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언번들링: 유럽의회에서 구글의 검색 서비스와 다른 서비스를 분리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

독일과 스페인 의원들이 중심이 된 유럽 의회 의원들이 다음 주에 토의 사항으로 제출한 구글 분할 제안서가 화제다. 이들이 유럽 연합에게 공식적으로 요청한 안건은 구글의 검색 사업과 다른 상업적 서비스를 언번들하도록 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유럽 의회가 전 EU 국가를 커버하는 초안을 제시할 수는 있으나 실제 효력은 각 국가의 법률에 따르기 때문에 이런 안이 유럽 의회에서 결의안으로 채택된다고 해도 실제 집행이 되기는 어렵다. 다만 EU 집행부가 불공정이나 독과점 등 다양한 방식으로 압력을 가할 수는 있다는 점에서 매우 주목해야 하는 움직임이다.

물론 이런 움직임이 단지 정치적 레토릭에 불과하며 지난 10월에 취임한 경쟁 담당 장관인 마그레트 베스타거에 대한 압력이라는 해석도 있다. 베스타거 장관이 현재 보류 중이 구글 관련 소송 등의 다음 단계를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이 문제를 다룬 뉴스 중에는 경향신문 보도가 가장 깊이있게 다루었다.

검색 서비스의 지나친 독점은 다른 서비스의 기반에서 불공정한 요인을 제시할 수 있다. 검색 결과에 자사 관련 콘텐트를 어떻게 제시하는가와 다른 서비스가 검색 기술을 이용해서 또 다른 경쟁 우위를 갖는 것, 안드로이드 등에 구글 서비스를 선탑재하는 것 모두가 이슈가 될 수 있다. 국내에서도 네이버에 대한 이런 비판이 있으나 분할 얘기까지 나온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유럽 의회 의원들, 특히 독일이 갖는 불만이 매우 높음을 알 수 있다.

유럽 연합의 집행기관인 EC에서는 실물 경제가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하기를 추구하듯이 유럽 연합에 커넥티드 디지털 싱글 마켓(DSM: Digital Signle Market)을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있다. 이를 통해 2500억 유로의 새로운 성장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런 DSM을 구현하는데 구글이 큰 걸림돌이 된다고 판단하는 것이 유럽 연합 주요 국가의 인식인 것이다.

[추가 참고 자료]

DSM에 대한 개념

결의안 초안

세상을 바꾸는 자들을 위한 기업, 애플

시작하기 전에 먼저 밝힐게 있다. 일단, 나는 애플을 좋아한다. 흔히 말하는 애플빠이거나 스티브 잡스를 숭배하지는 않지만, 개인적으로 애플에 대한 몇 가지 추억이 있다. 대학원 시절 애플II는 우리 랩의 게임기계였다. 그러나 당시에도 그렇고 이 후에도 그렇다고 들었지만, 우리나라에 단 두 대만 들어온 ‘리사’라는 컴퓨터를 본 순간 난 커다란 충격을 받았었다. 이게 컴퓨터구나 하고. 리사는 알다시피 스티브 잡스의 딸 이름이다.

메인프레임, 미니컴퓨터, 마이크로 컴퓨터를 모두 거쳤지만, 콘솔을 통해 프로그램 한다는 것을 석사때 처음 접했으나, ‘리사(Lisa)’ 화면에서 움직이는 그래픽 기반의 사용자 환경, 마우스를 통한 제어를 본 순간 받은 충격은 내 기억에 깊이 새겨졌다. 팔로 알토의 제록스 연구소에서 스타 워크스테이션을 보고 달려와 엔지니어를 모아놓고 자신이 본 것을 설명했다는 스티브 잡스의 얘기를 그래서 난 충분히 이해한다.

애플 리사 (출처: mac-history.net)

애플 리사 (출처: mac-history.net)

이후 기업 연구소에서 선 워크스테이션, PC와 함께 맥을 사용했다. 맥으로는 파워포인트를 이용해서 발표 자료를 만들었고, 당시 회사에서는 나 같이 발표자료를 만드는 사람이 거의 없던 시절이었다. 90년 대 초에 쿠퍼티노를 방문해 애플 디자인 그룹이 사용하는 공간을 가봤는데 그 이름은 네버랜드였다. 피터팬의 네버랜드에 나오는 이름이 각 구역마다 붙어있는 그 장소는 내게는 하나의 판타지였다. 그 때는 애플의 첫 PDA인 뉴튼(Newton)을 사왔고, 그 기기는 아직도 내가 간직하고 있다. 물론 스티브 잡스는 그 기기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스티브 잡스의 연설은 그가 애플로 복귀하기 전에 봤다. 넥스트(NeXT)의 신제품 발표 장에서 본 그의 발표는 그야 말로 열광적인 지지자들의 반응을 끌어냈고, 나도 모르게 박수와 경탄을 금치 못하게 만들었다. 그이 연설은 신도들의 종교행사와 다를 바 없었다.

