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Ri 칼럼]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존경 받는 사회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라’라는 말이 있다. 미국 인지 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가 쓴 책의 제목으로 선거 전략 프레임 이론을 얘기할 때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말이다. 사람들은 그 말을 듣자마자 머릿속으로 코끼리(미국 공화당 상징)를 떠올리며, 무의식적으로 코끼리의 틀에갇히게 된다.

소프트웨어 중심 사회를 얘기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소프트웨어 시장의 모순, 구조적 문제점, 일부 영역에서 가혹한 근무 환경 등을 얘기하면서 소위 말하는 ‘닭집 수렴 공식’을 언급한다. 2011년 한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본격적으로 등장해 많은 소프트웨어 개발자에게 쓴 웃음을 주었던 일인데, 이후 이 이야기는 개발자의 처우 개선이나 불확실한 미래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모든 개발자의 암울한 저주인 것처럼 되어 버렸다.

사람들은 이제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미래는 치킨집 사장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문제점을 얘기하고 싶었으나 오히려 그 풍자는 우리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자화상을 나타내는 프레임이 되고 말았다. 과연 한국의 소프트웨어 인력에 대한 현재와 미래는 그렇게 형편없는 것일까? 공대에서 제대로 컴퓨터 분야를 전공한 사람들이 받는 처우가 다른 전공자들보다 못하고 3D 업종으로 아이들에게 권할 수 없는 분야일까?

내 생각은 다르다. 많은 전공자가 대학 졸업생이 가고 싶어하는 대기업, 인터넷 기업, 외국계 소프트웨어 기업에 가며, 창업자들 중에서도 제대로 공부한 사람들은 매우 경쟁력 있는 기술로 국내외 시장에서 눈에 띄는 도전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기존의 전자 회사 뿐만 아니라 요즘은 자동차, 유통, 금융등에서도 고급 소프트웨어 인력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과거 10년 동안 사업을 시작해서 국내 최고 기업의 수준으로 성장한 회사는 대부분 컴퓨터 전공자가 설립한 기술 기업이다. 또 다른 기업은 그런 기업에서 나와 다시 창업한 기업들이다. 그런데 왜 우리는 소프트웨어만 얘기하면 ‘문제점’ ‘정부의 관심과 지원’ ‘사회적 몰이해’를 얘기하는가? 그것은 우리가 자꾸 ‘코끼리’를 떠들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어느 분야나 문제점 있는 세부 영역, 원하는 만큼 인정 받지 못한 인력, 불투명한 미래, 비합리적 관행 때문에 고민을 토로한다. 그러나 전체 그룹의 이미지를 깨뜨리는 것 보다는 자기 그룹에 좀 더 좋은 인력이 들어와 전체 경쟁력을 올리게 노력한다.

소프트웨어 산업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이나 정책에 관여하는 사람들은 이제 부정적 사고와 어두운 면을 강조하는 태도보다는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메시지를 통해 소프트웨어 인력과 산업이 갖고 있는 역할을 돋보이게 하는 이미지 빌딩을 했으면 한다.

소프트웨어라는 것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우리 사회 저변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며, 미래 산업의 핵심이 왜 소프트웨어가 되는 것인지, 얼마나 좋은 인재들이 이 영역에서 일하고 있으며, 그들의 문화와 생각이 얼마나 사회의 진보와 생활의 질을 올릴 것인 가를 알려야 할 것이다.

이 분야의 이미지가 긍정적으로 변해야 좋은 인력이 들어오고, 좋은 인력에 의해 선순환으로 문제들이 사라지게 만들어야 할 것이다. 물론 SI 분야의 구조적 문제와 잘못된 관행은 정책적으로 풀어야 할 부분이 있다. 그러나 그런 얘기만이 우리 산업에서 나오게 되면 SI가 소프트웨어 전 분야를 대표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고, 우리가 하는 고도의 노력과 창조적 활동이 과소 평가 될 위험이 있는 것이다.

