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테크프론티어

테크프론티어 공용 계정

뉴욕 대학 Gary Marcus가 와이어드에 기고한 글을 읽고

2019년 8월 14일 게리 마커스가 와이어드에 ‘DEEPMIND’S LOSSES AND THE FUTURE OF ARTIFICIAL INTELLIGENCE‘라는 글을 기고했다. 본 글은 이 기사를 읽고 정리한 입장이다.

게리 마커스는 뉴욕 대학의 심리학과 뇌 과학 교수이다. 그는 꾸준히 딥러닝 만의 방식으로는 우리가 생각하는 지능의 문제를 풀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판적 입장을 고수했다. 사람들이 그렇게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기고문에서도 마지막에 나오듯이 아이는 훨씬 적은 에너지와 데이터를 갖고 언어를 습득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가 이번 글에서 지적하는 문제는 딥마인드의 경제적 측면에서 출발했지만 (작년에만 5억 달러 이상의 적자), 심층강화학습이라는 하나의 방법으로 모든 문제를 접근하고 있는 연구 방법론의 문제를 지적한다. 심층강화학습이 너무 과대 평가 되어 있을 수 있고, 이에 몰리는 돈으로 차라리 지능에 대한 다양한 접근과 방법에 투입되는 것이 낫다는 입장이다. 물론 알파벳의 매출 규모로 10억 달러 수준의 투자는 큰 투자 규모는 아니다. 힉스 보존을 발견한 LHC에 투입된 자금이 지금까지 100억 달러 정도로 본다면, 아직 AI에 투입된 돈이 거대한 규모는 아닐 수 있다는 점이다.

다만, 아직 실제 세계에 적용해서 의미있는 결과를 내놓지 못하는 여러 연구는 결국 또 한 번의 ‘AI 겨울’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나 역시 요즘 이런 우려가 생기고 있다. 80-90년 초까지 인공지능이 세상을 뒤집어 놓을 것이라는 열풍을 한 번 겪어 봐서 안다). 게리는 저커버그가 청문회에서 페이크 뉴스 문제를 AI로 풀겠다고 한 것에 대해서도 ‘못할 것’이라는 컬럼을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적이 있다.

심층강화학습 모델이 미래의 트랜지스터가 되기 보다는 그냥 널리 사용되는 도구는 되겠지만 세상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는 것이 그의 평가이다. 이미 우리는 왓슨 모델이 생각보다 범용적이지 못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범용 인공지능을 얘기하는 것은 쉽지만 구현하는 것은 너무 어려운 문제이다. 자율주행차, 의료 문제, 페이크 뉴스 등등은 여전히 도전적 과제일 뿐이다. 20-30만년 동안 진화한 사피엔스의 브레인은 그 만큼 능력이 출중하다. 개인적으로 이런 측면 때문에 유발 하라리 책을 읽으면 SF 소설 같게 느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제 슬슬 10여 년을 해보고 나서 딥러닝 등 현재 강력하게 지지받는 AI 모델의 실제 유용성에 대해 조심스러운 회의가 등장하는데, 우리는 이제 불타오르는 것 같아서 남들이 다른 방향을 달릴 때 가서야 여기가 아닌가벼? 할까봐 또 걱정된다.

급성장하는 중국의 클라우드 산업

중국 정보 통신 기술 아카데미 백서 발행

중국 신화통신의 7월 8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은 2018년 962억 8천만 위안 (139억 7천만 달러) 규모로 성장했다 [1]. 중국 정보 통신 기술 아카데미 (CAICT)가 발표한 백서를 기준으로 제시한 것인데, 이는 2017년에 비해 39.2% 성장한 수치이다.

각 시장 세그먼트별로 분석하면, 퍼블릭 클라우드는 437억 위안 (7조 4,700억 원 규모)로 2017년에 비해 65.2% 성장한 것이며, 2022년 까지 급격히 성장해 1,731억 위안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프라이빗 클라우드 시장은 525억 위안이며, 전 년에 비해 23.1% 성장한 수치이며, 2022년까지 지속적으로 성장해 1,172억 위안이 될 것으로 본다.

2018년 매킨지의 서베이 자료에 의하면 중국 기업의 전체 IT 예산 중 7.9%가 프라이빗 클라우드에 6.5%가 퍼블릭 클라우드에 투입되고 있다고 한다. 이는 미국이 5.2%가 프라이빗, 23.9%를 퍼블릭 클라우드에 사용하는 것과 비교된다 [2].

그림 1. 중국 기업의 클라우드 예산 비중

그림 1. 중국 기업의 클라우드 예산 비중

이런 변화는 2018년 4월에 발표한 아시아 클라우드 컴퓨팅 협회 (ACCA)의 분석 보고서에서 중국이 주요 아시아 태평양 국가 중에 단지 베트남 보다 상위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비약적인 도약이다. 이 보고서에서는 중국이 해결해야 하는 문제를 전력 안정성과 브로드밴드 품질, 국가 전체 범위 채택을 위한 로지스틱스의 문제 등으로 지적했다 [3].

매킨지 조사를 다시 산업 부문 별로 살펴보면, 공업, 여행, 운송, 물류, 인공지능과 하이테크, 금융, 인터넷 기업 순서대로 외부 클라우드 서비스에 투입하는 비용이 큰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2021년까지 전망을 보면 소비자 대상 응용 분야, 빅데이터,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부문에 투자가 더 많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림 2. 산업 별 외부 클라우드 서비스 활용 비중

그림 2. 산업 별 외부 클라우드 서비스 활용 비중

중국 기업이 클라우드로 전이하는 데는 세 가지 우려 사항이 있다. 첫 째가 비용 또는 이전의 어려움 (66%), 두 번째가 보안 문제 (61%), 세 번째가 규제 컴플라이언스 (33%) 이슈이다. 이 밖에도 경쟁력 있는 비즈니스 케이스를 만들기 어려움 같은 문제가 있지만,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성장 잠재성이 높은 나라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림 3. 기업이 클라우드 채택에서 장벽으로 생각하는 요인들

그림 3. 기업이 클라우드 채택에서 장벽으로 생각하는 요인들

클라우드 산업 진흥을 위해 변화하는 중국 정부의 정책

중국 클라우드 산업의 비약적 성장은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여러 정책에 힘입은 바가 크다. 중국 공업정보화부 (MIIT)는 작년 8월 클라우드 컴퓨팅 진흥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는데, 클라우드 컴퓨팅이 기업의 생산, 운영, 관리에 폭 넓게 사용될 것이며, 1백만 개 이상의 추가 기업이 클라우드 컴퓨팅을 채택할 것이라고 했다. 공업정보화부의 전략은 2015년에 비해 2019년에는 클라우드 컴퓨팅 산업을 2.5배 이상 성장시키겠다는 것이고, 이는 주로 퍼블릭 클라우드 산업에 커다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2018년 말에는 20개 이상의 지방 정부가 기업의 클라우드 컴퓨팅을 위한 정책 방향을 제시했는데, 이에는 상하이, 장쑤성, 저장성, 후베이 등이 포함되어 있다.

중국의 초기 전략은 중국 국무원이 2010년 ‘전략적 신흥사업 육성 촉진 및 발전에 대한 결정’을 통해 클라우드를 중점 산업으로 선정하고, 베이징, 상하이 등 5개 도시에서 클라우드 시범사업을 추진했고 매년 1000억 원 이상 투입했다.

2015년 1월에 나온 국무원의 ‘클라우드 컴퓨팅 혁신 발전을 통한 정보산업 신업태 육성 촉진에 관한 의견’이 첫 지원 정책이라고 볼 수 있다. 2020년까지 중국에서 세계적인 클라우드 기업이 나오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정책이었다. 지원 정책에는, 다양한 정부 재정 지원, 핵심 기술의 연구개발 및 산업화에 대한 사회자본의 투자 장려,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을 소프트웨어 기업, 국가 규획에 포함된 중점 소프트웨어 기업, 하이테크 기업, 기술 선진형 서비스 기업 법위에 포함해 관련 제금 우대 혜택 제공, 창업투자 기금을 설립해 재정 출자, 사회자금 투입 등 복합적인 담보 체계를 마련, 일정 조건을 충족하는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에 대한 자본 시장을 통한 직접 유자, 해외 M&A 등 방식을 통한 시장 개척 지원 등을 담고 있다 [4].

2016년에는 ‘제조원 및 인터넷 융합 발전 심화에 관한 지도 의견’을 통해 2018년까지 주요 국가 산업에 클라우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공업 클라우드와 빅데이터 등 기술의 통합적 응용을 강화하고, 2018년까지 공업 클라우드 기업 고객을 2015년 말에 대비해 2배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5].

이런 국가 주도 정책에 힘입어, 아시아 태평양 시장에서 중국 클라우드 기업의 위상을 보면 중국 기업은 이미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앞서가는 기업들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지난 5월에 발표한 시너지 리서치의 데이터를 보면, 알리바가, 텐센트, 신넷은 이미 각각 2위, 4위, 6위를 차지하고 있다 [6]. 1, 3, 5위는 각각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이 차지하고 있다. 중국 시장 안에서 리더 기업을 살펴보면, 2018년 상반기 기준으로 알리바바가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에서 매출 기준으로 43%의 쉐어를, 텐센트가 11.2%, 차이나 텔레콤이 7.4%의 시장 점유율을 갖고 있다.

그러나 최근 벌어지고 있는 미중 무역 갈등으로 인해 알리바바는 오히려 미국에서 클라우드 사업을 확장하는 계획을 중단했는데, 특히 미국 기업이 자사의 데이터가 중국 기업에 저장되는 것을 꺼릴 것이라는 판단에 의한 것이다. 이미 알리바바가 세계 3위 규모로 급성장해서 미국 시장에서 무시 못 하는 사업자로 등장한 것이 이유이다.

이런 무역 갈등을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으로 중국도 일단 자유 무역 지구를 시작으로 해외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에게 시장을 개방하기로 했다 [7]. 이런 움직임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조치로 중국이 미국의 요구에 보다 전향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신호이며, 이를 리커창 총리가 지난 3월 IBM 등의 글로벌 기업 인사들과 회담하면서 밝혔다. 특히 이때는 해외 기업이 국내 파트너가 없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런 배경에는 이미 2015년 국무원에서 제시한 클라우드 컴퓨팅을 진흥하기 위한 정책 가이드라인에서 언급한 ‘해외 기업이 관련된 규율만 따른다면 클라우드 컴퓨팅 관련 섹터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한다’는 원칙에 부합하는 것이다. 이런 규율에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가 지역 사업자와 협력을 해도 국내 시장의 안정성과 국가 안보를 위해 현지에 설비를 갖춰야 하는 것을 포함한다. 다시 말해 데이터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원칙이다.

예를 들어, 아마존은 베이진 신넷 기술과 파트너링을 해 베이징 지역에서 AWS 차이나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하고 있다. 신넷은 하드웨어를 소유하고 AWS는 기술, 지도, 전문 지식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후 4월에는 다시 리 허 부총리가 데이터 센터를 운영하기 위한 면허를 더 발급할 것이며, 해외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에 대한 50% 소유권 상한선을 해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8]. 그러나 여전히 해외 기업이 현재 운영하는 장비와 시설을 자유 무역 지구로 이전해야 한다는 점에서 제약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또한, 지분 상한선에 대한 해제가 언제 이루어질지 또는 어떤 지역에 제한되는 것인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남아 있다. 지난 4월에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의 대표들이 MIIT 관리를 만나 관련된 이슈를 나누었으나 그 내용이 공표되지는 않았다.

중국의 적극적인 국가 정책에 의해 클라우드 컴퓨팅 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것은 맞으나, 매우 불공정한 방식으로 진행되었고, 강력한 사이버보안 법률 등으로 모든 데이터는 중국 내부에 있어야 한다는 방침으로 아직도 해외 기업의 진출이 쉽지 않은 시장이다. 그러나 이제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추었다는 판단으로 중국 시장을 제한적으로 개방하기 시작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클라우드 컴퓨팅 관련 기술과 솔루션을 갖고 있는 업체에게는 아주 의미 있는 시장으로 변화할 것이다.