애플은 나에게 준 또 하나의 충격은 아이팟이다. 삼성전자를 나오기 전에 내가 시작한 프로젝트는 MP3 플레이어인 ‘옙(YEPP)’이었다. 인터넷 시대가 오면 삼성전자의 모든 기기는 인터넷과 연결되어야 하고, 이제 콘텐트는 디지털화되어 담고 다니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확신으로 첫 번째 프로젝트로 MP3 플레이어를 선택했다. 그러나 애플의 토니 파델(Tony Fadell)과 ‘위대한’ 디자이너 조니 아이브가 만든 아이팟의 클릭 휠을 봤을 때 난 한숨이 나왔다. 다행히 그 때는 이미 삼성을 떠난 뒤였고, 남아 있는 옙 사업팀에 위로를 보내고 싶었다. 토니 파델은 올해 구글이 32억불에 인수한 네스트(Nest)라는 회사의 창업자이다.

애플은 어떤 회사인가? 1997년 애플로 돌아온 잡스는 직원들을 모아놓고 ‘애플은 어떤 회사가 되어야 하는 가’를 발표한다. 그는 애플은 더 이상 제품을 얘기하는, 단지 윈도우 보다 뭐가 나은지, 남들과 다른 기술이 어떤지를 얘기하는 회사가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잡스 스피치

애플은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무엇인가 다르며, 세상을 바꾸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회사가 되어야 한다고 선언했다. 나이키가 위대한 운동선수들에게 존경을 보내는 것과 같이 애플은 세상을 변화시킨 사람들에 대한 존중을 선언한다. 그게 ‘다르게 생각하라(Think Different) 캠페인’의 시작이고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이 애플의 핵심 역량이라고 정의했다.

애플이 우리 사회에 주는 메시지는 바로 이 정신에 있다. 미친 사람, 부적응자, 반항아, 문제아들, 사물을 다르게 보는 사람들, 정해진 규칙을 좋아하지 않고, 현재에 안주하지 않는 사람들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며, 인류를 진보시킨다는 것이다. 애플은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창의성을 발휘하고, 작품을 만들고, 결과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한다. 앱스토어나 아이튠스, 아이북스를 통해, 매킨토시와 아이패드, 아이폰은 바로 그 들을 위한 서비스와 기기라는 것이다.

애플의 광고를 보면 제품 얘기가 아니라 애플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창의적이 될 수 있으며, 새로운 시각을 갖고 변화를 추구하며, 우리의 숨겨져 있는 재능을 발휘하고, 새로운 세대의 희망을 얘기하고 있는 이유가 거기에 있는 것이다. 그 것이 잡스의 유산이며 애플이 이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이다. 애플 사용자가 자긍심을 갖고, 제품을 사랑하는 이유가 거기에서 나온다.

나는 애플을 존경한다. 사람들이 애플을 얘기할 때 대부분 스티브 잡스 만를 거론한다. 물론 그는 애플의 아이콘이다. 그러나 애플에는 세계 최고의 인재들이 모여있다. 디자인의 신화인 조니 아이브(Jony Ive), 소프트웨어의 수퍼맨인 크레이그 페더레기(Craig Federighi), 마케팅 담당 필 쉴러(Phil Schiller), 아이튠스와 앱스토어, 애플 페이를 총괄하는 에디 큐(Eddy Cue), 애플 와치의 소프트웨어를 담당한 케빈 린치(Kevin Lynch), 팀쿡의 오른팔이라고 부르는 제프 윌리암스 등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지난 9월 스페셜 이벤트에서 팀 쿡은 이들의 이름을 호명하면서 동시에 모든 직원들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 내 기억으로는 국내 어느 기업도 신제품 발표에 공헌한 임직원을 호명하고 존경을 보낸 적이 없다. 이런 모습이 애플의 문화이며 강력한 힘이다. 왜 우리나라 회사들은 자신들이 자랑하는 제품을 만드는데 참여한 리더와 엔지니어, 디자이너를 우리의 영웅으로 만드는데 그렇게 인색한지 답답하다.

애플 와치 발표 후 조니 아이브의 모습 (중계를 보면서 필자가 찍은 사진)

애플 와치 발표 후 조니 아이브의 모습 (중계를 보면서 필자가 찍은 사진)

이 글을 쓰기 위해, 페이스북 친구들에게 애플이 우리의 생활이나 사고 방식에 어떤 변화를 주었는가를 크라우드소싱 해보았다. 많은 사람들이 의견을 개진했는데, 한 시인은 ‘기업의 창조력을 믿게 했다고 했다’고 했고, 미술 애호가는 하나의 문화 혁명이었음을 지적했다. 콘텐트를 소유의 개념에서 소비의 개념으로 변화시켰음을 지적하는 사람도 있다.
세상의 패러다임을 바꾸었다는 의견도 많았다. 대기업에 구속되었던 국내 시장에 기술 중심의 시장 판도를 만들거나 콘텐트의 유료화가 가능함을 보여줬다는 의견도 있고, IT 전문가 중 한 명은 많은 회사들이 디지털 시대에 애플의 사고와 문화체계를 따라가게 만들었음을 지적했다. 또한, 많은 개인이 창업의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만든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많은 사람들이 단순함, 인문적 관점, 뛰어난 사용자 경험을 얘기했으며, 와인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후배는 ‘직관적인 사용법을 보편화해서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기기를 통해 모바일이 생활 속에 결합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인문학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는 의견도 여럿 보였는데 이는 스티브 잡스가 리버럴 아츠의 중요성, 미학적 시각의 의미, 디자인 철학 등에 대해 강조한 영향이라고 볼 수 있다. 또 다른 의견으로는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 이상으로 ‘가치 있는 문제를 인식’하는 능력의 중요함을 깨닫게 해줬다는 댓글도 있었다.

