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티나 디스플레이란 무엇인가

레티나 디스플레이(Retina Display). 애플이 2010년 아이폰4에 처음 탑재한 이후 다양한 제품에 확대 적용하고 있는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의 통칭이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그리고 맥북 프로의 새 모델을 통해 이미 많은 소비자들이 익숙하게 이용하고 있다. 그런데 과연 우리는 레티나 디스플레이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적지 않은 독자들이 갖고 있는 의문 중에 한 가지는, 레티나 디스플레이의 패널을 삼성이나 LG 등이 공급하고 있으니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애플의 기술이 아니라 사실상 삼성이나 LG의 기술이 아니냐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주 틀린 주장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결코 맞는 얘기는 아니다.

121217 retina_6

애플 아이패드 레티나 디스플레이(출처 : 애플코리아 홈페이지)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에서 디스플레이 패널은 핵심 요소임에 분명하다. 고해상도 IPS 패널이 없었다면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처음부터 등장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애플이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선보이기 전까지 삼성이나 LG 등 앞선 디스플레이 기술을 가진 업체들이 자사의 모바일 기기에서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시도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모바일 기기의 디스플레이 성능이 빠르게 발전하는 추세지만 아직까지 애플의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능가한다고 단정지을 수 있는 제품은 나오지 않았다.

비밀은 애플의 iOS와 OS X 운영체제에서 찾을 수 있다.

121217 retina_1

애플 맥북 프로 레티나 디스플레이(출처 : 애플코리아 홈페이지)

고해상도 디스플레이가 제 성능을 십분 발휘하기 위해서는 운영체제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많은 독자들이 과거 윈도우 PC를 모니터에 연결해 이용할 때 모니터의 최대 해상도를 이용하지 않고 중상 정도의 해상도로 낮춰서 이용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고해상도는 선명함과 같은 화면에 더 많은 정보를 담아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지만 화면의 개체가 그만큼 작게 표현되는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초고해상도 모니터에서 웹 브라우저를 통해 포털 등 웹사이트를 띄웠을 때를 떠올려보면 쉽다. 화면은 선명해 보이지만 글자와 아이콘은 너무 작고 레이아웃에서 빈 공간이 많아진다. 20인치 이상의 대형 모니터에서는 개체가 조금 작게 표현돼도 어느 정도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모바일 기기에서는 그렇지 않다. 아이콘이나 하이퍼텍스트 크기가 절반으로만 줄어들어도 손가락을 버리고 다시 스타일러스펜을 이용하던 감압식 터치 시대로 돌아가야 할 지도 모른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운영체제가 크게 다음 세 가지 기능을 적절하게 지원해야 한다. 첫째는 당연한 얘기지만 고해상도 출력을 지원해야 하고, 둘째는 애플리케이션이나 각종 개체의 레이아웃을 해상도에 맞게 적절히 재배치 해줘야 한다. 마지막으로 고해상도에서 개체의 크기가 너무 작게 표현되지 않도록 적당한 크기로 배율을 조정해 확대해서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121217 retina_5

출처 : developer.android.com

안드로이드의 경우 화면 크기를 xlarge, large, normal, small 네 가지로 분류하고, 인치당 도트수(dpi)를 총 여섯 가지로 분류한 후 기기의 화면 크기에 따라 도트 밀도를 다르게 처리해주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개발자들은 자신이 개발하는 안드로이드 앱이 모든 화면에서 잘 작동하게 하기 위해서 각기 다른 화면 크기에서 어떤 도트 밀도로 화면을 보여줄 것인지를 코드의 최상단에서 지정해줘야 한다(참고 : developer.android.com). 그러나 안드로이드 기기의 화면 크기가 4가지로 통일돼 있는 것도 아니고 해상도도 기기마다 제각각이어서 모든 환경에서 100% 완벽하게 동작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일일이 다양한 기기를 사용해 테스트를 해야 하며, 갤럭시 시리즈 등 많이 팔린 기기 중심으로 최적화를 할 수 밖에 없다.

