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위한 아시아 테크허브 만들자

[2013년 11월 28일자 전자신문 ET칼럼에 기재된 글]

최근 글로벌 K스타트업 프로그램 멘토 자격으로 런던과 실리콘밸리를 2주간 다녀왔다. 선발된 5개 스타트업과 함께 해외 투자자,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인큐베이션 센터, 새로운 생태계 구성을 위해 노력하는 전문가들을 만나는 일은 그 자체로 신선한 도전이고, 의미 있는 일정이었다.

런던과 실리콘밸리는 모두 스타트업 지원을 위한 훌륭한 환경을 갖추고 있지만 실천방법에서는 차이가 많았다. 런던은 형성돼가는 생태계를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는 테크시티 프로그램을 통해 정책적 지원과 민간의 자발적 참여가 어우러져 있지만, 실리콘밸리는 오랜 기간 민간 중심으로 형성된 환경에 의해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런던은 자국 스타트업뿐 아니라 유럽 각국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자 하는 인력들을 유입시켜 유럽의 디지털 허브를 꿈꾼다. 이스트 런던 지역은 기존의 디지털 미디어나 창조적 전통을 바탕으로 이미 1300여개의 회사들이 클러스터를 형성해 나가고 있다. CBS가 인수한 라스트에프엠, 트위터가 인수한 트윗덱, 미국 유명 벤처캐피털 세콰이어가 투자한 송킥, 야후가 인수한 섬리 등이 이 지역에서 만들어진 주요 기업이다. 중요한 것은 구글이 지원하는 `캠퍼스런던`이라는 공동 작업 공간이 중심에 있다는 점이다. 캠퍼스런던에는 매일 저녁 다양한 모임과 워크숍이 열리고, 시드캠프라는 훌륭한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가 존재한다.

실리콘밸리에는 뛰어난 인재들, 훌륭한 투자자들, 스타트업을 위한 스타트업들, 인큐베이터와 전문가 네트워크가 있고, 매일 미트업과 워크숍, 세미나가 열린다. 많은 나라에서 실리콘밸리의 모습을 보고 배우고, 자국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방문하고, 지원 센터 등이 속속 만들어지고 있다. 이미 실리콘 밸리는 수많은 순례자들이 다녀간 세계 IT 산업의 성지다.

필자가 이번에 얻은 학습은 첫째, 스타트업 생태계에는 정부보다는 민간의 역할, 특히 선도 기업의 참여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이다. 정부 지원은 민간 역량이 활성화 됐을 때 그 효과가 나타난다. 우리나라처럼 민간의 지원 역량과 대기업 참여가 부족한 상황에서는 정부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의미 있는 결과를 나타내기 어렵다. 네이버나 삼성전자 같은 선도 기업이 우리나라 스타트업 활성화에 의미 있는 참여와 환경 제공을 할 필요가 여기 있다.

두번째는 시장이 함께 제공돼야한다는 점이다. 런던은 테크시티에 있는 많은 스타트업 곁에 금융이나 유통, 미디어 대기업이 있어 스타트업들에 기업 시장을 열어주고 있다. 영국 정부 역시 공공 시장에 중소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세번째, 스타트업도 이미 글로벌 경쟁에 돌입했다. 해외 투자자도 좋은 스타트업을 찾기 위해 테크허브에 해당하는 도시에 속속 지사를 만들고, 액셀러레이터들도 글로벌 체계를 만들고 있다. 우리 기업들이 이들의 눈에 띄기 위해서는 현재 이뤄지고 있는 환경에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그 중 핵심이 피칭(pitching) 능력이다. 30초, 5분 안에 자신의 사업을 설명할 수 있는 능력, 슬라이드 없이 말로 얘기할 수 있는 능력은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뿐 아니라 다양한 네트워크를 구현하고, 좋은 인재를 찾는 데 매우 중요한 경쟁 요소이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인재 활용이다. 이제 더 이상 한국 창업자와 한국 엔지니어로만 구성된 팀이 아닌, 세계 각국 인재를 끌어들여 함께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는 K팝이 보여주고 있는 다국적 인력 구성, 해외 작곡·작사가, 프로듀서의 참여를 통한 글로벌화에서 배워야 할 점이다.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서울이 어떻게 아시아의 테크 허브가 될 수 있을 것인가를 곰곰이 생각했다. 우리가 노력함에 따라 아직 비어 있는 이 위치를 선점할 기회가 남아있다.

테크 시티 (Tech City) – 런던의 테크 허브를 가다

이스트 런던 테크 시티 지역은 영국 런던 테임즈강 북쪽에 있는 쇼딧치(Shoreditch) 지역 즉, 올드 스트리트부터 퀸 엘리자베스 올림픽 파크 지역까지를 의미한다. 2000년대 후반부터 이곳에 미디어와 하이테크 기업이 올드 스트리트 주변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회사가 도플러나 라스트FM이었다. 이로 인해 올드 스트리트는 실리콘 라운드어바웃이라는 애칭을 갖게 된다.

2013-11-04 12.21.41실리콘 라운드어바웃이라고 부르는 올드 스트리트

테크 시티 소개 비디오: http://www.youtube.com/watch?v=GPAmtzuhjKY

2007년 라스트FM이 CBS에 2억8천만 불에 매각되는 성공 사례가 나오면서 이 지역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자연스럽게 스타트업 에코 시스템이 형성되어 왔다. 현재 이 지역에서 인수되거나 주목 받는 회사는 트위터가 인수한 트윗덱, 야후가 인수한 섬리, 리드 엘제비어가 인수한 멘델레이(Mendeley), 유명 벤처 캐피털인 세콰이어가 영국에 처음 투자한 송킥(Songkick), 그 밖에도 허들, Conversocial 등이 있다.