우리가 얘기하는 최고의 검색 서비스 엔진이나 SNS, 모바일 혁명, 그리고 도래하는 사물 인터넷은 SI를 통해서 이루어내는 일이 아니다.

미국 정부의 대통령 과학기술 자문 위원회(PCAST)의 리포트를 보면 이런 소프트웨어 기술이 미국의 경쟁력에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늘 강조하고 있다. 소셜컴퓨팅, 빅데이터, 사이버 물리 시스템, 프라이버시 기술 등 향후 미래 핵심 분야를 제안하면서 각 연구 기관이 이를 어떻게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지원할 것인 가를 논한다. 반면, 우리 정부의 정책 보고서를 보면 늘 선진국 대비 우리가 부족한 것, 정부가 나서서 도와줄 것, 규제와 문제점 해결 중심이다. 소프트웨어를 통해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변할지, 산업경쟁력이 얼마나 향상될 것인지, 우리에게 필요한 전략 분야가 무엇인지는 크게 다루지 않는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포지티브 전략이다. 한국의 경쟁력에 소프트웨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중요한지, 소프트웨어 핵심 인력이 이런 영역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얼마나 멋진 성공 사례를 만들고 있는지를 우리 사회에게 알리는 캠페인을 관련 협회나 기관, 연구 및 정책 집단에서 했으면 한다.

현재 한 개발자 중심 잡지에서 보여주는 존경할 만한 개발자 또는 개발 집단을 계속 인터뷰하고 발굴하는 노력이 눈에 띄는 이유가 그것이다. 잡지 표지에 개발자를 내세운다는 것이 바로 인식의 전환인 것이다.

모든 대기업에서 신제품 발표에 더 이상 홍보 인력이나 모델이 아닌 개발한 사람들이 나타나고, 훌륭한 서비스와 솔루션을 개발 책임자가 소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문제점과 해소 방안이 아니라 적극적 홍보, 이미지 전환을 위한 노력, 사회의 영웅으로서 소프트웨어 인력의 모습이 나타나도록 해야 한다.

오히려 일부 공영 미디어에서는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특집 다큐를 보이는데 비해, 협회와 기관에서는 늘 문제점 토의만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악순환은 선순환이 주도하는 사회가 되어야 줄어들 수 있다. 더 많은 양질의 사례가 알려지고, 인식의 전환이 이루어져야 악순환이 전체 분야를 대표하는 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개발자들의 인식과 행동에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 모여서 힘을 발휘하고, 자신들의 권리를 찾고, 명예를 얻어야 한다.

더이상 자조적인 목소리로는 사회가 변화할 수 없다. 개발자 그룹이 자긍심을 가져야 다른 그룹이 부러워하고 인정하는 상황이 이루어진다. ‘코끼리’를 얘기하지 말고 영웅과 신화를 얘기하는 소프트웨어 산업계가 되었으면 한다.

[2015년 2월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칼럼. 출처: http://spri.kr/post/3301]

[기고문] 글로벌 경쟁력은 글로벌 개발 팀에서

2013년 가을에 글로벌 K-스타트업 프로그램 일환으로 런던을 방문해서 영국 정부의 테크 시티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영국은 자체 개발 인력의 부족을 채우기 위해 유럽의 다른 나라의 인재를 적극 받아들이기 위해 비자 제도까지 적극적으로 검토한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영국이 주목하는 지역은 프랑스나 독일이 아니라 발틱 국가들인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등의 엔지니어들이라고 했다.

발트 3국인 이 나라들의 소프트웨어 개발력은 이미 서구에서 크게 인정받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사무소를 오픈하고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으며, 스카이프 등의 매각 성공으로 자국 내 창업가가 투자자로 나서고, 새로운 창업 열기가 몇 년 전부터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지역 스타트업의 특징은 자국 시장에 제약을 갖지 않는다는 점이고, 세 나라 출신의 창업자가 미국이나 유럽 여러 지역에서 창업을 하고 자국의 엔지니어를 활용한다는 점이다.

