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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티나 디스플레이란 무엇인가

레티나 디스플레이(Retina Display). 애플이 2010년 아이폰4에 처음 탑재한 이후 다양한 제품에 확대 적용하고 있는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의 통칭이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그리고 맥북 프로의 새 모델을 통해 이미 많은 소비자들이 익숙하게 이용하고 있다. 그런데 과연 우리는 레티나 디스플레이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적지 않은 독자들이 갖고 있는 의문 중에 한 가지는, 레티나 디스플레이의 패널을 삼성이나 LG 등이 공급하고 있으니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애플의 기술이 아니라 사실상 삼성이나 LG의 기술이 아니냐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주 틀린 주장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결코 맞는 얘기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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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패드 레티나 디스플레이(출처 : 애플코리아 홈페이지)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에서 디스플레이 패널은 핵심 요소임에 분명하다. 고해상도 IPS 패널이 없었다면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처음부터 등장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애플이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선보이기 전까지 삼성이나 LG 등 앞선 디스플레이 기술을 가진 업체들이 자사의 모바일 기기에서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시도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모바일 기기의 디스플레이 성능이 빠르게 발전하는 추세지만 아직까지 애플의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능가한다고 단정지을 수 있는 제품은 나오지 않았다.

비밀은 애플의 iOS와 OS X 운영체제에서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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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맥북 프로 레티나 디스플레이(출처 : 애플코리아 홈페이지)

고해상도 디스플레이가 제 성능을 십분 발휘하기 위해서는 운영체제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많은 독자들이 과거 윈도우 PC를 모니터에 연결해 이용할 때 모니터의 최대 해상도를 이용하지 않고 중상 정도의 해상도로 낮춰서 이용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고해상도는 선명함과 같은 화면에 더 많은 정보를 담아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지만 화면의 개체가 그만큼 작게 표현되는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초고해상도 모니터에서 웹 브라우저를 통해 포털 등 웹사이트를 띄웠을 때를 떠올려보면 쉽다. 화면은 선명해 보이지만 글자와 아이콘은 너무 작고 레이아웃에서 빈 공간이 많아진다. 20인치 이상의 대형 모니터에서는 개체가 조금 작게 표현돼도 어느 정도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모바일 기기에서는 그렇지 않다. 아이콘이나 하이퍼텍스트 크기가 절반으로만 줄어들어도 손가락을 버리고 다시 스타일러스펜을 이용하던 감압식 터치 시대로 돌아가야 할 지도 모른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운영체제가 크게 다음 세 가지 기능을 적절하게 지원해야 한다. 첫째는 당연한 얘기지만 고해상도 출력을 지원해야 하고, 둘째는 애플리케이션이나 각종 개체의 레이아웃을 해상도에 맞게 적절히 재배치 해줘야 한다. 마지막으로 고해상도에서 개체의 크기가 너무 작게 표현되지 않도록 적당한 크기로 배율을 조정해 확대해서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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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developer.android.com

안드로이드의 경우 화면 크기를 xlarge, large, normal, small 네 가지로 분류하고, 인치당 도트수(dpi)를 총 여섯 가지로 분류한 후 기기의 화면 크기에 따라 도트 밀도를 다르게 처리해주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개발자들은 자신이 개발하는 안드로이드 앱이 모든 화면에서 잘 작동하게 하기 위해서 각기 다른 화면 크기에서 어떤 도트 밀도로 화면을 보여줄 것인지를 코드의 최상단에서 지정해줘야 한다(참고 : developer.android.com). 그러나 안드로이드 기기의 화면 크기가 4가지로 통일돼 있는 것도 아니고 해상도도 기기마다 제각각이어서 모든 환경에서 100% 완벽하게 동작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일일이 다양한 기기를 사용해 테스트를 해야 하며, 갤럭시 시리즈 등 많이 팔린 기기 중심으로 최적화를 할 수 밖에 없다.

윈도우는 고해상도 모니터를 연결할 경우 개체 크기가 현격히 작아졌기 때문에 PC 환경에서 고해상도 모니터를 전문가들의 영역으로 제한하고 윈도우 태블릿이 고해상도를 탑재하지 못하도록 막아온 장본인이다. 다행히 윈도우8부터는 완전히 달라졌다. 윈도우8은 최소 1024×768에서 최대 2560×1440 해상도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1366×768을 기준 해상도로 정하고 해상도에 따라 레터박스로 채워 넣거나, 레이아웃을 해상도에 따라 자동 조정하거나, 배율 조정을 하는 등 다양한 옵션을 제공한다. 고해상도에서도 적절한 크기로 개체를 보여주기 위해 100%, 140%(HD 태블릿 등), 180%(쿼드-XGA 태블릿 등) 세 가지 배율로 개체를 확대해준다. 또한 해상도와 화면 크기에 따라 적절한 배율이나 레이아웃에 대한 가이드를 제공해 서로 다른 기기에서 가장 나은 디스플레이 성능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참고 : 윈도우8 공식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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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윈도우8 공식 블로그

반면 애플은 안드로이드나 윈도우와는 사뭇 다른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2010년 6월 공개된 아이폰4 레티나 디스플레이의 해상도는  960×640으로, 아이폰3GS 480×320에서 가로, 세로 픽셀수가 정확히 두 배로 늘어났다. 2012년 3월 공개된 아이패드 3세대의 해상도는 2048×1536으로 역시 전작인 아이패드2(1024×768) 해상도의 정확히 두 배다. 올 6월 출시된 맥북 프로 레티나 디스플레이 15형은 2880×1880(전작은 1440×900), 10월 출시된 13형은 2560×1600(전작은 1280×800)이다. 여기서 공통적으로 찾을 수 있는 키워드는 ’2배’이다.

121217 retina_4그렇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통합해 제공하는 애플은 윈도우나 안드로이드처럼 다양한 해상도와 화면 크기를 고려할 필요가 없었다. 애플이 찾은 해법은 ‘×2′였다. 해상도를 두 배로 늘리는 동시에 운영체제에서 스케일 배율을 2배로 확대한 것이다(왼쪽 사진 – 출처 : http://www.anandtech.com). 정수 배의 스케일 배율은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에서 매우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 애플의 경우에는 가로 세로 픽셀 수를 두 배로 맞췄기 때문에 과거 하나의 픽셀로 표현됐던 점을 2×2=4개의 픽셀로 표현하게 된다. 정수배가 아닌 소수점이 있는 배율에서는 디스플레이의 픽셀 수와 도트수가 일치하지 않아 별도의 보간법(interpolation)이나 필터링을 적용해야 하지만, 애플 레티나 디스플레이처럼 정수 배로 똑 떨어질 경우에는 별도의 보정 처리 없이 최상의 화질을 제공할 수 있다.

보간법이나 필터링이 적용된 화질과 정수 배로 정확히 확대한 화질의 차이는 심각할 정도로 크지는 않지만, 육안으로 어렵지 않게 구분할 수 있는 수준이다. 맥북 프로 레티나 디스플레이 제품을 쓰는 이용자라면 디스플레이 설정에서 ‘Retina 디스플레이에 최적화’ 옵션이 아닌 다른 해상도로 바꿔보면 바로 알 수 있다. 레티나 맥북 프로의 경우 다른 해상도로 변경하면 일단 레티나에 꼭 맞는 2배 배율로 화면을 스케일업한 다음, 이를 다시 화면 크기에 맞도록 부동 소수점 필터를 활용해 일정 비율로 확대하거나 축소해서 보여준다. 이를 적용해보면 레티나 디스플레이 최적화 옵션과 비교해 선명도가 소폭 떨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상시로 필터를 적용해야 하기 때문에 시스템 자원을 지속적으로 잡아먹는 단점도 생긴다.

애플이 960×640(아이폰), 2048×1536(아이패드), 2880×1880 혹은 2560×1600(맥북 프로 레티나 디스플레이) 등 다른 제조업체에서 잘 쓰지 않았던 다소 생경한 해상도를 들고 나온 것도 바로 2배의 규칙을 지켜서 최대한의 선명도를 제공하기 위함이었다. 이는 엔드-투-엔드 통합의 또 다른 장점이며, 애플이 가장 먼저 일반 소비자 시장에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적용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 안드로이드나 윈도우 등 운영체제 따로 하드웨어 따로 개발되는 플랫폼에서는 쉽게 적용할 수 없는 전략이다.

서드파티 개발자들은 애플이 제공하는 API를 이용해 손쉽게 레티나 디스플레이에 대응할 수 있다. 모든 벡터 기반의 이미지와 텍스트들은 애플 API가 알아서 정수 배로 확대해준다. 비트맵 이미지의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선형 보간법을 적용하게 되는데, 만약 레티나 디스플레이에 맞춘 4배 크기의 별도의 이미지를 준비했다면 운영체제가 자동으로 고해상도 이미지로 대체해서 선명하게 출력해준다. 레티나가 아닌 제품과 레티나 제품 두 가지를 지원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늘어난 셈이지만, 수많은 해상도와 화면 크기를 고려해야 하는 안드로이드와 비교하면 여전히 양반이다.

이용자의 입장에서는 4배 선명해진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서도 이전 제품들과 동일한 크기로 모든 레이아웃과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해상도가 4배 높아졌지만 모든 객체가 가로, 세로 각 2배씩 4배 크게 보여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2048×1536의 아이패드 4세대의 경우 선명도에만 차이가 있을 뿐 애플리케이션의 모든 구성은 아이패드2(1024×768) 동일하다. 픽셀수만 2048×1536이지 화면에서 개체가 표현되는 크기는 전작의 1024×768 해상도와 정확히 일치한다. 소비자들은 달라진 크기와 레이아웃에 새로 적응해야 할 필요 없이 레티나의 고해상도만 즐기면 된다.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도 전작들을 ‘오징어’로 보이게 할 만큼 강력한 매력을 자랑했지만, 특히 맥북 프로에서는 그 가치가 더욱 극대화된다. 특히 사진, 영상 편집 등 전문가들의 작업에서 위력을 발휘한다. 사진 편집 프로그램인 어퍼쳐(Aperture)나 아이무비(iMovie), 파이널 컷 HD(Final Cut HD) 등의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해보면, 메뉴 등 UI 요소는 스케일업해서 처리되지만 사진과 영상 등 편집 대상은 스케일업 처리를 하지 않고 원본 픽셀 그대로 표시되도록 제작된 것을 알 수 있다. 맥북 프로 레티나 15인치 모델의 경우 해상도가 2880×1880에 달하기 때문에 각종 도구목록을 띄워놓은 상태에서도 1080p 동영상을 풀사이즈로 띄워놓고 작업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애플 레티나 디스플레이라고 해서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이폰4나 아이패드 3세대가 처음 출시됐을 때 확인했듯이, 레티나 API를 적용하지 않은 애플리케이션의 경우 오히려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아닐 때보다 더 흐릿하게 표시되는 단점이 있었다. 억지로 2배로 확대해서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현저히 객체가 작아 보이더라도 1:1 배율로 표현하는 방법과 억지로라도 2배로 확대해서 이전과 동일한 크기로 보여주는 방법 사이에 선택의 문제가 있었고, 후자가 차라리 나은 선택이었던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많은 서드파티 앱이 레티나를 본격적으로 지원하면서 이러한 문제는 상당 부분 해소되는 추세다.