흥미로운 시각 중 하나는 대기업 임원으로 삶을 피곤하게 만들고 심화된 경쟁이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단절된 휴식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는 의견이다. 이는 아이폰 같은 스마트폰이 주는 부정적 영향을 강조한 의견이라 생각한다.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은 단순함과 미니멀리즘의 아름다움을 알려준 것, 인문학과 인간의 창의성 그리고 본성을 들여다 보는 것이 왜 중요한 것인가, 하나의 제품이 산업을 혁신할 수 있으며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 한 기업이 세상의 규칙을 바꾸고 새로운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그게 애플의 힘이고 애플이 꿈꾸는, 현실에 안주 안하고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어떻게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지를 알게 해 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은 아이폰이나 맥을 쓰는 사람들에게는 친절하지 않은 나라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반항아이지만 인류가 진보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의 상징이 되고 있다. 많은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들고나오는 컴퓨터가 맥북이라는 사실을 보면 애플이 우리 사회에서도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 가를 잘 알 수 있다.

이제 잡스의 시대에서 팀 쿡의 시대로 넘어갔다. 지난 9월, 팀 쿡은 애플 와치를 소개하면서, 스티브 잡스 사후 처음으로 ‘하나 더(One more thing)’ 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는 잡스가 세상을 바꿀 기기를 소개할 때 했던 말이다. 그가 이제 자신의 입으로 그 표현을 쓸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내가 아는 삼성전자의 임원은 몇 년 전에 나에게 ‘스티브 잡스보다 팀 쿡이 더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이라고 얘기한 적이 있다. 이유는 그는 매우 계산적이고 제조업을 잘 알고, 잡스의 지지를 받는 후계자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2011년 8월 그가 CEO가 되었을 때 애플의 주가는 50불 대였으나 이제 주가는 100불을 넘어섰다.

위대한 IT 회사에서 세상의 모든 산업을 바꾸고 새로운 혁신을 얘기하는 시대로 넘어가면서 동시에 철저하게 효율적이고 냉철한 판단을 해야 하는 애플의 CEO로 그의 행보는 앞으로 더욱 빛을 발휘할 듯 하다. 잡스의 열정으로 성장했지만, 이제 글로벌 기업, 향후 수십 년을 내다보며 전략을 짜야 하는 기업의 수장으로 팀 쿡의 리더십은 그래서 잡스와는 다르게 나타날 것이며, 지난 9월 행사에서 많은 임직원들이 그에 대한 존경을 보내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많은 국내 언론은 그가 잡스의 유산을 버렸다고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잡스의 유산을 누구보다 훌륭하게 이어가고 있다. 그것은 바로 세상을 바꾸는 자들을 위한 기업이 되는 것이다.

- (<아레나 옴므 플러스> 2014년 11월호 기고글)

페이스북의 감정도 전염된다

샌디에고 대학의 정치학과 제임스 파울러 (James Fowler) 교수가 PLUS ONE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페이스북의 감정도 전염이 된다고 한다. 긍정적인 포스팅은 긍정적인 포스팅을 야기하고 부정적인 포스팅은 부정적인 포스트를 야기한다. 특히 긍정적인 포스팅의 영향이 더 영향이 있고 감염성이 높다고 한다.

미국내 1억 명 이상의 페이스북 사용자의 10억 건이 넘는 포스팅을 분석한 이 연구는 우리가 서로 성향이 비슷한 사람을 친구를 맺는 것 뿐만 아니라 친구의 감정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저자는 얘기한다.
미국 내 가장 인구가 많은 도시 100개를 선택해서 2009년 1월부터 2012년 3월까지 1,180일 동안의 포스팅을 분석했는데 같이 연구한 사람은 전기 컴퓨터 공학과의 박사과정 학생인 로렌조 코비엘로(Coviello)이다. 각 포스팅의 감정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Linguistic Inquiry Word Count라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했다.

인과관계를 알기 위해서 이들이 한 실험은 비오는 날을 선택했는데, 비오는 날씨는 부정적 감정 표현의 포스팅을 1.16% 증가시켰고, 긍정적인 포스팅을 1.19% 억제하도록 만들었다. 이를 다시 비가 오지 않은 도시에 사는 다른 친구에 미친 영향을 측정했더니, 부정적인 포스팅 하나에 대해 친구들의 부정적 포스트 1.29개가 늘어난 것에 비해 긍정적인 포스팅은 1.75개가 증가했다.

자세한 논문은 여기를 참고하기 바란다.

스포티파이, 음악 개인화와 디스커버리 기술 기업인 에코 네스트 (Echo Nest)를 1억불에 인수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스포티파이가 음악 기술 전문 업체인 에코 네스트를 1억불 정도의 가치로 인수했다고 한다.
90%는 스포티파이 주식으로 교환한 이번 딜은 스포티파이의 주식 상장을 앞두고 확실한 기술 영역에서 차별성을 굳히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2013년 11월에 2억 5천만불 증자를 한 스포티파이는 당시 가치를 40억 불로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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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에코 네스트 무료 API를 사용하고 있는 많은 기존 파트너들에게는 지속적인 기술 제공이 가능하다고 한다. 기존 고객으로는 비츠 뮤직, BBC, 트위터, 야후!, 비보, Rdio.com 등 스포티파이의 경쟁사도 포함되어 있다.