참고 문헌

[1] Xinhuanet, “China’s cloud computing market close to 14 bln U.S. dollars,” Jul 8, 2019

[2] McKinsey and Co., “Public cloud in China: Big challenges, big upside,” Jul 2018

[3] Cloud Tech, “Singapore overtakes Hong Kong to become strongest Asia Pacific cloud nation,” Apr 16, 2018

[4]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중국 정부 지원 사격으로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 급부상 전망,” CSF, 2015년 12월 10일

[5]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무원, ‘제조업과인터넷 융합 발전 심화에 관한 지도 의견’ 발표,” 2016년 5월 24일

[6] Cloud Tech, “New figures show increasing Chinese influence across Asia Pacific cloud markets,” May 24, 2019

[7] Global Times, “China’s cloud services market could be open to foreign players, but national security must be proteceted,” Mar 31, 2019

[8] Wall Street Journal, “China Sweetends Its Cloud-Computing Offer in U.S. Trade Talks,” Apr 11, 2019

본 글은 한국정보화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으며, 클라우드스토어 씨앗 이슈리포트에 동시 게재합니다.

매리 미커의 2019년 인터넷 트렌드 보고서에 대한 리뷰

[이 글은 한국인터넷진흥원 (KISA)에서 매월 발행하는 KISA REPORT 2019년 7월 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매리 미커는 누구인가?

매리 미커는 현재 12억 5천만 달러의 펀드를 운영하는 본드 캡 LLC의 파트너이다. 그녀는 1995년 모건 스탠리에 있을 때부터 인터넷 트렌드 보고서를 발행했고, 이는 테크 업계에서는 매우 중요하게 참고하는 자료로 인정받아 왔다.

모건 스탠리에 있을 때는 PC와 소비자용 소프트웨어 산업을 다루었으며, 넷스케이프와 구글의 상장을 이끈 매니저로 유명했다. 2010년 12월부터는 유명 벤처 캐피털 회사인 클라이너 퍼킨스의 파트너로 일했고, 2019년에 스핀 아웃해서 본드 캡을 설립했다.

그녀가 인터넷과 하이테크 산업 전망을 하는 보고서를 매년 발표하면서 많은 미디어가 이를 다시 검토하고 리뷰하지만, 매리 미커는 닷컴 버블을 만들어 낸 주동자 중의 하나로 비판도 받았고, 그녀의 발표 자료에는 늘 투자한 포트폴리오 회사를 주로 소개하기 때문에 자신의 투자 회사에 대한 홍보성이 있다는 점도 지적할 부분이다.

그럼에도 미국을 포함해 글로벌 시장 동향을 그녀의 시각으로 이해하고, 현재 투자 사이드에서 보는 주요 트렌드가 무엇인지 알기에 매우 유용한 자료라는 점은 모두 인정한다. 다만, 대부분의 흐름을 업사이드 측면으로 매우 긍정적으로 얘기한다는 것을 알고 읽으면 너무 과도하게 해석하지 않을 수 있다.

주요 주제 별로 그녀가 얘기하는 흐름을 살펴보기로 한다. 발표 자료 원본은 여기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인터넷 사용자와 스마트폰 변화

글로벌 인터넷 사용자는 38억 명 수준이며, 이제는 6% 수준의 성장율을 보여 더 이상 급격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는 전체 인구의 51%에 해당하는 비율인데, 2009년 24%에서 2018년 51%로 성장했다. 가장 주목할 지역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과 아프리카와 중동지역이다. 이 두 지역은 아직 전체 인구에서 인터넷 사용자 비중은 48%와 32%인데, 북미가 89%인 것에 비하면 아직도 큰 성장 잠재성이 남아 있다.

새로운 스마트폰 출하량은 2018년 전년 대비 4% 감소했다 (IDC에 따르면 2019년 1/4분기에도 5.9% 감소한 것으로 나온다). 사실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크게 달라질 것 같지 않다. 스마트폰은 사람들이 신기종으로 교체하는 비율이 크게 줄어들고 있고, 프리미엄 폰에서는 이미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줄어드는 기업은 애플이다.

글로벌 인터넷 기업을 시장 가치 순서로 보면 미국 기업이 30위 안에 18개가 중국이 7개 기업이 있다. 두 국가의 리더십은 견고하지만, 이런 기업의 매출 성장은 분기 기준으로 13%에서 11%로 약간 둔화되었다.

이커머스와 온라인 광고

두 분야는 전반적으로 견고하게 성장하는 분야로 예측한다. 이커머스는 미국에서 연간 대비 12.4%의 성장을 보여 전년도 12.1%보다 약간 증가하고 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전 세계적으로 리테일 시장이 몰락하고 있다는 기사가 많았음에도, 미국의 리테일 시장이 2.0% 성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 것은 실재 리테일 시장의 구성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고 새롭게 성장하는 영역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특히 2017년 보고서에도 언급한 온라인-오프라인을 결합해 시너지를 내는 리테일 시장의 성장을 살펴봐야 한다.

온라인 광고 시장에서는 일단 미디어에 보내는 시간과 광고비 금액을 보면 이제 데스크톱 PC와 모바일이 미디어 소비 시간에 비례하는 광고비가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사람들이 보내는 시간보다 적은 광고비가 사용되었으나, 2018년에는 데스크톱은 15%, 모바일은 33%의 시간과 광고비 비중을 갖고 있다.

광고 시장에서 특히 주목해야 하는 것은 기술 기반의 광고 플랫폼을 통해 실시간 비딩으로 광고를 집행할 수 있는 프로그래머틱 광고 집행이 전체 디지털 광고의 62%를 차지한다는 점이다.

미국 기반의 광고 플랫폼인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트위터/스냅/핀터레스트는 2017년에 비해 1.4배, 1.9배, 2.6배 성장을 보이고 있다. 이런 회사들은 더 뛰어난 타깃팅, 머신 러닝, 커머스와 결합, 높은 연관성 중심을 보이는 기술을 통해 광고 수익을 높이고 있다.

고객 획득 비용은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그 비용이 고객의 생애 가치(LTV)를 당분간 넘어서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즉, 고객을 확보하는데 드는 비용은 앞으로도 고객이 가져올 이익을 초과하지 않기 때문에 더욱 더 고객 확보에 힘을 써야 할 것이라는 의미이다. 이를 위한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마케팅은 ‘자체 제품+고객의 만족 증대+추천 기능’의 결합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광고 타깃팅에서 가장 핵심의 주제는 프라이버시 이슈이고 이는 현재 보이는 페이스북에 대한 각종 논란과 이슈, GDPR, 프라이버시가 제품의 중요한 차별화 기능으로 등장한 스마트폰 시장에서 그 중요성이 나타나고 있다. 프라이버시 이슈는 후반에 다시 다룬다.

인터넷 사용의 혁신과 발전

모바일 사용 시간은 2018년에 처음으로 텔레비전 사용 시간을 넘어 섰으며, 플랫폼으로는 페이스북 (30%), 유튜브(27%), 왓츠앱 (25%), 위챗 (23%), 인스타그램 (19%), 페이스북 메신저 (15%) 순이다. 이는 16세에서 64세까지의 글로벌 인터넷 사용자 5만 명 이상을 기반으로 조사한 것인데, 페이스북 서비스가 3개를 차지하며, 메신저가 사용의 중심으로 왔음을 알 수 있다.

디지털 비디오 소비는 2017년 25%에서 2018년 28%로 증가했으며, 페이스북의 3대 서비스에서 짧은 동영상 서비스인 스토리의 약진이 놀랍다. 음성은 팟캐스트와 아마존 에코와 같은 스마트 스피커가 주력인데, 아마존 에코의 스킬은 이제 10만 개 수준에 접근하고 있다.

서비스 혁신 중 미국이 아닌 곳에서 보이는 것은 주로 중국과 아시아의 서비스인데, 고객과 제조사를 연결하는 핀듀오듀오, 고객과 지역 비즈니스를 연결하는 메이투안 디안핑, 17,000 개의 섬에서 제품 배송하는 인도네시아의 토코피디어, 동남아시아의 소셜 커머스 쇼피, 인도의 O2O 커머스 릴라이언스 지오, 알리페이, 그랩페이, 한국의 토스, 유럽의 개인형 은행 리볼루트, 브라질의 누뱅크, 이커머스 기반의 디지털 결제 서비스인 라틴 아메리카의 에르카도리브레 등을 소개하고 있다.

매리 미커가 강조하는 사용의 변화에서 주목하는 것은 이미지 사용의 확산과 이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의 변화이다. 예를 들어, 인스타그램은 2011년에 이미지 편집과 공유로 시작했지만, 데이터 기반 발견, 이미지+비디오 스토리를 거쳐 2019년에는 커머스 플랫폼으로 도약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미지 기반 커뮤니케이션에서는 구글 렌즈와 같이 컴퓨터 비전과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새로운 진화가 이루어질 것이다.

이미지와 비디오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사용 방식도 계속 진화하고 있다. 편집하고 꾸미는 이미지와 스토리텔링, 간단하게 만들어 가는 디자인과 협업 등으로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패턴을 만들고 있다.

인터랙티브 게이밍은 게임 엔진의 혁신, 게임을 하면서 대화하고, 시청하고, 이벤트를 열고, 협력하는 실시간 소셜 인터랙션 등으로 새로운 방식의 엔터테인먼트가 되고 있다. 포트나이트나 트윗치 등의 성장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며, 이런 인터랙티브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 24억 명에 달한다. 물론 이런 사용 행태는 과거에도 있었지만 더욱 고급 품질과 개선된 기능으로 새로운 소셜/프렌드 네트워크를 만들고 있다.

프리미엄(Freemium) 비즈니스 모델

무료와 유료를 결합한 비즈니스 모형인 프리미엄 비즈니스는 무료 사용자에게는 더 많은 사용 / 인게이지먼트 / 공유 / 네트워크 효과를, 프리미엄 사용자를 통해서는 수익화와 제품 혁신을 가속하게 만든다. 이 모델은 게임, 기업 서비스, 소비자 서비스 등 다양한 영역에서 성공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매리 미커는 이런 비즈니스 모델이 각 분야에서 이제 시작한 것과 다름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천 만명 이상의 유료 사용자를 갖고 있는 기업은 게임의 에픽 게임즈, 기업 부문의 드롭박스, 소비자 서비스에서 스포티파이가 대표적이다.

이런 모델이 가능하게 만든 것 중 하나가 클라우드 서비스이다. 클라우드 서비스 매출은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구글을 합친 금액이 연 기준으로 58%가 성장하고 있다. 두 번째 조력자는 효율적인 디지털 결제 방식이다. 이제 디지털 지불 방식은 일상에서 59%를 차지하고 있다.

데이터의 성장

디지털 데이터와 인사이트를 사용해 고객 경험을 향상시키는 것은 1995년 이후 기업의 기본 전략이었다. 2천년 대에는 데이터를 수확하는 도구를 만들거나 사용했다면, 이제는 데이터를 모으고, 연결을 관리하고,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세일즈포스와 아디다스는 고객의 입력을 증가시키고 제품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과 공동 창작을 하는 방향으로, 스트라이프와 슬랙은 직접 고객을 관리하고 구독 가입자 관계를 발전시키고 있다. 데이터 전문기업과 서비스 기업의 협력을 통한 이런 협력 사례는 매우 다양하며, 데이터가 기업에서 가장 지능적으로 통합되고 사람들의 행동을 분석하는데 기초가 되어야 한다. 데이터와 인공지능이 적절하게 활용되면 고객의 만족을 높이고, 개인화를 기반으로 하는 만족스러운 추천과 경험 공유를 확산시킬 수 있다.

구조화되고 태그를 가진 데이터의 양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데, 2018년에는 전체 데이터의 13%가, 2025년에는 32%가 이런 데이터가 될 것이다. 데이터에 의해 움직이는 세상은 언제나 연결되고, 추적되고, 모니터링하고, 듣고, 보고, 학습하는 곳이 될 것이다. 이를 통해 전통적인 패러다임이 재정의 될 것이고, 윤리적, 도덕적, 사회적 규범이 도전을 받을 것으로 본다.

여러 도전들

거의 지속적으로 온라인에 연결한다는 성인은 26%로 3년 전 21%에서 늘었고, 이중 18-29세 사이는 39%나 차지한다. 소셜미디어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같이 늘어나고 있는데, 특히 건강 관련된 부정적 요소가 크다. 그런 이유로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 행동이나 새로운 규제에 찬성하는 비중이 늘고 있다. 2019년에 들어와 소셜미디어 사용 시간은 줄어들고 있는데, 자신의 사용 패턴을 관리하기 위한 애플의 스크린 타임이나 구글의 디지털 웰빙과 같이 모니터링 도구가 등장하고 있다.