이스라엘의 스타트업의 개발도 유사한 면이 있다. 이민자 출신이나 그 자식이 창업을 하면 원래 자라던 국가에 남아 있는 다른 유태인 네트워크를 이용해 개발은 동유럽이나 구 소련 지역에 있는 엔지니어를 활용하고 비즈니스는 이스라엘에서 진행하는 방식이다.

내가 즐겨 쓰는 사진 앱인 카메라를 만드는 ‘탭 탭 탭’이라는 회사는 모든 개발자가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조직이고, 회사에 어떤 본부 개념이 없는 회사로 유명하다. 이들은 디자인, 코딩,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다양한 협업 도구를 사용해 몇 개의 제품 개발을 이끌어간다.

플리커 창업자인 버터필드가 만든 슬랙이라는 협업 도구가 전세계에서 주목을 받고, 최근 투자에서 30억 불의 가치 평가를 받는 점은 바로 세상 사람들이 일하는 방식이 바뀌고 있다는 증거이다. 전 세계 어느 곳이든, 뛰어난 인재를 기반으로 하는 글로벌 개발 체계가 이제 테크 기업 경쟁력의 큰 요소이다.

최근 국내의 스타트업 창업가의 면모를 보면 과거보다 해외 거주 경력이나 학업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때로는 외국 엔지니어와 공동 창업을 하여 새로운 도전을 하는 팀도 보인다.

창의성은 다양성에서 출발하며, 다양성은 여러 문화를 경험한 코즈모폴리턴 스타일의 인재에서 보다 더 큰 가치를 보인다. 그들이 다양한 경험과 아이디어를 갖는 사람들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국내의 스타트업 지원이나 소프트웨어 정책은 대부분 국내 기업, 국내 팀 중심으로 모아지고 있다. 외국의 투자자는 오히려 한국 스타트업에 관심을 가지는데, 우리는 아직도 순혈주의가 강하며, 모든 정책은 한국 사람만이 누려야 한다는 자발적 장벽을 구축한다.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많은 지원 정책은 이제 어떻게 하면 한국의 창업자가 해외의 개발자들과 협력하고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사업자가 될게 할 것인가에 그 목표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네이버나 다음카카오의 현재를 봤을 때 국내 인력 중심의 운영 한계는 이미 우리가 충분히 경험했다고 생각한다.

한국계 이민자나 후손이 있는 중앙아시아, 우리가 좀 더 주도권을 갖고 이끌 수 있는 동남아시아, 한국에 흥미를 갖는 여러 다양한 나라의 개발자를 보다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고, 이들과 함께하는 글로벌 팀이 얼마나 만들어지는가가 우리 소프트웨어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글로벌 개발 체계는 삼성이나 엘지 같은 대기업에게만 기대할 수가 없다. 좀 더 발 빠르고 기민하게 개발해야 하는 스타트업이 훨씬 더 이런 흐름에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새롭게 등장하는 도구와 일하는 스타일은 하나의 문화이고, 요즘 내가 보는 청년들이 일하는 방식이나 장소를 볼 때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더 이상 사무실에 있는 사람만이 일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언제 어디서든 커뮤니케이션하는 개발 조직을 갖추기 위한 노력과 글로벌 팀에 대해 적극 관심을 갖고 정책 방향을 검토하기를 바란다.

[SPRi 칼럼에 기고한 글. 월간 소프트웨어 중심 사회 2015년 6월호 출처: http://spri.kr/post/7798]

익스피디어가 트래블로시티를 인수

호텔스닷컴, 핫와이어, 카렌탈스닷컴, 이젠시아 등을 소유하고 있는 익스피디어가 모 회사인 세이버(Sabre)로 부터 트래블로시티(Travelocity)를 인수해 명실 공히 세계 최대 여행 관련 사이트가 되었네요. 이제 경쟁자는 프라이스라인하고 오비츠가 남은 셈이네요.