에코 네스트의 창업자 Tristan Jehan과 Brian Whitman은 MIT 출신 박사들로 머신 러닝과 머신 리스닝, 자연어 처리 등을 전공한 음악 디스커버리에 관련된 기술 분야 전문가들이다.

밴쿠버에 있는 세계 최초 비트코인 ATM에 대한 짧은 경험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 ATM이 캐나다 밴쿠버에 설치되었다는 기사가 지난 해 10월 와이어드에 실렸었고 이후 많은 매체에서 보도했다. 설치된 후 11월 초 일주일 만에 10만불 규모의 거래가 이루어졌다는 보도가 밴쿠버 선에 실리기도 했다.

밴쿠버 방문 중에 한 번 가봐야겠다는 생각에 설치 장소를 찾아보니 다운타운에 있는 웨이브즈(Waves) 커피숍이었다. 여기는 비트코인 미트업이 자주 열리는 곳이라고 한다.

밴쿠버 다운타운에 있는 웨이브즈 커피숍

밴쿠버 다운타운에 있는 웨이브즈 커피숍

들어가는 입구에 보니 비트코인을 사용할 수 있다는 표시가 되어 있었다.

비트코인 사용 가능 표시

입구에 붙어있는 비트코인 사용 가능 표시

커피를 주문하면서 물어봤다. 비트코인으로 지불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종업원은 전용 태블릿을 꺼내서 이를 통해서 지불이 가능하다고 하면서 실제 지불 과정을 설명해줬다. 현재 비트코인과 캐나다 달러와의 교환율은 1비트코인당 819.90 불이나 되었다. 하루에 몇 명이나 비트코인으로 지불하는냐고 물어보니 점원의 얘기는 2, 3건 정도이고 오늘은 별로 없어서 한 건만 있었다고 한다. 

비트코인 결제를 위한 단말기

비트코인 결제를 위한 단말기

화면처럼 4불을 낸다면 0.00487864 비트코인을 가게에 지불하게 된다.

들어오는 입구 근처에 비트코인 ATM이 서 있었다. 가서 보니 비트코인을 사거나, 팔거나, 구입을 위한 티켓을 프린트할 수 있는 메뉴 세 가지가 있다.

캐나다 밴쿠버에 있는 비트코인 ATM

Waves 카페에 있는 비트코인 ATM

데모 비디오에는 손바닥 스캔을 하는 것으로 나오지만, 그 건 최대 거래 한도 3천불일 경우에만 하는 듯 했다.

구입을 위한 단계를 수행해 보니, 모바일 폰에 있는 지갑이 필요했으나 실제 구입을 하지 않아서 티켓을 프린트 해 보았다. 판매는 내 비트코인을 화면에 나오는 QR 코드를 스캔해서 보내는 것으로 나온다.

비트코인 구매를 위한 화면

비트코인 주소를 스캔하거나 지갑을 생성하라는 화면

비트코인 주소를 스캔하거나 지갑을 생성하라는 화면

거래를 위한 여러가지 스캐너, 바코드 스캐너, 손바닥 스캐너, ID 스캐너

거래를 위한 여러가지 스캐너, 바코드 스캐너, 손바닥 스캐너, ID 스캐너

 

구매용 티켓

구매용 티켓

잘 이해가 안되는 경우가 있어서 보니 옆에 설명을 위한 직원이 앉아있었다. 그녀의 이름은 Allison Farrell. 하루에 몇 명이나 와서 사용하느냐 했더니 대답을 회피했다 (회사에서도 이는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는다는 기사가 있다). 다만 오는 사람의 95% 이상이 사용법을 물어본다고 한다. 구입 티켓은 1회 용이라서 매번 구입때마다 새로 프린트해야 한다고 한다. 한 번 있었던 일화는 TV에서 이를 취재하고 리포터가 구입한 후 티켓을 화면에 보였는데, 누군가 이를 캡처해서 사용해 버렸다는 웃기는 얘기를 전해줬다. 현재 거래는 현금으로만 가능하고 신용카드는 보안 문제로 받지 않을 계획이라고 한다. 앞으로 더 확장해봐야 직불카드 같은 데빗카드 정도 사용이 가능할 것이라 했다.

비트코인 ATM 사용 설명을 해주는 앨리슨 파렐

비트코인 ATM 사용 설명을 해주는 앨리슨 파렐

잠시 앉아서 지켜보는데 약 10분 동안 두 팀이나 와서 ATM을 사용해 보고는 계속 앨리슨에게 물어보기만 했다. 다들 구매나 판매는 안하고 기계 작동에 대한 문의만 하는 모습을 보였다.

ATM기를 살펴보는 사람들

ATM기를 살펴보는 사람들

 

사용 설명을 하는 모습

사용 설명을 하는 모습

다들 흥미로워하지만 워낙 비트코인이 높은 가격이 되어서 (처음 설치할 때는 약 200불 정도였다), 다들 주춤하는 모습들이었다. 첫 번째 보인 사람들은 모바일 지갑이 있고 비트코인 구매 경험이 있다고 했다.