프라이버시 보호를 강화하는 법과 정책이 강화되고 있으며, 기업에서도 프라이버시 관리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고, 사용자들이 사용하는 암호화된 메신저와 웹 트래픽이 증가하고 있다.

문제 있는 콘텐트와 행위에 대한 우려도 주목해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부정적 뉴스에 더 반응하는 사람들의 특성으로 문제 있는 콘텐트는 덜 필터링 되고 더 증폭되고 있다. 사람들이 뉴스를 얻는 소스로 페이스북 (43%), 유튜브 (21%), 트위터 (12%) 같은 소셜미디어가 중요한 채널이 되었고, 서비스에서 제시하는 트렌딩 토픽 등이 이를 증폭하고 있다.

거짓 정보의 확산, 편향의 증폭이 큰 사회 문제가 되면서, 페이스북과 유튜브가 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본격적으로 실행하고 있다. 동시에 독립적으로 사실 확인을 위한 기구도 늘어나고 있다. 또한, 아직 개인적으로나 (88%) 사회적으로 (70%) 인터넷이 긍정적이라고 평가를 하고 있지만, 그 비중은 매년 줄어들고 있다.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거와는 다른 정책과 법, 새로운 세대의 기술을 관리하는 방식의 패러다임이 필요하며, 각 정부는 이제 불관여에서 새로운 거버넌스가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그럼에도 오픈 인터넷은 모든 구성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인터넷에서 폭로, 행동, 반응은 더 증폭되어야 하며, 이를 통해 투명성이 증가되고 소비자, 기업, 규제 당국의 변화가 빠르게 이루어질 수 있다.

일자리의 변화 그리고 기타

미국은 비교적 실업에 대한 우려가 적지만 실업과 일자리는 전세계에서 매우 심각한 이슈이다. 온디맨드 일자리는 인터넷을 통해 새로운 기회와 효율을 제공하고 있다. 온디맨드 서비스가 지역 상인을 돕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도어대시 대표).

현재 미국에는 5,600만 명의 온디맨드 소비자가 있으며, 이는 2년 동안 두 배로 증가한 수준이다. 온디맨드 플랫폼 노동자는 660만 명으로 일년 전에 비해 22%가 증가했다. 온디맨드 노동자들의 동기는 실업이 47%이고, 새로운 기술 습득 (29%), 일이 더 필요한 사람 (27%), 유연한 근무 시간 (24%) 순이다.

원격 근무 역시 증가하는 중인데, 미국 근로자의 5%에 해당한다. 이를 돕기 위한 다양한 도구들의 도입이 이를 가능하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온라인 교육 도구와 서비스의 증가도 변화의 큰 모습으로 보아야 하며, 이민이 미국 기술 리더십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주장은 실리콘 밸리에서 늘 하는 주장이다.

마치면서

매리 미커의 보고서는 지금까지 살펴본 대로 주로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변화를 설명하고 있다. 물론 후반부에 중국의 새로운 혁신 서비스와 기술을 첨부했지만, 그 것은 중국 파트너에서 작성한 자료이다.

300페이지가 넘는 슬라이드는 점점 더 경제 전체와 인터넷 산업의 A에서 Z까지 다루기 때문에 명확한 메시지가 무엇인지 알기 어려워지고 있다. 이런 혁신적이고 놀라운 회사들이 있다는 점을 주로 강조해 왔고 올해도 큰 차이는 없다.

그러나 이번 보고서에서는 소비자들의 사용 둔화, 다양한 우려 사항이 중요하게 언급되었고, 오픈 인터넷을 주장하면서도 많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과 새로운 규제나 정책의 필요성에 대해서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 과거 보고서에서 못 보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참고 문헌

[1] IDC, Smartphone Market Share,” 2019

2030년 인터넷을 전망하며

[이 글은 한국인터넷진흥원 창립 10주년 기념 책자에 기고한 글입니다]

2019년은 인터넷의 기원이라 할 수 있는 아파넷이 탄생한 지 50년이 되는 해이고, 팀 버너스 리 경이 월드 와이드 웹을 제안해 개발한 지 30년이 되는 해이다. 이후 인터넷은 전 지구적인 글로벌 네트워크가 되었고, 세상의 모든 정보가 흐르고 거래가 이루어지며, 대부분의 오프라인 활동이 온라인으로 대체되고 있는 시대가 되었다.

그러나 지금 인터넷은 동시에 많은 기술, 정치, 사회문화적 문제와 도전에 직면하고 있으며, 다음 세대에도 그 위치와 의미를 가질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 그러므로 2030년까지 향후 10년 동안 인터넷을 더욱 가치 있고 성숙한 글로벌 네트워크로 지속 발전시키기 위한 과제를 살펴보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논의라고 생각한다.

신뢰할 수 있는 인터넷

지금 인터넷을 혼란스럽게 하고, 사회적 가치에 큰 위협을 주는 것은 인터넷을 통한 정보의 신뢰성 문제이다. 각 나라의 정치 상황이나 선거에 악영향을 가하고, 사회 현상이나 여론을 호도하고, 대중의 과학적 판단을 흐리게 하는 많은 허위 정보, 가짜 뉴스, 비정상적인 온라인 행위, 혐오 발언이 점점 더 인터넷의 미래를 어둡게 만들고 있다.

이에 대해 각 나라 정부는 이에 대처하는 법률을 제정하거나 새로운 규율을 도입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접근은 표현의 자유라는 가치와 대립할 수 있으며, 누가 그 허위성을 검증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계속 논쟁의 대상이 된다. 특히 기업이 스스로 나서서 사실 확인을 어디까지 해야 하는 가에 대한 민감한 이슈는 사회 규범을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대형 인터넷 회사가 정립하는 것이 맞는 가에 대한 고민을 우리에게 제시하고 있다.

더군다나 발전하는 인공지능 기술이 오히려 정교한 페이크 뉴스나 허위 정보 생산에 사용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제 인터넷은 오히려 민주주의에 위협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각국 정부는 이런 기술의 악용이나 허위 정보의 확산을 조기에 막거나 사전 예방을 위해서 기업과 협력을 꾀하면서, 이를 의무화하기 위한 법률이나 제도를 적극적으로 도입할 것이며, 이를 위한 국제간 협력을 끌어 낼 가능성이 높다.

또한, 스팸 메일 제거를 위해 사용자의 참여를 활용한 방법을 적용하거나 검색 엔진 기술의 고도화를 통해 허위 정보가 사용자들에 접근할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 역시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더 근본적인 차원에서는 웹 사이언스나 월드 와이드 웹 콘소시움에서 추진한 시맨틱 웹 영역에서 ‘신뢰’를 새로운 레이어로 제시했던 것처럼, 웹 자체의 표준 전환이나 발전을 통해 근본적으로 정보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연구 노력이 다시 관심을 받을 것이다.

현재 많은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블록체인 기반의 네트워크 변화 역시 이런 신뢰를 위한 기반 기술로 여러 응용 분야에서 사용되면서 그 가능성을 제시할 것이다.

인공지능 기반의 인터넷

2030년을 전망하면 우리가 사용하는 소프트웨어의 80% 이상은 인공지능 기능을 기본으로 사용할 것이다. 이는 인터넷 공간에서도 이제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이 생성하는 트랙픽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주류가 될 것이며, 수십 억 개의 지능형 기기가 인터넷에 연결될 것이다.

인터넷은 거대한 글로벌 브레인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며, 사람들의 의사 결정은 인공지능의 도움으로 좀 더 고도화될 것이며, 데이터 교환과 분석 역시 인공지능 기반 기술로 구현될 것이다. 우리는 점점 우리가 상대하는 존재가 사람인지 에이전트인지 구별을 할 수 없는 시대가 될 것이다. 구글의 듀플렉스 기술을 채택한 어시스턴트는 그런 모습의 구체적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인간과 협업하고 지능을 증강하게 만드는 서비스는 사회와 경제에 큰 영향을 줄 것이지만, 동시에 그 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이 지속적인 이슈가 될 것이다. 특히 지능형 기기와 인공지능 에이전트에 대한 거버넌스와 정책적 규범이 이런 기술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인공지능의 혜택은 일부 계층에게만 돌아가 더욱 심각한 디지털 디바이드 문제를 만들어 낼 수 있다.

특히 인공지능이 가진 사회적 문제, 윤리성, 공정성은 한 국가에서 논의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국제 기구를 통해서 그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지고 있지만, 이를 구체화하고 실제 구현하기 위한 노력이 향후 10년 동안 진행될 것이다.

글로벌 인터넷에 대한 도전

몇 년 전부터 인터넷 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한 인터넷의 미래는 몇몇 초대형 인터넷 기업이 인터넷의 거버넌스를 장악하고 표준과 기술을 배타적으로 끌고 나가는 모습이 나타나는 모습이다.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강력한 인터넷 기업의 독과점적인 움직임은 각 나라 정부가 매우 심각한 우려를 하는 수준이 되었다. 특히 사용자 데이터에 대한 권리가 명확하지 않게 되었을 때 프라이버시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 될 수 있다는 점과 글로벌 기업의 권한이 정부의 권한을 넘어서는 상황까지 나타나고 있다.

유럽 연합은 GDPR로 개인의 데이터 보호를 보장하는 규제 프레임워크를 제시했으며, 미국에서는 최근 구글이나 페이스북을 분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이런 움직임도 지역별, 문화별로 서로 다른 입장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 인터넷이라는 본질적 위치가 큰 도전을 받고 있다.

일부 국가는 인터넷의 경계를 나누려고 해 새로운 장벽을 만들고 있으며, 오히려 기업은 초국가적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도전을 하고 있다. 구글이나 페이스북이 가진 데이터 권력에 대항하기 위해 유럽 연합은 대규모의 벌금을 부과하기도 하고, 미국 법무부는 구글의 반독점 위반 여부를 본격적으로 조사하기 시작했다.

이제 우리가 앞으로 대응해야 하는 변화는 글로벌 인터넷이 몇 개의 권역으로 나뉘어 서로 다른 정책과 규율 아래에 놓일 것인지, 데이터 주권과 프라이버시 정책을 어떻게 글로벌 표준으로 맞춰 나갈 것인지, 망 중립성 등 서로 다른 이해 관계자들이 관여하는 이슈에 대해 합의를 할 것인지 등이 계속 도전적 과제가 될 것이다.

새로운 인터넷 기반 기술과 아키텍처에 대한 지속적 논의

1983년 TCP/IP가 새로운 패킷 망 표준으로 채택된 이후 지금까지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이제 수 많은 기기에서 전송하는 소규모의 대량 데이터를 위한 전송 방식이 IP 패킷이 맞는 것인가에 대한 논의와 새로운 미디어와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전송 속도 등에 대한 고민을 향후 10년 동안 해야 할 것이다.

자율 주행차, 산업 네트워크, 가상/증강 현실과 홀로그램 등은 새로운 통신 기술과 네트워크 구조를 고민하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응용 분야는 낮은 지연 속도, 고 정밀 데이터,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필요로 하고 있다.

현재 도입하고 있는 5G 네트워크는 사물인터넷이나 가상/증강 현실까지는 대응할 수 있으나 3차원 이상의 홀로그램이나 오감을 만족시킬 수준의 미디어를 지원하기에는 지연 속도나 데이터 레이트에서 부족하다. 테라비트 이상의 속도와 서브 밀리세컨드 수준의 지연 속도, 보장된 고 정밀 서비스를 위해서는 2030년의 네트워크는 다시 한 번 진화해야 한다.

또 다른 변화는 지상의 네트워크와 우주 공간의 네트워크가 컨버전스를 이루어야 하고, 양자 통신과 같은 새로운 방식이 모색될 것이다. 특히 양자 컴퓨팅이 응용되면서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컴퓨팅 패러다임이 요구될 것이기 때문에 이를 기존 인터넷에 도입할 것인지 아니면 완전히 새로운 네트워크가 구성될 것인가를 확인하는 기간이 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계속 주목할 기술 영역이 블록체인이다. 아직 블록체인이 퍼블릭 네트워크로 속도나 확장성에서 제한을 보이고 있지만, 향후 2-3년 안에 혁신적인 기술이 등장한다면, 매우 중요한 인프라로서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은 아직 남아 있다.

사라지는 인터넷

10여 년 전부터 유비쿼터스, 어디에나 존재하는 편재성, 앰비언트 컴퓨팅에 대한 연구와 논의는 지속되어 왔다. 이제 그런 기술과 환경이 구체적인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고 향후 10년 동안 혁명적인 변화를 예상할 수 있다.