이 곳은 런던의 중심가에 비해 거주 비용이 적게 들었고, 미디어와 금융 대기업이 있는 위치에서 가까웠으며, 임페리얼 칼리지 같은 유수 대학이 근처에 있다. 2010년 11월 영국 수상 데이비드 캐머런은 이 지역을 세계 유수의 기술 센터로 만들겠다고 선언하면서 ‘테크 시티’라는 프로그램이 시작하게 된다. 당시 200 여여 개의 디지털 기업 수가 현재 1,300 개가 넘게 늘어난 것은 이 프로그램이 매우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증거이다.

캐머런은 2012년 12월에는 올드 스트리트 라운드어바웃에 5천만 파운드를 투입해 스타트업을 위한 새로운 빌딩을 짓겠다고 발표했다.[1] 400 좌석의 강당, 협업   공간, 다양한 장비를 제공해서 만 명의 인력을 훈련시킬 수 있는 규모의 새로운 장소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 지역에는 마이크로소프트도 기술 개발 센터, 시스코, 톰슨, UCL은 아이디어런던이라는 이노베이션 센터를, IBM도 창업자 프로그램을 론칭한다고 발표할 정도로 창업 지원과 새로운 비즈니스 인큐베이션을 위한 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질 예정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사건은 2011년 9월 구글이 7층 건물을 구입해 만든 캠퍼스 런던의 설립이다. 여기에는 시드캠프(Seedcamp)와 같은 액셀러레이터, 센트럴 워킹(Central Working)이라는 지하 공간에는 많은 워크숍이나 발표, 공동 작업을 위한 공간이 마련되었다.

캠퍼스 런던 소개 비디오: http://www.youtube.com/watch?v=eL_APnjE_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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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캠퍼스 런던의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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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럴 워킹의 내부 모습

이 밖에도 테크스타즈 런던, 스타트업 위켄드, 와이라, 더 베이커리, 옥시젠 등의 다양한 인큐베이터, 액셀러레이터가 존재하며 투자 펀드도 속속 형성되거나 이 지역에 자리잡기 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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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스타즈 런던이 입주해 있는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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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캠프와 스타트업 위켄드

런던의 테크 시티 프로그램의 특징은 자연스럽게 형성되던 창업 에코 시스템에 정부가 매우 의욕적인 프로그램을 제시하고, 여기에 다양한 IT 대기업의 적극 참여가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또한 프로그램을 단지 영국의 스타트업만을 위한 것이 아닌 유럽 전역에서 창업 의지를 갖는 재능 있는 인력이 몰려들어 런던을 명실 상부한 유럽의 테크 허브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영국 정부는 이를 위해 법인세를 2015년까지 20% 수준으로 낮추는 것 뿐만 아니라, 특허로 얻은 이익에는 10%의 세금만 적용하고, 연구개발에 의한 세금 절감, 초기 기업 투자에 대해서는 천만 파운드 이익까지는 10%의 세금을 내게 하는 등 다양한 세제 혜택을 제시하고 있다. 나아가서 창업자와 투자자에 대한 비자 제공을 위한 이민법을 개정했다.[2]

또한 주변에 있는 미디어, 금융, 리테일 대 기업이 스타트업의 소프트웨어를 구매하고 활용함으로써 조기 시장을 제공하고 있으며, 영국 투자 기술처가 다양한 해외 시장 개척이나 영국 진출 테크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또 런던 앤 파트너는 많은 전문가를 네트워크로 연결해 이들에 대한 자문이나 전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직 런던이 미국 실리콘 밸리에 비해 더 뛰어난 환경은 아니지만, 영국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 내기 위한 기회를 ICT 분야에서 찾고 있고, 그 핵심에는 창업가 정신을 고취하면서 다양한 국가의 인재를 흡수하려고 하는 정책과 이에 적극 참여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협력이 테크 시티 프로그램이라는 이름으로 추진되고 있음을 이번 방문 기간 동안에 확인할 수 있었다.


[책읽는 즐거움] REWIRE: Digital Cosmopolitans in the Age of Connection by Ethan Zuckerman

“현재 연결된 시대의 가장 핵심의 패러독스는 세상의 서로 다른 분야에서 정보와 시각을 공유하는 것이 더 없이 쉬워진 반면, 우리는 종종, 덜 연결된 시대보다 세상에 대한 협소한 그림을 마주치게 된다는 것이다.”

“정보는 글로벌로 흐를 수 있다. 그러나 우리 관심은 아주 지역적이고 부족적이다. 우리는 우리와 그룹 정체성을 공유하는 사람에 대해 깊은 관심이 있고, 먼 ‘타자’에 대해서는 매우 관심이 적다.”

“더 넓은 세상을 만나기 위해서는 미디어를 바꾸는 것과 친구 서클을 넓히는 방안에 대해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지금 미디어가 연결 시대에 필요한 방식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재연결’해야 한다.”

“인터넷이 재 연결되어야 하는 세가지 영역은 언어, 개인 연결, 그리고 발견이다. 글로벌 보이스 교훈에서 우리가 추구해 볼 세가지 아이디어는 투명한 번역, 브리지 인물, 기술로 만들어진 세렌디피티 방식이다.”