익스피디어의 여행 관련 포트폴리오

익스피디어의 여행 관련 포트폴리오

인수 가격은 2억8천만 불 현금으로 지불하는 조건이랍니다.
온라인 여행이 전체 여행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5%이고 온라인 여행 시장 중 미국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 유럽에서 6%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200여 개 나라에서 36만 5천 개의 호텔에 대한 예약이 가능하지만 아직도 글로벌 시장에서는 더 확장 가능성이 높습니다. 2014년 9월 말로 연 매출은 56억불에 도달했다고 합니다. 전체 예약 규모로는 480억 불에 해당하고요 트래블로시티는 월 기준으로 2천만 명의 여행객을 서비스하고 있다고 합니다.

총매출과 순매출

총매출과 순매출

페이스북 Wit.ai를 인수

미국 포츈지에 의하면 페이스북이 음성인식 스타트업인 Wi.ai를 인수했다고 함.
인수 가격은 밝히지 않았으며, 창업자 등은 페이스북 멘로 파크 캠퍼스로 이동.
2005년 들어 첫 인수이며 내 생각으로는 인재 확보를 위한 인수인 듯
Wit.ai는 Iot 환경에서 스마트 기기에 음성 인식을 통해 자연어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기술을 보유. 다양한 기기들이 음성을 통한 명령을 수행할 수 있게 하며, 이미 5,500명의 개발자가 활용하고 있다고 함.

지원 플래폼

트위터 쿠폰으로 또 다른 커머스 방식 도입

트위터가 트위터 오퍼스(Twitter Offers)로 커머스 영역으로 진입을 본격화하네요.
기업이 프로모티드 트윗을 구매한 후 시간에 예민한 할인이나 기타 혜택을 ‘딜’로 삽입하고 사용자는 스마트폰으로 이를 내려 받을 수 있게 하는 방식입니다.
7월에 인수한 카드스프링의 기술을 활용한 방식이라고 합니다.

이 전에는 [BUY] 버튼을 도입해 일부 사용자들이 구매 유도를 경험하도록 실험한 적이 있습니다.

구글의 새로운 연구 발표: 이미지 자동 캡션

딥러닝 기술을 이용해 이미지를 이해하는 연구는 여러 회사에서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페이스북의 딥페이스가 인간 수준으로 얼굴을 인식할 수 있음으로 보여주었고, 지도 학습이 아닌 자율학습으로 이미지 안의 특정한 객체를 인식해 내는 것은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연구 결과로 발표한 적이 있다.

이번에 구글에서 발표한 논문의 내용은 컴퓨터 비전과 자동 번역 기술을 활용해 이미지 안의 어떤 객체들이 있는 가를 인식하고 이를 자연스러운 문장으로 기술하는 방식을 선보였다. 구글 블로그에 의하면 이미지 인식에는 컨볼루션 뉴럴 네트워크(CNN)를 이를 언어로 기술하는 데는 리커런트 뉴럴 네트워크 (RNN)를 조합해서 구성했다고 한다.

CNN과 RNN을 결합한 모델 [출처: 구글 블로그]

CNN과 RNN을 결합한 모델 [출처: 구글 블로그]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결과의 정확도는 아직 인간에 비해 모자라는데, 자동 번역에 사용하는 평가 알고리듬인 BLEU를 기준으로 하면 이번 연구는 데이터에 따라 27점에서 59점 수준인데, 인간은 보통 69점 수준이라고 한다.

이러한 기술은 인공지능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시각 장애인들에게 친절하게 현재 보고 있는 이미지의 내용이 무엇인지 쉽게 설명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완성된 문장을 다시 음성으로 바꾸기만 하면 된다.

사람이 평가한 기준으로 본 결과 판정의 일부

사람이 평가한 기준으로 본 결과 판정의 일부


[추가 자료]

발표 논문 “Show and Tell: A Neural Image Caption Generator”

구글 언번들링: 유럽의회에서 구글의 검색 서비스와 다른 서비스를 분리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

독일과 스페인 의원들이 중심이 된 유럽 의회 의원들이 다음 주에 토의 사항으로 제출한 구글 분할 제안서가 화제다. 이들이 유럽 연합에게 공식적으로 요청한 안건은 구글의 검색 사업과 다른 상업적 서비스를 언번들하도록 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유럽 의회가 전 EU 국가를 커버하는 초안을 제시할 수는 있으나 실제 효력은 각 국가의 법률에 따르기 때문에 이런 안이 유럽 의회에서 결의안으로 채택된다고 해도 실제 집행이 되기는 어렵다. 다만 EU 집행부가 불공정이나 독과점 등 다양한 방식으로 압력을 가할 수는 있다는 점에서 매우 주목해야 하는 움직임이다.