진짜 아쉬운 점은 애플리케이션보다는 웹에서 발생한다. 사파리를 포함해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지원하는 웹브라우저에서 웹사이트를 열어보면 텍스트는 믿지 못할 정도로 선명하게 표현되지만, 억지로 확대된 이미지들은 심각하게 흐릿하게 보이는 경험을 하게 된다. 레티나 디스플레이 이전보다 더욱 흐리게 보일 정도다.

물론 웹사이트의 경우에도 레티나 디스플레이에 맞춘 고해상도 이미지를 별도로 제공하도록 개발하면 선명하게 볼 수는 있다. 애플 공식 웹사이트와 오픈소스 프로젝트 사이트인 기트허브(Github)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일부 웹사이트를 제외하면 일부러 레티나를 지원하는 웹사이트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애플이 앱스토어 생태계에 발휘하는 영향력과 웹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력은 천지차이다. 레티나를 지원하는 웹사이트가 iOS나 OS X 애플리케이션처럼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앞으로도 한참 동안 레티나 디스플레이에서는 흐릿한 웹 이미지를 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평범한 사례는 아니지만 웹사이트에서 레티나 지원을 고려한다면 기트허브 사례를 참고하는 것도 방법이다

비록 100% 완벽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애플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운영체제의 지원과 고해상도 IPS 패널이 유기적으로 맞물리면서 최고 수준의 디스플레이 성능을 뽐낸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색재현율과 색상 정확도, 명암비 등에서 동급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제품이 거듭되면서 유리 부분을 최대한 얇게 하고 커버 유리와 LCD 사이의 공기층을 제거해서 디스플레이 두께를 줄이고 반사율을 낮추는 등 개선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121216 HTC DROID DNA

HTC 드로이드 DNA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언제까지나 최고의 디스플레이 자리를 유지하라는 법은 없다. 특히 2013년에는 모바일과 PC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고해상도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윈도우8은 전작들의 아쉬운 해상도 지원에서 벗어나 고해상도 지원 기능을 충분히 갖췄으며 앞으로 다양한 고해상도 윈도우8 태블릿들이 속속 선보일 예정이다. 안드로이드 진영에서는 태블릿 뿐만 아니라 5인치 대 크기에 풀HD(1920×1080) 해상도를 탑재한 제품들이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 이미 샤프와 LG가 5인치 대 풀HD 해상도를 갖춘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를 발표한 바 있으며, 최근 샤프 아코스(SH930W)와 HTC 드로이드 DNA가 풀HD 스마트폰의 첫 테입을 끊었다. 내년 초에는 LG전자와 삼성전자에서도 풀HD 스마트폰이 공개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하다.

한 가지 걱정되는 점은 해상도 경쟁이 실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선명도가 아니라 스펙 경쟁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같은 값이면 해상도는 높을 수록 좋다지만, 4~5인치 수준의 스마트폰 화면에서 1280×720(갤럭시S3)나 1280×768(옵티머스G)를 넘어 1920×1080 풀HD 해상도가 꼭 필요한 지, 현재 안드로이드의 고해상도 처리 방식에서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을 정도의 차이를 제공할 수 있을 지도 꼼꼼히 따져볼 부분이다.

앞서서 고해상도 시대를 개척한 애플의 레티나 디스플레이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점은, 단지 픽셀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주어진 해상도에서 최고의 선명도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부분까지 챙겨야 한다는 점이다. 2013년 본격화될 풀 HD 경쟁이 단지 또 하나의 스펙 경쟁으로 변질되지 않고, 실질적으로 소비자들의 편리함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스타텍부터 모토로이까지… 모토로라의 추억

모토로라가 우리 곁을 떠난다. 모토로라 모빌리티는 12월10일 한국 법인인 모토로라 코리아의 철수를 공식 발표했다. R&D 센터를 포함해 400여명에 달하는 직원 가운데 10%만이 본사 및 다른 지역으로 옮겨갈 예정이다. 홈사업부와 아이덴 사업부(모토로라 솔루션즈 산하), A/S망은 유지되지만 규모가 적어 대부분 직원들은 직장을 잃게 됐다.

모토로라의 철수가 더욱 충격적인 이유는, HTC나 노키아 등 다른 외국계 휴대폰 업체와는 달리 모토로라가 국내 시장에 들인 시간과 노력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모토로라는 지난 1967년 한국에 반도체사업부(2004년 프리스케일로 분사)의 지사를 설립하면서 한국 시장에 첫 발을 들였다. 지금이야 반도체 대한민국이지만, 당시만 해도 모토로라 공장이 국내 첫 반도체 공장이었다.

모토로라의 무선호출기(삐삐)는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의 시대를 열었으며 젊은 세대의 소통 방식과 비즈니스에서 새로운 풍속도를 만들어냈다. 모토로라는 세계 최초로 휴대폰을 개발한 기업이며, 국내 휴대폰 산업의 성장사에도 빠짐 없이 이름이 등장한다. 국내 최초 휴대폰 역시 모토로라의 제품이었다. 휴대폰이 보편화되기 이전인 90년대, 모토로라의 상표가 찍힌 속칭 ‘벽돌폰’과 카폰은 부의 상징이나 다름 없었다.

모토로라는 1997년 CDMA 제품 개발을 위해 한국에 R&D 센터를 설립했으며, 1998년에는 당시 유망 벤처기업이었던 팬택에 1천500만달러를 투자하고 ‘스타택’ 등 모토로라 상표가 붙은 휴대전화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생산하도록 했다. 당시 세계적인 휴대폰 업체가 한국의 작은 기업과 손잡았다는 것만으로도 화제를 모았으며 이는 팬택의 성장에 큰 디딤돌이 됐다.

이처럼 모토로라와 그 출신 인력은 한국 반도체 및 휴대전화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왔다. 과연 모토로라 없이 국내 반도체 및 휴대폰 산업이 이처럼 빠르게 세계 정상권으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다.

스마트폰 시대가 열린 이후로는 애플, 삼성 등 경쟁 업체에 밀려 기를 펴지 못하고 있지만, 모토로라는 여전히 시장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해왔다. 2009년 미국 시장에 출시된 모토로라 ‘드로이드’는 2달 만에 1백만 대가 넘게 팔렸다. 안드로이드의 가능성을 처음으로 입증한 제품이다. 2010년 국내 최초 안드로이드폰인 ‘모토로이’도 모토로라의 제품이었다.

국내 라이벌 기업의 입장에서는 모토로라 코리아의 철수가 내심 반가울 수 있겠지만, 국내 소비자들이나 산업 전체로 봤을 때 모토로라의 철수는 득보다는 실이 많다. 모토로라 뿐만 아니라 HTC, 노키아 등 외국계 휴대폰 업체들이 잇달아 한국 시장을 떠나거나 규모를 축소하는 상황이다. 국내 휴대폰 시장은 갤럭시와 아이폰으로 양분되고 있다. 2000년대 후반 한국 제조사들이 스마트폰 시대에 뒤늦게 대처하면서 한 차례 위기를 맞았던 것이나, 최근 일본 휴대폰 제조사들이 잇달아 휘청거리고 있는 것은 갈라파고스화된 시장이 얼마나 큰 위험을 내포하고 있는 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 제 몫을 다해왔던 모토로라의 철수가 더욱 아쉬운 이유다.

모토로라 코리아는 오는 2월까지 모든 철수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모토로라 이름을 단 휴대폰도 국내 시장에서 사라질 예정이다. 모토로라 코리아에 문의한 결과 “먼 미래에는 다시 한국 시장 문을 두드릴 수도 있겠지만 지금으로선 신제품 출시 계획이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언제 다시 국내 시장서 모토로라 휴대폰을 만날 수 있을 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과거 모토로라가 한국에 출시한 휴대폰 제품을 모아봤다. 아쉽게도 2004년 이전에 출시된 제품은 모든 자료를 구하지 못해 대표적인 제품만 추렸다. 제품 이름만 봐도 옛 추억에 잠길 독자분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이렇게 추억을 회상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다시 국내 시장에서 모토로라의 제품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2013년에도 모바일이 IT 성장 주도”… 한국IDC, 국내 IT 시장 10대 예측 발표

IT 시장 분석 및 컨설팅 기관인 한국IDC가 12월13일 주요 고객들을 초청해 ’2013년 한국 IT 시장 전망 조찬세미나’를 개최하고, 2013년 예상되는 국내 IT 시장의 주요 이슈와 트렌드를 조망, 한국IDC가 내다본 2013년 10대 예측(Top 10 Predictions 2013)을 소개했다.

한국IDC는 2013년 전세계 IT 지출이 2012년 대비 5.7% 성장한 2조1천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며, 이러한 성장을 주도할 분야로 역시 스마트 모바일 기기(스마트폰, 태블릿, e리더기)를 꼽았다. 2013년에도 20% 가까이 성장하며 전체 IT 시장 성장의 약 57%를 전담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모바일 기기를 제외할 경우, IT 시장 성장은 2.9%에 머물 전망이다. 이외 주요 분야인 전세계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지출은 각각 6%와 4%의 성장이 예상되며 PC 및 서버 시장도 전년 대비 소폭 성장하는 모습을 되찾게 될 것으로 예측됐다. 또한, 국내 IT 시장은 불확실성 기조가 확대되는 가운데 전년도 보다 낮은 2.9%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IDC에서 리서치 그룹을 총괄하고 있는 장순열 상무는 “현재 IT 산업은 사람들이 느끼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모바일 컴퓨팅, 클라우드 서비스, 소셜 네트워킹,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토대로한 제3의 플랫폼’(3rd Platform) 환경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진단하며 “2013년 부터 2020년 까지 이 기술들이 전세계  IT 시장 성장의 약 90%를 차지하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한국IDC 선정한 2013 국내 IT 시장 10 예측(Top 10 Predictions 2013) 이다.

1. 불확실성 확대로 국내 IT 시장 성장세 둔화
2013년 국내 IT 시장은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불확실성 기조가 확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IT 시장은 2012년도의 성장률(4.9%)보다 낮은 2.9%의 성장이 예상된다.

2. ‘제3의 플랫폼’(3rd Platform), 새로운 성장과 변화의 동력
최근 IT 시장에 있어 본질적으로 큰 변화는 없지만, 클라우드, 소셜, 모바일, 빅데이터와 같은 시장 변화를 이끌고 있는 주요 기술들과 최근의 클라이언트 환경이 연계된 새로운 플랫폼이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IT 공급기업들은 이러한 변화에 대비, 전략적인 서비스 공급을 위한 로드맵을 준비하고 이를 기반으로 시장공략에 적극 나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

3. 컨수머라이제이션의 전방위적 확산
컨슈머라이세이션(Consumerization)의 확산이 전체 IT 시장 변화의 촉매제로 자리잡고 있는 가운데, 전방위적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BYOD의 경우, 기업 IT 환경 변화에 대한 고민을 안겨주고 있지만, 직원의 생산성 증대 및 만족도 향상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어 다양한 지원을 포함해 기업과 개인의 공유적 활용(shared ownership)에 대한 전략적 접근이 점차 확산될 것이다.