“인터넷이 연결된 미래를 거침없이 가져올 것이라는 가정은 잘못이다. … 우리가 하나의 믿음에 확신을 갖는 것보다 견해의 다양성에 가치를 두는 세상을 원한다면, 많은 사람의 소리가 특별한 소수와 균형을 이루는 세상을 원한다면, 많은 견해가 이슈를 복잡하게 만들어 더 새로운 해결을 요구하는 세상을 원한다면, 그런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하버드 대학의 버크만 센터 펠로우였고 MIT 시민 미디어 센터의 디렉터인 에단 주커만은 미디어 학자, 블로거, 인터넷 행동가이다. 그의 신간 ‘재연결(Rewire)’ 은 그가 현재 인터넷이 과연 세상에 대해 다양한 견해와 서로 다른 문화에 대한 접근이 쉬워졌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그런 디지털 유토피아적 상황이 왜 일어나지 않는 가에 대한 질문에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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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크만 센터에서 수행한 ‘글로벌 보이스’ 프로젝트를 통해서 얻은 교훈과 그가 실제로 아프리카 가나 등에서 체험한 경험이나 다양한 통계와 조사 자료를, 많은 미디어 학자, 사회 학자, 블로거, 인터넷 행동가의 사례를 통해 문제에 접근하고 정확한 상황 인식과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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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 사스의 확대와 대응 과정을 보면 연결된 세상이라는 것이 양면성을 가짐을 알 수 있다. 마르코니, 테슬라, 라인골드는 기술에 의한 평화나 공정성 확대, 진정한 글로벌화를 예측했고 인터넷의 등장은 사이버유토피아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

그러나 많은 실제 데이터는 우리는 점점 더 다른 나라의 문화, 뉴스,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다. 뉴스 사이트를 통한 미디어 소비, 영화나 책과 같은 문화 상품 소비, 여행하는 사람들의 상황 모두 매우 지역적이고 부족적이다. 이는 동질성과 사회적 폐쇄성이 디지털 시대에서도 계속 작용하고 때로는 더 강화되기도 하는 문제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더블클릭 자료를 통해 확인해보면, 2010년 기준으로 미국인은 93.9%가 자국 뉴스사이트에 접근한다. 프랑스나 일본은 98%, 한국은 98.8%가 자국 뉴스 사이트다. 언어 장벽의 문제가 아니다.  영국과 인도는 서로의 뉴스를 보지 않으며 미국 뉴스 사이트를 방문하지도 않는다. 남미 각 국이 스페인 뉴스사이트를 이용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넷플릭스의 경우도 미국 외 영화는 1999년 렌탈의 5.3%였고 2006년에는 5.8%에 불과하다. 출판의 경우도 출간된 책의 3%만이 번역한 책이며, 소설과 시를 보면 1% 미만이다.

미디어 이론의 어젠다 설정, 문지기 이론을 넘어서 소셜 시대에는 독자의 힘이 강화되면서 독자의 관심과 집중이 미디어 소비를 주도하게 된다. 네그라폰테의 데일리 미 개념에 대해 강한 비판을 한 서스타인 교수 얘기처럼, 하이퍼 개인화된 사회는 사람들이 극심한 동질성을 갖는 반향실 효과로 블로거 역시 정보 코쿤에 살고 있다.

앨리 패리서가 ‘필터 버블’에서 주장했듯이 개인화 기술은 우리가 우연히 알게 될 기회를 줄이고 우리가 기대하는 것보다 더 좁은 세상을 제시하는 것이다. 소셜 미디어의 발견 기능을 활용할 수로고 과거 큐레이션을 기반으로 한 미디어 보다 다양한 견해를 얻는 것이 더 어려워질 수 있는 것이다.

주커만은 이러한 문제를 풀어보기 위한 프로젝트로 전 세계 참여자를 활용해 ‘글로벌 보이스’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각 국에서 의미 있는 뉴스와 얘기를 모아서 번역하고 이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였다. 100여개국에서 900 여명의 참여자가 있었으나 이 프로젝트는 원하는 만큼 성공하지 못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저널리스트, 더 복잡하고 장기간의 얘기보다는 자연 재해나 폭력을 알리고, 사건에 영향을 받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직접적으로 전하지 못한다는 측면에서 잘못된 부분이 있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세상이 국제 뉴스에 관심이 없는 것은 충분히 보도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가정했고, 낯설지만 매우 흥미로운 나라의 풍부한 이야기는 그 것이 얼마나 낯설고 멋진 이야기라는 것을 독자가 알게 도와주지 않으면 읽히지 않는다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주커만은 이를 통해 세상의 연결 방식을 재구성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결론을 낸다. 이게 이 책의 제목이 ‘재연결’인 까닭이다. 인터넷이 재 연결되어야 하는 세가지 영역은 언어, 개인 연결, 그리고 발견이며, 글로벌 보이스 교훈에서 우리가 추구해 볼 세가지 아이디어는 투명한 번역, 브리지 인물, 기술로 만들어진 세렌디피티 방식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투명한 번역으로는 TED와 같은 협업에 의한 방식을 사례를 들고 있지만 동시에 문맥에 대한 이해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를 해결할 방법이 두 문화의 경험을 갖고 연결할 수 있는 브리지 인물이다.
그러나 브리지 인물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외국 문화와 사람에 대해 매우 호의적이고 개방적이며 다양성에서 영감과 창조적 에너지를 찾는 제노파일의 역할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세렌디피티를 제공하는 기술의 중요성은 브리지 인물과 제노파일이 아이디어 교환에는 중요하지만 미디어 자체가 갖는 단점을 수정하고 우리 견해를 바꾸게 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주커만의 흥미로운 제시는 도시의 구성과 기능이 세렌디피티를 경험하는데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설명이다. 그런 측면에서 페이스북의 페이지와 트위터의 트렌딩 토픽이 갖는 긍정적 측면을 인정하고 있다.
온라인 공간에서 임의적 구조를 통해 새로운 연결을 발견하는 것과 많은 의도적 방황을 하게 만드는 일은 도시가 주는 기능과 유사하게 우리에게 뜻밖의 정보와 재미를 제공해주는 세렌디피티를 경험하게 해 주는 것이다.