물론 이런 움직임이 단지 정치적 레토릭에 불과하며 지난 10월에 취임한 경쟁 담당 장관인 마그레트 베스타거에 대한 압력이라는 해석도 있다. 베스타거 장관이 현재 보류 중이 구글 관련 소송 등의 다음 단계를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이 문제를 다룬 뉴스 중에는 경향신문 보도가 가장 깊이있게 다루었다.

검색 서비스의 지나친 독점은 다른 서비스의 기반에서 불공정한 요인을 제시할 수 있다. 검색 결과에 자사 관련 콘텐트를 어떻게 제시하는가와 다른 서비스가 검색 기술을 이용해서 또 다른 경쟁 우위를 갖는 것, 안드로이드 등에 구글 서비스를 선탑재하는 것 모두가 이슈가 될 수 있다. 국내에서도 네이버에 대한 이런 비판이 있으나 분할 얘기까지 나온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유럽 의회 의원들, 특히 독일이 갖는 불만이 매우 높음을 알 수 있다.

유럽 연합의 집행기관인 EC에서는 실물 경제가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하기를 추구하듯이 유럽 연합에 커넥티드 디지털 싱글 마켓(DSM: Digital Signle Market)을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있다. 이를 통해 2500억 유로의 새로운 성장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런 DSM을 구현하는데 구글이 큰 걸림돌이 된다고 판단하는 것이 유럽 연합 주요 국가의 인식인 것이다.

[추가 참고 자료]

DSM에 대한 개념

결의안 초안

세상을 바꾸는 자들을 위한 기업, 애플

시작하기 전에 먼저 밝힐게 있다. 일단, 나는 애플을 좋아한다. 흔히 말하는 애플빠이거나 스티브 잡스를 숭배하지는 않지만, 개인적으로 애플에 대한 몇 가지 추억이 있다. 대학원 시절 애플II는 우리 랩의 게임기계였다. 그러나 당시에도 그렇고 이 후에도 그렇다고 들었지만, 우리나라에 단 두 대만 들어온 ‘리사’라는 컴퓨터를 본 순간 난 커다란 충격을 받았었다. 이게 컴퓨터구나 하고. 리사는 알다시피 스티브 잡스의 딸 이름이다.

메인프레임, 미니컴퓨터, 마이크로 컴퓨터를 모두 거쳤지만, 콘솔을 통해 프로그램 한다는 것을 석사때 처음 접했으나, ‘리사(Lisa)’ 화면에서 움직이는 그래픽 기반의 사용자 환경, 마우스를 통한 제어를 본 순간 받은 충격은 내 기억에 깊이 새겨졌다. 팔로 알토의 제록스 연구소에서 스타 워크스테이션을 보고 달려와 엔지니어를 모아놓고 자신이 본 것을 설명했다는 스티브 잡스의 얘기를 그래서 난 충분히 이해한다.

애플 리사 (출처: mac-history.net)

애플 리사 (출처: mac-history.net)