모든 사물이 인터넷에 연결되고, 어디에서나 컴퓨팅 자원에 접근이 가능하다는 얘기는 결국 인공지능과 초고속 모바일 컴퓨팅, 클라우드와 엣지 컴퓨팅, 스마트 기기와 이를 지원하는 칩셋 등이 모여서 실체화될 것이다.

이는 우리가 생활하는 공간이나 도시 전체의 변화를 가져오게 할 것이다. 사용자 경험 역시 음성과 제스처가 일반화되며, 생체 인식과 보안, 매우 세분화된 개인화 서비스 등은 이제 우리가 흔하게 보는 컴퓨팅 기기를 거의 필요하지 않게 만들 것이며, 어디에나 존재하는 화면 또는 에이전트를 통해 원하는 정보 처리를 할 수 있게 된다.

교육 공간, 도서관, 쇼핑 몰, 자동차 등 이동 공간 등은 획기적으로 변화할 것이며, 우리가 인터넷과 접속하는 방식을 크게 바꾸게 할 것이다. 스마트 폰이 더 이상 의미를 갖지 못하고, 우리가 인터넷에 의식적으로 접속하는 경우는 가상현실을 경험하기 위한 과정에서 네트워크 안으로 들어가는 경우를 말할 뿐이다.

지난 10년 동안 인터넷에서 가장 중요한 기기는 스마트 폰이었고, 미디어는 영상이었다. 이제 앞으로 10년 동안 음성으로 대화할 수 있는 모든 기기가 각각의 역할을 대신할 것이고, 영상을 소비하는 방법은 보다 몰입하거나 내 공간에 중첩되는 방식이 될 것이다.

인터넷 안에는 나를 돕는 지능형 비서가 언제든지 나를 위해 무엇인가를 확인해 줄 수 있지만, 그런 서비스를 위해서는 나에 대한 개인 정보를 보다 더 적극적으로 개방해야 할 것이다. 2030년은 이제 인간이 인터넷에 존재하는 디지털 존재와 함께 공존하는 법을 배우는 시간이 될 것이다.

참고 문헌

[1] 한상기, “허위 정보, 가짜 뉴스, 폭력과 혐오 발언과 싸우는 각국 정부,” KISA Report, 2019년 6월호

[2] 한상기, “인공지능의 악용, 딥페이크의 문제,” KISA Report, 2018년 8월호

[3] Internet Society, “Paths to Our Digital Future,” Internet Society Global Internet Report, 2017

[4] Richard Li, “Towards a New Internet for the Year 2030 and Beyond,” ITU IMT-2020/5G Workshop, Jul 18, 2018

엣지 컴퓨팅과 인공지능

엣지 컴퓨팅과 인공지능의 만남은 자연스러운 진화

인공지능 기술이 점차 컴퓨팅 엣지에 해당하는 기기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인사이트를 얻는 데에 활용하는 방안이 떠오르면서 엣지 컴퓨팅과 인공지능의 연계가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클라우드와 사물인터넷이 처음 만났을 때는 주류 모델은 중앙 집중적이었다. 많은 기기가 단순 모델로 데이터를 코어 데이터 분석 시스템에 공급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엣지로 지능이 이동하고 엣지에 있는 시스템에서 추론과 패턴 매칭을 위해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궁극적으로 스마트 사물인터넷 기기의 시스템이나 센서는 가장 최신 데이터에 기반 해서 내부 알고리듬을 적응하는 비지도 학습을 지원할 것이다.

이는 일단 엣지 기기의 하드웨어 특히 파워와 기능의 수준이 인공지능 알고리듬을 지원할 만큼 강력해졌고, 센서들도 아주 작지만 의미 있는 메모리와 처리 능력을 갖게 되었고, 중앙 서버로 데이터를 전송할 필요가 줄어 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4차 산업혁명 흐름에 따른 사물 인터넷 기반의 스마트 공장, 스마트 모빌리티, 스마트 홈, 스마트 시티 등이 비즈니스와 기술 전략의 최전방이나 중심에 놓이면서 엣지 컴퓨팅 기기와 시스템을 통한 데이터 스트리밍 분석은 전체 네트워크에서 발생하는 이벤트의 가시성과 인지 능력을 크게 발전시킬 것이다.

딜로이트의 특별 보고서에 따르면, 사물인터넷 기기가 점점 더 스마트해지면서, 머신 러닝을 통해 자동으로 스마트 센서와 기기가 생성하는 데이터에 있는 패턴을 확인하고 이상을 감지할 것이다 [1].
이런 정보에는 온도, 압력, 습도, 공기 질, 진동, 소리 등이 포함될 수 있다. 이를 통해 예상하지 못한 가동 중단 회피, 운영 효율의 증가,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 제공, 위험 관리 향상을 이룰 수 있다.

트랙티카의 보고서에 따르면 인공 지능 엣지 기기는 출하량을 기준으로 2018년 1억 6140만 개에서 2025년에는 26억 개가 되어 그 잠재성이 광범위함을 얘기하고 있다 [2].
기기 볼륨을 기준으로 보면 모바일 폰, 스마트 스피커, PC/태블릿,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 자동 센서, 드론, 소비자용과 기업용 로봇, 보안 카메라 순서로 규모가 클 것으로 본다. 이 밖에도 웨어러블 헬스 센서, 빌딩이나 설비 센서, 그리고 도시를 포함한 설비 전반에 심어지는 센서의 네트워크 등이 엣지 기기의 영역에 들어간다.

그림 1 인공지능 엣지 기기별 출하량

그림 1 인공지능 엣지 기기별 출하량

인공지능과 엣지 컴퓨팅이 만나야 하는 이유는 클라우드 자체의 규모가 증가하면서 지나치게 중앙화되고, 규모의 경제와 자율적 서비스는 클라우드에 내재할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이기 때문이다. 특히 엣지에서 인공지능 기능에 대한 요구는 점점 커질 수밖에 없다. 다양한 컨텍스트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프라, 데이터, 애플리케이션의 요구 다양성을 다룰 수 있는 많은 플레이어가 등장해야 한다.

엣지에서 인공지능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스윔 AI’의 CTO 사이몬 크로스비는 모든 제조 공장이 같은 장비를 사용하더라도 내용이 달라질 수 없고, 이에 따라 하나의 모델이 동작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3].
때로는 엣지는 클라우드에 연결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학습이나 실시간 결정을 위해 다량의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전송하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다.

RT 인사이츠에서는 엣지에서 인공지능으로 강화된 의사 결정이 갖는 장점은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다 [4].

  • 엣지 기반의 인공지능은 매우 반응이 빠르다 – 전형적인 중앙화된 사물인터넷 모델보다 실시간에 가깝게 반응할 수 있으며, 대부분 인사이트가 같은 하드웨어나 기기 안에서 즉각적으로 전달되고 처리될 수 있다.
  • 엣지 기반 인공지능은 더 강화된 보안을 보장한다 – 데이터를 보내고 받는 과정은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엣지에서 처리를 이런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
  • 엣지 기반의 인공지능을 매우 유연하다 – 스마트 기기들이 에너지 관리에서 의료 모니터링 같은 산업에 특정한 또는 위치에 특정한 요구 조건을 지원할 수 있다.
  • 엣지 기반 인공지능은 운영하기 위해 고도의 이론이나 고급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 자체 내에서 해결하기 때문에 인공지능 기반 엣지 기기들은 유지하기 위해서 데이터 과학자나 인공지능 개발자까지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
  • 엣지 기반 인공지능은 더 뛰어나 고객 경험을 제공한다 – 위치 인지 서비스를 통한 즉응성을 가능하게 하거나, 지연이 생길 때 경로를 재구성함으로써 기업들이 고객으로부터 신뢰를 얻거나 친밀함을 갖게 만들 수 있다.

주요 클라우드 기업의 인공지능 엣지 서비스

여러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은 인공지능 기능을 클라우드 차원에서 제공하면서도 엣지 컴퓨팅 프레임워크에서 인공지능과 결합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인텔리전트 엣지라는 개념으로 일찌감치 이 영역에서 자사의 전략을 소개했다.
인텔리전트 엣지는 지속적으로 확장하는 커넥티드 시스템과 기기의 집합을 의미하며 이를 통해 최종 사용자와 가까운 곳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함을 가정한다 [5].
동시에 고객들에게 새로운 클래스의 분산되고 연결된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내는 능력을 제공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애저 코그니티브 서비스 콘테이너에 대한 프리뷰를 2018년 11월에 발표했으며, 이를 통해 클라우드와 엣지를 모두 포함하는 인텔리전트 애플리케이션 제작이 가능하게 했다. 기존의 애저 코그니티브 서비스는 인공지능이나 데이터 과학 기술이나 지식을 직접 갖지 않더라도 객체 탐지, 시각 인식, 언어 이해 등의 인지 기능을 쉽게 애플리케이션에 추가할 수 있도록 한다. 이미 120만 명이 넘는 개발자들이 이를 활용했다.
이를 콘테이너로 제공하는 것은 소프트웨어나 애플리케이션이 패키지화되어 거의 수정없이 콘테이너 호스트에 채택될 수 있게 만드는 소프트웨어 배포를 위한 접근이다. 또한, 사용자들이 데이터가 어디에 있더라도 애저의 지능형 코그니티브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는 얼굴 인식, 문자인식, 텍스트 분석 등을 위해 콘텐트를 클라우드로 보내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고, 인텔리전트 앱은 엣지에서나 애저에서 모두 더 큰 지속성을 갖고 이식이 되거나 확장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림 2 마이크로소프트 애저의 지능형 엣지를 위한 컨테이너 서비스

그림 2 마이크로소프트 애저의 지능형 엣지를 위한 컨테이너 서비스

사용 예로는 사이어리(Psiori)는 의료용 실험실 보고서나 이미지를 엣지에서 바로 분석해 보험 청구를 자동화 하며, 어배네이드 (Avanade)는 새로운 지능형 엣지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먼 바다의 유전 시추선 등에서 네트워크 연결이 제약을 받을 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아마존은 세이지메이커 네오를 2018년 ‘리인벤트(Re:Invent)’에서 발표하면서 머신 러닝 모델를 한 번 학습시키면 클라우드는 엣지에서 이를 동작하게 할 수 있는 기능을 발표했다 [6].
머신 러닝 모델을 다중의 하드웨어 플랫폼에 최적화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며, 특히 엣지 기기와 같이 컴퓨터 파워나 저장 공간에 제약을 갖는 기기에서는 더 도전적인 일이다. 더군다나 소프트웨어 차이가 생기면 모델과 기기와의 호환 문제 때문에 개발자들은 모델과 딱 맞는 기기에만 적용하고자 한다.

그림 3 아마존의 세이지메이커 네오 작동 방식

그림 3 아마존의 세이지메이커 네오 작동 방식

네오-AI는 이런 튜닝 문제를 해결해 다양한 플랫폼에서 텐서플로우, MXNet, 파이토치, ONNX, XGBoost 모델을 자동으로 최적화하고 이를 오리지널 모델보다 속도를 두 배 빠리게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자원에 제약을 갖는 기기에서 복잡한 모델이 동작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때문에, 자율 주행차, 홈 보안, 비정상 판독 등의 영역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네오-AI는 현재 인텔, 엔비디아, ARM을 지원하며 곧 자이링스, 케이던스, 퀄컴 플랫폼을 지원할 예정이다.

네오-AI의 코어는 머신 러닝 컴파일러와 런타임 모듈이며 이는 LLVM이나 할라이드 (Halide)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또한 워싱턴 대학에서 오픈 소스로 개발한 TVM과 트리라이트 (Treelite)를 사용하는데, TVM은 딥 러닝 모델을 컴파일하고 트리라이트는 의사 결정 트리 모델을 컴파일 한다.

네오는 아파치 소프트웨어 라이선스를 기반으로 네오-AI 프로젝트 방식의 오픈 소스 코드로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개발자와 하드웨어 공급업체가 애플리케이션 및 하드웨어 플랫폼을 사용자에 의해 지정하고 네오의 최적화 및 리소스 사용량 축소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구글은 지능형 기기를 위한 제품을 두 가지로 제공한다. 첫 번째는 ‘엣지 TPU’라는 하드웨어이고, 또 하나는 ‘클라우드 IoT 엣지’라는 소프트웨어 스택이다. 이를 통해 클라우드에서 머신 러닝 모델을 구축/학습한 다음, 엣지 TPU 하드웨어 가속기의 파워를 통해 클라우드 IoT 엣지 기기에서 모델을 동작하도록 한다 [7].