주커만의 ‘재연결’은 인터넷과 디지털 시대의 연결이 세상의 많은 다양한 정보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에 우리가 흔히 생각하듯이 사람들이 다양한 견해와 문화적 차이를 즐기고 이를 통해 코스모폴리탄적 사고를 갖게 될 것이라는 미신을 부정한다.

나 역시 이 책을 보면서 내가 갖고 있던 여러 가정이 그가 제시한 데이터를 통해 통렬히 무너짐을 느꼈다. 현재 소셜 미디어의 위치와 영향이 더욱 강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학계나 언론에서 논의하는 동질성과 그룹사고, 편향성 등의 문제점을 이 책은 보다 체계적이면서 자신의 경험을 통해 보다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그는 제시하는 방식은 때로는 우리 태도와 행동의 변화를 요구하면서, 조직이나 국가 차원에서 노력해야 하는 이슈를 제기하기도 한다. 또한 기술적 변화를 통해 미디어 소비의 편협성을 극복하자고 제시하기도 한다.

명확하고 체계적인 방식을 제공 하기보다는, 효과를 거두었던 사례들을 통해 가능성이나 숙고한 방법론을 제시하는 점이 어찌 보면 이 책의 한계이기도 하다. 이미 사람들은 인터넷으로 연결된 사회가 궁극적으로 평평하고 공정한 세상을 만들지는 못하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사회가 이런 문제점을 공유하고, 어떻게 현재 우리가 갖고 있는 한계를 직시하고, 디지털 유토피아적 사고에서 벗어나게 할 것인가? 좀 더 창의적이고 다양성에 가치를 두는 방식으로 특별한 소수와 다수의 목소리가 균형을 이루는 세상, 이를 통해 보다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를 풀어갈 것인가? 이런 질문을 던지는 것이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메시지이다.

아날로그TV 완전 종료… 방송통신 분야, 2013년 무엇이 달라지나

2012년 12월 31일 오전 4시부터 아날로그 TV 방송이 완전히 종료되고 디지털 방송 신호만 송출될 예정이다. 잘 나오던 TV가 갑자기 나오지 않는다면 새해 벽두부터 당황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밖에도 2013년 새해에는 방송통신 분야에서 달라지는 것이 참 많다. 새해부터 달라지는 사항들을 미리 살펴보는 것도 계사년(癸巳年) 새해를 맞이하는 좋은 준비가 될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방송통신 분야에서 2013년 달라지는 사항들을 정리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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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지상파 디지털TV 방송 전면 실시

2013년 지상파 디지털 방송 전면 실시와 함께, 2012년 12월31일부터 지상파 아날로그TV 방송이 완전 종료될 예정이다. 아날로그TV를 디지털TV로 교체한 가정에서는 지상파 방송을 고화질(HD)로 시청할 수 있지만, 안테나를 통해 수신하는 아날로그 TV 수상기에서는 지상파 방송을 시청할 수 없게 된다.

잘 나오던 TV가 더 이상 나오지 않을 경우 전국 우체국과 주민센터에 디지털전환 정부지원을 신청하여 디지털TV로 교체하거나, 아날로그TV에 디지털컨버터와 전용안테나(UHF)를 설치해야 한다. 디지털컨버터는 아날로그TV로 선명한 디지털방송을 시청할 수 있도록 신호를 변환해주는 기기이며, 유료방송사의 셋톱박스와는 다른 제품이다. 다만 기존 아날로그 TV 수상기에서도 매월 별도의 요금을 납부하는 유료 방송을 시청하는 경우에는 현재와 같이 TV를 계속 시청할 수 있다.

② 무료 와이파이 지역 2,000개소로 확대

방통위와 KT·SKT·LGU+ 등 이동통신 3사는 지난 10월에 추가 개방하기로 한 공공장소 와이파이존 1,000개소에 대해 내년 1월 2일부터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2012년 상반기에 방통위와 이동통신 3사가 지역 주민센터·우체국·도서관·터미널 등 전국 공공장소 1,000개소의 와이파이존을 공동구축 및 무료 개방한 데 이어, 내년에 추가 1,000개소 개방이 완료됨에 따라 국민들이 보다 많은 장소에서 부담 없이 무선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③ 기초생활 수급자 이동전화 요금감면 확대

방통위는 기초생활수급자의 기본료/월정액 감면 한도액을 13,000원에서 15,000원으로 2,000원 상향 조정하는 고시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행 음성 위주(기본료+통화료)의 요금감면 체계로 인해 기초생활수급자의 월평균 이동전화 감면액이 줄어드는 점을 개선하기 위함이다. 이번 요금 감면 확대는 고시 개정 절차가 마무리 되는 2013년 1/4분기부터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방통위는 이번 개선안으로 정액형 요금제에 가입한 기초생활수급자 37만명 중 35.4만명(95.7%)이 연 84억원의 요금을 추가로 감면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④ 청각·언어 장애인을 위한 통신중계서비스 ‘107 손말이음’ 개통

청각·언어 장애인이 전화를 통해 일상생활에 필요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통신중계서비스가 2013년 1월부터‘107 손말이음(수화와 중계를 뜻하는 순 우리말)’으로 새롭게 거듭난다. 지금까지 장애인과 非장애인이 통신중계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통화종류(음성·영상·SMS)와 통신사별로 서로 다른 번호를 사용해야 했으나, 2013년 1월부터는 단일번호 107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방통위는 “기억하기 쉬운 단일번호와 새 이름 사용으로 이용자가 더욱 편리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며, 서비스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⑤ 시청각 장애인, 유료방송 채널 프로그램도 시청 가능

2011년 7월 방송법 개정으로 지상파 방송사가 2012년 7월부터 장애인 방송을 전면 실시한 데 이어, 2013년 1월부터 방통위가 지정한 유료방송사업자에서도 장애인 방송을 전면 실시하게 된다.