4. 스마트 커넥티드 디바이스를 통한 멀티 디바이스 시대 도래
스마트폰, 태블릿 등 새로운 디바이스의 출현으로 과거 PC 위주의 클라이언트 환경이 변하고 있다.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의 활성화와 더불어, OS를 포함한 이기종 환경 확산에 따라 새로운 주도권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단일 디바이스가 주도하기 보다는 개개인이 상황에 맞춰 다양한 디바이스를 활용하는 멀티 디바이스 환경이 일반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8인치 미만 태블릿 시장이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을 이어갈 것이다.

5. 모바일 네트워크 환경 진화 가속화
모바일 네트워크의 성능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현재 IT 환경을 논함에 있어 모바일 네트워크 환경을 제외하고는 얘기할수 없는 수준에 이른 가운데, 이미 LTE 성능을 강화하는 다양한 솔루션이 소개되고 있으며 다양한 컨텐츠 및 서비스 활용의 확대가 이어질 것이다. 2013년의 경우 서비스 공급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LTE Advance 서비스의 제공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진화 경쟁이 시작될 것이다. 또한 진화된 모바일 환경에서 의료 및 보안과 관련된 새로운 서비스 출시가 예상된다.

6. 빅데이터 솔루션 수요 확대
국내 기업의 빅데이터 솔루션 도입은 아직 상대적으로 저조한 모습이다. 그러나 축적된 정보를 분석하여 실시간으로 가치를 활용하려는 필요성이 확대되면서 기업들은 기술적으로 이미 성숙단계로 접어든 비즈니스 애널리틱스 솔루션 도입을 적극 검토할 것이다. 다양한 기술을 조합한 통합 어플라이언스 제품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예측 분석에 대한 수요가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7. 데이터센터의 변모, 기업 경쟁력의 핵심
제3의 플랫폼의 출현 등 IT 환경의 급격한 변화속에서 전통적인 데이터센터의 변화는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기업의 비용운용 및 경쟁력에 더욱 밀접해 지고 있다. 보다 더 표준화된 데이터센터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는 가운데 인프라 영역에서 네트워크 부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다. 한편, 서비스 공급자 측면에서는 다양한 인프라 및 서비스 지원을 위한 역량 확보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특정 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한 특화된 데이터센터의 활성화가 예상된다.

8. 소셜 네트워크 관련 기술,  IT 영역 전반으로 확산
소셜 네트워크 기술을 확보, 기존 제품과의 연동을 위한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업체들의 노력이 이어질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전통적인 협업 환경을 넘어 새로운 업무 환경을 도모할 것이며, 개인에  있어서도 사회 생활의 중요한 부문으로 인식, 소셜 네트워크의 위상이 강화될 것이다. 소셜 네트워크 플랫폼 서비스 역시 단순한 커뮤니케이션 수준을 넘어 비즈니스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할 것이다.

9. 영역과 위협의 복잡성 심화에 따른 새로운 보안 인식 대두
컨슈머라이제이션, 모바일, 클라우드 활용 증가로 인해 보안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전통적인 보안 위협을 넘어 크라임웨어나 APT(Advanced Persistent Threat) 등과 같이 계획적이며 장기적인 위협이 확산되고 있다. 또한, 모바일 환경에서는 활용앱의 증가와 더불어 감시해야할 엔드포인트의 확대, 모바일 기기의 분실, 개인 및 기업의 정보 혼재에 따른 보안 문제가 더욱 부각될 것이다. 다양한 디바이스 활용이 증가함에 따라 크로스 플랫폼을 지원하는 보안 솔루션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10. 새로운 환경, 새로운 가치 중심의  IT 마켓플레이스 등장
새로운 기술 활용이 확산되고 환경이 진화함에 따라 새로운 성장기회 및 가치중심의 IT 마켓플레이스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인 IT 시장이 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는 달리 제3의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IT 시장 영역은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또한 비즈니스를 위한 서비스 및 제품의 계열화를 추진하는 모습이 IT 시장에서도 이미 본격화 되고 있고 사업이 본 괘도에 오르는 시간도 점차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없이는 못살아!”… 2012 Y세대 실태조사

기상을 울리는 알람 소리에 눈을 뜨면, 일명 ‘Y세대’라 불리는 요즘 젊은이들은 무엇을 가장 먼저 할까?

시스코가 12월12일, 일명 ‘Y세대’라고 불리는 젊은 성인들의 스마트 기기 사용 실태를 조사한  ‘2012 시스코 커넥티드 월드 테크놀러지 보고서(2012 Cisco Connected World Technology Report, 이하 2012 CCWTR)’을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인사이트익스프레스와 함께 전세계 18개국에서 18세에서 30세 사이 대학생 및 직장인 1,8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Y세대들이 주변 세계와 자신을 연결해주는 인터넷과 모바일 기기를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중점을 뒀다.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Y세대의 90%는 최신 이메일, 문자 메시지 또는 소셜 미디어를 확인하기 위해 침대에서 빠져 나오기도 전에 스마트폰을 찾는다고 답했다. 이에 더해 Y세대는 스마트폰을 ‘신체의 일부’로 여길 정도로 삶의 중요한 요소이자 항상 지니고 있어야 할 것으로 인식했다. 응답자의 40%는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지 않으면, “매우 초조하고 나 자신의 일부를 잃어버린 것 같다”고 답할 정도였다.

특히, 우리나라는 응답자의 97%가 스마트폰을 확인하면서 하루를 시작하고, 온라인 쇼핑몰은 물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과 소셜 미디어 등을 적극 활용하는 면에서 모두 전세계 평균을 넘어서는 응답률을 기록했다. 우리나라는 경제 규모에 비해 스마트폰이 유독 늦게 출시된 편이지만, 스마트폰이 전세계 어느 국가보다 빠르게 일상 속으로 파고 들고 있는 셈이다.

또한 보고서는 스마트폰, 센서, 비디오 카메라, 모니터 등 연결된 기기들이 매일 만들어내는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신세대가 어떻게 생성하고, 접근하고, 보호하는지도 함께 보여준다. 이처럼 신세대들이 적극 사용하는 모바일 기기들에 더해, 가까운 미래에는 더 많은 기기, 센서, 심지어 살아있는 생물까지, 일상의 모든 것들이 인터넷에 연결되고, 그에 따른 데이터의 크기와 가치도 폭발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번 조사 결과를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아침에 일어나서 가장 먼저 하는 , ‘스마트폰 확인

설문 응답자들은 아침에 일어나서 가장 먼저 스마트폰을 확인한다고 답했으며, 응답자 4명 중 3명은 심지어 침대에서 빠져 나오기도 전에 스마트폰부터 확인한다고 답했다. 하루를 시작하기 전 문자 메시지와 이메일, SNS 등을 확인해 그 날의 해야 할 일들을 놓치지 않는다는 것. 이 같은 조사 결과는 Y세대가 항상, 실시간으로 정보와 연결된 세상에 살고 있음을 시사한다.

o 90%의 응답자가 매일 아침 등교나 출근 전에 스마트폰을 확인한다고 답했다. 한국의 경우, 97%의 응답자가 스마트폰 확인으로 하루가 시작된다고 답했으며, 응답자 5명 중 4명은 침대에서 빠져 나오기 전 스마트폰부터 확인한다고 답했다.

o 즉, 이들 Y세대는 향후 이전 세대들보다 더욱 정보 습득 및 피드백이 빠른 근로자가 될 것임을 알 수 있다.

때부터 때까지온라인

o 29%의 설문 응답자들은 시시때때로 스마트폰을 확인하며, 하루에 몇 번이나 확인하는지 헤아릴 수 없다고 답했다.

o 또한 응답자 5명 중 1명은 이메일, 문자메시지, SNS 업데이트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적어도 10분마다 스마트폰을 확인한다고 답했으며, 3명 중 1명은 매 30분 간격으로 스마트폰을 확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건지, 스마트폰이 나를 사용하는 건지

o 응답자의 60%는 이메일, 문자메시지, SNS 업데이트 상황 등을 확인하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혹은 강박적으로 스마트폰을 확인한다고 답했다. 성별을 기준으로 답변을 분류해 본 결과 여성응답자의 85%, 남성응답자의 63%가 스마트폰을 강박적으로 확인한다고 답해 이러한 경향은 여성에게서 좀 더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한국에서는 응답자의 77%가 강박적으로 스마트폰을 확인한다고 답했다.

o 응답자의 40%가 스마트폰을 지속적으로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할 경우 ‘나 자신의 일부를 잃어버린 듯한 불안감’을 느낀다고 답했으며, 이들 응답자들의 60%가 그러한 강박관념을 느끼지 않기를 원한다고 답했다.

IT 전문가일수록 더더욱스마트폰 홀릭

o 설문에 참가한 IT 전문가 응답자 3명 중 1명은 스마트폰을 ‘언제나’ 확인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40%는 매 10분마다 스마트폰을 확인한다고 답했다.

스마트폰, 화장실에도 들고 간다?

설문 응답자들은 일상 속 어떤 순간, 어느 장소에서든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에 익숙한 것으로 드러났다. 스마트폰 사용을 통해 항상 ‘연결’돼 있고자 하는 Y세대들의 이러한 경향은, 언제 어디서나 업무 상황이나 이메일 확인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개인의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의 구분 역시 흐리고 있다. 즉, 일하는 날과 쉬는 날, 일하는 낮 시간과 쉬는 밤 시간의 구분이 점점 무의미해지고 있는 것.

o 로맨스는 죽었는가? :전세계적으로, 응답자 4명 중 3명이 침실에서도 스마트폰을 쓴다고 답했다.

o 씻고 나오는 잊지 마세요 :응답자 1/3 이상이 화장실에서도 스마트폰을 쓴다고 답했다.

o 손엔 숟가락, 나머지 손엔 스마트폰 : 전세계적으로, 응답자의 46%가 가족들이나 친구와 식사 중에도 스마트폰을 사용한다고 답했다.

o 운전 스마트폰 사용 돼요~: 응답자의 20% 가량이 운전 중에도 스마트폰을 사용한다고 답했다.

앱이 없으면 스마트가 아니다

o 70%의 응답자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 일상 속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답했다. 한편 한국의 경우 89%의 응답자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 일상 속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답했다.

o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주로 게임이나 엔터테인먼트를 위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한다고 답했으며, 응답자의 27%만이 업무를 위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한다고 답했다.