그림 4 구글의 클라우드 IoT 엣지 지원 환경

그림 4 구글의 클라우드 IoT 엣지 지원 환경

엣지 TPU는 구글이 만든 ASIC 칩으로 텐서플로우 라이트 ML 모델이 엣지에서 동작하도록 디자인 했다. 작은 면적에서 왓트 당 성능, 비용 당 성능에 최적화하게 디자인 했다고 한다. 이를 통해 클라우드에서 클라우드 TPU로 학습시킨 다음 엣지에서 매우 빠른 머신 러닝 추론을 할 수 있게 함으로써, 센서가 단지 데이터 수집기가 아닌 로컬, 실시간, 지능형 의사 결정을 할 수 있게 했다.

클라우드 IoT 엣지는 구글 클라우드의 데이터 처리와 머신 러닝 기능을 게이트웨이, 카메라 등의 최종 기기로 확장하는 소프트웨어로 이를 통해 사물인터넷 애플리케이션을 더 스마트하고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게 만들고자 한다. 클라우드 IoT 엣지는 안드로이드 씽즈나 리눅스 기반 기기에서 동작할 수 있으며, 주요 컴포넌트는 다음과 같다.

  • 게이트웨이 클래스 기기를 위한 런타임 – 최소 하나의 CPU를 갖고 엣지에서 얻은 데이터를 저장, 번역, 처리, 지능 유도 할 수 있으며, 나머지 클라우드 IoT 플랫폼과 상호 동작할 수 있다.
  • 엣지 ioT 코어 – 엣지 기기를 더 안전하게 클라우드에 연결하며, 클라우드 IoT 코어와 소프트웨어나 펌웨어 업데이트와 데이터 교환을 관리한다.
  • 텐서플로우 라이트 기반 엣지 ML 런타임 – 사전에 학습된 모델윽 사용해 로컬 머신 러닝 추론을 수행하며, 이를 통해 지연을 확실히 줄이고 엣지 기기의 융통성을 증진한다.

구글이 확보한 파트너들은 반도체 회사 NXP, ARM, 게이트웨이 기기 회사 액톤, 하팅, 히타치 밴태라, 넥스콤, 노키아, 그리고 엣지 컴퓨팅 기업인 애드링크 테크놀로지, 켈빈, 올리 엣지 애널리틱스, 스마트 캣치, 트랙스 등이 있다.

참고 자료

[1] Deloitte Insights, “Intelligent IoT: Bring the power of AI to the Internet of Things,” Dec 12, 2017

[2] Tractica, “Artificial Intelligence Edge Device Shipments to Reach 2.6 Billion Units Annually by 2025,” Sep 13, 2018′

[3] Forbes, “Why AI At The Edge Is The Next Goldmine,” Apr 4, 2018

[4] RT Insights, “The Emerging Role of AI in Edge Computing,” Nov 27, 2018

[5] Eric Boyd, “Bringing AI to the edge,” Microsoft Azure blog, Nov 14, 2018

[6] Amazon, “AWS launches open source Noe-AI project to accelerate ML deployments on edge devices,” Jan 23, 2019

[7] Google Cloud Blog, “Bring intelligence to the edge with Clout IoT,” Jul 26, 2018

본 글은 한국정보화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으며, 클라우드스토어 씨앗 이슈리포트에 동시 게재합니다.

2018 ‘AI 인덱스’ 보고서가 제시하는 주요 의미 (KISA REPORT 2019년 2월)

AI 인덱스 보고서란?

2017년 12월에 필자가 작성한 KISA 리포트의 주제는 ‘2017년 AI 인덱스의 의미’였다. 당시 이 인덱스 보고서에 대한 설명을 다음과 같이 했다.

“스탠포드의 인공지능 100년 연구의 한 프로젝트로 시작한 ‘AI 인덱스’ 프로젝트는 개방된 방식의 비영리 과제로 인공지능 관련 활동과 진보를 추적하기 위한 과제이다. 또한 이 과제를 위해 수집한 모든 데이터는 ‘aiindex.org’ 사이트에 공개해 다른 사람도 추가 데이터를 제공하거나, 모인 데이터를 분석하고, 어떤 주제를 추적하기 원하는지 주고받을 수 있는 더 큰 규모의 커뮤니티 구성 프로젝트이다.”

2018년에도 12월에 보고서가 나왔다. 그러나 2018년 보고서는 AI100 산하의 프로젝트에서 독립해서 스탠포드 대학의 ‘인간 중심 인공지능 연구소 (HAI)’가 주관하는 노력으로 변화했으며, AI100와 HAI의 공동 협력으로 수행했다.
이번 보고서를 작성한 전문가들은 하버드, MIT, 스탠포드, 오픈AI, PAI (인공지능 파트너십) 소속 전문가들이며, 보고서의 미션은 마찬가지로 인공 지능과 관련된 데이터를 추적, 수집, 정제하며, 시각화 하는 노력이며, 정책 입안자, 연구자, 임원, 저널리스트 등과 대중이 데이터와 분석에 대한 광범위한 자원을 갖고 인공지능이라는 복잡한 영역에 대한 직관을 갖게 하는 것이다.
보고서는 아래와 같이 4개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1. 활동량과 기술적 성과에 대한 데이터
    2. 최근 정부 정책들, 파생 측정 지표와 인간 수준에 도달한 다양한 성과 등 추가 지표
    3. 우리가 무엇을 놓치고 있는가에 대한 토의
    4. 부록

양적 데이터에 해당하는 것은 활동 규모를 측정하는 학계, 기업, 기업가, 일반 대중에 의한 인공지능 활동과 참여 수준을 의미한다. 학부 학생이 인공지능 수업에 얼마나 참여하는지, 인공지능 직업에 도전하는 여성 지원자의 비중, 인공지능 스타트업에 대한 벤처 캐피털의 투자 규모 성장 등이 대표적인 지표들이다.
기술 성과 지표는 시간에 따른 인공지능 성능의 개선 변화에 초점을 맞췄다. 질의 응답 수준, 개체 확인을 위한 학습 속도 등을 측정한 결과이다.
2018년 인덱스는 전 년보다 각 나라 수준의 변화와 지표를 측정했다. 로봇 설치 대수나 인공지능 컨퍼런스 참가자 수, 특허, 로봇 운영 체제 다운로드, 대규모 객체 파악 성능 수준을 비교하는 COCO 리더보드 같은 지표도 추가했다.
다음 절부터 주요 측정 데이터와 확인된 변화를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자.

2018년의 주요 지표들 – 연구 분야

인공지능 관련 논문 발표는 ‘스코퍼스(Scopus)’ 를 통해 확인된 결과 1996년 기준으로 8배 이상 증가했으며, 이는 컴퓨터 사이언스 논문 증가 (약 6배), 모든 논문 증가에 비해 급속한 성장이다. 흥미로운 점은 유럽이 전체 28%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중국은 2007년에서 2017년 사이 150%가 증가해 25% 비중을, 미국이 17%를 차지했다. 그러나 인용 지수로 보면 미국 저자들이 글로벌 평균보다 83% 더 많이 인용되고 있다.
영역 별로는 머신 러닝과 확률 추론, 뉴럴 네트워크, 컴퓨터 비전, 검색과 최적화, 자연어 처리와 지식 표현 등의 순서이다. 2010년 이후 아카이브(arXiv)에 올라온 공개된 논문을 범주 별로 보면 컴퓨터 비전과 패턴 인식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그 다음이 머신 러닝이며 컴퓨테이션과 언어 비중의 증가가 눈에 띈다. 이 얘기는 언어 지능 문제에 도전하는 연구가 많아지고 있다는 추세를 말하고 있다.
글로벌 연구 활동과 비교하는 상대 활동 인덱스를 미국, 유럽, 중국에 대해 확인한 결과는 재미 있는 동향을 보인다. 미국이 인문학과 의료 부분이 강한 것에 비해 (유럽도 유사한 동향), 중국은 공학 분야와 농업 과학 쪽의 상대 인덱스가 크게 나온다. 즉 세계 평균을 1로 놓았을 때, 1보다 큰 수는 다른 나라에 비해 더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말한다.

그림 1 각 국가별 상대적 활동 인덱스

그림 1 각 국가별 상대적 활동 인덱스

논문 출간자의 소속을 기준으로 하면 중국과 유럽은 정부 관계 기관 소속이 많지만, 미국은 기업이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2017년 기준으로 미국의 기업에서 나온 인공지능 논문은 중국의 6.6배에 달한다.
2018년 미국 인공지능 학회에 제출한 논문과 채택된 논문의 비중을 보면 제출 논문의 70%, 채택 논문의 67%가 미국과 중국에서 나온 논문들이다. 한국은 60개 제출에 14개가 채택된 나라로 이스라엘과 이태리보다 약간 많은 수준이다.
작년 보고서에서도 언급된 상황이지만, 2017년에는 2012년에 비해 머신 러닝 개론 과목을 수강하는 학생이 5배 늘었다. 특히 인공지능과 머신 러닝을 포함하면 중국의 칭화대학은 16배로 급증했다. 이를 가르칠 수 있는 교수 요원의 확보는 이제 각 나라 주요 대학의 큰 과제이다. 왜냐하면 점점 더 많은 교수 요원이 기업으로 옮기거나 창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8년의 주요 지표들 – 산업 분야

샌드 힐 이코노메트릭스 자료에 따르면, 2015년 1월부터 2018년 1월까지 활동하는 미국 내의 인공지능 스타트업은 113% 늘었다. 타 분야가 28% 증가한 것에 비해 매우 큰 차이를 보이는데, 이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인공지능 분야에 대한 벤처 캐피털 투자가 350% 증가한 것의 결과일 수 있다.

그림 2 인공지능 스타트업의 증가

그림 2 인공지능 스타트업의 증가

인공지능 인력에 대한 수요 증가 역시 눈에 띄게 변했는데, 몬스터닷컴에 올라온 일자리 증가를 보면 수요 자체는 머신 러닝 기술과 딥러닝이 주도했으며, 성장을 보면 딥러닝의 증가는 2015년에 비해 30배 이상 늘어났다. 그러나 데이터를 보면 여전히 71%의 지망자는 남성이라는 통계가 나온다.

그림 3 AI 기술자 영역별 구인 증가 추세

그림 3 AI 기술자 영역별 구인 증가 추세

이번 보고서에 새로 등장한 지표는 매킨지가 2천여 명에 대한 서베이 조사로 얻은 자료로, 분야별 각 지역의 역량 수준 비교인데, 아직은 북미, 유럽, 아시아 태평양 지역 별로 크게 다른 모습을 보이지는 않는다. 다만, 가장 역량을 갖추었다는 분야가 로봇 자동화, 컴퓨터 비전, 머신 러닝, 그리고 물리적 로봇공학 분야이다.
인공지능 기술 도입에서 산업별 영역별을 통해서 보면 통신의 서비스 운영, 하이테크의 제품/서비스 개발, 리테일의 마케팅/세일즈 등이 가장 많이 인공지능 기술이 도입되어 있는 분야로 나타난다.
공공 관심 수준을 정량화 한 지표도 발표되었는데,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미디어에서 인공지능에 대한 언급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긍정적인 글이 1.5배 나타나 과거에 비해 바뀐 흐름을 알 수 있다.
  • 미국, 캐나다, 영국 의회에서 머신 러닝이나 인공지능에 대한 언급이 2016년 이후 급격히 증가했다. 이는 정책이나 법률 담당자들의 관심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

주요 기술 성과들

2018년에 확인한 주요 기술 지표들을 시각, 언어 처리 등의 분야 별로 여러 챌린지나 성능 확인이 가능한 연구 결과를 통해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그러나 전체 기술 성과를 총 망라하지 못하고 있으며, 분야별 기술에 대한 정리가 아직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 객체 인식의 표준으로 활용되고 있는 이미지넷의 학습 시간은 2017년 6월과 2018년 11월을 비교하면 16배 빨라졌다.
  • 구 구조 구문분석 (constituency parsing) 성능은 2003년에 비해 10% 증가했다.
  • 기계 번역에서 영어를 독일어로 번역한 BLEU 점수 는 2008년에 비해 3.5배 향상되었다.
  • 알렌 인공지능 연구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질의 응답을 위한 ARC (AI2 추론 챌린지) 기준으로 쉬운 셋에서는 2018년 4월 63%에서 2018년 11월 69%로 향상되었고, 도전 셋에서는 27%에서 42%로 크게 개선되었다.
  • 질의 응답의 또 다른 벤치마크인 GLUE 에서는 80% 수준의 정확도 점수를 얻었는데, 현재 비전문가 인간 수준을 90% 정도 수준으로 판단하고 있다.