많은 시간이 없어서 일단 짧게나마 어떤 기기이고 카페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 사람들이 관심이 있어 하는지 보러 갔는데, 생각보다는 관심은 많았고, 점원도 잘 알고 있었고 (가게 주인이 비트코인 거래 회사인 Bitcoiniacs의 투자자라고 한다), 설명을 위한 직원이 나와 있는 것을 보니 매우 적극적이기는 하지만, 아직 사람들에게 보다 더 많은 경험과 안내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나 역시 800불이 넘는 비트코인을 이 시점에 구매할 생각은 전혀 없기 때문에 실제 구매하지 않았지만, 다음에 적절한 가격이 되면 구매나 판매를 ATM을 통해서 할 생각이다.

[즐거운 책읽기] 손재권 기자의 파괴자들 (Disruptors)

매일경제의 손재권 기자가 2012년 8월 부터 2013년 7월까지 스탠포드 대학의 아태연구소의 방문 연구원으로 있는 동안 그가 보고, 느끼고, 체험했던 실리콘 밸리와 미국 IT 산업,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한 이야기를 한 권의 책으로 냈다.

이 책은 실리콘 밸리를 다녀오지 못했거나 한 동안 들여다 보지 못한 사람에게 현재 어떤 일이 왜 일어나고 있는 가에 대한 전체적인 시각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개발자, 창업자, 전략 기획 수립자, 기업인 모두에게 매우 유용한 책이다. 또한, 나처럼 매일 이 곳에서 어떤 혁신이 발생하고, 논의되고, 또 변화되는 가를 추적하는 사람에게도 다시 한 번 전체적인 그림을 들여다 볼 수 있게 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책은 1부에서 세상을 바꾸는 키워드, 2부는 영역을 넘어서는 혁신의 시대를 만드는 기업들, 3부 파괴적 혁신을 만들어가는 기업, 주제, 사람들, 4부는 현재 실리콘 밸리를 이끌어가는 방법론, 마지막 5부는 혁신적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기술과 문화, 생각이 어떻게 이러한 변화를 이끌어가는 지는 2013년이 끝나고 2014년이 시작하는 현 시점에서 어떤 변화를 읽고 준비해야 하는지, 왜 그런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으마 누가 어떤 의지를 갖고 이런 회오리 속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노력하는지 알기 위해서는 일단 이 책을 봐야 할 것 같다.

기술 흐름에 대해서 나름대로의 시각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 내 입장에서도 주제를 고르고, 혁신의 원동력이나 주요 주체를 고른다면 손기자가 선택한 리스트와 95% 이상 동일 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여러 매체에 기고한 올해 내가 잡았던 주요 키워드 역시 이 책에서 보다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놀라운 것은 산업부 기자가 그 짧은 시간에 이 많은 내용을 소화하고 데이터를 모으고 이를 정리해 놓았다는 점이다. 어쩌면 그 것이 실리콘 밸리라는 장소가 갖고 있는 커다란 힘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스탠포드 대학에서 이루어지는 각종 강의와 토론, 실험적 교육이 손 기자에게 이런 책을 쓸 수 있도록 한 것이 아닐까 한다. 이병기 위원이 추천사에 썼던 마치 ‘종군기자’처럼 뛰어다닌 듯한 모습니다.

짧은 일년이라는 기간동안 그가 참석한 모임이나 컨퍼런스, 미디어 데이, 각종 인터뷰를 보면서 정말 실리콘 밸리 스타일로 지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다른 곳에서 몇 년에 걸쳐 일어나는 일이 여기서는 단지 몇 개월에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많은 회사나 트렌드에 필요한 다양한 데이터와 현황 자료도 충분히 제공하고 있어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다만, 좀 더 그 배경이나 문화, 움직이는 힘들 (특히 투자자의 역할 등), 정책 수립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인사이트들이 보완되어 다음 버전으로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몇 가지 작은 오류나 나와 바라다 보는 시각 차이는 있으나, 전체를 이해하는데는 아무 무리가 없다. 특히 커넥티브 북이라는 실험을 통해 지속적으로 수정하고 첨가한다고 하니 더욱 반가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저널리즘이 한국에서 실험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새로운 출판 방식은 이렇게 혁신적 작가이자 기자로 부터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족) 근데 왜 손기자는 내게 추천사를 부탁하지 않았을까? 잘 써줬을텐데.

포스퀘어 시리즈 D 투자로 3천5백만 불 추가 확보

포스퀘어 공식 블로그에 따르면, 지난 4월에 6억불 가치로 4천 1백만 불 투자를 전환 사채 방식으로 받은 포스퀘어가 다시 시리즈 D로 3천5백만 불 투자를 받았다고 한다. 회사 가치 평가는 얼마인지 알려지지 않았다.

페이스북의 현재 성과는 등록 사용자 4천5백만 명, 50억 개의 체크인, 4천만 개의 팁을 확보하고 있다. 지오소셜(Geosocial) 서비스에서 소셜 검색과 추천 서비스로 변신하고 있는 포스퀘어는 지속적으로 변신을 취하고 있는데, 최근에 가장 많이 보여지는 모습은 지오태킹 플랫폼이면서 위치 기반 마케팅 플랫폼으로 변신하려고 하는 모습이다.