이후 기업 연구소에서 선 워크스테이션, PC와 함께 맥을 사용했다. 맥으로는 파워포인트를 이용해서 발표 자료를 만들었고, 당시 회사에서는 나 같이 발표자료를 만드는 사람이 거의 없던 시절이었다. 90년 대 초에 쿠퍼티노를 방문해 애플 디자인 그룹이 사용하는 공간을 가봤는데 그 이름은 네버랜드였다. 피터팬의 네버랜드에 나오는 이름이 각 구역마다 붙어있는 그 장소는 내게는 하나의 판타지였다. 그 때는 애플의 첫 PDA인 뉴튼(Newton)을 사왔고, 그 기기는 아직도 내가 간직하고 있다. 물론 스티브 잡스는 그 기기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스티브 잡스의 연설은 그가 애플로 복귀하기 전에 봤다. 넥스트(NeXT)의 신제품 발표 장에서 본 그의 발표는 그야 말로 열광적인 지지자들의 반응을 끌어냈고, 나도 모르게 박수와 경탄을 금치 못하게 만들었다. 그이 연설은 신도들의 종교행사와 다를 바 없었다.

애플은 나에게 준 또 하나의 충격은 아이팟이다. 삼성전자를 나오기 전에 내가 시작한 프로젝트는 MP3 플레이어인 ‘옙(YEPP)’이었다. 인터넷 시대가 오면 삼성전자의 모든 기기는 인터넷과 연결되어야 하고, 이제 콘텐트는 디지털화되어 담고 다니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확신으로 첫 번째 프로젝트로 MP3 플레이어를 선택했다. 그러나 애플의 토니 파델(Tony Fadell)과 ‘위대한’ 디자이너 조니 아이브가 만든 아이팟의 클릭 휠을 봤을 때 난 한숨이 나왔다. 다행히 그 때는 이미 삼성을 떠난 뒤였고, 남아 있는 옙 사업팀에 위로를 보내고 싶었다. 토니 파델은 올해 구글이 32억불에 인수한 네스트(Nest)라는 회사의 창업자이다.

애플은 어떤 회사인가? 1997년 애플로 돌아온 잡스는 직원들을 모아놓고 ‘애플은 어떤 회사가 되어야 하는 가’를 발표한다. 그는 애플은 더 이상 제품을 얘기하는, 단지 윈도우 보다 뭐가 나은지, 남들과 다른 기술이 어떤지를 얘기하는 회사가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잡스 스피치

애플은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무엇인가 다르며, 세상을 바꾸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회사가 되어야 한다고 선언했다. 나이키가 위대한 운동선수들에게 존경을 보내는 것과 같이 애플은 세상을 변화시킨 사람들에 대한 존중을 선언한다. 그게 ‘다르게 생각하라(Think Different) 캠페인’의 시작이고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이 애플의 핵심 역량이라고 정의했다.

애플이 우리 사회에 주는 메시지는 바로 이 정신에 있다. 미친 사람, 부적응자, 반항아, 문제아들, 사물을 다르게 보는 사람들, 정해진 규칙을 좋아하지 않고, 현재에 안주하지 않는 사람들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며, 인류를 진보시킨다는 것이다. 애플은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창의성을 발휘하고, 작품을 만들고, 결과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한다. 앱스토어나 아이튠스, 아이북스를 통해, 매킨토시와 아이패드, 아이폰은 바로 그 들을 위한 서비스와 기기라는 것이다.

애플의 광고를 보면 제품 얘기가 아니라 애플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창의적이 될 수 있으며, 새로운 시각을 갖고 변화를 추구하며, 우리의 숨겨져 있는 재능을 발휘하고, 새로운 세대의 희망을 얘기하고 있는 이유가 거기에 있는 것이다. 그 것이 잡스의 유산이며 애플이 이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이다. 애플 사용자가 자긍심을 갖고, 제품을 사랑하는 이유가 거기에서 나온다.