윈도우는 고해상도 모니터를 연결할 경우 개체 크기가 현격히 작아졌기 때문에 PC 환경에서 고해상도 모니터를 전문가들의 영역으로 제한하고 윈도우 태블릿이 고해상도를 탑재하지 못하도록 막아온 장본인이다. 다행히 윈도우8부터는 완전히 달라졌다. 윈도우8은 최소 1024×768에서 최대 2560×1440 해상도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1366×768을 기준 해상도로 정하고 해상도에 따라 레터박스로 채워 넣거나, 레이아웃을 해상도에 따라 자동 조정하거나, 배율 조정을 하는 등 다양한 옵션을 제공한다. 고해상도에서도 적절한 크기로 개체를 보여주기 위해 100%, 140%(HD 태블릿 등), 180%(쿼드-XGA 태블릿 등) 세 가지 배율로 개체를 확대해준다. 또한 해상도와 화면 크기에 따라 적절한 배율이나 레이아웃에 대한 가이드를 제공해 서로 다른 기기에서 가장 나은 디스플레이 성능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참고 : 윈도우8 공식 블로그).

121217 retina_3

출처 : 윈도우8 공식 블로그

반면 애플은 안드로이드나 윈도우와는 사뭇 다른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2010년 6월 공개된 아이폰4 레티나 디스플레이의 해상도는  960×640으로, 아이폰3GS 480×320에서 가로, 세로 픽셀수가 정확히 두 배로 늘어났다. 2012년 3월 공개된 아이패드 3세대의 해상도는 2048×1536으로 역시 전작인 아이패드2(1024×768) 해상도의 정확히 두 배다. 올 6월 출시된 맥북 프로 레티나 디스플레이 15형은 2880×1880(전작은 1440×900), 10월 출시된 13형은 2560×1600(전작은 1280×800)이다. 여기서 공통적으로 찾을 수 있는 키워드는 ’2배’이다.

121217 retina_4그렇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통합해 제공하는 애플은 윈도우나 안드로이드처럼 다양한 해상도와 화면 크기를 고려할 필요가 없었다. 애플이 찾은 해법은 ‘×2′였다. 해상도를 두 배로 늘리는 동시에 운영체제에서 스케일 배율을 2배로 확대한 것이다(왼쪽 사진 – 출처 : http://www.anandtech.com). 정수 배의 스케일 배율은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에서 매우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 애플의 경우에는 가로 세로 픽셀 수를 두 배로 맞췄기 때문에 과거 하나의 픽셀로 표현됐던 점을 2×2=4개의 픽셀로 표현하게 된다. 정수배가 아닌 소수점이 있는 배율에서는 디스플레이의 픽셀 수와 도트수가 일치하지 않아 별도의 보간법(interpolation)이나 필터링을 적용해야 하지만, 애플 레티나 디스플레이처럼 정수 배로 똑 떨어질 경우에는 별도의 보정 처리 없이 최상의 화질을 제공할 수 있다.

보간법이나 필터링이 적용된 화질과 정수 배로 정확히 확대한 화질의 차이는 심각할 정도로 크지는 않지만, 육안으로 어렵지 않게 구분할 수 있는 수준이다. 맥북 프로 레티나 디스플레이 제품을 쓰는 이용자라면 디스플레이 설정에서 ‘Retina 디스플레이에 최적화’ 옵션이 아닌 다른 해상도로 바꿔보면 바로 알 수 있다. 레티나 맥북 프로의 경우 다른 해상도로 변경하면 일단 레티나에 꼭 맞는 2배 배율로 화면을 스케일업한 다음, 이를 다시 화면 크기에 맞도록 부동 소수점 필터를 활용해 일정 비율로 확대하거나 축소해서 보여준다. 이를 적용해보면 레티나 디스플레이 최적화 옵션과 비교해 선명도가 소폭 떨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상시로 필터를 적용해야 하기 때문에 시스템 자원을 지속적으로 잡아먹는 단점도 생긴다.

애플이 960×640(아이폰), 2048×1536(아이패드), 2880×1880 혹은 2560×1600(맥북 프로 레티나 디스플레이) 등 다른 제조업체에서 잘 쓰지 않았던 다소 생경한 해상도를 들고 나온 것도 바로 2배의 규칙을 지켜서 최대한의 선명도를 제공하기 위함이었다. 이는 엔드-투-엔드 통합의 또 다른 장점이며, 애플이 가장 먼저 일반 소비자 시장에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적용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 안드로이드나 윈도우 등 운영체제 따로 하드웨어 따로 개발되는 플랫폼에서는 쉽게 적용할 수 없는 전략이다.