현재, 포스퀘어의 API를 사용하는 개발자는 5만 명이 넘으며, 많은 앱에서 위치를 활용하는 기능을 사용할 때 포스퀘어의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투자는 DFJ Growth 펀드와 캐피털 그룹의 SMALLCAP World Fund가 주도했다. 이미 2011년 6월에 5천만 불 투자를 받을 때 6억불의 평가 가치를 인정 받았으나, 지속적인 트래픽 하락과 사용자 증가세 둔화로 2013년 4월에 같은 가치로 평가 받았다. 그러나 모바일 영역의 폭발적 성장으로 이번에는 좀 더 희망적인 모습으로 투자가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있다.

왜냐하면 사용자들이 체크인 하는 비중은 일년 전에 18%에서 12%로 줄었으나 (더 퓨 인터넷 조사), 소셜미디어 사용자의 30%가 하나 이상의 계정에서 위치 정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조사가 나왔고, 스마트폰 사용자의 74%는 길 안내를 받거나 다른 정보를 제공받기 위해 위치 정보를 사용한다는 조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청소년의 16%는 늘 포스팅에 위치 정보를 포함하고 있다고 한다.

즉 체크인 같은 위치 태깅이나 지오소셜 기능은 줄어들어도 위치 정보를 이용한 마케팅이나 광고 특히 지오펜싱(geofencing)이나 지리인지 타겟팅은 점점 확대되고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포스퀘어가 축적해 놓은 장소와 위치 정보 등은 앞으로 가치 평가를 다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후속 기사들:

Why Do People Keep Giving Foursquare Money? by TechCrunch

2014: The Year Foursquare Will Finally Be In The Right Place At The Right Time by RWW

런던의 액셀러레이터들 I – 테크스타즈 런던

Y-컴비네이터의 놀라운 성과 이후, 전 세계 주요 국가와 도시에서 다양한 프로그램과 나름의 방식을 내세우며 여러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가 등장했다. 그중에서도 오늘 소개할 테크스타즈 런던은 영국에서 최초로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운영했던 스프링보드와 미국의 테크스타즈가 합병하면서 탄생했다.

테크스타즈는 2006년 미국 콜로라도 볼더에서 데이비드 코헨이 시작한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이다. 현재는 오스틴, 보스턴, 볼더, 시카고, 뉴욕, 시애틀, 그리고 런던에 사무실이 있다. 테크스타즈는 지금까지 234개의 회사를 육성했는데, 이 가운데 190개가 지금까지 운영되고 있으며 22개가 인수합병에 성공했다.

스프링보드는 이러한 테크스타즈를 모델로 2009년에 영국에서 시작됐다. 출범 당시에는 런던 구글 캠퍼스와 케임브리지 대학에 있는 아이디어스페이스에 기반을 두고 있었다. 지금까지 30여 개의 회사에 투자했으며 이들 가운데 70% 이상이 추가 투자를 받는 데 성공했다.

2013년 2월 두 회사가 합병하면서 현재의 테크스타즈 런던이 탄생했다. 테크스타즈가 런던에 온 것 역시 지난 회에 소개한 영국의 테크 시티 프로그램의 노력 덕분이었다(관련 테크크런치기사). 합병 후 테크스타즈 런던은 구글의 캠퍼스 런던에서 나와 독립 공간에 자리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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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스타즈 런던은 웹과 모바일뿐만 아니라 사물 인터넷(IoT) 분야에 특화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다음 클래스는 2014년 봄에 열리는데 12월 31일까지 지원을 받고 있다. 유럽에 국한하지 않고 세계 어디에서나 지원할 수 있으나 선발되면 3개월 동안은 런던으로 와야 한다.

투자는 85,000파운드까지 받을 수 있는데, 초기에 15,000파운드를 투자하고 70,000파운드 컨버터블 노트를 옵션으로 제공한다(컨버터블 노트란 오픈형 전환 사채로 초기 기업 투자에 많이 사용하는 방식이다. 이에 대해서는 실리콘밸리에 있는 김창원님이 잘 소개하고 있다.

테크스타즈 런던의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은 투자자들을 초대해서 진행되는 ‘인베스터 데이’ 행사를 통해 마무리된다. 런던뿐만 아니라 뉴욕이나 실리콘밸리의 벤처 투자자나 엔젤 투자자들 앞에서 데모를 하는 행사로 다른 액셀러레이터와 유사하다.

글로벌 K스타트업 프로그램 일행이 방문하자 프로그램 매니저 중 한 명인 탁 로(Tak Lo)가 우리를 맞았다. 테크스타즈 런던의 소개가 있은 후 순서대로 5팀이 피칭을 했다. 탁 로는 홍콩 출신이지만 주한미군으로 한국에 왔었고, 아내가 한국인이라 그런지 우리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였다.

테크스타즈 런던을 소개하는 탁 로

테크스타즈 런던을 소개하는 탁 로


그는 테크스타즈에 팀이 선정되면 2개월 동안은 비즈니스에 대한 멘토링을 진행하지만 나머지 한 달간은 강도 높은 피칭 연습이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수많은 스타트업이 경쟁하는 시대이기 때문에 투자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기 위해서는 데모데이나 인베스터 데이의 피칭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일행들에게 강조했다.

주어진 시간은 단 5분. 이 짧은 시간 안에 의미 있는 피칭을 하는 훈련은 글로벌 K스타트업 프로그램에 선발된 한국 팀들이 가졌던 가장 중요한 경험 가운데 하나였다고 생각한다. 피칭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자세히 소개하기로 하겠다.