기타 다른 지표와 보고서에 언급된 내용

‘AI 인덱스’가 기본적으로 정량적 지표를 측정해 전 세계 인공지능 연구 수준과 산업 현황, 기술 성과를 파악하자는 의미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같은 지표를 통해 발전을 확인하는 것이 가장 핵심이다.
그러나 산업계의 변화 흐름이나 정부 정책의 중요성 역시 확인할 필요가 있으며, 이에 따라 2018년 보고서에서는 주요 국가의 정부 정책 수립 현황이 정리되어 있다. 특히 미국 보다 유럽의 다양한 협력과 보고서, 프로그램 채택 내용과 중국의 움직임을 정리했다는 것이 그동안 미국 중심의 보고서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노력으로 보인다.
유럽에서 발간된 2018년 4월 ‘인공지능을 위한 협력 선언’, 유럽 집행부의 ‘인공지능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호라이즌 2020’ 프로그램에서 향후 10년 동안 200억 유로를 인공지능 연구에 투자한다는 내용을 언급했다. 6월에는 유럽집행부가 제안한 ‘디지털 유럽’ 프로그램에 인공지능 기술 발전과 활용이 강조되어 있음을 언급한다.
또 다른 흥미를 끄는 국가 정책으로는 미국 DARPA의 ‘AI 넥스트’ 프로그램으로 20억 달러 이상을 인공지능 기술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집행한다는 것과 미 하원의 정보 기술 소위원회가 발표한 백서 ‘기계의 부상: 인공지능이 미국 정책에 미치는 영향 증가’가 관심을 끈다.
이번 보고서에 새로 등장한 것은 인간 수준에 도달한 인공지능 기술의 다양한 성과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2018년에 확인한 것들은 다음과 같다.

  • 중국어 – 영어 번역: 마이크로소프트 기계 번역 시스템
  • 딥마인드의 퀘이크 III 아레나 ‘깃발 뺏기 (Capture the Flag)’
  • 오픈AI 팀이 ‘도타 2’에서 아마추어 인간 팀을 이긴 사례 (일부 제약)
  • 구글 딥 러닝 시스템이 전립선 암 판정 정확도를 70% 수준으로 올려, 인간 수준 61%를 넘긴 것

이는 앞으로도 매우 다양한 영역에서 발표되고 검증될 것이며, 인공지능 기술 성장 평가에서 아주 흥미로운 결과 리스트가 될 것이다.

아직 부족한 부분

‘AI 인덱스’ 보고서가 계속 진화하지만 인공지능 전 분야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기에는 아직 부족하거나 더 추가해야 하는 요소들이 많이 남아 있다. 인공지능 전문가들이 말하는 추가해야 하는 부분은 다음과 같다.

  • 상식 추론과 자연어 이해 – 대화를 유지하기 위한 깊이 있는 자연어 이해는 아직 도전 영역이다. 대화 기반 인공지능 시스템의 역량을 측정하고 상식 추론을 위한 지표 개발이 필요하다.
  • 인간과의 협력 수준 평가
  • 인공지능 요소를 갖는 로봇
  • 정부 예산 지출과 군사적 목적에 대한 파악

그러나 이런 분야를 모두 확인하고 평가하기 위해서는 보다 객관적인 데이터, 성과에 대한 표준 평가, 상호 검증을 위한 노력이 같이 이루어져야 한다.
국내에서도 우리 수준을 단지 전문가들의 주관적 평가가 아닌 실증 데이터와 객관적 지표를 통한 평가 분석을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한 공공의 협력과 지원이 필요하다. 다행히도 지난 2018년 12월 10일 정보화진흥원(NIA)에서 나온 보고서 ‘데이터로 측정하는 우리나라 인공지능 분야 수준’은 2017년 ‘AI 인덱스’ 보고서에서 제시한 지표를 갖고 현재 우리 수준을 평가한 보고서이다. 이런 노력이 매년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어야 의미를 갖는다고 본다.

허위 정보, 가짜 뉴스, 폭력과 혐오 발언과 싸우는 각국 정부 (KISA REPORT 2019년 6월)

지난 3월 뉴질랜드에서 벌어진 대량 살상의 폭력 사건이 일어난 이후 호주 정부는 소셜 미디어에서 폭력적인 콘텐트 확산에 빠르게 대처하지 못한 기업을 크게 제재하는 법안을 마련했다. 해당 기업 임원을 최대 3년 형을 살게 하거나 전체 매출의 10%를 벌금을 물게 할 수 있는 강력한 법안이다. ‘혐오적 폭력 자료 공유’ 법으로 부르는 이 법에서 지목하는 영상은 테러리스트 활동, 살인, 살인 시도, 고문, 강간 그리고 유괴 등이 대상이다.
이 법은 4월 호주 의회를 통과했다. 거대 기술 기업은 이 법안이 폭력적인 콘텐트를 제거하지 못한 기업의 누구라도 범죄자로 만들 수 있다는 이유로 크게 반발했다. 특히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아마존, 버라이즌 미디어를 대변하는 호주 디지털 산업 그룹은 이 법안이 충분한 검토 없이 통과되었고, 사용자들이 만든 콘텐트로 인해 기술 기업이 벌금을 내야 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호주 정부가 이런 강력한 조치를 취하게 된 것은 당시 살해 장면이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생중계되었으며, 그 영상이 다양한 채널을 통해 확산되었음에도,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에서 이를 막기 위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럽 연합 역시 이러한 강력한 제재 조치에 나서고 있는데, 특히 주목하는 영역은 혐오 발언이다. 2016년에 유럽 집행위가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마이크로소프트와 합의한 ‘행동 지침’에 따르면, ‘불법적인 혐오 발언’은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인종, 피부색, 종교, 국적이나 민족을 기준으로 그룹 또는 특정인에 대한 폭력과 혐오를 유도하는 대중 선동”

독일 의회는 2017년 독일 법을 위반하는 혐오 발언 포스팅을 24시간 안에 제거하지 않는 기업에는 최대 5천만 유로를 벌금으로 부과할 수 있는 법 (NetzDG, 네트워크 강제 법)을 통과시켰다. 2018년 1월 1일부터 시행한 이 법에서, 벌금 대상은 200만 명 이상이 사용하는 소셜 미디어이지만, 왓츠앱과 같은 개인 메신저 서비스는 제외했다.
유럽 집행위 디지털 싱글 마켓의 부위원장을 하는 앤드러스 앤십에 따르면 이러한 규율에 따라, 이제 기업들이 문제가 있다고 판단된 콘텐트 89%를 24시간 안에 삭제하고 있으며 이는 2016년에 비해 두 배 정도 개선된 결과라고 평가한다. 이는 4개 미디어 기업과 합의한 ‘행동 지침’에 의해 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판단한다.

유해콘텐트 확인 비율

그림 1 유럽 집행위의 행동 지침이 도입된 이후 각 소셜 미디어의 유해 콘텐트 확인 비율 변화

그러나 일부 시민 단체나 언론 자유 주창자들은 ‘불법적인 혐오 발언의 정의가 모호하고 이를 민간 기업의 판단에 의해 수행하겠다는 것의 문제점을 계속 지적하고 있다. 더군다나 페이스북이 홀로코스트를 부정하는 콘텐트를 삭제하지 않겠다고 나오고 있어서 논란의 여지가 남아 있다. 페이스북은 반 유대주의는 커뮤니티 표준을 위배한 것으로 보지만 홀로코스트 부정은 심각하게 공격적이라고 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영국에서는 정부 주도로 연구 발행한 ‘온라인 유해 백서 (Online harm white paper)’가 공개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2017년 자살한 몰리 러셀 사건과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총기 난사 사건이 이런 조사를 하게 된 계기이다. 이 백서에서는 정부가 테러리스트 활동이나 아동 성적 착취와 같은 특정한 이슈에 대해 직접적인 규제를 가할 수 있으며, 소셜 미디어 기업의 연간 투명성 보고서에서 유해 콘텐트가 얼마나 퍼졌고 그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는 가를 공개해야 하며, 경찰과 다른 법 집행 기관이 폭력 선동이나 불법적인 무기 판매와 같은 불법적 유해물에 대해 협력해야 한다는 권고안을 담고 있다.
특히 이를 통해 새로운 법안을 준비하는데, 여기에는 불법적이지 않지만 유해한 행동을 방지하도록 노력해야 하는 기업의 책임을 언급하면서 이런 관리 의무를 다하지 않은 기업에 대해서 벌금을 부과하거나 고위 임원에 대해 사법 조치를 취하거나 사이트 전체를 블록 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프랑스 역시 2018년 11월에 새로운 법을 통과시켰는데, 이는 선거 캠페인 기간 중에 페이크 뉴스를 즉각 삭제하라고 판사가 명령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법으로, 서유럽에서 잘못된 정보를 추방하기 위한 첫 번째 공식적인 시도로 평가된다. 이를 통해 후보나 정당은 선거 3개월 전부터는 ‘허위 정보’를 중지해 달라고 판사에게 요청할 수 있게 되었다. 나아가서, 프랑스 방송 위원회는 해외 국가가 운영하거나 상당한 영향력을 텔레비전 채널에 대해서도 중단시킬 권한을 갖게 되었다. 위반한 사람은 일년 이하의 징역이나 75,000 유로의 벌금을 내야 한다.
스웨덴, 아일랜드, 체코 공화국 역시 가짜 뉴스를 억제하는 법률에 대해 관심을 보이거나 법 제정을 하고 있는 중이다. 인도는 페이크 뉴스를 퍼뜨리는 것으로 의심되는 저널리스트를 정직할 수 있는 법을 만들다 철회했고, 말레이시아는 페이크 뉴스를 퍼뜨리는 자는 전통적인 뉴스 기관, 디지털 출판사, 소셜 미디어를 망라해 6년 이하 징역이나 88,000 파운드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는 법을 통과시켰다. 태국, 싱가폴, 필리핀 역시 법률을 만들거나 보고서를 준비 중이다.
각 나라는 ‘가짜 뉴스’라고 부르는 허위 정보나 조작된 콘텐트가 선거 등에 개입해 민주주의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로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보다 더 신경을 쓰고 있다. 그러나, 조작된 콘텐츠가 어디까지 삭제 대상이고 어디 까지가 표현의 자유인가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국경 없는 기자회’는 ‘저널리즘 신뢰 이니셔티브’를 만들어 향후 엄격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저널리즘을 위한 투명성, 신뢰 이슈에 대한 표준을 만들고 이를 통해 인증을 할 방안을 찾고 있다.
최근 미 하원 의장 낸시 펠로시의 발언 영상을 조작해 그녀가 마치 술이 취하거나 인지에 문제가 있는 것과 같은 영상이 퍼졌다. 심지어 트럼프가 이를 트윗 할 정도였다. 이 영상이 말을 더듬는 것처럼 조작된 것이 알려지자, 펠로시는 주요 소셜 미디어에 이의 삭제를 요청했고, 유튜브는 바로 삭제했으나, 페이스북은 이를 거부했다. 더군다나, 페이스북의 사실 검증을 하는 제 3 기관에 의해 ‘허위’로 확인되었으나 페이스북은 확산만 막으려고 노력할 뿐 이의 삭제를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한 반발로 두 명의 예술가와 이스라엘의 광고 스타트업인 캐니 AI (Canny AI)가 저커버그가 등장하는 조작 영상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그러나 이는 명확히 조작된 것임을 분명히 보여, 어떤 악의적인 것이 아니라 풍자의 성질이 강함을 알 수 있다.
이런 영상은 앞으로 다가오는 각종 중요한 선거에서 조작된 영상이 매우 중대한 변수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미 의회 정보 위원회는 소위 ‘딥페이크’라고 부르는 인공지능 활용 기술로 만드는 거짓 영상이 2020년 대통령 선거에 어떤 위협이 될 수 있는 가를 검토하기로 했다.
이미 정치인을 내세운 영상이 얼마든지 조작될 수 있음을 보여준 여러 사례를 과거 KISA 리포트에서도 밝힌 바가 있다. 펠로시 영상은 딥페이크 수준의 기술도 아닌 아주 단순한 조작임에도 크게 문제가 된 것처럼, 더욱 더 정교하고 쉽게 판단할 수 없는 수준의 영상과 음성 조작 기술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이 문제는 정치, 사회, 언론, 사법 기관 간의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고, 선거를 앞두고 있는 국내 상황에서도 매우 민감한 이슈가 될 것이다.
각국의 상황이나 사회에서 용납하지 못하는 수준의 혐오 발언이나 폭력 유도, 허위 정보와 거짓 뉴스를 어느 기준으로 금지하거나 소셜 미디어에서 추방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앞으로 인터넷 전체의 신뢰 문제 차원에서 매우 중요하게 논의해야 하는 이슈이며, 건강한 민주주의를 위해서 기준과 합의를 이루어 내야 하는 과제이다.