자주 쓰는 앱은 정해져 있다

매일 수천 개의 애플리케이션이 마켓에 올라오고 또 다운로드 되고 있는 현상과는 달리, 정작 사용자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애플리케이션의 숫자는 매우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o 전세계적으로 응답자의 60%가 일상적으로 쓰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의 숫자가 10개 미만이라고 답했으며, 20%의 응답자만이 10개에서 25개의 애플리케이션을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한국의 경우 10개 미만의 앱을 상용한다는 응답자는 64%, 10개에서 25개의 앱을 상용한다는 응답자는 26%로 나타났다.

친구들을 만날 , ‘온라인 vs오프라인’

o 전세계적으로 응답자의 40%가 온라인에서 친구들과 어울리는 시간이 실제로 친구들과 어울리는 시간보다 더 많다고 답했다. 성별을 기준으로 답변을 분류해 본 결과, 남성응답자의 38%, 여성응답자의 29%가 실제로 친구들과 어울리는 시간이 온라인에서 어울리는 시간보다 더 많다고 답했다. 한편 한국의 경우 절반 이상의 응답자들이 온라인에서 친구와 어울리는 시간이 더 많다고 답했다.

‘온라인에서의 나’와오프라인에서의 나’는 서로 다른 사람?

o 응답자의 81%가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각각 다른 정체성을 갖는다고 믿고 있으며, 한국인 응답자의 경우 86%가 온라인과 오프라인 상에서 사람들의 정체성은 다르다고 믿고 있다.

o 또한 전세계적으로 응답자의 33%가 사람들의 온라인 정체성과 오프라인 정체성은 매우 다르다고 답한 반면, 한국의 경우 응답자의 46%가 매우 다르다고 답했다.

o 그런 반면, 응답자 스스로의 온라인 정체성과 오프라인 정체성은 얼마나 일치하는지 물었을 때, 전세계적으로는 44%의 응답자가, 한국에서는 50%의 응답자가 ‘일치한다’고 답했다.

업무 처리할 , ‘스마트폰 vs 노트북

o 만약 한 가지 기기만을 선택해야 한다면, 전세계적으로는 스마트폰을 선택하겠다는 응답자와 노트북을 선택하겠다는 응답자는 각각 1/3로 비슷하게 나온 반면, 한국에서는 54%의 응답자가 스마트폰을 선택했고 4%의 응답자만이 노트북을 선택했다.

o 전세계적으로 스마트폰이 데스크톱PC보다 2배 더 선호하는 업무 처리용 기기로 드러났으며, 태블릿보다는 3배 더 선호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상연결된’ 상태를 원하는 근로자들

개인 기기이든, 회사에서 지급한 기기이든, 하나의 단일한 모바일 기기로 업무를 처리하려는 Y세대들의 등장은, 기업 내 IT 담당자들에게 또 다른 도전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o 응답자 5명 중 2명은 회사의 IT 정책 상 회사가 지급한 기기를 업무 외적인 일로 사용하는 것이 금지돼 있으며, 거의 80%에 가까운 응답자가 이러한 정책을 준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한편 한국의 경우, 회사가 지급한 기기를 업무 외 용도로 사용하는 일이 금지돼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19%였으며, 응답자 5명 중 4명이 그러한 회사 정책을 준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o 반면 설문에 참가한 IT 담당자들은 많은 근로자들이 회사 정책 준수에 소홀하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이런 일이 실제로 얼마나 만연한지는 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IT 담당자들의 절반 이상이 근로자들이 회사 기기를 업무 외 용도로 이용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 한국의 경우 33%의 IT 담당자들이 근로자들이 회사 IT 정책을 준수하고 있다고 믿고 있었다.

o 한편 66%의 응답자가 개인의 온라인 활동에 대해 회사가 ‘추적’해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10 9명이온라인 쇼핑

o 응답자의 90%가 온라인 쇼핑을 한다고 답했으며, 58%가 온라인 쇼핑 시 온라인에 올라와 있는 구매 후기 등에 의존한다고 답했다. 또한 응답자의 28%는 정기적으로 구매 후기를 참고한다고 답했다. 한국의 경우 응답자의 98%가 온라인 쇼핑을 한다고 답했으며, 96%가 온라인의 구매 후기 등에 의존해 온라인 쇼핑을 한다고 답했다.

o 57%의 응답자가 할인 행사 등의 정보를 받기 위해 온라인 쇼핑몰에 자신의 이메일 주소를 공유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전화번호나 주소 등 그 이상의 정보를 공유하는데 있어서는 소극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끝없이 데이터를 생산해내는 Y세대

o 응답자의 90%가 공유나 저장의 목적으로 인터넷 사이트 등에 사진을 업로드 한다고 답했으며, 응답자의 62%가 영상을 업로드 한다고 답했다. 한국의 경우 각각 92%, 75%의 응답자가 사진, 영상을 업로드 한다고 답했다.

o 전세계적으로 87%의 응답자가 페이스북 계정을 갖고 있다고 답했으며, 한국의 경우 그 비율이 88%로 나타났다. 한편 전세계적으로 10%의 응답자가 항상 페이스북을 업데이트한다고 답했으며, 하루에 여러 번 업데이트 한다는 응답자는 32%, 적어도 하루에 한 번은 업데이트 한다는 응답자는 41%로 나타났다.

o 전세계적으로56%의 응답자가 트위터 계정을 갖고 있다고 답했으며, 21%의 사용자가 적어도 하루에 한 번은 트위터를 업데이트 한다고 답했다. 한편 한국의 경우 63%의 응답자가 트위터 계정을 갖고 있었으며, 39%의 응답자가 하루에 한 번씩은 트위터를 업데이트 한다고 답했다.

한편, 시스코는 조사 결과와 함께 내용을 축악한 프리젠테이션 자료와 인포그래픽도 함께 공개했다. 프리젠테이션 자료는 기사 상단 슬라이드쇼에서 볼 수 있으며 아래 링크에서 내려 받을 수도 있다. 함께 공개된 인포그래픽은 아래 첨부했다.

▶ 시스코 2012 CCWTR 자료 내려 받기 링크

UPDATA : 시스코 2012 CCWTR 슬라이드 자료 가운데 한국 시장에만 초점을 맞춘 슬라이드를 입수했습니다. 맨 위에 공개된 글로벌 슬라이드 자료와 비교해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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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코 2012 CCWTR Focus on : Korea 슬라이드

▽ 시스코 2012 CCWTR 인포그래픽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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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PC 시대를 맞이하는 MS와 애플의 상반된 전략

예전에 함께 일하던 후배 기자가 노트북을 맥북 에어로 바꿨을 때의 일입니다. 당시만 해도 맥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지나가다가 호기심에 매장에서 잠시 체험해보거나 지인 것을 잠깐 만져본 정도가 전부였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맥북 에어로 바꾼 후배가 마우스 없이 트랙패드만으로 기사 작업을 하는 것을 보게 됐습니다. 기사 마감으로 한시가 바쁜 상황. 옆에서 지켜보다 답답해서 결국 한 마디 했습니다.

“마우스 없니? 기사 빨리 마감해야 되는데?”

“마우스요? 트랙패드가 더 편한데요?”

마우스보다 트랙패드가 더 편하다니, 대체 말이나 되는 소린가요? 후배가 이것 저것 애플 제품을 늘려가더니 드디어 애플병이 들어도 심하게 들었구나 생각했습니다. 본격적으로 맥북을 써보게 되면서 마우스를 서랍 속에 고이 모셔두게 된 것은 한 참 후의 일입이다.

애플, 터치스크린이 꼭 필요해? 트랙패드면 됐지!

애플은 2010년에 공개된 맥 OS X 10.7 라이언에서 멀티 터치 제스처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멀티 터치를 지원하는 매직 마우스나 매직 트랙패드, 맥북에 내장된 트랙패드에서 멀티 터치 제스처로 OS X의 각종 기능을 손쉽게 쓸 수 있도록 해주는 기능입니다. 클릭이나 스크롤은 물론이고, 두 손가락을 오므리거나 벌려서 화면을 확대 혹은 축소하거나 두 손가락을 회전시켜 사진을 회전시키거나, 심지어 뒤로 가기, 앞으로 가기, 데스크톱 전환하기, 런치패드 실행 등 다양한 작업을 모두 손가락 만으로 할 수 있습니다.

 트랙패드 자체의 성능이나 터치감도 다른 윈도우 계열 노트북이나 액세서리 업체들이 쉽사리 따라잡지 못할 정도로 훌륭하게 만들어졌습니다. 애플은 이후로도 OS X 10.8 마운틴 라이언으로 이어지는 업데이트를 통해 마우스나 트랙패드만으로 더욱 다양한 작업을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능을 추가해 나가고 있습니다.

iOS의 멀티 터치 기능을 노트북과 일체형 PC에 최적화된 형태로 옮겨 온 셈입니다. 중요한 것은 맥북이나 아이팩에 터치스크린을 탑재하지 않고도 멀티 터치 기능을 십분 이식했다는 점입니다. 윈도우 기반의 노트북들도 멀티 터치 트랙패드를 내장하기 시작했고, MS도 직접 터치 인터페이스를 지원하는 마우스를 출시하기도 했지만 운영체제와의 궁합 면에서는 아직 OS X에 미치지는 못하는 수준입니다.

MS, 터치스크린이 미래… 윈도우 뜯어 고쳐!

시간이 흘러 드디어 윈도우8이 출시됐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8을 선보이면서 기존 윈도우 UI에서 터치 패드의 활용성을 강화하기보다는, 아예 한 발 더 나아가 터치스크린을 염두에 두고 타일 형태의 모던 UI를 만들어냈습니다. 윈도우폰에서 처음 시도해 참신한 평가를 받았던 메트로 UI를 그대로 PC로 가져온 것입니다.

사실 MS는 태블릿 PC의 원조격입니다. 약 10년 전, 빌 게이츠 회장은 컴덱스 2001 기조연설에서 펜 입력이 가능한 태블릿 PC를 소개했으며, 이듬해에는 “태블릿 PC가 5년 내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PC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며 태블릿 PC의 전도사로 나섰습니다. 이어서 출시된 윈도우 XP에서는 태블릿 PC 에디션을 발표했고, 컴팩, 도시바, 에이서, 후지쯔, HP 등 많은 PC 메이커들이 태블릿 PC를 잇따라 출시했습니다.

그러나 2010년 애플이 아이패드를 출시하기 전까지 게이츠 회장의 발언은 현실화되지 못했습니다. 실패의 원인으로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윈도우 운영체제 자체가 태블릿 PC에서 활용하기에 적합하지 않았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번에 MS가 윈도우8을 출시하면서 모던 UI를 선보인 것은 드디어 윈도우의 인터페이스를 터치스크린에 걸맞게 뜯어고치면서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과연 윈도우8은 태블릿에서 이용하기에는 기존 윈도우보다 훨씬 나은 경험을 보여줍니다. 과거 윈도우 기반 태블릿들이 감압식 터치스크린에서 손톱 만한 아이콘을 스타일러스펜으로 꾹꾹 찍어 눌러야 했던 것을 감안하면 격세지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윈도우8, 과연 터치스크린 없이도 쓸 만 한가?