테크스타즈 런던 홈페이지

세상의 가장 큰 문제 풀어보자 – 구글의 솔브 포 엑스

구글의 무인 자동차, 글래스, 프로젝트 룬(Loon)은 모두 세르게이 브린이 직접 지휘하는 구글 X 프로젝트에서 수행하는 과제들이다. 현재 100 여개의 과제를 진행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와 별도로, 2012년 구글은 TED 같은 형식으로 세상의 거대한 문제를 같이 논의하고 풀어보기 위한 웹 사이트 ‘솔브 포 엑스(Solve for X)’를 론칭했다. 웹 사이트 설명에 의하면 ‘글로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급진적인 기술 아이디어에 대해 듣고 토의하기 위한 장소’라고 하고 있다.

솔브 포 엑스 웹사이트 화면

급진적이라는 의미는 수백만 또는 수십억의 사람을 돕거나 마치 공상 과학과 같은 대담한 제안을 의미한다. 이런 아이디어가 세상에 나올려면 정말 의미있는 기술 혁신이 이루어져야 하는 수준의 문제들이다.

이런 문제에는 교육을 혁신하는 문제, 농업 생산성을 5배 증가하는 방법, 화석 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전기를 만들어 내고 이를 통한 지능형 전기 도로를 만드는 법, 화학적 치료가 아닌 방식으로 암을 치료하는 방법, 글로벌 물 부족을 해결하는 방안 등이 제안되었다.

이 프로젝트는 2012년 2월에 구글의 에릭 슈미트, 바디미디어 창업자이며, 작가, 과학자인 아스트로 텔러, 구글 X의 부사장인 미간 스미스 이렇게 세 사람이 50 명을 초대한 3일짜리 컨벤션을 통해 제안했다.

구글은 이후 유튜브에 이런 아이디어 제공이나 논의, 다양한 이벤트 영상을 올려놓았고 관심있는 사람들이 구독해서 보게 만들었으며 (http://www.youtube.com/user/wesolveforx), 구글 플러스에도 계정(https://plus.google.com/+SolveforX/posts)을 만들어서 사람들과 공유하고 소통하고 있는 중이다. 현재 솔브 포 엑스에는 160 개의 거대 문제를 비디오로 제안한 사람들이 다양한 채널에서 협력과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논의하고 있다.

TED가 사람들에게 아이디어, 경험, 교훈을 제공하는 글로벌 플랫폼이라면 구글의 솔브 포 엑스는 과학 기술에 초점을 맞추고, 문제 제안 뿐만 아니라 글로벌 팀워크를 실행하고자 하는 목적이 있다. 그러나 솔브 포 엑스는 TED와 연계해서 TED에서 발표한 거대한 문제 해결에 관련된 콘텐트를 같이 보여주고 있다.

구글은 각 지역에서 워크숍, 발표 등 다양한 이벤트를 개최하며 (구글 X 이벤트) 그 내용을 온라인에서 다시 공유하고 있다. 지난 11월에는 와싱톤 DC에서 과학 기술자 뿐만 아니라 의원들과 스태프들을 초대해서 행사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MIT의 비트와 아톰 센터에서 미국에 제조업을 다시 부흥하기 위한 팹랩(FabLabs) 설립 제안, 나노새티스파이에서 학생들이 과학 실험을 위해 저렴한 개인 위성에 직접 접근하는 방안과 과학, 기술, 엔지니어링, 수학 (STEM) 교육의 혁신 방안, 크리스 르위키가 제안한 소행성에서 천연 자원을 캐내는 방안 등이 논의되었다.

지난 11월 미국에서 구글 캠퍼스를 들렀을 때, 구글 X와 솔브 포 엑스에서 일하는 카리시마 샤(Karishma Shah)의 발표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구글 X에 대한 소개를 한 그녀는 곧 솔브 포 엑스를 소개하면서 우리들에게 제안하고 싶은 X가 무엇이냐고 물어봤다. 나는 ‘브레인 컴퓨터 인터페이스’를 제안했으며 그녀의 대답은 앞으로도 10년은 더 걸릴 분야라고 대답을 했던 경험이 있다.

이와 같이 누구든지 솔브 포 엑스에 제안하고 싶은 ‘당신의 X’가 있으면 이력, 현재 하고 있는 과제, 같이 협력하고 싶은 문제 등을 기술해서 제출하면 된다.

TED처럼 세상 사람들이 아이디어, 방안, 경험, 지식을 나누는 것 뿐만 아니라, 세계가 직면한 다양한 대규모 문제를 보다 혁신적이고 급진적 방안으로 해결하고자 노력하는 구글의 노력은 사람들이 어떤 문제를 전세계 사람들의 협력으로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새로운 크라우드소싱 방식이다. 동시에 인간 사회 문제를 정부나 대기업 뿐만 아니라 과학자, 기술자, 혁신적 사고자와 다양한 배경을 갖는 사람들의 다양한 시각과 접근을 풀 수 있다는 새로운 희망이기도 하다.

 

최근 내가 읽은 에단 주커만의 ‘재연결(REWIRE)’라는 책에서도 이런 다양성과 서로 다른 문화, 견해가 연결될 수 있는 방안으로 디지털 기술 활용을 재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바로 솔브 포 엑스는 이런 방식의 새로운 디지털 하부구조라고 생각할 수 있다.

