한 울트라북 제품을 함께 구입하는 것과 가격 면에서 큰 차이가 없습니다.
이 때문인지 실제로 윈도우8이 침체에 빠진 PC 시장에서 구원투수가 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NPD에 따르면 MS가 10월 말 윈도우8을 출시한 후 한 달 동안 미국 소비자 시장에서 윈도우 기반 PC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1%나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노트북 판매는 24%, 데스크톱은 9%나 하락했습니다.
이 수치는 MS 서피스 판매량과 기업 시장 판매량은 포함되지 않은 것입니다. 그러나 MS가 공식적으로 서피스 판매량을 밝히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올4분기에 50~60만대 가량 판매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는 당초의 기대를 훨씬 밑도는 것입니다. 기업 고객들도 아직 윈도우8을 도입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윈도우8이 PC 판매를 늘리기는 커녕 오히려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올만 합니다. 실제로 제조사에서는 PC 판매량이 하락한 원인으로 윈도우8을 지목하는 발언이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습니다. 반대로 MS에서는 제조사들의 제품이 매력적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받아치는 상황입니다. 과거 새로운 윈도우가 출시됐을 때 PC 교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PC 시장이 활기를 띄었던 것과는 상반되는 결과입니다.
이처럼 윈도우8 PC 판매가 부진한 것은 다소 생경한 윈도우8의 인터페이스와 여전히 건재한 윈도우7과 XP, 그리고 무엇보다 윈도우8 PC들이 대거 터치스크린을 탑재하면서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는 점이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터치스크린을 탑재한 제품이 주로 출시되면서 디스플레이 측면에서만 최소 100달러 이상의 가격 상승 요인이 있었다는 지적입니다. 여기에 슬라이드나 스위블 방식, 탈착식 등 새로운 기계 구조가 내장되는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비슷한 사양의 넷북, 울트라북과 수백 달러까지 가격 차이가 벌어지기도 합니다.
이와 달리 애플 아이패드는 PC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판매된 아이패드만 해도 1억대를 넘어섰으며,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주요 PC 메이커의 PC 판매량을 압도하고 있습니다. 맥 제품군의 경우에도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인기에 힘입어 선전하고 있습니다. 비록 전세계 PC 시장 점유율을 놓고 보면 아직 손가락에 꼽히지 못하고 있지만, 침체된 PC 시장에서 거의 유일하게 두 자리수의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입니다. 단일 기종으로만 놓고 보면 맥북 에어와 맥북 프로는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 1~2위를 다투는 수준입니다.
포스트 PC vs. PC+
정리해보면 애플은 맥북이나 아이맥 등 PC 제품에 터치스크린을 내장하는 대신 트랙패드의 멀티터치 인터페이스를 보다 정교하게 개선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반면 기존 PC 운영체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MS는 기존 고객들을 다소 혼란에 빠뜨릴 우려를 감수하면서까지 과감하게 윈도우8을 터치스크린에 특화된 운영체제로 만들어냈습니다. PC 운영체제 시장을 독식하고 있는 MS가 과감하게 승부수를 던진 반면, 한참 뒤쳐져 있는 애플은 기존의 PC 인터페이스를 조금씩 개선해나가는 방식을 택했다니 다소 모순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아마도 이 모든 상황의 발단은 아이패드의 대성공에서부터 찾을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애플은 왜 맥북과 아이맥에 터치스크린을 탑재하지 않았을까요? 모바일 기기에서 정전식 터치스크린과 멀티 터치 인터페이스를 거의 업계 기본 사양 수준까지 대중화시킨 것이 바로 애플이었는데 말이죠.
해답은 과거 두 회사 경영진의 발언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스티브잡스 전 애플 CEO는 2010년 아이패드를 선보이면서 포스트 PC 시대의 개막을 선언했습니다. 아이패드로 상징되는 태블릿 등 새로운 제품군이 기존 PC 시장을 대체해나갈 것이라는 의견입니다.
“우리가 농업국가였을 때, 모든 차는 트럭이었습니다. 농장에는 그게 필요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차량이 도심에서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승용차들이 더 보편화 되었습니다. 자동 변속기나 파워 스티어링과 같은 혁신, 그리고 트럭에선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던 것들이 승용차에겐 중요한 것이 되었죠. PC도 트럭과 같은 존재가 될 겁니다. 그들은 여전히 존재할 것이며 여전히 가치가 있겠지만, 훨씬 적은 사람들이 사용하게 될 겁니다.” – 스티브잡스 전 애플 CEO, 2010년 6월 D8 컨퍼런스
윈도우8 개발이 한참 진행되던 당시 팀 쿡 애플 CEO도 아래와 같이 비난한 바 있습니다.