서드파티 개발자들은 애플이 제공하는 API를 이용해 손쉽게 레티나 디스플레이에 대응할 수 있다. 모든 벡터 기반의 이미지와 텍스트들은 애플 API가 알아서 정수 배로 확대해준다. 비트맵 이미지의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선형 보간법을 적용하게 되는데, 만약 레티나 디스플레이에 맞춘 4배 크기의 별도의 이미지를 준비했다면 운영체제가 자동으로 고해상도 이미지로 대체해서 선명하게 출력해준다. 레티나가 아닌 제품과 레티나 제품 두 가지를 지원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늘어난 셈이지만, 수많은 해상도와 화면 크기를 고려해야 하는 안드로이드와 비교하면 여전히 양반이다.

이용자의 입장에서는 4배 선명해진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서도 이전 제품들과 동일한 크기로 모든 레이아웃과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해상도가 4배 높아졌지만 모든 객체가 가로, 세로 각 2배씩 4배 크게 보여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2048×1536의 아이패드 4세대의 경우 선명도에만 차이가 있을 뿐 애플리케이션의 모든 구성은 아이패드2(1024×768) 동일하다. 픽셀수만 2048×1536이지 화면에서 개체가 표현되는 크기는 전작의 1024×768 해상도와 정확히 일치한다. 소비자들은 달라진 크기와 레이아웃에 새로 적응해야 할 필요 없이 레티나의 고해상도만 즐기면 된다.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도 전작들을 ‘오징어’로 보이게 할 만큼 강력한 매력을 자랑했지만, 특히 맥북 프로에서는 그 가치가 더욱 극대화된다. 특히 사진, 영상 편집 등 전문가들의 작업에서 위력을 발휘한다. 사진 편집 프로그램인 어퍼쳐(Aperture)나 아이무비(iMovie), 파이널 컷 HD(Final Cut HD) 등의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해보면, 메뉴 등 UI 요소는 스케일업해서 처리되지만 사진과 영상 등 편집 대상은 스케일업 처리를 하지 않고 원본 픽셀 그대로 표시되도록 제작된 것을 알 수 있다. 맥북 프로 레티나 15인치 모델의 경우 해상도가 2880×1880에 달하기 때문에 각종 도구목록을 띄워놓은 상태에서도 1080p 동영상을 풀사이즈로 띄워놓고 작업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애플 레티나 디스플레이라고 해서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이폰4나 아이패드 3세대가 처음 출시됐을 때 확인했듯이, 레티나 API를 적용하지 않은 애플리케이션의 경우 오히려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아닐 때보다 더 흐릿하게 표시되는 단점이 있었다. 억지로 2배로 확대해서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현저히 객체가 작아 보이더라도 1:1 배율로 표현하는 방법과 억지로라도 2배로 확대해서 이전과 동일한 크기로 보여주는 방법 사이에 선택의 문제가 있었고, 후자가 차라리 나은 선택이었던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많은 서드파티 앱이 레티나를 본격적으로 지원하면서 이러한 문제는 상당 부분 해소되는 추세다.

진짜 아쉬운 점은 애플리케이션보다는 웹에서 발생한다. 사파리를 포함해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지원하는 웹브라우저에서 웹사이트를 열어보면 텍스트는 믿지 못할 정도로 선명하게 표현되지만, 억지로 확대된 이미지들은 심각하게 흐릿하게 보이는 경험을 하게 된다. 레티나 디스플레이 이전보다 더욱 흐리게 보일 정도다.

물론 웹사이트의 경우에도 레티나 디스플레이에 맞춘 고해상도 이미지를 별도로 제공하도록 개발하면 선명하게 볼 수는 있다. 애플 공식 웹사이트와 오픈소스 프로젝트 사이트인 기트허브(Github)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일부 웹사이트를 제외하면 일부러 레티나를 지원하는 웹사이트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애플이 앱스토어 생태계에 발휘하는 영향력과 웹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력은 천지차이다. 레티나를 지원하는 웹사이트가 iOS나 OS X 애플리케이션처럼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앞으로도 한참 동안 레티나 디스플레이에서는 흐릿한 웹 이미지를 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평범한 사례는 아니지만 웹사이트에서 레티나 지원을 고려한다면 기트허브 사례를 참고하는 것도 방법이다