테크 시티 (Tech City) – 런던의 테크 허브를 가다

이스트 런던 테크 시티 지역은 영국 런던 테임즈강 북쪽에 있는 쇼딧치(Shoreditch) 지역 즉, 올드 스트리트부터 퀸 엘리자베스 올림픽 파크 지역까지를 의미한다. 2000년대 후반부터 이곳에 미디어와 하이테크 기업이 올드 스트리트 주변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회사가 도플러나 라스트FM이었다. 이로 인해 올드 스트리트는 실리콘 라운드어바웃이라는 애칭을 갖게 된다.

2013-11-04 12.21.41실리콘 라운드어바웃이라고 부르는 올드 스트리트

테크 시티 소개 비디오: http://www.youtube.com/watch?v=GPAmtzuhjKY

2007년 라스트FM이 CBS에 2억8천만 불에 매각되는 성공 사례가 나오면서 이 지역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자연스럽게 스타트업 에코 시스템이 형성되어 왔다. 현재 이 지역에서 인수되거나 주목 받는 회사는 트위터가 인수한 트윗덱, 야후가 인수한 섬리, 리드 엘제비어가 인수한 멘델레이(Mendeley), 유명 벤처 캐피털인 세콰이어가 영국에 처음 투자한 송킥(Songkick), 그 밖에도 허들, Conversocial 등이 있다.

이 곳은 런던의 중심가에 비해 거주 비용이 적게 들었고, 미디어와 금융 대기업이 있는 위치에서 가까웠으며, 임페리얼 칼리지 같은 유수 대학이 근처에 있다. 2010년 11월 영국 수상 데이비드 캐머런은 이 지역을 세계 유수의 기술 센터로 만들겠다고 선언하면서 ‘테크 시티’라는 프로그램이 시작하게 된다. 당시 200 여여 개의 디지털 기업 수가 현재 1,300 개가 넘게 늘어난 것은 이 프로그램이 매우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증거이다.

캐머런은 2012년 12월에는 올드 스트리트 라운드어바웃에 5천만 파운드를 투입해 스타트업을 위한 새로운 빌딩을 짓겠다고 발표했다.[1] 400 좌석의 강당, 협업   공간, 다양한 장비를 제공해서 만 명의 인력을 훈련시킬 수 있는 규모의 새로운 장소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 지역에는 마이크로소프트도 기술 개발 센터, 시스코, 톰슨, UCL은 아이디어런던이라는 이노베이션 센터를, IBM도 창업자 프로그램을 론칭한다고 발표할 정도로 창업 지원과 새로운 비즈니스 인큐베이션을 위한 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질 예정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사건은 2011년 9월 구글이 7층 건물을 구입해 만든 캠퍼스 런던의 설립이다. 여기에는 시드캠프(Seedcamp)와 같은 액셀러레이터, 센트럴 워킹(Central Working)이라는 지하 공간에는 많은 워크숍이나 발표, 공동 작업을 위한 공간이 마련되었다.

캠퍼스 런던 소개 비디오: http://www.youtube.com/watch?v=eL_APnjE_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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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캠퍼스 런던의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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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럴 워킹의 내부 모습

이 밖에도 테크스타즈 런던, 스타트업 위켄드, 와이라, 더 베이커리, 옥시젠 등의 다양한 인큐베이터, 액셀러레이터가 존재하며 투자 펀드도 속속 형성되거나 이 지역에 자리잡기 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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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스타즈 런던이 입주해 있는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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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캠프와 스타트업 위켄드

런던의 테크 시티 프로그램의 특징은 자연스럽게 형성되던 창업 에코 시스템에 정부가 매우 의욕적인 프로그램을 제시하고, 여기에 다양한 IT 대기업의 적극 참여가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또한 프로그램을 단지 영국의 스타트업만을 위한 것이 아닌 유럽 전역에서 창업 의지를 갖는 재능 있는 인력이 몰려들어 런던을 명실 상부한 유럽의 테크 허브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영국 정부는 이를 위해 법인세를 2015년까지 20% 수준으로 낮추는 것 뿐만 아니라, 특허로 얻은 이익에는 10%의 세금만 적용하고, 연구개발에 의한 세금 절감, 초기 기업 투자에 대해서는 천만 파운드 이익까지는 10%의 세금을 내게 하는 등 다양한 세제 혜택을 제시하고 있다. 나아가서 창업자와 투자자에 대한 비자 제공을 위한 이민법을 개정했다.[2]

또한 주변에 있는 미디어, 금융, 리테일 대 기업이 스타트업의 소프트웨어를 구매하고 활용함으로써 조기 시장을 제공하고 있으며, 영국 투자 기술처가 다양한 해외 시장 개척이나 영국 진출 테크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또 런던 앤 파트너는 많은 전문가를 네트워크로 연결해 이들에 대한 자문이나 전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직 런던이 미국 실리콘 밸리에 비해 더 뛰어난 환경은 아니지만, 영국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 내기 위한 기회를 ICT 분야에서 찾고 있고, 그 핵심에는 창업가 정신을 고취하면서 다양한 국가의 인재를 흡수하려고 하는 정책과 이에 적극 참여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협력이 테크 시티 프로그램이라는 이름으로 추진되고 있음을 이번 방문 기간 동안에 확인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