“토스터와 냉장고를 통합시킬수야 있겠죠. 하지만 그렇게 하더라도 아마 사용자를 만족시키지 못할 거라는 건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 팀 쿡 애플 CEO, 2012년 1분기 실적발표 중
이러한 발언을 종합해보면 애플은 아이패드로 포스트 PC 시장을 열어가면서도 동시에 기존 맥 제품에서는 PC에 최적화된 인터페이스를 개선해나가면서, 서로 다른 제품군으로 동시에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취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폼팩터만 다를 뿐만 아니라 애플은 태블릿과 PC에 서로 다른 운영체제를 탑재하면서 아이패드와 맥을 철저히 분리시키고 있습니다. 맥 OS X이 점차 iOS와 통합되고 있다는 분석이 있지만, 이는 알림센터와 아이메시지, 페이스타임, 아이클라우드 등 iOS에서 시작한 서비스와 기능을 맥에 알맞은 형태로 OS X에 추가하고 있는 수준이지, 태블릿에 맥 OS를 탑재하거나 맥에 iOS를 탑재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습니다.
반면 MS는 윈도우8을 통해 태블릿과 PC의 통합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도의 뿌리는 MS의 PC+ 전략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애플은 지금이 포스트 PC 시대라고 이야기하고, PC와 타블렛이 다르다고 이야기하였지만 저희 생각에 실제로는 그것이 완전히 틀린 개념이라고 생각합니다.” – 캐빈 터너 MS COO, 2012년 7월 MS 전세계 파트너 컨퍼런스
PC+는 1999년 빌 게이츠 전임 회장이 처음 사용한 개념입니다. 캐빈 터너 COO는 포스트 PC는 잘못된 개념이라며, 다시 한번 PC+의 시대를 주장했습니다. PC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발전하는 것이며 태블릿과 PC 모두를 자유롭게 옮가가면서 터치와 펜, 마우스, 키보드가 모두 공존하는 형태로 발전해나갈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포스트 PC 대 PC의 경쟁 구도가 아니라 PC+ 이름으로 모든 제품을 통합해 나가려는 의지가 엿보입니다.
당시 포스트 PC가 맞냐, PC+가 맞냐를 두고 한 차례 논쟁이 일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두 회사가 용어를 놓고 말장난으로 주도권 싸움을 하는 정도라는 평가에 힘이 실렸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최근 애플과 MS의 제품을 놓고 비교해보면 단순히 용어를 둘러싼 힘겨루기 수준이 아니라, 포스트 PC 시대를 준비하는 두 기업의 전략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윈도우8이 테스크톱 모드와 윈도우8 스타일 모드, 두 가지를 한 몸에 같춘 모습으로 등장한 이유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윈도우8은 분명 어느 정도 팔려나갈 것입니다. PC 운영체제 시장에서 MS의 저력은 무시할 수 없으니까요. 실제로 타미 렐러 MS 윈도우부문 공동 부사장은 지난 11월28일 윈도우8 라이선스가 4천만 개나 팔려나갔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윈도우8이 진정 성공했다고 평가받기 위해서는 단지 호기심에 윈도우8을 프로모션 가격으로 내려받았다가 윈도우7으로 다운그레이드하는 소비자가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새로운 폼팩터의 PC 시장을 활성화시키며 PC+의 시대를 열어젖혀야 제 몫을 다 했다고 평가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윈도우8 PC의 시장 반응을 보면 녹록치는 않아 보입니다. 어쩌면 이번엔 MS가 너무 앞서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 당장 소비자들은 터치스크린을 갖추고 상황에 따라 노트북에서 태블릿으로 변신할 수 있는 고가의 윈도우8 PC보다는 키보드와 마우스를 탑재한 보다 저렴한 PC를 이용하면서 적절한 가격대의 태블릿PC를 구입하는 것에 더욱 관심이 있어 보입니다. 과연 새로운 폼팩터의 윈도우8 PC가 대중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 지는 인텔 i5급 준수한 사양을 갖춘 제품이 1백만원 수준으로 떨어진 다음에 다시 한번 살펴봐야 겠습니다.
한편, 애플이 머지 않아 맥북에 터치스크린을 탑재할 것인지도 한번쯤 생각해 볼 만한 부분입니다. 만약 애플마저 내년 쯤 맥에 터치스크린을 집어넣기 시작한다면 윈도우8에 대한 평가도 달라져야 할 지 모릅니다.
이와 관련해 서로 다른 두 명의 업계 관계자와 의견을 주고 받은 적이 있습니다. 한 관계자는 맥북에도 터치스크린이 필요하며, 아이폰, 아이패드로 이어져 온 애플의 흐름을 볼 때 이르면 내년 쯤 터치스크린을 탑재한 맥북이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적어도 한 동안은 애플에서 터치스크린을 탑재한 PC가 출시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터치스크린 인터페이스가 PC에서 애플의 멀치터치 트랙패드보다 나은 사용자 경험을 전달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의 혁신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애플이 맥에 터치스크린을 탑재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입니다.
과연 독자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과연 PC와 태블릿은 한 몸이 되어 PC+로 진화하게 될 운명일까요, 아니면 서로 다른 폼팩터와 가격대를 유지하면서 자연스럽게 포스트PC 시대로 넘어갈까요? 소비자들은 과연 노트북 따로 태블릿 따로 구입할까요, 윈도우8을 탑재한 하이브리드 제품을 선택하게 될까요? 윈도우8의 PC+ 전략은 성공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과연 조만간 애플이 터치스크린 맥북을 출시하게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