비록 100% 완벽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애플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운영체제의 지원과 고해상도 IPS 패널이 유기적으로 맞물리면서 최고 수준의 디스플레이 성능을 뽐낸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색재현율과 색상 정확도, 명암비 등에서 동급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제품이 거듭되면서 유리 부분을 최대한 얇게 하고 커버 유리와 LCD 사이의 공기층을 제거해서 디스플레이 두께를 줄이고 반사율을 낮추는 등 개선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121216 HTC DROID DNA

HTC 드로이드 DNA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언제까지나 최고의 디스플레이 자리를 유지하라는 법은 없다. 특히 2013년에는 모바일과 PC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고해상도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윈도우8은 전작들의 아쉬운 해상도 지원에서 벗어나 고해상도 지원 기능을 충분히 갖췄으며 앞으로 다양한 고해상도 윈도우8 태블릿들이 속속 선보일 예정이다. 안드로이드 진영에서는 태블릿 뿐만 아니라 5인치 대 크기에 풀HD(1920×1080) 해상도를 탑재한 제품들이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 이미 샤프와 LG가 5인치 대 풀HD 해상도를 갖춘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를 발표한 바 있으며, 최근 샤프 아코스(SH930W)와 HTC 드로이드 DNA가 풀HD 스마트폰의 첫 테입을 끊었다. 내년 초에는 LG전자와 삼성전자에서도 풀HD 스마트폰이 공개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하다.

한 가지 걱정되는 점은 해상도 경쟁이 실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선명도가 아니라 스펙 경쟁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같은 값이면 해상도는 높을 수록 좋다지만, 4~5인치 수준의 스마트폰 화면에서 1280×720(갤럭시S3)나 1280×768(옵티머스G)를 넘어 1920×1080 풀HD 해상도가 꼭 필요한 지, 현재 안드로이드의 고해상도 처리 방식에서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을 정도의 차이를 제공할 수 있을 지도 꼼꼼히 따져볼 부분이다.

앞서서 고해상도 시대를 개척한 애플의 레티나 디스플레이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점은, 단지 픽셀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주어진 해상도에서 최고의 선명도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부분까지 챙겨야 한다는 점이다. 2013년 본격화될 풀 HD 경쟁이 단지 또 하나의 스펙 경쟁으로 변질되지 않고, 실질적으로 소비자들의 편리함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부모들을 위한 iOS 6 최고의 숨은 기능, ‘사용법 유도’

iOS 6는 지도 문제와 각종 버그로 출시 초기 많은 불평을 들어야 했습니다. 그렇다고 iOS 6에서 향상된 기능들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업그레이드된 시리나 페이스북 통합, 패스북 등 널리 알려진 기능 말고도, 방해금지 모드처럼 소소하지만 써보면 유용한 기능들이 여럿 숨어 있습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도 유독 널리 알려지지 않은 ‘사용법 유도(Guided Access)’ 기능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121127 guided access

유아나 초등학생 등 어린 자녀를 둔 부모라면, 자녀에게 유아용 전자책이나 학습용 게임 등을 보여주기 위해 종종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를 이용할 때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잠시라도 아이에게 눈을 떼면, 아이가 이것 저것 화면을 만지다가 홈버튼을 눌러 앱이 꺼지거나, 심지어 실수로 앱스토어나 인앱 결제를 통해 유료 결제를 누르거나(물론 비밀번호를 눌러야 하긴 합니다) 동영상이나 인터넷을 켜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조금 더 자란 아이라면 부모 몰래 재미 없는 학습용 앱을 끄고, 언제든 게임을 하려고 시도할 것입니다.

‘사용법 유도’는 바로 이런 고민을 갖고 있는 부모들이 기다려왔던 바로 그 기능입니다. 홈버튼이 눌러지지 않도록 막고 화면의 특정 부분만 터치할 수 있도록 제한을 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용법 유도는 설정 – 일반 – 손쉬운 사용 – 사용법 유도에서 설정할 수 있으며, 암호를 걸어 사용법 유도 기능을 빠져 나오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자세한 설정 방법과 기능은 영상을 통해 소개해드리겠습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ew-3zg_SeTE&feature=youtu.be

애플이 iOS 6에 사용법 유도 기능을 추가한 취지는, 사실 교육 시장을 염두에 둔 것입니다. 만약 교육 당국에서 시범 사업을 위해 아이패드를 교육 현장에 비치했는데 학생들이 수업은 안 듣고 저마다 인터넷이나 게임에만 열중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시험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열심히 시험을 치고 있는데 실수로 홈버튼을 눌러 실수로 앱이 종료되면 어떻게 될까요?