그러나 문제는 윈도우8이 과연 터치스크린을 지원하지 않는 기존의 노트북이나 데스크톱에서도 유용할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터치스크린이 없는 PC에서 윈도우8을 쓰다보면 기존의 데스크톱 모드를 기본으로 이용하면서 가끔씩 타일 형태의 윈도우8 스타일 모드를 보조로 이용하게 됩니다. 이는 맥 OS X에서 종종 런치패드를 이용하는 것과 보여지는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단지 가끔씩 윈도우8 스타일 모드를 쓰기 위한 목적으로 윈도우7에서 윈도우8으로 갈아타야 할까요? 실제로 기존 PC에서 윈도우8으로 업그레이드를 했다가 다시 윈도우7으로 돌아가는 이용자들이 많다고 합니다. 특히 시작 버튼이 사라지고 대신 매번 윈도우8 스타일 모드로 이동해야 하는 점은 많은 이용자들을 혼란케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터치스크린이 되는 노트북이나 일체형 PC에서는 어떨까요? 분명 키보드와 마우스/터치패드 뿐만 아니라 제3의 새로운 인터페이스가 추가됐다는 점은 나쁘지 않은 소식입니다. 그러나 그로 인한 가격 상승까지 감내할 만큼 매력적인지는 따져봐야 합니다. 굳이 비싼 터치스크린을 탑재하지 않아도 터치 인터페이스를 트랙패드에서 모두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을 애플이 이미 2010년에 OS X 라이언을 통해 입증해냈습니다.

노트북이나 PC에서는 사용자와 디스플레이의 거리가 스마트폰이 태블릿에 비해 다소 먼 편입니다. 손바닥 바로 밑에 있는 멀티터치 트랙패드가 훌륭하게 작동한다면 굳이 멀리까지 손을 뻗어 화면에 지문을 칠해야 할 필요가 없습니다. 화면을 터치하려면 마우스나 키보드에서 손을 떼야 하기 때문에 작업 능률면에서도 좋지 않습니다. 터치스크린을 탑재한 윈도우8 노트북을 접해보지 않았더라도 기존에 아이패드나 안드로이드 태블릿에 도킹 키보드나 블루투스 키보드를 연결해 노트북처럼 이용해보려고 시도해봤던 소비자라면 키보드/마우스와 터치스크린을 동시에 사용하는 것이 사실 그다지 편리하지 않다는 것을 간파할 수 있을 것입니다.

태블릿 따로 노트북 따로 살래, 하나로 합쳐서 쓸래?

윈도우8의 터치스크린 기능이 가치를 십분 발하는 순간은 기존의 정형화된 노트북 폼 팩터보다는 키보드 액세서리나 스위블 혹은 슬라이드 방식으로 태블릿과 노트북으로 자유롭게 변신할 수 있는 제품들은 이용할 때입니다. 노트북으로 이용할 때에는 키보드와 마우스, 트랙패드에서 테스크톱 모드로 이용하다가, 화면을 분리하거나 돌려서 태블릿처럼 이용할 때에는 터치 인터페이스로 이용하는 것입니다. 태블릿과 노트북을 모두 구입하기에는 다소 부담되는 소비자에게 환영받을 제품입니다. 노트북과 태블릿을 한 번에 구입하면서 MS 오피스까지 쓸 수 있으니 금상첨화입니다.

문제는 가격입니다. 태블릿 수준의 성능에서 윈도우를 구동하려고 해도 최소 80만원대(ARM 프로세서를 탑재한 서피스RT 등)에서 110만원(아톰 프로세서를 탑재한 삼성 아티브 스마트PC, LG전자 탭북 등)이나 지출해야 합니다. 태블릿에서 오피스를 이용하는 비용 치고는 만만치 않은 셈입니다. 노트북까지 대체할 수 있는 인텔 코어 i5 프로세서 이상의 제품을 구입하려면 150만원에서 200만원까지 써야 합니다. 아이패드나 넥서스7 등 태블릿 PC에 쓸만한 울트라북 제품을 함께 구입하는 것과 가격 면에서 큰 차이가 없습니다.

이 때문인지 실제로 윈도우8이 침체에 빠진 PC 시장에서 구원투수가 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NPD에 따르면 MS가 10월 말 윈도우8을 출시한 후 한 달 동안 미국 소비자 시장에서 윈도우 기반 PC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1%나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노트북 판매는 24%, 데스크톱은 9%나 하락했습니다.

이 수치는 MS 서피스 판매량과 기업 시장 판매량은 포함되지 않은 것입니다. 그러나 MS가 공식적으로 서피스 판매량을 밝히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올4분기에 50~60만대 가량 판매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는 당초의 기대를 훨씬 밑도는 것입니다. 기업 고객들도 아직 윈도우8을 도입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윈도우8이 PC 판매를 늘리기는 커녕 오히려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올만 합니다. 실제로 제조사에서는 PC 판매량이 하락한 원인으로 윈도우8을 지목하는 발언이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습니다. 반대로 MS에서는 제조사들의 제품이 매력적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받아치는 상황입니다. 과거 새로운 윈도우가 출시됐을 때 PC 교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PC 시장이 활기를 띄었던 것과는 상반되는 결과입니다.

이처럼 윈도우8 PC 판매가 부진한 것은 다소 생경한 윈도우8의 인터페이스와 여전히 건재한 윈도우7과 XP, 그리고 무엇보다 윈도우8 PC들이 대거 터치스크린을 탑재하면서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는 점이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터치스크린을 탑재한 제품이 주로 출시되면서 디스플레이 측면에서만 최소 100달러 이상의 가격 상승 요인이 있었다는 지적입니다. 여기에 슬라이드나 스위블 방식, 탈착식 등 새로운 기계 구조가 내장되는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비슷한 사양의 넷북, 울트라북과 수백 달러까지 가격 차이가 벌어지기도 합니다.

이와 달리 애플 아이패드는 PC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판매된 아이패드만 해도 1억대를 넘어섰으며,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주요 PC 메이커의 PC 판매량을 압도하고 있습니다. 맥 제품군의 경우에도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인기에 힘입어 선전하고 있습니다. 비록 전세계 PC 시장 점유율을 놓고 보면 아직 손가락에 꼽히지 못하고 있지만, 침체된 PC 시장에서 거의 유일하게 두 자리수의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입니다. 단일 기종으로만 놓고 보면 맥북 에어와 맥북 프로는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 1~2위를 다투는 수준입니다.

포스트 PC vs. PC+

정리해보면 애플은 맥북이나 아이맥 등 PC 제품에 터치스크린을 내장하는 대신 트랙패드의 멀티터치 인터페이스를 보다 정교하게 개선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반면 기존 PC 운영체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MS는 기존 고객들을 다소 혼란에 빠뜨릴 우려를 감수하면서까지 과감하게 윈도우8을 터치스크린에 특화된 운영체제로 만들어냈습니다. PC 운영체제 시장을 독식하고 있는 MS가 과감하게 승부수를 던진 반면, 한참 뒤쳐져 있는 애플은 기존의 PC 인터페이스를 조금씩 개선해나가는 방식을 택했다니 다소 모순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아마도 이 모든 상황의 발단은 아이패드의 대성공에서부터 찾을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애플은 왜 맥북과 아이맥에 터치스크린을 탑재하지 않았을까요? 모바일 기기에서 정전식 터치스크린과 멀티 터치 인터페이스를 거의 업계 기본 사양 수준까지 대중화시킨 것이 바로 애플이었는데 말이죠.

해답은 과거 두 회사 경영진의 발언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스티브잡스 전 애플 CEO는 2010년 아이패드를 선보이면서 포스트 PC 시대의 개막을 선언했습니다. 아이패드로 상징되는 태블릿 등 새로운 제품군이 기존 PC 시장을 대체해나갈 것이라는 의견입니다.

“우리가 농업국가였을 때, 모든 차는 트럭이었습니다. 농장에는 그게 필요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차량이 도심에서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승용차들이 더 보편화 되었습니다. 자동 변속기나 파워 스티어링과 같은 혁신, 그리고 트럭에선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던 것들이 승용차에겐 중요한 것이 되었죠. PC도 트럭과 같은 존재가 될 겁니다. 그들은 여전히 존재할 것이며 여전히 가치가 있겠지만, 훨씬 적은 사람들이 사용하게 될 겁니다.” – 스티브잡스 전 애플 CEO, 2010년 6월 D8 컨퍼런스

윈도우8 개발이 한참 진행되던 당시 팀 쿡 애플 CEO도 아래와 같이 비난한 바 있습니다.

“토스터와 냉장고를 통합시킬수야 있겠죠. 하지만 그렇게 하더라도 아마 사용자를 만족시키지 못할 거라는 건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 팀 쿡 애플 CEO, 2012년 1분기 실적발표 중

이러한 발언을 종합해보면 애플은 아이패드로 포스트 PC 시장을 열어가면서도 동시에 기존 맥 제품에서는 PC에 최적화된 인터페이스를 개선해나가면서, 서로 다른 제품군으로 동시에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취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폼팩터만 다를 뿐만 아니라 애플은 태블릿과 PC에 서로 다른 운영체제를 탑재하면서 아이패드와 맥을 철저히 분리시키고 있습니다. 맥 OS X이 점차 iOS와 통합되고 있다는 분석이 있지만, 이는 알림센터와 아이메시지, 페이스타임, 아이클라우드 등 iOS에서 시작한 서비스와 기능을 맥에 알맞은 형태로 OS X에 추가하고 있는 수준이지, 태블릿에 맥 OS를 탑재하거나 맥에 iOS를 탑재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습니다.

반면 MS는 윈도우8을 통해 태블릿과 PC의 통합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도의 뿌리는 MS의 PC+ 전략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애플은 지금이 포스트 PC 시대라고 이야기하고, PC와 타블렛이 다르다고 이야기하였지만 저희 생각에 실제로는 그것이 완전히 틀린 개념이라고 생각합니다.” – 캐빈 터너 MS COO, 2012년 7월 MS 전세계 파트너 컨퍼런스

PC+는 1999년 빌 게이츠 전임 회장이 처음 사용한 개념입니다. 캐빈 터너 COO는 포스트 PC는 잘못된 개념이라며, 다시 한번 PC+의 시대를 주장했습니다. PC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발전하는 것이며 태블릿과 PC 모두를 자유롭게 옮가가면서 터치와 펜, 마우스, 키보드가 모두 공존하는 형태로 발전해나갈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포스트 PC 대 PC의 경쟁 구도가 아니라 PC+ 이름으로 모든 제품을 통합해 나가려는 의지가 엿보입니다.