그 동안 장애인 방송은 KBS 등 지상파 방송을 중심으로 자율적으로 제공해 왔으나, 방송법 개정안 이후 방통위에서 지난 11월9일 2013년도 장애인 방송을 의무적으로 편성·제공하여야 하는 사업자로 SO 75개사, PP 37개 채널을 지정해 공표했다. 이에 따라 장애인방송을 편성·제공하는 방송사업자는 금년 60개사에서 내년에는 153개사로 대폭 늘어나게 됐다. 시청각 장애인의 채널선택권 및 방송 접근권 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⑥ 유료방송사업자 장애인 복지채널 의무 송출

방송법 개정으로 장애인 복지채널도 종합유선방송사업자·위성방송사업자 및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IPTV)사업자는 2013년 1월부터 장애인 복지채널을 의무 송출해야 한다. 방통위는 2013년 장애인 복지채널로 <복지TV>((주)희망복지방송)를 인정한 바 있다. 유료방송 플랫폼에 장애인 복지채널이 의무 송출됨에 따라, 장애인의 알 권리와 방송 접근권이 보다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⑦ 전자파 인체보호기준 제도 강화

지금까지 전자파 인체보호 기준은 인체의 머리에 주는 영향만을 고려했으나, 2013년 1월부터는 머리·몸통·사지 등 인체의 모든 부위를 대상으로 확대 적용된다. 이에 따라, 전자파흡수율 인증 대상기기도 그간의 휴대폰에서 노트북, 무전기, 무선마이크 등 인체에 근접(20㎝ 이내) 사용하는 모든 휴대용 무선기기로 확대 적용하여 전자파 인체보호 기준을 강화할 예정이다.

⑧ 시청자미디어센터 확대 (2개소→5개소)

방통위는 시청자 권익증진을 선도하고 지역주민과 소외계층의 미디어 접근권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2013년도에 현재 2개소(부산·광주)인 시청자미디어센터를 인천·대전·춘천 등 3곳에 추가로 설립하여 전국적으로 5개소로 확대키로 했다. 새로 설립되는 3개소의 시청자미디어센터는 이용자간 만남·소통·체험 공간으로 활용되는 인간 중심적 환경을 조성하고,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지역 방송사업자도 이용할 수 있도록 시설·장비를 다양화할 계획이다.

⑨ 인터넷에서 주민등록번호를 대체하여 휴대전화로 본인 확인

방통위는 12월 28일(금), 이동통신 3사(SK텔레콤, KT, LG U+)를 본인확인기관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이용자는 인터넷에서 이름·생년월일·휴대전화번호 등을 입력하고 휴대전화에 발송되는 인증번호를 써 넣으면 본인확인이나 성인인증이 이루어지게 된다. 현재 아이핀과 공인인증서가 주민등록번호를 대체하는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으나 보급이 미흡한 실정이며, 휴대폰을 통해 인증이 이루어지게 되면 이용자들의 불편이 많이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⑩ 공공기관 사칭 전화 차단 등 전자금융사기 방지

새롭게 출시되는 휴대폰에서는 문자메시지를 보낼 때 발신번호를 변경할 수가 없게 된다. 또한 2013년 2분기 중에는 발신번호가 변경된 문자메시지에 대해서는 통신사업자가 차단하고 그 사실을 발송자에게 고지할 예정이다. 2013년 2월부터는 발신번호 조작을 통해 검·경찰청, 금융기관 등의 공공기관을 사칭하는 전자금융사기(피싱) 전화 및 문자메시지에 대해 이용자가 받기 전에 통신사업자가 전화교환기에서 사전에 차단하는 기술도 도입된다.

⑪ 주요 정보통신서비스 사업자에 대한 정보보호 인증 강화

2013년부터 주요 정보통신 서비스 사업자에 대한 정보보호 인증이 강화된다. 지금까지 주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정보보호 안전진단을 받았으나, 2013년 2월부터는 정보보호 관리체계를 수립하고 인증기관으로부터 강화된 인증을 받아야 한다. 대상 사업자는 전국 규모의 정보통신망서비스 제공자, 집적정보통신시설 사업자, 매출액 100억원 이상 또는 일 평균 이용자 수가 100만명 이상인 정보통신서비스 사업자 등이다.

⑫ 700MHz 주파수 대역에서 동작하는 무선마이크의 사용 종료

2013년 1월부터 740~752㎒에서 동작하는 무선마이크 제품의 사용이 종료된다. 디지털TV 전환으로 확보되는 700㎒ 대역을 활용하기 위한 방편이다. 다만, 기존 700㎒ 대역의 무선마이크 이용자는 계도기간이 종료(‘13.10월 이후로 예상)될 때까지 사용할 수 있으며, 계도기간 종료 이후에는 900㎒ 대역 등 타 주파수 대역에서 동작하는 무선마이크를 구매·사용해야 한다. 2013년 이후에는 국내에서 700㎒ 대역 무선마이크를 수입·생산·판매할 수 없으며, 계도기간 이후 700MHz 대역 무선마이크 이용 시,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⑬ 1.8GHz 및 2.6GHz 광대역 주파수 할당

방통위는 모바일 기기의 확산과 이용자 증가 추이 등을 반영하여 LTE용 광대역 주파수를 단계적으로 할당할 방침이다. 특히 내년에는 광대역(단방향 20㎒폭) LTE 시대를 선도할 수 있도록 국제적 LTE 대역인 1.8㎓대역에서 60㎒폭, 2.6㎓대역에서 80㎒폭을 대상으로 광대역 주파수 블록을 확보할 수 있도록 설계하여 경매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8㎓대역은 전 세계 42개 사업자가 LTE를 서비스 중이며, 2.6㎓대역은 39개 사업자가 서비스 중인 LTE 핵심대역이다. 그 동안 국내에서는 1.8㎓대역은 타 용도로 일부 활용되고 있어 사용되지 못하고 있었으나 이번에 일부 대역을 제외하고 할당키로 했다. 2.6㎓대역도 위성DMB가 종료(‘12.8.31)됨에 따라 새롭게 할당할 수 있게 됐다.