바로 이럴 때 사용법 유도 기능을 활용하면, 학생도 교사도 모두 ‘멘붕(?)’ 상태를 예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비단 부모나 교사 뿐만 아닙니다. 아이패드를 카페나 식당에서 메뉴판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사장님, 전시장 부스에 아이패드를 비치해 방문객이 회사나 제품 소개를 볼 수 있도록 제공하거나 미니 키오스크로 활용하고자 하는 기업 등 아이폰, 아이패드를 특별한 목적에 따라 제한적으로 활용하고자 한다면 지금 바로 설정에서 사용법 유도 기능을 확인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미 최대 쇼핑 시즌, 아이패드의 활약과 안드로이드 수수께끼

애플 아이패드가 미국 최대 쇼핑 시즌인 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에 가장 많은 온라인 쇼핑 트래픽을 발생시킨 모바일 기기로 조사됐다. 올 들어 아이패드의 태블릿 시장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지만, 매출을 발생시키는 플랫폼 파워 측면에서는 여전히 독보적인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121126_ibm_black_friday_infographic_2

IBM이 11월24일(미국 현지시간) 발표한 ‘블랙 프라이데이 리포트 2012′에 따르면, 아이패드는 블랙 프라이데이에 발생한 미국 온라인 쇼핑 트래픽 가운데 9.8%를 유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다른 모든 안드로이드 기기의 총합(5.5%)보다도 2배 가까이 높은 수치이며, 심지어 같은 iOS를 탑재했으면서 판매량은 더 많은 아이폰(8.7%)도 근소한 차이로 따돌렸다.

태블릿끼리만 비교해보면 아이패드의 쇼핑 트래픽 점유율은 무려 88.3%로 뛰어오른다. 2위를 차지한 누크(3.1%), 3위 킨들(2.4%), 4위 갤럭시 시리즈(1.8%)를 비교도 안될 정도로 압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같은 결과는 올 들어 안드로이드 태블릿이 빠른 속도로 아이패드의 시장 점유율을 빼앗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놀라운 것이다.

이달 초 IDC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아이패드의 태블릿 시장 점유율은 50.4%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바로 전 분기에 65.5%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보면 상당히 큰 폭으로 점유율이 하락한 것을 알 수 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와 아마존, 아수스 등 안드로이드를 주력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제조사들의 점유율은 큰 폭으로 늘어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안드로이드 태블릿은 실제 소비자들의 사용 시간이나 웹 트래픽 면에서 시장 점유율 만큼 빠른 속도로 치고 올라오지 못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돼 왔다. 이것은 안드로이드 태블릿이 출하량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지만 실제 소비자 판매는 상대적으로 더디게 진행되고 있거나, 혹은 판매는 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활용 빈도는 아이패드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거나, 둘 중에 적어도 한 가지 문제를 앉고 있다는 점을 반증한다.

지난 9월 아이폰5 발표 행사에서 팀 쿡 애플 CEO는 “아이패드가 태블릿 트래픽의 92%를 차지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아래와 같이 비꼬아 말하기도 했다.

“나는 다른 태블릿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 제품들은 창고 속이나 판매점 선반 위에 있거나, 혹은 아마도 혼수품을 보관하는 맨 아래칸 서랍 속에 들어있는 게 분명하다.(I don’t know what these other tablets are doing. They must be in warehouses or store shelves or maybe in people’s bottom drawer.)”

이는 과거 스티브 잡스 전임 CEO가 그러했듯, 많은 안드로이드 관계자와 팬들을 분노케 할만한 발언이지만, 이번 IBM의 조사 결과를 통해 적어도 근거 없는 발언은 아니라는 점이 다시 한번 입증된 셈이다.