당시 포스트 PC가 맞냐, PC+가 맞냐를 두고 한 차례 논쟁이 일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두 회사가 용어를 놓고 말장난으로 주도권 싸움을 하는 정도라는 평가에 힘이 실렸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최근 애플과 MS의 제품을 놓고 비교해보면 단순히 용어를 둘러싼 힘겨루기 수준이 아니라, 포스트 PC 시대를 준비하는 두 기업의 전략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윈도우8이 테스크톱 모드와 윈도우8 스타일 모드, 두 가지를 한 몸에 같춘 모습으로 등장한 이유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윈도우8은 분명 어느 정도 팔려나갈 것입니다. PC 운영체제 시장에서 MS의 저력은 무시할 수 없으니까요. 실제로 타미 렐러 MS 윈도우부문 공동 부사장은 지난 11월28일 윈도우8 라이선스가 4천만 개나 팔려나갔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윈도우8이 진정 성공했다고 평가받기 위해서는 단지 호기심에 윈도우8을 프로모션 가격으로 내려받았다가 윈도우7으로 다운그레이드하는 소비자가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새로운 폼팩터의 PC 시장을 활성화시키며 PC+의 시대를 열어젖혀야 제 몫을 다 했다고 평가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윈도우8 PC의 시장 반응을 보면 녹록치는 않아 보입니다. 어쩌면 이번엔 MS가 너무 앞서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 당장 소비자들은 터치스크린을 갖추고 상황에 따라 노트북에서 태블릿으로 변신할 수 있는 고가의 윈도우8 PC보다는 키보드와 마우스를 탑재한 보다 저렴한 PC를 이용하면서 적절한 가격대의 태블릿PC를 구입하는 것에 더욱 관심이 있어 보입니다. 과연 새로운 폼팩터의 윈도우8 PC가 대중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 지는 인텔 i5급 준수한 사양을 갖춘 제품이 1백만원 수준으로 떨어진 다음에 다시 한번 살펴봐야 겠습니다.

한편, 애플이 머지 않아 맥북에 터치스크린을 탑재할 것인지도 한번쯤 생각해 볼 만한 부분입니다. 만약 애플마저 내년 쯤 맥에 터치스크린을 집어넣기 시작한다면 윈도우8에 대한 평가도 달라져야 할 지 모릅니다.

이와 관련해 서로 다른 두 명의 업계 관계자와 의견을 주고 받은 적이 있습니다. 한 관계자는 맥북에도 터치스크린이 필요하며, 아이폰, 아이패드로 이어져 온 애플의 흐름을 볼 때 이르면 내년 쯤 터치스크린을 탑재한 맥북이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적어도 한 동안은 애플에서 터치스크린을 탑재한 PC가 출시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터치스크린 인터페이스가 PC에서 애플의 멀치터치 트랙패드보다 나은 사용자 경험을 전달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의 혁신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애플이 맥에 터치스크린을 탑재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입니다.

과연 독자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과연 PC와 태블릿은 한 몸이 되어 PC+로 진화하게 될 운명일까요, 아니면 서로 다른 폼팩터와 가격대를 유지하면서 자연스럽게 포스트PC 시대로 넘어갈까요? 소비자들은 과연 노트북 따로 태블릿 따로 구입할까요, 윈도우8을 탑재한 하이브리드 제품을 선택하게 될까요? 윈도우8의 PC+ 전략은 성공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과연 조만간 애플이 터치스크린 맥북을 출시하게 될까요?

메리 미커, 인터넷 트렌드 판올림… 무엇이 바뀌었나

인터넷 분석가로 유명한 메리 미커(Mary Meeker)의 인터넷 트렌드 2012 보고서가 판올림 됐습니다. 불과 6개월 만의 판올림이고 2012년 보고서의 연말 업데이트 버전이기 때문에, 지난 5월 말 보고서에서 큰 줄기는 달라지지 않았습니다.112쪽에 달하는 방대한 내용이 88쪽으로 대폭(?)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만만치 않은 분량입니다.

시간을 내서 찬찬히 읽어보시면 더욱 좋겠지만, 요약본이 필요하신 분들은 테크잇버섯돌이님의 글, 그리고 6개월 전 보고서를 광팔이님이 요약하신 내용 등을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해외에서는 더넥스트웹, 벤처비트테크크런치, 씨넷, 기가옴 등 다양한 미디어에서 보고서를 요약해 올렸습니다.

많은 요약본이 있으니 저는 또 다른 요약본을 만드는 대신, 6개월 차이를 두고 동일한 인물 주도 하에 만들어진 두 보고서에서 과연 어떤 내용이 달라졌는지에 초점을 맞춰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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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이 5월, 오른쪽이 12월 보고서

개요에서 Economy와 Bubble – or Not? 항목이 빠지고 Asset-Light Generation 항목이 추가됐습니다. Basic Stats은 최신 통계로 업데이트 됐고, 지난 보고서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던 Re-Imagination 항목은 그대로 유지됐습니다. 추가적인 설명은 아래에서 이어집니다.

2. 모바일 이용자의 기준, 이제는 스마트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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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이 5월, 오른쪽이 12월 보고서

지금까지 글로벌 3G 가입자를 기준으로 통계를 냈던 모바일 이용자 항목을 글로벌 스마트폰 가입자 통계로 바꿨습니다. 3G 이용자가 전부 모바일 인터넷 이용자는 아니죠. 3G 피처폰 사용자의 경우 스마트폰 사용자와는 상당히 다른 이용 패턴을 보일 것입니다. 스마트폰 가입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모바일 인터넷 및 애플리케이션 활용 등 다양한 인터넷 사용 지표에서 기존 3G 가입자 통계보다 스마트폰 가입자 통계가 더욱 유의미한 통계치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 밖에 2011년 4분기 글로벌 3G 가입자 숫자와 2012년 4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가입자 숫자가 약 11억 명으로 비슷한 점이 흥미롭습니다.

잠깐 우리나라의 통계치를 살펴보면, 한국은 3G 가입자 통계에서는 4위였지만, 스마트폰 가입자 숫자에서는 7위로 내려갔습니다. 그러나 전체 가입자 대비 스마트폰 이용자 비율에서는 59%로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3. 아이패드 열풍, 성인만의 트렌드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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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세~12세 미국 어린이의 48%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아이패드를 선호한다고 답했으며, 36%가 아이패드 미니를 원한다는 닐슨의 최근 조사 결과를 새롭게 보고서에 추가했습니다. 바로 전 페이지는 미국 성인의 29%가 태블릿이나 전자책 단말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차트입니다. 태블릿의 인기가 성인을 넘어 아이들에게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6~12세 자녀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60만원이 넘는 아이패드를 선물하려면 연말에 부모님들 지갑이 많이 가벼워지겠군요. 다행히 미국 얘기입니다.

4. 모바일+태블릿이 블랙 프라이데이 온라인 쇼핑의 24%를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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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e커머스 시장에서 모바일 커머스가 차지하는 비율을 소개했던 페이지가 빠지고 올 블랙 프라이데이에 모바일과 태블릿을 통한 쇼핑 트래픽의 전체 인터넷 쇼핑 트래픽의 24%를 차지했다는 통계치가 추가됐습니다. 전년 6%와 비교해 큰 폭으로 성장했으며, iOS가 안드로이드와 비교해 4배 이상 많은 쇼핑 트래픽을 유발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는 IBM의 자료를 인용한 것으로 디퍼스에서도 소개한 바 있습니다.

그 밖에 모바일 광고의 CPM이 데스크톱 CPM에 비해 5배나 낮다는 차트와 판도라, 텐센트 등 주요 기업의 모바일 ARPU(가입자당 평균 매출)가 데스크톱에 비해 1.7배에서 5배나 낮다는 내용 등 부정적인 슬라이드가 빠졌으며, 모바일 통화 결제(Mobile Monetization Transition)이라는 꼭지 제목도 모바일의 마력(Mobile Mojo)으로 바뀌었습니다. 지난 5월에는 모바일 결제 시장을 전반적으로 긍정적으로 전망하면서도 동시에 다소 관망하던 태도를 보이던 것에서, 보다 긍정적인 전망을 강조하는 태도로 변화된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5. Platform Fire Hoses 단락 삭제

페이스북 오픈 그래프의 확산과 애플 앱스토어의 성장 등을 담았던 Platform Fire Hoses 꼭지가 삭제됐습니다. 이젠 두 말하면 입 아픈 내용이기 때문일까요?

6. 기존 산업을 다시 상상하라(Re-Imagin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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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라이프스타일과 산업군이 모바일 시대를 만나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를 짚어보는 Re-Imagination 꼭지는 5월판 보고서의 하이라이트였습니다. 이번 판올림 버전에서는 새로운 슬라이드와 차트가 일부 추가되고 순서가 바뀌는 등 소폭 변화가 있었지만 큰 줄기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Re-Imagination 꼭지에서 새롭게 추가된 항목을 꼽아보면 사용자 인터페이스(키보드, 마우스를  기반으로 한 GUI(Graphic User Interface)에서 터치와 음성, 제스처 등 Natural User Interface로 변화), 컴퓨팅 운영체제(iOS + 안드로이드 = 45% vs. 윈도우 = 35%), 산업 디자인, 디지털 상품 유통, 건강 관리, 도어락 등이며,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지난 차트에서 ‘soon…’으로 표현했던 Re-Imagination of Data 항목을 ‘now’로 바꿔 소개하며, 다양한 사례를 여러 페이지에 걸쳐 소개한 부분을 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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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꼭지는 특히 벤처기업을 이끌고 있는 경영진이나 창업을 꿈꾸는 분들이 차근차근 넘겨보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하거나 기존 사업 아이템을 재점검해보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전문 일독을 권합니다. 새 보고서에서는 20쪽부터 시작합니다.

7. 미개척 분야(Consumer Internet ‘White Space’ To Be Re-Imagin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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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인터넷 산업의 ‘여백’으로는 5월에 꼽았던 귀(블루투스, 시리, 스포티파이, 잼박스 등), 자동차, TV에 덧붙여 백 포켓, 교육, 헬스케어 등을 추가로 선정했습니다.

8. Bubble – or Not? 등 일부 꼭지 삭제

페이스북과 징가, 그루폰 등 주요 기술 기업들이 IPO 이후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한 차례 거품 논란이 크게 일었던 적이 있습니다. 지난 5월 보고서에서는 이런 흐름에 입각해 기술 기업의 거품 논란을 다루는 Bubble – or Not? 꼭지가 비중 있게 다뤄졌지만 이번 보고서에서는 삭제됐습니다. 당시 메리 미커는 과도한 투자 열기를 경계하면서도 보고서 말미에 기술 수용 주기 곡선을 삽입하며 크게 우려할 만한 부분은 아니라는 뉘앙스를 전달한 바 있습니다.

그 밖에 다소 부정적인 전망을 함께 담아 전달했던 경제 관련 꼭지는 빠졌지만, 미국의 가계 부채 문제와 산업 불균형 등을 지적한 USA inc. 꼭지는 유지됐습니다.