“2013년에도 모바일이 IT 성장 주도”… 한국IDC, 국내 IT 시장 10대 예측 발표

IT 시장 분석 및 컨설팅 기관인 한국IDC가 12월13일 주요 고객들을 초청해 ’2013년 한국 IT 시장 전망 조찬세미나’를 개최하고, 2013년 예상되는 국내 IT 시장의 주요 이슈와 트렌드를 조망, 한국IDC가 내다본 2013년 10대 예측(Top 10 Predictions 2013)을 소개했다.

한국IDC는 2013년 전세계 IT 지출이 2012년 대비 5.7% 성장한 2조1천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며, 이러한 성장을 주도할 분야로 역시 스마트 모바일 기기(스마트폰, 태블릿, e리더기)를 꼽았다. 2013년에도 20% 가까이 성장하며 전체 IT 시장 성장의 약 57%를 전담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모바일 기기를 제외할 경우, IT 시장 성장은 2.9%에 머물 전망이다. 이외 주요 분야인 전세계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지출은 각각 6%와 4%의 성장이 예상되며 PC 및 서버 시장도 전년 대비 소폭 성장하는 모습을 되찾게 될 것으로 예측됐다. 또한, 국내 IT 시장은 불확실성 기조가 확대되는 가운데 전년도 보다 낮은 2.9%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IDC에서 리서치 그룹을 총괄하고 있는 장순열 상무는 “현재 IT 산업은 사람들이 느끼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모바일 컴퓨팅, 클라우드 서비스, 소셜 네트워킹,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토대로한 제3의 플랫폼’(3rd Platform) 환경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진단하며 “2013년 부터 2020년 까지 이 기술들이 전세계  IT 시장 성장의 약 90%를 차지하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한국IDC 선정한 2013 국내 IT 시장 10 예측(Top 10 Predictions 2013) 이다.

1. 불확실성 확대로 국내 IT 시장 성장세 둔화
2013년 국내 IT 시장은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불확실성 기조가 확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IT 시장은 2012년도의 성장률(4.9%)보다 낮은 2.9%의 성장이 예상된다.

2. ‘제3의 플랫폼’(3rd Platform), 새로운 성장과 변화의 동력
최근 IT 시장에 있어 본질적으로 큰 변화는 없지만, 클라우드, 소셜, 모바일, 빅데이터와 같은 시장 변화를 이끌고 있는 주요 기술들과 최근의 클라이언트 환경이 연계된 새로운 플랫폼이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IT 공급기업들은 이러한 변화에 대비, 전략적인 서비스 공급을 위한 로드맵을 준비하고 이를 기반으로 시장공략에 적극 나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

3. 컨수머라이제이션의 전방위적 확산
컨슈머라이세이션(Consumerization)의 확산이 전체 IT 시장 변화의 촉매제로 자리잡고 있는 가운데, 전방위적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BYOD의 경우, 기업 IT 환경 변화에 대한 고민을 안겨주고 있지만, 직원의 생산성 증대 및 만족도 향상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어 다양한 지원을 포함해 기업과 개인의 공유적 활용(shared ownership)에 대한 전략적 접근이 점차 확산될 것이다.

4. 스마트 커넥티드 디바이스를 통한 멀티 디바이스 시대 도래
스마트폰, 태블릿 등 새로운 디바이스의 출현으로 과거 PC 위주의 클라이언트 환경이 변하고 있다.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의 활성화와 더불어, OS를 포함한 이기종 환경 확산에 따라 새로운 주도권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단일 디바이스가 주도하기 보다는 개개인이 상황에 맞춰 다양한 디바이스를 활용하는 멀티 디바이스 환경이 일반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8인치 미만 태블릿 시장이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을 이어갈 것이다.

5. 모바일 네트워크 환경 진화 가속화
모바일 네트워크의 성능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현재 IT 환경을 논함에 있어 모바일 네트워크 환경을 제외하고는 얘기할수 없는 수준에 이른 가운데, 이미 LTE 성능을 강화하는 다양한 솔루션이 소개되고 있으며 다양한 컨텐츠 및 서비스 활용의 확대가 이어질 것이다. 2013년의 경우 서비스 공급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LTE Advance 서비스의 제공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진화 경쟁이 시작될 것이다. 또한 진화된 모바일 환경에서 의료 및 보안과 관련된 새로운 서비스 출시가 예상된다.

6. 빅데이터 솔루션 수요 확대
국내 기업의 빅데이터 솔루션 도입은 아직 상대적으로 저조한 모습이다. 그러나 축적된 정보를 분석하여 실시간으로 가치를 활용하려는 필요성이 확대되면서 기업들은 기술적으로 이미 성숙단계로 접어든 비즈니스 애널리틱스 솔루션 도입을 적극 검토할 것이다. 다양한 기술을 조합한 통합 어플라이언스 제품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예측 분석에 대한 수요가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7. 데이터센터의 변모, 기업 경쟁력의 핵심
제3의 플랫폼의 출현 등 IT 환경의 급격한 변화속에서 전통적인 데이터센터의 변화는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기업의 비용운용 및 경쟁력에 더욱 밀접해 지고 있다. 보다 더 표준화된 데이터센터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는 가운데 인프라 영역에서 네트워크 부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다. 한편, 서비스 공급자 측면에서는 다양한 인프라 및 서비스 지원을 위한 역량 확보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특정 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한 특화된 데이터센터의 활성화가 예상된다.