물론 이와 같은 지표들은 최근 판매량보다는 과거 판매량을 포함해 현재 사용중인 기기의 총합과 더 밀접하게 연관돼 있기 때문에, 최근 시장 점유율과 웹 트래픽 혹은 쇼핑 트래픽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다소 비약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점을 감안하더라도 안드로이드의 각종 사용 수치는 출하량에 비해 터무니 없게 낮게 조사되는 것이 사실이며, 이는 비단 태블릿 뿐만이 아니라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 전반적에서 제기돼 온 현상이다. 이를 두고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안드로이드의 수수께끼”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물론 그렇다고 엄청난 판매량에 바탕을 둔 안드로이드 플랫폼의 위력을 평가절하할 수는 없을 것이다. 최근 페이스북 본사 게시판에는 직원들에게 안드로이드로 교체할 것을 종용하는 포스터가 붙었다고 한다. 포스터는 2016년까지 아이폰과 안드로이드의 예상 출하량을 그래프로 보여주면서 직원들이 스마트폰을 안드로이드로 교체해서 ‘드로이드푸딩(도그푸딩-자사 제품을 내부에서 테스트하는 것-의 변형)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세계 최대 SNS 기업인 페이스북이 그만큼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중요하게 평가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더군다나 안드로이드가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국내 시장에서는 상황이 많이 달라질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드로이드를 개발하는 구글과 안드로이드 제조사로서는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 점유율에만 안주하지 말고, 이 참에 왜 안드로이드 기기가 iOS 기기와 비교해 점유율 대비 사용량에서 큰 차이가 나는지를 진지하게 따져볼 시점이 아닌가 싶다. 만약 구글이 직접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제조사 가운데 이 수수께끼를 풀어내는 쪽이 장기적으로 안드로이드의 제왕 자리를 굳히는 데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게 될 것이다.

한편, IBM의 ‘블랙 프라이데이 리포트 2012′에 따르면 올해 블랙 프라이데이 매출은 전년 대비 20.7% 증가했으며, 온라인 매출 가운데 16.3%가 모바일 기기에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모바일 기기 중에서는 스마트폰(58.6%)의 쇼핑 트래픽이 태블릿(41.4%)보다 더 많았지만, 가장 많은 트래픽을 유발한 기기는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아이패드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밖에 온라인 매출 가운데 34%가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SNS를 통해 유입된 소비자를 통해 발생했다는 점도 흥미롭다.

이번 조사 결과는 IBM의 디지털 애널리틱스 벤치마크를 통해 미 전역 500개의 소매점에서 1백만 건 이상의 전자상거래 결과를 분석해 조사된 것이다. IBM 블랙 프라이데이 리포트 전문은 아래 링크에서 볼 수 있다.

관련 링크 : IBM 블랙 프라이데이 리포트 2012 전문

121126_ibm_black_friday_infographic

IBM이 함께 발표한 인포그래픽(출처 : PR Newswire)

앱등이와 삼엽충의 심리적 기원

‘앱등이’와 ‘삼엽충’이 벌이는 설전은 IT 업계에서 대단히 흥미로운 현상 가운데 하나입니다. 아시다시피 ‘앱등이’라 함은 일부 소비자들이 애플과 아이폰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세력을 비하하며 부르는 말입니다. 반대로 ‘앱등이’들은 이에 못지 않은 삼성빠와 갤럭시빠를 ‘삼엽충’이라고 비꼬며 응수합니다.

다른 IT 제품에 대해서도 팬층이 형성되는 경우가 있지만, 앱등이-삼엽충 전쟁처럼 적극적이고 과격한 설전으로 번지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휴대폰 담당 기자들은 종종 다른 기자들에게 기사에 댓글이 많이 달린다며 부러움의 대상의 되기도 하는데요, 그 중에 많은 경우는 앱등이와 삼엽충의 활약 덕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이폰4와 갤럭시S가 한참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던 당시 앱등이와 삼엽충의 과도한 논쟁을 비판하는 글이 여기저기서 쏟아졌습니다. 과열된 앱등이와 삼엽충의 싸움이 제품에 대한 건설적인 비판을 사라지게 하고 무조건적인 깎아내리기로 다른 소비자들의 선택을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 발 더 나아가 앱등이-삽엽충 이분법이 밴드웨건 효과를 창출해 애플과 삼성이 아닌 다른 회사가 경쟁에서 더욱 뒤쳐지게 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며, 이들 기업이 알바를 고용한 것 아니냐는 ‘음모론’까지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지적해봐야 앱등이와 삼엽충의 전쟁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을 따름입니다.

앱등이나 삼엽충도 출발은 한 명의 소비자일 것입니다. 앱등이•삼엽충 전쟁에서 우리가 정말 주목해야 할 것은 이들의 입을 닫도록 만드는 방법이 아니라, 과연 어떻게 소비자가 자신이 구매한 제품과 브랜드에 대해 이 정도로 애착과 열의를 가지게 되느냐 하는 점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지나친 제품 사랑이 왜 유독 휴대폰 산업에서 도드라지는가를 따져보는 것도 중요할 것입니다.