9. 공유 경제와 Asset-Light Gener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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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보고서에 새롭게 추가된 꼭지입니다. 모바일 인터넷이 생활 속으로 스며들고, 공유 경제가 부상하면서 기존에 시간과 공간, 돈 등 자산을 가득 비축해두던 Asset-Heavy Lifestyle에서 탈피해, 젊은 층을 중심으로 Asset-Light Lifestyle이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예를 들어 방 한 가득 CD나 LP, 비디오 테입을 쌓아두는 대신 스포티파이나 유튜브를 통해 스트리밍으로 음악과 영상을 감상하고, 호텔 멤버십에 가입하거나 차를 소유하는 대신 Airbnb나 Zipcar 같은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을 말합니다.

지난 5월 보고서의 하이라이트가 Re-Imagination 꼭지였다면 이번 판올림 버전의 하이라이트는 Asset-Light Generation 꼭지를 꼽을 만 합니다. 원문 보고서에는 더욱 다양한 사례가 소개돼 있으니, 이 부분에 관심 있으시다면 새 보고서의 59쪽부터 읽으시면 됩니다.

◆ 메리 미커 인터넷 트렌드 보고서 전문

(출처 : 2012 KPCB Internet Trends Year-End Update from Kleiner Perkins Caufield & Byers )

아이폰5, 30일 밤 10시 예약가입 시작… 7일 출시 확정

아이폰5의 국내 출시 일정이 오늘(12월30일) 밤 10시 예약가입 시작, 12월 7일 출시로 공식 확정됐습니다. SK텔레콤과 KT는 이와 같은 내용을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잇달아 밝혔습니다.

https://twitter.com/SKtelecom/status/274344800810070016

https://twitter.com/olleh_mobile/status/274348155443748867

아직 출시 가격과 가입 요금제, 예약 가입 방법 등 구체적인 내용은 공지되지 않았습니다. 양사는 구체적인 예약 가입 방법 등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다시 공지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UPDATE.

트위터 공지에서는 한발 늦었던 KT가 발빠르게 아이폰5 예약 가입 방법과 혜택을 공식 블로그를 통해 공지했습니다.

KT의 예약 가입 방법을 살펴보면, 기존에 KT를 통해 아이폰을 이용하고 있는 고객은 ##4545를 통해 문자로 신청하는 방법이 가장 빠릅니다. KT는 기존 아이폰 고객에게 선착순 1만명 우선 개통의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만약 선착순으로 1만명이 마감되면 다음 진행 차수로 예약됩니다. 아이폰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KT 고객이라면 ##4545를 통해 예약이 가능하지만 우선 개통 혜택은 적용되지 않습니다.

##4545로 문자를 보낼 때에는 용량과 색상(예 : 16흰색, 흰색 16 G 등)을 간단히 적어 발송하면 기변 신청이 접수되며, 정상 접수가 되면 차수 회신 문자가 발송됩니다. KT는 “문자 메시지 폭주로 인해 회신이 늦어질 경우 올레닷컴을 통해서도 발급 차수를 확인할 수 있다”라며 “문자로 신청하신 후에 출시일 전까지 가입신청서를 작성해야 절차가 완료된다”라고 전했습니다.

기존 KT 고객이 아니라면 문자 신청 대신 모바일웹 신청 사이트와 올레닷컴, 전국 올레 매장 및 올레 플라자를 통해 아이폰5의 예약 가입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올레닷컴을 통한 예약 가입의 경우 가입 모델과 유형, 주민등록번호와 핸드폰 번호 등 간단한 정보를 입력해 신청을 하면 예약 차수를 부여받게 되며, 이어서 수령할 매장을 지정하고 가입신청서를 작성하면 됩니다. KT는 아이폰5의 예약 가입 사이트와 관련 링크는 예약 가입이 시작되는 30일 밤 10시에 오픈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KT를 통해 아이폰5를 예약 가입할 경우 기존 아이폰 고객에게 제공하는 우선 개통 혜택 이외에도, VIP 고객 할인, 올레 그린폰 보상 할인(중고폰 반납 보상), 별 사용 추가 할인 등의 혜택은 물론, 액세서리 패키지와 올레TV 나우팩 6개월 무료이용권, 유클라우드 20GB 추가(총 70GB), 애플케어 10% 할인쿠폰 제공 등의 혜택을 제공합니다. 올레닷컴을 통해 예약을 하면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구매한 고객에게 제공하는 에버노트 프리미엄 1년 사용권도 무료로 받을 수 있습니다. 통신사와 예약 가입 방식에 따라 받을 수 있는 혜택이 조금씩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일찌감치 예약하는 만큼 혜택도 충분히 챙기시기를 바랍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KT 올레 스마트 블로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한편 SK텔레콤은 아직 구체적인 예약 가입 방법과 혜택을 공지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30일 밤 10시부터 공식 온라인 판매 채널인 T스마트샵을 통해 예약가입을 실시할 예정이며, 온라인을 통해 예약 가입을 신청한 고객들은 아이폰5 출시 이후 최우선적으로 개통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인 예약 방법과 판매 매장 목록은 SK텔레콤의 아이폰5 예약판매 페이지(skt-lte.co.kr, www.tworldshop.co.kr)를 통해 추가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UPDATE 2.

SK텔레콤도 아이폰5 예약 가입 방법을 공지했습니다. SK텔레콤은 온라인 예약은 선착순 5만 명만 한정으로 받고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예약 가입을 진행하는 점에서 KT와 차이가 있습니다. SK텔레콤은 기존 아이폰 출시 때처럼 온라인 허수 예약이 많아 전체 고객의 개통 대기시간이 길어지는 문제를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SK텔레콤을 통해 온라인 예약을 하려면 30일 밤 10시부터 공식 온라인 판매 채널인 T월드샵을 통해 선착순 5만 명 안에 들어야 합니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등 간단한 정보 입력만으로 예약가입을 신청할 수 있으며, 신청 수 3일 이내에 가입신청서를 작성하면 됩니다. SK텔레콤은 정식 출시일인 7일에 예약 가입 고객에게 최우선 개통의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온라인 예약이 마감된 이후에는 SK텔레콤의 전국 1,800여 아이폰5 지정판매대리점 및 컨시어지, 프리스비, 에이샵, 윌리스 등 애플 공식 리셀러 매장 등 오프라인을 통해서만 예약가입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KT와 SK텔레콤의 아이폰5 예약 가입 방식을 비교해보면, KT는 문자 메시지와 온라인을 통해 최대한 많은 예약 가입자를 끌어모으는 데에 중점을 뒀고, SK텔레콤은 온라인 허수 예약을 줄여 실제 고객의 개통 시점을 최대한 앞당기겠다는 전략을 취했습니다. 양사의 방식 가운데 어떤 전략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을 지 궁금해지는 대목입니다. SK텔레콤의 선착순 5만명 안에 들지 못한 고객들이 오프라인 매장으로 향할 지 아니면 KT로 이동할 지, 전례를 볼 때 문자메시지와 온라인 예약을 통해 수십만 가량의 예약 가입 신청이 예상되는 KT가 배송 및 개통 과정에서 잡음 없이 깔끔하게 예약 가입을 진행할 수 있을 지 지켜봐야겠습니다.

한편, 통신사와 예약 가입 방식에 따라 받을 수 있는 혜택이 조금씩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아이폰5를 일찌감치 예약 가입하려는 소비자들은 양사의 예약 가입 혜택도 살펴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KT는 예약 가입 고객에게 액세서리 패키지와 올레TV 나우팩 6개월 무료이용권, 유클라유드 20GB 추가 제공, 애플케어 10% 할인 쿠폰 제공, 에버노트 프리미엄 1년 사용권 등을 혜택으로 내걸었습니다. 이에 맞서  SK텔레콤은 멜론 익스트리밍 6개월 무료 제공, 24개월간 T맵 이용료 무료, 하나SK카드 소지시 3개월간 앱스토어 결제 50% 캐시백(월 2만원 한도) 등의 혜택을 제공합니다.

기존 쓰던 아이폰을 반납할 경우 양사가 모두 중고폰을 매입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보상 액수에서는 양사가 큰 차이가 없습니다. 정상작동하며 파손되지 않은 아이폰4를 기준으로 KT olleh 그린폰과 SKT T에코폰 모두 26만원을 보상합니다.

그 밖에  KT는 LTE WARP 가상화 기술과 국내 최대 20만 AP를 갖춘 올레 와이파이 등을 장점으로 내세웠고, SKT는 LTE 가입자 숫자와 멀티캐리어를 내세워 아이폰5 고객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어떤 통신사의 서비스 품질이 더 우수한 지 자세한 내용은 양사 블로그 포스트를 읽어보시고 결정에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요금이 더 싼 것도 아니고 품질이 심하게 차이나는 것도 아닌데 서로 상대방을 깎아내리기도 하면서 열심히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네요.

KT 아이폰5가 좋은 7가지 특별한 이유

SKT 아이폰5를 선택해야 하는 9가지 이유

국내 출시가 예상보다 많이 늦어진 만큼 하루라도 빨리 아이폰5를 서둘러 손에 쥐고 싶은 독자라면 오늘 밤 10시 드라마 보시지 말고 대기하고 계셔야 할 듯 합니다. 예전처럼 꼭두새벽이나 출근 시간은 아닌 게 차라리 다행일까요?

삼성전자, 세계 최초 LTE 지원 ‘갤럭시 카메라’ 국내 출시

삼성전자가 11월29일 서울 서초사옥 딜라이트에서 ‘갤럭시 카메라 국내 런칭 행사’를 개최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카메라를 ‘세계 최초 LTE 카메라’라고 소개하며, ‘커넥티드 카메라’의 새로운 장을 열겠다고 밝혔다.

GALAXY Camera_Spec

갤럭시 카메라 사양(출처 : 삼성전자 공식 블로그)

갤럭시 카메라는 1640만 화소에 광학 21배 줌을 지원하는 23mm 광각 렌즈를 장착했다. 안드로이드 4.1(젤리빈)을 탑재해 각종 사진 애플리케이션과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다양한 안드로이드 앱을 활용할 수 있다. 와이파이 뿐만 아니라 LTE를 지원해 언제 어디서든 네트워크에 연결할 수 있는 커넥티드 카메라의 장점을 살렸으며, 촬영과 동시에 주변기기로 사진을 전송하는 ‘공유 촬영’ 기능, 촬영한 이미지를 클라우드에 자동 저장하는 ‘오토 업로드’ 기능 등 다양한 특화 기능을 내장했다.

삼성전자는 2010년 구글이 공식적으로 5인치 대 이상의 대화면 호환성 테스트를 지원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일찌감치 갤럭시탭 7인치를 출시하며, 안드로이드 태블릿 시장을 개척한 바 있다. 갤럭시탭 7인치는 국내 시장을 제외하고는 큰 호응을 불러일으키지 못했지만, 이후 삼성전자 태블릿 라인업의 시발점이 된 제품이다.