8. 소셜 네트워크 관련 기술,  IT 영역 전반으로 확산
소셜 네트워크 기술을 확보, 기존 제품과의 연동을 위한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업체들의 노력이 이어질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전통적인 협업 환경을 넘어 새로운 업무 환경을 도모할 것이며, 개인에  있어서도 사회 생활의 중요한 부문으로 인식, 소셜 네트워크의 위상이 강화될 것이다. 소셜 네트워크 플랫폼 서비스 역시 단순한 커뮤니케이션 수준을 넘어 비즈니스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할 것이다.

9. 영역과 위협의 복잡성 심화에 따른 새로운 보안 인식 대두
컨슈머라이제이션, 모바일, 클라우드 활용 증가로 인해 보안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전통적인 보안 위협을 넘어 크라임웨어나 APT(Advanced Persistent Threat) 등과 같이 계획적이며 장기적인 위협이 확산되고 있다. 또한, 모바일 환경에서는 활용앱의 증가와 더불어 감시해야할 엔드포인트의 확대, 모바일 기기의 분실, 개인 및 기업의 정보 혼재에 따른 보안 문제가 더욱 부각될 것이다. 다양한 디바이스 활용이 증가함에 따라 크로스 플랫폼을 지원하는 보안 솔루션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10. 새로운 환경, 새로운 가치 중심의  IT 마켓플레이스 등장
새로운 기술 활용이 확산되고 환경이 진화함에 따라 새로운 성장기회 및 가치중심의 IT 마켓플레이스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인 IT 시장이 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는 달리 제3의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IT 시장 영역은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또한 비즈니스를 위한 서비스 및 제품의 계열화를 추진하는 모습이 IT 시장에서도 이미 본격화 되고 있고 사업이 본 괘도에 오르는 시간도 점차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메리 미커, 인터넷 트렌드 판올림… 무엇이 바뀌었나

인터넷 분석가로 유명한 메리 미커(Mary Meeker)의 인터넷 트렌드 2012 보고서가 판올림 됐습니다. 불과 6개월 만의 판올림이고 2012년 보고서의 연말 업데이트 버전이기 때문에, 지난 5월 말 보고서에서 큰 줄기는 달라지지 않았습니다.112쪽에 달하는 방대한 내용이 88쪽으로 대폭(?)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만만치 않은 분량입니다.

시간을 내서 찬찬히 읽어보시면 더욱 좋겠지만, 요약본이 필요하신 분들은 테크잇버섯돌이님의 글, 그리고 6개월 전 보고서를 광팔이님이 요약하신 내용 등을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해외에서는 더넥스트웹, 벤처비트테크크런치, 씨넷, 기가옴 등 다양한 미디어에서 보고서를 요약해 올렸습니다.

많은 요약본이 있으니 저는 또 다른 요약본을 만드는 대신, 6개월 차이를 두고 동일한 인물 주도 하에 만들어진 두 보고서에서 과연 어떤 내용이 달라졌는지에 초점을 맞춰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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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이 5월, 오른쪽이 12월 보고서

개요에서 Economy와 Bubble – or Not? 항목이 빠지고 Asset-Light Generation 항목이 추가됐습니다. Basic Stats은 최신 통계로 업데이트 됐고, 지난 보고서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던 Re-Imagination 항목은 그대로 유지됐습니다. 추가적인 설명은 아래에서 이어집니다.

2. 모바일 이용자의 기준, 이제는 스마트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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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이 5월, 오른쪽이 12월 보고서

지금까지 글로벌 3G 가입자를 기준으로 통계를 냈던 모바일 이용자 항목을 글로벌 스마트폰 가입자 통계로 바꿨습니다. 3G 이용자가 전부 모바일 인터넷 이용자는 아니죠. 3G 피처폰 사용자의 경우 스마트폰 사용자와는 상당히 다른 이용 패턴을 보일 것입니다. 스마트폰 가입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모바일 인터넷 및 애플리케이션 활용 등 다양한 인터넷 사용 지표에서 기존 3G 가입자 통계보다 스마트폰 가입자 통계가 더욱 유의미한 통계치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 밖에 2011년 4분기 글로벌 3G 가입자 숫자와 2012년 4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가입자 숫자가 약 11억 명으로 비슷한 점이 흥미롭습니다.

잠깐 우리나라의 통계치를 살펴보면, 한국은 3G 가입자 통계에서는 4위였지만, 스마트폰 가입자 숫자에서는 7위로 내려갔습니다. 그러나 전체 가입자 대비 스마트폰 이용자 비율에서는 59%로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3. 아이패드 열풍, 성인만의 트렌드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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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세~12세 미국 어린이의 48%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아이패드를 선호한다고 답했으며, 36%가 아이패드 미니를 원한다는 닐슨의 최근 조사 결과를 새롭게 보고서에 추가했습니다. 바로 전 페이지는 미국 성인의 29%가 태블릿이나 전자책 단말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차트입니다. 태블릿의 인기가 성인을 넘어 아이들에게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6~12세 자녀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60만원이 넘는 아이패드를 선물하려면 연말에 부모님들 지갑이 많이 가벼워지겠군요. 다행히 미국 얘기입니다.