누구나 조금씩 자신이 선택한 제품에 대해 애착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는 점에서, 과연 앱등이•삼엽충과 우리 사이에 근본적인 차이가 있는가에 대해서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특히 저와 같은 모바일 담당 기자는 아이폰과 갤럭시를 돌려 쓰며 갤럭시 기사를 쓴 날은 댓글을 통해 삼엽충으로 변신하고 아이폰 기사를 쓴 날은 앱등이가 되니, 앱등이와 삼엽충을 넘나드는 박쥐의 운명을 타고 난 셈입니다.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를 쓴 하버드 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다니엘 길버트는 2004년 TED 강의에서 행복에 대한 자신의 연구 결과를 요약해서 전해줍니다. 강의 내용 가운데 흥미로운 실험 결과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실험 참가자들에게 모네의 그림 6점을 놓고 선호도를 매기라고 했습니다. 참가자들은 자신의 취향에 따라 1번부터 6번까지 번호를 매겼습니다. 그리고 나서 말합니다. “3번과 4번 그림이 남아있는데 실험에 참여했으니 한 점을 드리겠습니다. 어떤 그림을 가지실래요?” 다수의 사람들이 선호도가 높은 3번을 골랐습니다.

그로부터 15분 후, 같은 참가자들에게 다시 그림에 대한 선호도를 조사했습니다. 그랬더니 놀라운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자신이 갖기로 선택한 3번 그림이 선호도 2번으로 올라갔고, 포기한 4번 그림은 선호도 5번으로 내려갔습니다. ‘내 것’으로 삼기로 결정을 하자 불과 15분 만에 그림에 대한 취향이 변한 것입니다. “내 것은 생각보다 좋아, 나머지는 형편없어”의 마법이 발휘되는 순간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앱등이와 삼엽충의 심리적인 기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바로 자신의 선택을 합리화하는 특성 말입니다. 길버트 교수는 이를 ‘심리적인 면역 시스템’이자 ‘만들어진 행복’이라고 부릅니다.

이와 같은 자기합리화의 과정은 선택의 여지가 없을 때 더욱 강하게 발휘됩니다. 길버트 교수는 학생들과 함께 또 다른 실험을 했습니다. 사진 수업을 통해 학생들에게 사진을 찍게 한 후 그 중에 가장 선호하는 2장의 사진을 고르게 했습니다. 그리고 두 장 중에 한 장은 본인이 갖고 한 장은 과제로 제출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선택의 순간입니다.

참가자들은 두 그룹으로 뉘어졌습니다. 한 그룹에는 과제로 제출할 사진이 발송될 때까지 4일의 여유가 있으니 나중에 마음이 바뀌면 사진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결정을 번복할 기회를 준 것입니다. 다른 그룹에게는 과제로 제출된 사진을 곧바로 영국으로 발송해야 한다며 교환의 기회를 원천 봉쇄했습니다.

그러자 흥미로운 결과가 벌어졌습니다. 선택한 직후에는 두 그룹이 사진에 대한 만족도에서 큰 차이가 없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교환할 선택권이 없는 그룹은 만족도가 점점 올라간 반면, 사진을 바꿀까를 고민할 수 있었던 그룹은 점점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기 시작했습니다. ‘나에게 교환권이 없다’는 사실이 심리적인 면역 시스템을 더욱 강화하는 결과를 나은 것입니다.

길버트 교수는 이러한 우리의 심리적인 특성을 연애와 결혼에 빗대 설명합니다. 연애할 때 애인이 수시로 손가락으로 코를 후빈다면 헤어질 수도 있겠지만, 결혼한 다음이라면 얘기가 다릅니다. 우리는 “그래도 마음씨는 고운 사람이니까…”라며 심리적인 면역 시스템을 가동시키게 될 것입니다.

휴대폰을 구입하는 것도 결혼과 비슷합니다. 휴대폰은 어떤 IT 기기보다도 나와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제품입니다. 게다가 2년 약정이라는 함정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오늘 산 이 스마트폰은 좋던 싫던 나와 함께 2년을 함께 할 것입니다. 아이폰이던 갤럭시던 선택하는 순간 우리는 “내 것은 생각보다 좋아. 나머지는 형편없어.”의 마법에 빠지게 됩니다. 그리고 할부금과 위약금(어쩌면 위자료?)을 안내받는 순간 우리는 2년 동안 열심히 심리적인 면역 시스템을 가동시키게 됩니다.