이번에도 LTE를 지원하는 안드로이드 카메라를 세계 최초로 출시하면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활용해 가장 많은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동시에 다양한 시도를 선도하고 있다. 안드로이드의 선두주자로 불리우기에 손색이 없다. 니콘 등 카메라 전문 기업들도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카메라를 속속 출시하며 가능성을 엿보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지난 수년간 다양한 안드로이드 제품을 출시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SW 안정성 면에서 비교 우위를 가져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갤럭시 카메라를 비롯해 3G/4G 네트워크를 탑재한 ‘커넥티드 카메라’ 제품군이 실제 카메라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킬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이미 많은 소비자들이 우수한 카메라를 갖춘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DSRL과 미러리스 카메라 등 비교적 하이엔드 제품들을 제외한 일명 ‘똑딱이’ 카메라 시장은 이미 만만치 않은 카메라 성능을 갖춘 스마트폰의 공세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카메라로서는 처음으로 LTE를 탑재해 통신사를 통해 유통된다는 점은 흥미로운 부분이다. 갤럭시 카메라가 소정의 성과를 거둔다면 카메라 유통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는 성과를 거둘 수 있다.

그러나 이미 스마트폰을 이용하고 있는 소비자들이 추가적인 통신 요금을 내면서까지 LTE 카메라를 구입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와이파이나 블루투스를 활용한 다양한 네트워크 기능을 제공한다면 굳이 LTE를 탑재해 별도로 통신 요금을 내지 않아도 각종 무선 통신 기능을 충분히 이용할 수 있다.

이러한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LTE를 탑재한 것이 통신사들의 요구인지, 삼성전자의 기술 테스트인지, 이미 안드로이드 카메라와 와이파이 카메라가 출시된 상황에서 세계 최초 타이틀을 선점하기 위한 방편인지는 확실치 않다. 갤럭시 카메라는 해외 시장에서는 LTE가 아닌 3G 버전으로 출시된다.

최신 스마트폰과 비교해 갤럭시 카메라의 장점은 1640만 화소라는 성능과 광학 21배 줌, 몇 가지 특화된 기능 정도가 될 것이다. 시도는 반갑지만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이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75만원 짜리 LTE 카메라일지, 더 좋은 카메라 성능을 갖춘 스마트폰일지는 곰곰이 따져볼 필요가 있다. 내년쯤에는 삼성전자에서 더욱 강력한 카메라 성능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스마트폰도 하나쯤 출시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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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카메라 관련 인포그래픽(출처 : 삼성전자 공식 블로그)

부모들을 위한 iOS 6 최고의 숨은 기능, ‘사용법 유도’

iOS 6는 지도 문제와 각종 버그로 출시 초기 많은 불평을 들어야 했습니다. 그렇다고 iOS 6에서 향상된 기능들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업그레이드된 시리나 페이스북 통합, 패스북 등 널리 알려진 기능 말고도, 방해금지 모드처럼 소소하지만 써보면 유용한 기능들이 여럿 숨어 있습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도 유독 널리 알려지지 않은 ‘사용법 유도(Guided Access)’ 기능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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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나 초등학생 등 어린 자녀를 둔 부모라면, 자녀에게 유아용 전자책이나 학습용 게임 등을 보여주기 위해 종종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를 이용할 때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잠시라도 아이에게 눈을 떼면, 아이가 이것 저것 화면을 만지다가 홈버튼을 눌러 앱이 꺼지거나, 심지어 실수로 앱스토어나 인앱 결제를 통해 유료 결제를 누르거나(물론 비밀번호를 눌러야 하긴 합니다) 동영상이나 인터넷을 켜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조금 더 자란 아이라면 부모 몰래 재미 없는 학습용 앱을 끄고, 언제든 게임을 하려고 시도할 것입니다.

‘사용법 유도’는 바로 이런 고민을 갖고 있는 부모들이 기다려왔던 바로 그 기능입니다. 홈버튼이 눌러지지 않도록 막고 화면의 특정 부분만 터치할 수 있도록 제한을 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용법 유도는 설정 – 일반 – 손쉬운 사용 – 사용법 유도에서 설정할 수 있으며, 암호를 걸어 사용법 유도 기능을 빠져 나오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자세한 설정 방법과 기능은 영상을 통해 소개해드리겠습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ew-3zg_SeTE&feature=youtu.be

애플이 iOS 6에 사용법 유도 기능을 추가한 취지는, 사실 교육 시장을 염두에 둔 것입니다. 만약 교육 당국에서 시범 사업을 위해 아이패드를 교육 현장에 비치했는데 학생들이 수업은 안 듣고 저마다 인터넷이나 게임에만 열중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시험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열심히 시험을 치고 있는데 실수로 홈버튼을 눌러 실수로 앱이 종료되면 어떻게 될까요?

바로 이럴 때 사용법 유도 기능을 활용하면, 학생도 교사도 모두 ‘멘붕(?)’ 상태를 예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비단 부모나 교사 뿐만 아닙니다. 아이패드를 카페나 식당에서 메뉴판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사장님, 전시장 부스에 아이패드를 비치해 방문객이 회사나 제품 소개를 볼 수 있도록 제공하거나 미니 키오스크로 활용하고자 하는 기업 등 아이폰, 아이패드를 특별한 목적에 따라 제한적으로 활용하고자 한다면 지금 바로 설정에서 사용법 유도 기능을 확인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미 최대 쇼핑 시즌, 아이패드의 활약과 안드로이드 수수께끼

애플 아이패드가 미국 최대 쇼핑 시즌인 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에 가장 많은 온라인 쇼핑 트래픽을 발생시킨 모바일 기기로 조사됐다. 올 들어 아이패드의 태블릿 시장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지만, 매출을 발생시키는 플랫폼 파워 측면에서는 여전히 독보적인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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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이 11월24일(미국 현지시간) 발표한 ‘블랙 프라이데이 리포트 2012′에 따르면, 아이패드는 블랙 프라이데이에 발생한 미국 온라인 쇼핑 트래픽 가운데 9.8%를 유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다른 모든 안드로이드 기기의 총합(5.5%)보다도 2배 가까이 높은 수치이며, 심지어 같은 iOS를 탑재했으면서 판매량은 더 많은 아이폰(8.7%)도 근소한 차이로 따돌렸다.

태블릿끼리만 비교해보면 아이패드의 쇼핑 트래픽 점유율은 무려 88.3%로 뛰어오른다. 2위를 차지한 누크(3.1%), 3위 킨들(2.4%), 4위 갤럭시 시리즈(1.8%)를 비교도 안될 정도로 압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같은 결과는 올 들어 안드로이드 태블릿이 빠른 속도로 아이패드의 시장 점유율을 빼앗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놀라운 것이다.

이달 초 IDC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아이패드의 태블릿 시장 점유율은 50.4%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바로 전 분기에 65.5%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보면 상당히 큰 폭으로 점유율이 하락한 것을 알 수 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와 아마존, 아수스 등 안드로이드를 주력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제조사들의 점유율은 큰 폭으로 늘어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안드로이드 태블릿은 실제 소비자들의 사용 시간이나 웹 트래픽 면에서 시장 점유율 만큼 빠른 속도로 치고 올라오지 못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돼 왔다. 이것은 안드로이드 태블릿이 출하량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지만 실제 소비자 판매는 상대적으로 더디게 진행되고 있거나, 혹은 판매는 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활용 빈도는 아이패드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거나, 둘 중에 적어도 한 가지 문제를 앉고 있다는 점을 반증한다.

지난 9월 아이폰5 발표 행사에서 팀 쿡 애플 CEO는 “아이패드가 태블릿 트래픽의 92%를 차지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아래와 같이 비꼬아 말하기도 했다.

“나는 다른 태블릿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 제품들은 창고 속이나 판매점 선반 위에 있거나, 혹은 아마도 혼수품을 보관하는 맨 아래칸 서랍 속에 들어있는 게 분명하다.(I don’t know what these other tablets are doing. They must be in warehouses or store shelves or maybe in people’s bottom drawer.)”

이는 과거 스티브 잡스 전임 CEO가 그러했듯, 많은 안드로이드 관계자와 팬들을 분노케 할만한 발언이지만, 이번 IBM의 조사 결과를 통해 적어도 근거 없는 발언은 아니라는 점이 다시 한번 입증된 셈이다.

물론 이와 같은 지표들은 최근 판매량보다는 과거 판매량을 포함해 현재 사용중인 기기의 총합과 더 밀접하게 연관돼 있기 때문에, 최근 시장 점유율과 웹 트래픽 혹은 쇼핑 트래픽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다소 비약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점을 감안하더라도 안드로이드의 각종 사용 수치는 출하량에 비해 터무니 없게 낮게 조사되는 것이 사실이며, 이는 비단 태블릿 뿐만이 아니라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 전반적에서 제기돼 온 현상이다. 이를 두고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안드로이드의 수수께끼”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물론 그렇다고 엄청난 판매량에 바탕을 둔 안드로이드 플랫폼의 위력을 평가절하할 수는 없을 것이다. 최근 페이스북 본사 게시판에는 직원들에게 안드로이드로 교체할 것을 종용하는 포스터가 붙었다고 한다. 포스터는 2016년까지 아이폰과 안드로이드의 예상 출하량을 그래프로 보여주면서 직원들이 스마트폰을 안드로이드로 교체해서 ‘드로이드푸딩(도그푸딩-자사 제품을 내부에서 테스트하는 것-의 변형)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세계 최대 SNS 기업인 페이스북이 그만큼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중요하게 평가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더군다나 안드로이드가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국내 시장에서는 상황이 많이 달라질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드로이드를 개발하는 구글과 안드로이드 제조사로서는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 점유율에만 안주하지 말고, 이 참에 왜 안드로이드 기기가 iOS 기기와 비교해 점유율 대비 사용량에서 큰 차이가 나는지를 진지하게 따져볼 시점이 아닌가 싶다. 만약 구글이 직접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제조사 가운데 이 수수께끼를 풀어내는 쪽이 장기적으로 안드로이드의 제왕 자리를 굳히는 데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게 될 것이다.

한편, IBM의 ‘블랙 프라이데이 리포트 2012′에 따르면 올해 블랙 프라이데이 매출은 전년 대비 20.7% 증가했으며, 온라인 매출 가운데 16.3%가 모바일 기기에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모바일 기기 중에서는 스마트폰(58.6%)의 쇼핑 트래픽이 태블릿(41.4%)보다 더 많았지만, 가장 많은 트래픽을 유발한 기기는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아이패드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밖에 온라인 매출 가운데 34%가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SNS를 통해 유입된 소비자를 통해 발생했다는 점도 흥미롭다.

이번 조사 결과는 IBM의 디지털 애널리틱스 벤치마크를 통해 미 전역 500개의 소매점에서 1백만 건 이상의 전자상거래 결과를 분석해 조사된 것이다. IBM 블랙 프라이데이 리포트 전문은 아래 링크에서 볼 수 있다.

관련 링크 : IBM 블랙 프라이데이 리포트 2012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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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이 함께 발표한 인포그래픽(출처 : PR Newswire)