참고자료

CNBC, “Australia plans tougher social media laws for companies which fail to thwart violent content quickly,” Mar 29, 2019

The Guardian, “Australia passes social media law penalizing platforms for violent content,” Apr 4, 2019

Deutsche Welle, “EU hails social media crackdown on hate speech,” Apr 2, 2019

Deutsche Welle, “Users #StandWithHateSpeech to debate EU agreement,” Jan 6, 2016

Vox, “The controversy over Mark Zuckerber’s comments on Holocaust denial, explained,” Jul 20, 2018

UK Government, “Online Harms White Paper,” Apr 8, 2019

The Guardian, “Internet crackdown raises fears for free speech in Britain,” Apr 8, 2019

Euronews, “France passes controversial ‘fake news’ law,” Nov 22, 2018

Reporters Without Borders, “RSF and its partners unveil the Journalism Trust Initiative to combat Disinformation,” Apr 3, 2018

New York Times, “Distorted Videos of Nancy Pelosi Spread on Facebook and Twitter, Helped by Trump,” May 24, 2019

New York Times, “A Fake Zuckerberg Video Challenges Facebook’s Rules,” June 11, 2019

CNN, “Congress to investigate deepfakes as doctored Pelosi video causes stir,” Jun 4, 2019

한상기, “인공지능의 악용, 딥페이크의 문제,” KISA Report, 2018년 8월

온디맨드 경제의 문제점과 이슈

온디맨드 경제는 디지털 신자유주의인가?

집안 일, 운전, 여행, 의료, 작은 문제 해결, 주차 대행, 상품 배달 등 많은 일이 과거와 다른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원하는 시간과 가격이, 필요한 사람과 제공하는 사람 간의 직접 협의로 확정된다. 이런 노동에 대한 수요와 공급은 늘 있어왔지만, 믿을 수 있는 품질 수준이나 쌍방에 대한 신뢰와 책임 문제 때문에 사회는 적절한 제도와 운영 주체에 대한 책임을 부여했다. 운영 주체에 대한 자격증, 허가, 책임을 위한 보험 등을 요구했으며, 여기에서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관리와 책임, 그리고 적절한 수입과 직장으로서의 환경을 보장해 왔다.

그러나 이제 사회가 우버화(uberification)하고 있다. 사람들의 직업은 점점 자유로워지고 (직업의 안정성이 없어지고), 경제는 어려워지며 (수입이 부족하며), 언제든 스마트폰으로 일을 원하는 사람과 이를 제공할 사람의 시간과 위치를 알 수 있으며, 이들이 어떤 사람이거나 어떤 평판을 갖고 있는지 (SNS 활동 내역과 과거 업무에 대한 평점 파악), 누가 더 적은 돈으로 일을 할 것인지 (시장 경쟁이라는 이름으로 누가 더 돈이 절실히 필요한지)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사회의 우버화, 경제의 우버화는 뉴욕의 RRE 벤처 캐피탈의 스티브 쉴라프만과 GGV 캐피탈의 세밀 샤는 온디맨드 모바일 서비스라는 개념으로 미국 서비스 경제가 개편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발견, 주문, 결제, 고객 만족, 그리고 확인의 가치 사슬 과정이 이제 모바일을 통해서 모든 마찰이 사라지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이런 변화에 환호하며 투자하는 곳은 자본주의의 첨병 중 하나인 벤처 투자자들이며, 이미 2009년 이후 17억 5천만 불의 창업 자금을 이 분야에 쏟아부었다. 얼마 전에는 우버의 가치가 500억 불에 도달하고 15억 불의 추가 펀딩을 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투자자들은 온디맨드 경제에 대해 다시 한 번 높은 관심과 함께 이런 상황이 스타트업계에 도움이 되는 가에 대한 논의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2015년 이코노미스트에서는 일의 미래라는 섹션에서 ‘온 디맨드 경제’라고 이름을 붙였다 (The Economist, 2015). 월 스트리트 저널 역시 ‘온 디맨드 경제가 부상한다’라는 기고를 실어 이런 현상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음을 알렸다 (WLADAWSKY-BERGERIRVING, 2015).

이런 현상은 1970년대 이래 제조업의 해외 이전부터 시작해 이제는 수많은 직업이 프리랜서로 변화하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본다. 미국에서만 5천3백만 명의 사람이 프리랜서로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사회는 돈은 있으나 시간이 없는 사람과 시간은 있으나 돈이 없는 사람으로 나눠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마르크스가 생산 수단의 소유자와 그들을 위해 일하는 노동자로 구분한 것과 또 다른 구분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온 디맨드 경제 서비스는 핸디(Handy), 인스타카트(Instacart ), 태스크래빗(TaskRabbit), 업카운슬(Upcounsel), 메디캐스트(Medicast)뿐만 아니라 매커니컬 터크스(Mechanical Turks)를 서비스하던 아마존이 최근 ‘홈 서비스’라는 또 다른 온 디맨드 노동 서비스 시장에 진입함으로써 모든 인터넷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새로운 트렌드가 되고 있다 (POPPERBEN, 2015). 여기에는 구글도 고민하고 있다. 검색 결과를 통해 지역의 홈 서비스 제공자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진입을 꾀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유형의 중개 모델은 온라인에서 여러 사람들이 지적하듯이 ‘부의 불균형’을 이용해 적은 수입에도 일하려는 사람들을 활용하는 방식일 뿐이다. 우리가 원하는, 소유보다 접근, 공동체 회복, 기술 발전에 의한 사회적 신뢰 증가, 개인의 이익 증대보다, 중간 중개 기업의 가치 증대만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자본주의를 넘어서는 새로운 경제 모델이라기 보다 더욱 더 자본의 힘으로 모든 사람들을 경쟁하게 만들면서도 책임은 최소화하려는 교묘한 모델인 것이다
가장 중요한 점은 그 동안 우리가 노동자의 권익과 인간 다운 삶을 유지하기 위해 투쟁을 통해서 얻었던 많은 사회적 보호 장치가 무력해진다는 점이다. 노동자가 갖는 직업의 안정성, 의료 보험, 책임의 공동 나눔, 사업자가 제공해야 하는 비용 등이 모두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인의 책임과 의무로 부여되며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는 이런 부담에서 자유로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에브게니 모로조프는 우버나 에어비앤비 같은 거대 공유경제 ‘표방’ 기업은 노동자들의 최소한 사회적 보호, 리스크에 대한 직접 책임, 단체 교섭권 결여 등의 문제를 지적하면서 이를 디지털 신 자유주의라고 맹렬히 비난했다 (모로조프에브게니, 2014).

자본주의의 선봉에 서있는 월 스트리트 저널조차 온 디맨드 경제의 노동자들이 겪는 문제를 또 다른 기사 ‘온 디맨드 노동자 – 우리는 로봇이 아니다’에서 심도 있게 다루었다는 사실이 이 문제가 사실 매우 중요한 사회 문제이라는 점이다 (WEBERLAUREN & RACHELEMMA, 2015).
지난 2월에는 전 미국 노동부 장관인 UC 버클리대 정책대학원 경제학 교수 로버트 라이시가 자신의 블로그에서 “말이 좋아 ‘공유경제(sharing economy)’이지 사실은 ‘찌꺼기(scraps)를 나누는 경제’가 아닌가?”라고 통렬히 비판하면서, 공유 경제라고 부르는 온 디맨드 경제의 한 영역을 ‘노동시장을 19세기로 퇴보 시킬 것’이며, ‘리스크를 노동자에게 전가할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REICHROBERT, 2015).
수도꼭지에서 틀면 나오는 노동자들의 모습으로 표현한 이코노미스트의 기사에서도 온 디맨드 경제는 노동자, 기업, 정치인들에게 어려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했다. 개인주의 시대에 모든 책임을 개인이 더 지게 만들고 있으며, 온 디맨드 경제는 개인에게 모든 위험을 부과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도 이런 변화에서 우리 각자는 개인 네트워크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고 ‘You, Inc.’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온 디맨드 경제와 공유 경제를 거대한 변화로 이해한 제레미 리프킨은 ‘한계 비용 제로 사회’에서 협업형 공유 경제가 자본주의를 넘어서 새로운 경제 시대로 이끄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하며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리프킨제레미, 2014).

일부 기술 결정론자나 실리콘밸리의 혁신은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은 기존 세력의 기득권 보호와 사회의 몰 이해 때문이라 말하고 있다. 이런 갈등을 거쳐 서비스가 성숙하고, 사람들이 경험을 통해 유용성을 이해하면 자연스럽게 온 디맨드 경제가 우리 사회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사회가 더 많은 사람에게 기회를 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인간이 진화 과정에 가장 돋보인 특징인 협력이라는 특성이 최고의 생존 전략이고 인간 사회 구성의 기본 성격이라는 주장에서부터, 경제가 무형의 힘, 즉 신뢰로 연결된 것이고 신뢰는 정직과 윤리적 관계 혹은 관계적 자본에 의해서 형성될 수 있다는 고전적 경제 이론에서 온 디맨드 경제의 뿌리를 찾기도 한다.

그러나 뉴욕매거진의 케빈 루스는 ‘공유 경제는 신뢰에 대한 것이 아니라 절망에 대한 논의이다’라는 글에서 (ROOSE, 2014), 이런 변화는 2008년 금융 위기 이후에 얼마나 많은 정규직이 파트 타임 직업으로 바뀌었는가를 보여주면서, 온 디맨드 경제는 불황과 직업 시장의 불안정에서, 실질 임금의 하락에서 비롯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불황을 겪는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수입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공유 경제와 온 디맨드 경제는 크게 환영을 받았다. 그러나 거대 자본이 들어오면서 실제 보이는 모습과 공유 경제 표방 기업이 보여주는 사업 행태에서 사회적 마찰이 빚어지기 시작했다. 특히, 두 개의 대표적인 기업 우버와 에어비앤비는 세계 여러 도시에서 기존 사업자의 저항, 세금과 각종 법률과 상충 문제, 책임의 범위, 사회적 관습과 문화적 충돌을 겪고 있다.

우버는 세계 유수 도시에서 사용자에 대해서는 성수기 사용에 대한 과도한 과금 문제, 일부 기사의 일탈, 무자격자와 보험의 미흡이 지적되고 있다. 나아가서 우버 기사들이 처우와 회사의 무책임에 대해 항의 시위하는 상황이지만, 우버 기사는 모두 개인 사업자이기 때문에 이들을 대변할 수 있는 노동조합을 만들 수도 없어서 비영리 단체를 만들어서 대응하고 있다. (KOSOFFMAYA, 2014)
이러한 노동 문제는 결국 법원의 판결에 의해 운전자들에게 배상금을 물도록 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지방법원은 우버와 리프트 운전자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우버나 리프트가 그동안 운전자들을 부당 대우했다고 판결했다. (EgelkoBob, 2015) 두 회사는 그동안 운전자들을 직원처럼 일을 시키면서도 자비로 기름 값 등 차량 유지비, 수리비, 보험금 등을 부담하도록 해 왔다.

우버나 에어비앤비에 투자한 대 자본은 이런 마찰을 마케팅과 정상적 로비, 당국 설득을 통해서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 본다. 특히 적극적 법적 대응을 통해 조금씩 합법화 시키면서 영역을 키워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갈등의 원인을 기득권자의 이익 보호 때문이라는 프레임을 교묘히 걸고 있으며, 이를 통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얻을 수 있는 지에 대한 홍보를 강화할 것이다.
현재 충돌하는 여러 이슈는 한 도시에서 또는 특정 기업만 따로 처리할 문제가 아니라 전체 사회의 합의와 법적 기반이 이루어져야 하며, 앞으로 더 많은 이슈를 가져올 온 디맨드 경제가 우리 사회에 어떤 의미를 가질 것인 가를 고민하는 논의가 되어야 한다. 인터넷과 기술이 무너뜨리고 있는 기존 질서의 대상이 기존의 기득권이나 불합리한 시스템인지 아니면 준비되어 있지 않은 일반 노동자와 시민인 지를 정확히 판단해 이를 방치할 것인지 아니면 적절한 사회 시스템으로 길들일 것인 가를 논의할 시점이다.