4. 모바일+태블릿이 블랙 프라이데이 온라인 쇼핑의 24%를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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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e커머스 시장에서 모바일 커머스가 차지하는 비율을 소개했던 페이지가 빠지고 올 블랙 프라이데이에 모바일과 태블릿을 통한 쇼핑 트래픽의 전체 인터넷 쇼핑 트래픽의 24%를 차지했다는 통계치가 추가됐습니다. 전년 6%와 비교해 큰 폭으로 성장했으며, iOS가 안드로이드와 비교해 4배 이상 많은 쇼핑 트래픽을 유발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는 IBM의 자료를 인용한 것으로 디퍼스에서도 소개한 바 있습니다.

그 밖에 모바일 광고의 CPM이 데스크톱 CPM에 비해 5배나 낮다는 차트와 판도라, 텐센트 등 주요 기업의 모바일 ARPU(가입자당 평균 매출)가 데스크톱에 비해 1.7배에서 5배나 낮다는 내용 등 부정적인 슬라이드가 빠졌으며, 모바일 통화 결제(Mobile Monetization Transition)이라는 꼭지 제목도 모바일의 마력(Mobile Mojo)으로 바뀌었습니다. 지난 5월에는 모바일 결제 시장을 전반적으로 긍정적으로 전망하면서도 동시에 다소 관망하던 태도를 보이던 것에서, 보다 긍정적인 전망을 강조하는 태도로 변화된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5. Platform Fire Hoses 단락 삭제

페이스북 오픈 그래프의 확산과 애플 앱스토어의 성장 등을 담았던 Platform Fire Hoses 꼭지가 삭제됐습니다. 이젠 두 말하면 입 아픈 내용이기 때문일까요?

6. 기존 산업을 다시 상상하라(Re-Imagin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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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라이프스타일과 산업군이 모바일 시대를 만나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를 짚어보는 Re-Imagination 꼭지는 5월판 보고서의 하이라이트였습니다. 이번 판올림 버전에서는 새로운 슬라이드와 차트가 일부 추가되고 순서가 바뀌는 등 소폭 변화가 있었지만 큰 줄기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Re-Imagination 꼭지에서 새롭게 추가된 항목을 꼽아보면 사용자 인터페이스(키보드, 마우스를  기반으로 한 GUI(Graphic User Interface)에서 터치와 음성, 제스처 등 Natural User Interface로 변화), 컴퓨팅 운영체제(iOS + 안드로이드 = 45% vs. 윈도우 = 35%), 산업 디자인, 디지털 상품 유통, 건강 관리, 도어락 등이며,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지난 차트에서 ‘soon…’으로 표현했던 Re-Imagination of Data 항목을 ‘now’로 바꿔 소개하며, 다양한 사례를 여러 페이지에 걸쳐 소개한 부분을 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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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꼭지는 특히 벤처기업을 이끌고 있는 경영진이나 창업을 꿈꾸는 분들이 차근차근 넘겨보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하거나 기존 사업 아이템을 재점검해보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전문 일독을 권합니다. 새 보고서에서는 20쪽부터 시작합니다.

7. 미개척 분야(Consumer Internet ‘White Space’ To Be Re-Imagin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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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인터넷 산업의 ‘여백’으로는 5월에 꼽았던 귀(블루투스, 시리, 스포티파이, 잼박스 등), 자동차, TV에 덧붙여 백 포켓, 교육, 헬스케어 등을 추가로 선정했습니다.

8. Bubble – or Not? 등 일부 꼭지 삭제

페이스북과 징가, 그루폰 등 주요 기술 기업들이 IPO 이후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한 차례 거품 논란이 크게 일었던 적이 있습니다. 지난 5월 보고서에서는 이런 흐름에 입각해 기술 기업의 거품 논란을 다루는 Bubble – or Not? 꼭지가 비중 있게 다뤄졌지만 이번 보고서에서는 삭제됐습니다. 당시 메리 미커는 과도한 투자 열기를 경계하면서도 보고서 말미에 기술 수용 주기 곡선을 삽입하며 크게 우려할 만한 부분은 아니라는 뉘앙스를 전달한 바 있습니다.

그 밖에 다소 부정적인 전망을 함께 담아 전달했던 경제 관련 꼭지는 빠졌지만, 미국의 가계 부채 문제와 산업 불균형 등을 지적한 USA inc. 꼭지는 유지됐습니다.

9. 공유 경제와 Asset-Light Gener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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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보고서에 새롭게 추가된 꼭지입니다. 모바일 인터넷이 생활 속으로 스며들고, 공유 경제가 부상하면서 기존에 시간과 공간, 돈 등 자산을 가득 비축해두던 Asset-Heavy Lifestyle에서 탈피해, 젊은 층을 중심으로 Asset-Light Lifestyle이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예를 들어 방 한 가득 CD나 LP, 비디오 테입을 쌓아두는 대신 스포티파이나 유튜브를 통해 스트리밍으로 음악과 영상을 감상하고, 호텔 멤버십에 가입하거나 차를 소유하는 대신 Airbnb나 Zipcar 같은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을 말합니다.

지난 5월 보고서의 하이라이트가 Re-Imagination 꼭지였다면 이번 판올림 버전의 하이라이트는 Asset-Light Generation 꼭지를 꼽을 만 합니다. 원문 보고서에는 더욱 다양한 사례가 소개돼 있으니, 이 부분에 관심 있으시다면 새 보고서의 59쪽부터 읽으시면 됩니다.

◆ 메리 미커 인터넷 트렌드 보고서 전문

(출처 : 2012 KPCB Internet Trends Year-End Update from Kleiner Perkins Caufield & Byer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