물론 항상 자신이 구입한 기기와 사랑에 빠지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도저히 사랑할 수 없는 제품, 이전에 사용하던 제품보다 형편없는 제품을 만나게 되기도 합니다. 대표적으로 옴니아 시리즈를 꼽을 수 있겠군요. 옴니아는 많은 분들에게 그 전에 쓰던 폴더폰보다도 사랑에 빠지기 힘든 제품이었던 것 같습니다.

다행히도 최근 출시되는 스마트폰은 그 전에 쓰던 피처폰에 비해 사랑에 빠질 만한 구석이 많아졌습니다. 그 전에는 휴대폰으로 엄두도 못냈던 일을 척척 해내니까요. 내 선택이고 예전 제품보다 좋으니 사랑에 빠지기 충분합니다. 아이폰과 갤럭시에 대한 앱등이와 삼엽충의 사랑도 그렇게 시작할 것입니다.

휴대폰에 대한 사랑이 배우자에 대한 합리화보다 위험한 이유는 우리가 휴대폰에 대해서는 결혼 전에 충분히 연애를 해볼 기회가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신문 기사나 대리점 직원의 설명에만 의존해, 맞선 보고 곧바로 결혼식 날짜를 잡듯 휴대폰을 구입하게 됩니다. 남은 것은 오늘 처음 만난 휴대폰과 결혼해 2년 동안 열심히 합리화를 하는 것 뿐입니다.

이것이 모두 소비자의 탓은 아니겠죠. 우리나라의 수박 겉핥기식 IT 리뷰 기사가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다행히 애플이 애플 스토어를 결혼식장(구매 장소)가 아닌 연애 장소(체험 및 교육 공간)로 디자인한 이후 많은 IT 매장이 체험형 공간으로 변화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인 변화입니다.

인간 심리의 면역 시스템은 우리가 인생에서 위기와 실패에 봉착했을 때 행복을 되찾을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고마운 기작입니다. 그러나 자신의 선택과 현실을 합리화하는 경향이 과해졌을 때 나의 삶은 내 것이 아닌 것이 되기 십상입니다. 적어도 돈 한푼 받지 않고(심지어 내 돈을 내고) 귀중한 나의 시간을 낭비하며 애플이나 삼성 마케터로 일해줄 필요는 없겠죠.

길버트 교수는 다음과 같은 아담 스미스의 말을 인용하며 강연을 마무리합니다.

The great sourse of both the misery and disorders of human life, seems to arise from over-rating the difference between one permanent situation and another… Some of those situations may, no doubt, deserve to be preferred to others; but none of them can deserve to be pursued with that passionate ardour which drives us to violate thr rules either of prudence or of justice; or to corrupt the future tranquility of our minds, either by shame from the remembrance of our own folly, or by remorse from the horror of our own injustice.

이 말을 우리의 현실에 비춰 아래와 같이 의역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인생이 비참하고 무질서해지는 것은 선택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를 과대평가하기 때문이다. 물론 어떤 제품은 다른 것보다 가치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떤 제품도 우리가 지나친 열정으로 신중함을 잃거나, 자신의 어리석음을 되돌아보며 부끄러움을 느끼거나 자신을 뉘우치면서 얻을 수 있는 내면의 평안함을 방해하는 것을 감내할 만큼 가치 있는 것은 없다.

미국인 모리스 빅햄(Moreese Bickham)은 저지르지 않은 범죄 혐의로 루지애나 주 교도소에 37년간 복역해야 했습니다. DNA 검사를 통해 무죄로 밝혀진 것이 78세 때였습니다. 그는 출소 후 “나는 한순간도 유감스럽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것은 영광스러운(glorious) 경험이었다”고 회상했다고 합니다. 경이적인 합리화의 순간입니다. 그 순간 그는 행복했을지 모르지만 저는 그처럼 살고 싶지 않군요.

제품을 제품으로 바라보고 현명한 선택을 하는 것과 자신의 현실을 직시하고 자기 합리화의 기작을 적당히 조절하는 것은 사실 같은 문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관련글

- “요즘 어떤 스마트폰이 잘 나가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