참고 문헌

Egelko Bob. (2015년 3월 11일). Court: Juries to decide if state Uber, Lyft drivers are employees. “San Francisco Chronicle”
KOSOFF MAYA. (2014년 9월 15일). “UBER DRIVERS PROTEST: ‘You Can’t Make A Living Working Only For Uber‘” Business Insider.
Lessig Lawrence. (2009). “Remix: Making Art and Commerce Thrive in the Hybrid Economy.” Penguin Books.
MONROE RACGEL. (2014년 2월). “More Guests, Empty Houses.” Slate.com.
POPPERBEN. (2015년 3월 30일). “Amazon launches Home Services to sell everything from an oil change to piano lessons.” The Verge: http://www.theverge.com/2015/3/30/8309573/amazon-launches-home-services에서 검색됨
REICH ROBERT. (2015년 2월 2일). “The Share-the-Scraps Economy.” http://robertreich.org/: http://robertreich.org/post/109894095095에서 검색됨
ROOSE, KEVIN. (2014년 4월 24일). “The Sharing Economy Isn’t About Trust, It’s About Desperation” New York Magazine.
The Economist. (2015년 1월 3일). The future of work – There’s an app for that. “The Economist”.
WEBER LAUREN, & RACHEL SILVERMAN EMMA. (2015년 1월 27일). On-Demand Workers: ‘We Are Not Robots’. “The Wall Street Journal”.
WLADAWSKY-BERGERIRVING. (2015년 3월 13일). The Rise of the On-Demand Economy. “The Wall Street Journal”.
리프킨 제레미. (2014). “한계비용 제로 사회 – - 사물인터넷과 공유경제의 부상.” 민음사.
모로조프 에브게니. (2014년 8월 26일). ‘공유경제’로 포장된 디지털 신자유주의.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보츠만 레이첼, & 로저스루. (2011). “위 제너레이션.” (이은진, 역자) 모멘텀.

[IT 칼럼]사회안전 위협하는 소프트웨어 문제

하루에 세 가지 소프트웨어 문제가 대형 사고를 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지난 7월 8일 유나이티드 항공사 비행기 4900대가 전 세계 공항에서 움직이지 못했다. 같은 날 뉴욕증권거래소(NYSE) 거래도 중단됐고, <월스트리트 저널> 웹 사이트도 다운됐다.

사이버 테러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으나, 곧 미국 국토안보부 수장 제 존슨(Jeh Johnson)은 유나이티드 항공사의 컴퓨터 문제와 NYSE의 컴퓨터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발표했다. 유나이티드 항공사는 네트워크 연결 문제라고 발표했고, NYSE는 내부 기술장애라고 했으며, <월스트리트 저널>은 바로 복구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오래된 전화 네트워크의 신뢰도는 99.999%인데 최고 수준의 현재 컴퓨터 시스템의 안정성이 전화 네트워크만 못한 이유를 인프라의 안정성에 투자하지 않는 업계의 관행에 원인이 있음을 지적했다. 노스캐롤라이나대학(UNC)과 하버드대 버크만센터 교수 자이넵 투페치는 자신의 블로그에 몇 가지 원인을 분석했다. 첫 번째가 알게 모르게 오래된 소프트웨어나 코드가 새로운 시스템에서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고, 두 번째는 소프트웨어 간 복잡성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세 번째는 진짜 문제를 고치는 것에 무관심한 정부나 사회라고 지적한다. 사이버 테러리즘 얘기를 하면서 진짜 문제인 소프트웨어 하부구조 문제를 무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2003년 미 동북부에서 발생한 대규모 정전 역시 시작은 GE 에너지의 유닉스 머신에 있던 에너지 관리시스템의 소프트웨어 버그였다.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먹어치우면서 소프트웨어 문제로 점점 더 사회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인공지능(AI)을 통한 자동화, 사물인터넷 시대 문제뿐만 아니라 지금 시스템 환경은 과거와 매우 달라졌다. 특히 스마트폰을 통한 모바일 트래픽은 과거에 예상하지 못한 환경 변화이다.

과연 우리나라의 국민안전처는 이러한 사회 기반을 이루는 소프트웨어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을까? 정부는 북한의 해킹이나 중국으로 팔리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서만 관심이 있는 듯하다. 이런 소프트웨어 버그나 시스템 문제가 국가적 문제로 제기될 때 이를 해결할 대책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언론사 사이트의 다운이나 주식시장의 오류는 생명과 관계가 없다. 그러나 항공사 시스템의 오류는 수많은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문제이다. 철도나 버스, 지하철 같은 교통시스템도 그렇고, 전력시스템 역시 큰 사회적 재난을 가져올 수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허리케인이 오는 시즌에 재난 복구 연습을 한다고 한다. 일부 지역의 랜을 의도적으로 다운시켜 폭풍에 의한 피해를 방지하는 연습을 한다.

국가정보원이 스마트폰 해킹 연습을 하지 말고 이런 소프트웨어에 의한 국가적 위기에 어떻게 대응할 것이며, 복구는 어떻게 할 것인지, 사회 인프라를 이루는 각종 시스템의 안정성을 어떻게 강화할 것인지, 새롭게 등장하는 다양한 기기와 소프트웨어를 기존 시스템에 그대로 접목해야 하는지 등등에 대한 연구를 이 정부에 요구하는 것은 무리일까?

소프트웨어 중심 사회라는 슬로건은 우리에게 부족한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고취하지만, 동시에 우리가 다룰 수 없는 소프트웨어 의존도나 안전성에 대한 관심도 더 높여야 할 시대이다.

[주간경향 1136호 IT 칼럼에 기고한 글]

[SPRi 칼럼]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존경 받는 사회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라’라는 말이 있다. 미국 인지 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가 쓴 책의 제목으로 선거 전략 프레임 이론을 얘기할 때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말이다. 사람들은 그 말을 듣자마자 머릿속으로 코끼리(미국 공화당 상징)를 떠올리며, 무의식적으로 코끼리의 틀에갇히게 된다.

소프트웨어 중심 사회를 얘기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소프트웨어 시장의 모순, 구조적 문제점, 일부 영역에서 가혹한 근무 환경 등을 얘기하면서 소위 말하는 ‘닭집 수렴 공식’을 언급한다. 2011년 한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본격적으로 등장해 많은 소프트웨어 개발자에게 쓴 웃음을 주었던 일인데, 이후 이 이야기는 개발자의 처우 개선이나 불확실한 미래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모든 개발자의 암울한 저주인 것처럼 되어 버렸다.

사람들은 이제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미래는 치킨집 사장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문제점을 얘기하고 싶었으나 오히려 그 풍자는 우리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자화상을 나타내는 프레임이 되고 말았다. 과연 한국의 소프트웨어 인력에 대한 현재와 미래는 그렇게 형편없는 것일까? 공대에서 제대로 컴퓨터 분야를 전공한 사람들이 받는 처우가 다른 전공자들보다 못하고 3D 업종으로 아이들에게 권할 수 없는 분야일까?

내 생각은 다르다. 많은 전공자가 대학 졸업생이 가고 싶어하는 대기업, 인터넷 기업, 외국계 소프트웨어 기업에 가며, 창업자들 중에서도 제대로 공부한 사람들은 매우 경쟁력 있는 기술로 국내외 시장에서 눈에 띄는 도전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기존의 전자 회사 뿐만 아니라 요즘은 자동차, 유통, 금융등에서도 고급 소프트웨어 인력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과거 10년 동안 사업을 시작해서 국내 최고 기업의 수준으로 성장한 회사는 대부분 컴퓨터 전공자가 설립한 기술 기업이다. 또 다른 기업은 그런 기업에서 나와 다시 창업한 기업들이다. 그런데 왜 우리는 소프트웨어만 얘기하면 ‘문제점’ ‘정부의 관심과 지원’ ‘사회적 몰이해’를 얘기하는가? 그것은 우리가 자꾸 ‘코끼리’를 떠들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어느 분야나 문제점 있는 세부 영역, 원하는 만큼 인정 받지 못한 인력, 불투명한 미래, 비합리적 관행 때문에 고민을 토로한다. 그러나 전체 그룹의 이미지를 깨뜨리는 것 보다는 자기 그룹에 좀 더 좋은 인력이 들어와 전체 경쟁력을 올리게 노력한다.

소프트웨어 산업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이나 정책에 관여하는 사람들은 이제 부정적 사고와 어두운 면을 강조하는 태도보다는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메시지를 통해 소프트웨어 인력과 산업이 갖고 있는 역할을 돋보이게 하는 이미지 빌딩을 했으면 한다.

소프트웨어라는 것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우리 사회 저변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며, 미래 산업의 핵심이 왜 소프트웨어가 되는 것인지, 얼마나 좋은 인재들이 이 영역에서 일하고 있으며, 그들의 문화와 생각이 얼마나 사회의 진보와 생활의 질을 올릴 것인 가를 알려야 할 것이다.

이 분야의 이미지가 긍정적으로 변해야 좋은 인력이 들어오고, 좋은 인력에 의해 선순환으로 문제들이 사라지게 만들어야 할 것이다. 물론 SI 분야의 구조적 문제와 잘못된 관행은 정책적으로 풀어야 할 부분이 있다. 그러나 그런 얘기만이 우리 산업에서 나오게 되면 SI가 소프트웨어 전 분야를 대표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고, 우리가 하는 고도의 노력과 창조적 활동이 과소 평가 될 위험이 있는 것이다.

우리가 얘기하는 최고의 검색 서비스 엔진이나 SNS, 모바일 혁명, 그리고 도래하는 사물 인터넷은 SI를 통해서 이루어내는 일이 아니다.

미국 정부의 대통령 과학기술 자문 위원회(PCAST)의 리포트를 보면 이런 소프트웨어 기술이 미국의 경쟁력에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늘 강조하고 있다. 소셜컴퓨팅, 빅데이터, 사이버 물리 시스템, 프라이버시 기술 등 향후 미래 핵심 분야를 제안하면서 각 연구 기관이 이를 어떻게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지원할 것인 가를 논한다. 반면, 우리 정부의 정책 보고서를 보면 늘 선진국 대비 우리가 부족한 것, 정부가 나서서 도와줄 것, 규제와 문제점 해결 중심이다. 소프트웨어를 통해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변할지, 산업경쟁력이 얼마나 향상될 것인지, 우리에게 필요한 전략 분야가 무엇인지는 크게 다루지 않는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포지티브 전략이다. 한국의 경쟁력에 소프트웨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중요한지, 소프트웨어 핵심 인력이 이런 영역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얼마나 멋진 성공 사례를 만들고 있는지를 우리 사회에게 알리는 캠페인을 관련 협회나 기관, 연구 및 정책 집단에서 했으면 한다.

현재 한 개발자 중심 잡지에서 보여주는 존경할 만한 개발자 또는 개발 집단을 계속 인터뷰하고 발굴하는 노력이 눈에 띄는 이유가 그것이다. 잡지 표지에 개발자를 내세운다는 것이 바로 인식의 전환인 것이다.

모든 대기업에서 신제품 발표에 더 이상 홍보 인력이나 모델이 아닌 개발한 사람들이 나타나고, 훌륭한 서비스와 솔루션을 개발 책임자가 소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문제점과 해소 방안이 아니라 적극적 홍보, 이미지 전환을 위한 노력, 사회의 영웅으로서 소프트웨어 인력의 모습이 나타나도록 해야 한다.

오히려 일부 공영 미디어에서는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특집 다큐를 보이는데 비해, 협회와 기관에서는 늘 문제점 토의만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악순환은 선순환이 주도하는 사회가 되어야 줄어들 수 있다. 더 많은 양질의 사례가 알려지고, 인식의 전환이 이루어져야 악순환이 전체 분야를 대표하는 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개발자들의 인식과 행동에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 모여서 힘을 발휘하고, 자신들의 권리를 찾고, 명예를 얻어야 한다.

더이상 자조적인 목소리로는 사회가 변화할 수 없다. 개발자 그룹이 자긍심을 가져야 다른 그룹이 부러워하고 인정하는 상황이 이루어진다. ‘코끼리’를 얘기하지 말고 영웅과 신화를 얘기하는 소프트웨어 산업계가 되었으면 한다.

[2015년 2월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칼럼. 출처: http://spri.kr/post/3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