나는 애플을 존경한다. 사람들이 애플을 얘기할 때 대부분 스티브 잡스 만를 거론한다. 물론 그는 애플의 아이콘이다. 그러나 애플에는 세계 최고의 인재들이 모여있다. 디자인의 신화인 조니 아이브(Jony Ive), 소프트웨어의 수퍼맨인 크레이그 페더레기(Craig Federighi), 마케팅 담당 필 쉴러(Phil Schiller), 아이튠스와 앱스토어, 애플 페이를 총괄하는 에디 큐(Eddy Cue), 애플 와치의 소프트웨어를 담당한 케빈 린치(Kevin Lynch), 팀쿡의 오른팔이라고 부르는 제프 윌리암스 등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지난 9월 스페셜 이벤트에서 팀 쿡은 이들의 이름을 호명하면서 동시에 모든 직원들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 내 기억으로는 국내 어느 기업도 신제품 발표에 공헌한 임직원을 호명하고 존경을 보낸 적이 없다. 이런 모습이 애플의 문화이며 강력한 힘이다. 왜 우리나라 회사들은 자신들이 자랑하는 제품을 만드는데 참여한 리더와 엔지니어, 디자이너를 우리의 영웅으로 만드는데 그렇게 인색한지 답답하다.

애플 와치 발표 후 조니 아이브의 모습 (중계를 보면서 필자가 찍은 사진)

애플 와치 발표 후 조니 아이브의 모습 (중계를 보면서 필자가 찍은 사진)

이 글을 쓰기 위해, 페이스북 친구들에게 애플이 우리의 생활이나 사고 방식에 어떤 변화를 주었는가를 크라우드소싱 해보았다. 많은 사람들이 의견을 개진했는데, 한 시인은 ‘기업의 창조력을 믿게 했다고 했다’고 했고, 미술 애호가는 하나의 문화 혁명이었음을 지적했다. 콘텐트를 소유의 개념에서 소비의 개념으로 변화시켰음을 지적하는 사람도 있다.
세상의 패러다임을 바꾸었다는 의견도 많았다. 대기업에 구속되었던 국내 시장에 기술 중심의 시장 판도를 만들거나 콘텐트의 유료화가 가능함을 보여줬다는 의견도 있고, IT 전문가 중 한 명은 많은 회사들이 디지털 시대에 애플의 사고와 문화체계를 따라가게 만들었음을 지적했다. 또한, 많은 개인이 창업의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만든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많은 사람들이 단순함, 인문적 관점, 뛰어난 사용자 경험을 얘기했으며, 와인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후배는 ‘직관적인 사용법을 보편화해서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기기를 통해 모바일이 생활 속에 결합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인문학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는 의견도 여럿 보였는데 이는 스티브 잡스가 리버럴 아츠의 중요성, 미학적 시각의 의미, 디자인 철학 등에 대해 강조한 영향이라고 볼 수 있다. 또 다른 의견으로는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 이상으로 ‘가치 있는 문제를 인식’하는 능력의 중요함을 깨닫게 해줬다는 댓글도 있었다.

흥미로운 시각 중 하나는 대기업 임원으로 삶을 피곤하게 만들고 심화된 경쟁이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단절된 휴식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는 의견이다. 이는 아이폰 같은 스마트폰이 주는 부정적 영향을 강조한 의견이라 생각한다.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은 단순함과 미니멀리즘의 아름다움을 알려준 것, 인문학과 인간의 창의성 그리고 본성을 들여다 보는 것이 왜 중요한 것인가, 하나의 제품이 산업을 혁신할 수 있으며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 한 기업이 세상의 규칙을 바꾸고 새로운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그게 애플의 힘이고 애플이 꿈꾸는, 현실에 안주 안하고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어떻게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지를 알게 해 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은 아이폰이나 맥을 쓰는 사람들에게는 친절하지 않은 나라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반항아이지만 인류가 진보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의 상징이 되고 있다. 많은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들고나오는 컴퓨터가 맥북이라는 사실을 보면 애플이 우리 사회에서도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 가를 잘 알 수 있다.

이제 잡스의 시대에서 팀 쿡의 시대로 넘어갔다. 지난 9월, 팀 쿡은 애플 와치를 소개하면서, 스티브 잡스 사후 처음으로 ‘하나 더(One more thing)’ 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는 잡스가 세상을 바꿀 기기를 소개할 때 했던 말이다. 그가 이제 자신의 입으로 그 표현을 쓸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내가 아는 삼성전자의 임원은 몇 년 전에 나에게 ‘스티브 잡스보다 팀 쿡이 더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이라고 얘기한 적이 있다. 이유는 그는 매우 계산적이고 제조업을 잘 알고, 잡스의 지지를 받는 후계자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2011년 8월 그가 CEO가 되었을 때 애플의 주가는 50불 대였으나 이제 주가는 100불을 넘어섰다.

위대한 IT 회사에서 세상의 모든 산업을 바꾸고 새로운 혁신을 얘기하는 시대로 넘어가면서 동시에 철저하게 효율적이고 냉철한 판단을 해야 하는 애플의 CEO로 그의 행보는 앞으로 더욱 빛을 발휘할 듯 하다. 잡스의 열정으로 성장했지만, 이제 글로벌 기업, 향후 수십 년을 내다보며 전략을 짜야 하는 기업의 수장으로 팀 쿡의 리더십은 그래서 잡스와는 다르게 나타날 것이며, 지난 9월 행사에서 많은 임직원들이 그에 대한 존경을 보내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많은 국내 언론은 그가 잡스의 유산을 버렸다고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잡스의 유산을 누구보다 훌륭하게 이어가고 있다. 그것은 바로 세상을 바꾸는 자들을 위한 기업이 되는 것이다.

- (<아레나 옴므 플러스> 2014년 11월호 기고글)

페이스북의 감정도 전염된다

샌디에고 대학의 정치학과 제임스 파울러 (James Fowler) 교수가 PLUS ONE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페이스북의 감정도 전염이 된다고 한다. 긍정적인 포스팅은 긍정적인 포스팅을 야기하고 부정적인 포스팅은 부정적인 포스트를 야기한다. 특히 긍정적인 포스팅의 영향이 더 영향이 있고 감염성이 높다고 한다.

미국내 1억 명 이상의 페이스북 사용자의 10억 건이 넘는 포스팅을 분석한 이 연구는 우리가 서로 성향이 비슷한 사람을 친구를 맺는 것 뿐만 아니라 친구의 감정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저자는 얘기한다.
미국 내 가장 인구가 많은 도시 100개를 선택해서 2009년 1월부터 2012년 3월까지 1,180일 동안의 포스팅을 분석했는데 같이 연구한 사람은 전기 컴퓨터 공학과의 박사과정 학생인 로렌조 코비엘로(Coviello)이다. 각 포스팅의 감정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Linguistic Inquiry Word Count라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했다.

인과관계를 알기 위해서 이들이 한 실험은 비오는 날을 선택했는데, 비오는 날씨는 부정적 감정 표현의 포스팅을 1.16% 증가시켰고, 긍정적인 포스팅을 1.19% 억제하도록 만들었다. 이를 다시 비가 오지 않은 도시에 사는 다른 친구에 미친 영향을 측정했더니, 부정적인 포스팅 하나에 대해 친구들의 부정적 포스트 1.29개가 늘어난 것에 비해 긍정적인 포스팅은 1.75개가 증가했다.

자세한 논문은 여기를 참고하기 바란다.

스포티파이, 음악 개인화와 디스커버리 기술 기업인 에코 네스트 (Echo Nest)를 1억불에 인수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스포티파이가 음악 기술 전문 업체인 에코 네스트를 1억불 정도의 가치로 인수했다고 한다.
90%는 스포티파이 주식으로 교환한 이번 딜은 스포티파이의 주식 상장을 앞두고 확실한 기술 영역에서 차별성을 굳히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2013년 11월에 2억 5천만불 증자를 한 스포티파이는 당시 가치를 40억 불로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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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에코 네스트 무료 API를 사용하고 있는 많은 기존 파트너들에게는 지속적인 기술 제공이 가능하다고 한다. 기존 고객으로는 비츠 뮤직, BBC, 트위터, 야후!, 비보, Rdio.com 등 스포티파이의 경쟁사도 포함되어 있다.

에코 네스트의 창업자 Tristan Jehan과 Brian Whitman은 MIT 출신 박사들로 머신 러닝과 머신 리스닝, 자연어 처리 등을 전공한 음악 디스커버리에 관련된 기술 분야 전문가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